공간 혁명 -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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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무언가 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성당에 가면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신성한 분위기에 저절로 손이 모입니다. 이처럼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특정 공간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상호작용에 대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미 지어진 우리 주변 건축물을 통해 좋거나 혹은 나쁜 건축 디자인의 예시를 제시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상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건축 환경에 인간 경험 중심 디자인을 반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실제 건축물, 조경, 도시 경관 등을 예로 들어 우리가 공간과 환경의 형태와 패턴, 빛, 색상, 소리, 질감 등에 보이는 반응들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아테네 파르테논, 프랑스 아미앵 대성당, 맨해튼의 월드트레이드센터, 베를린 홀로코스트 기념관, 베이징의 798 예술구, 서울의 인사동 등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사례가 사진 자료와 함께 제시됩니다.

인간 역량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공간 디자인은 복잡하고 어지럽게 개발된 건물들 사이를 살아가는 우리 삶을 훨씬 더 행복하고 더 인간답게 만들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디자인과 건축을 직관이나 취향이 아닌 보편적인 말로 설명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일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환경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떻게 느끼는지를 측정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보통 집에 들어갈 때 엄마의 품 같은 안락함을 느끼지만, 낯선 집에 들어갈 때는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공간을 찾고, 내 취향에 맞게 공간을 꾸미려 애를 씁니다. 때때로 공간은 변화하고,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사용해온 가구를 재배치한다든가 리폼을 하는 식입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월요일 아침 학교 운동장에서는 ‘애국 조회’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전교생이 반별로 학년별로 운동장에 줄 맞게 일렬로 서서 교장 선생님 말씀을 다 같이 들었습니다. 각 반의 학생 행렬 맨 뒤에는 해당 학급 선생님이 뒷짐을 지고 학생들이 딴 짓을 하지 않는지 뒤에서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 학교는 공간 설계 관점에서 군대와 학교의 차이가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효율, 질서, 통제, 그리고 빠른 지식 주입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순종과 기억력보다 창의력과 개별성이 더 중요한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서비스가 인터넷에 널려있게 되는데, 이미 알려진 지식을 주입하고, 칠판에 선생님이 적고, 그 내용을 받아 적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래서 이제 학교의 개념과 기능이 바뀌어야 하고 그에 맞게 학교의 공간 설계가 변화해야

합니다.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융통적인 공간도 필요하지만, 교사의 일방적 전달보다는 학생의 능동적 참여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공간도 구축되어야 합니다. 교육의 변화는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바꾸는 시도로 가능합니다. 그러나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그대로 두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실현되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변화된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이 실행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당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지금 앉아 있는 방의 형태부터 집에 들어오는 햇빛의 양, 당신이 사는 주택이나 아파트의 특징, 당신이 이용하는 인도나 도로의 너비와 모양)은 누군가의 ‘선택‘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의뢰를 받고 만들었든 그냥 만들었든 건축 환경은 모두 인위적인 구성물이다. 다시 말해 얼마든지 다르게 만들 수 있었다는 뜻이다... 우리 앞에는 세상을 더 좋은 장소로 만들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펼쳐져 있다
- P51

디자인이 꼭 필요하지 않은 사치품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건축 환경은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지 능력과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건축 환경은 삶의 모든 면에 작용하며 삶의 다양한 측면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까닭에 그 영향력은 점차 강화된다.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는 우리가 자연과 건강한 관계를 쌓지 못하게 방해한다
- P75

좋은 건축 디자인은 일반벅인 건물에 예술을 덧붙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 욕구와 권리를 보장하는 데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 P103

인간 마음의 존재와 기능 방식은 뇌와 신체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며 인간의 뇌에 신체는 함께 힘을 합쳐 마음이 잘 기능하도록 돕는다. 인간의 인지 작용은 이 지구, 이 공간에 살고 있는 물리적 신체 안에서 일어난다. 나아가 우리가 신체를 지닌 존재라는 사실은 때로는 놀라운 방식으로 우리의 인지 형성에 영향을 준다. 폐쇄된 공간(내부가 아니라)밖에서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 P113

건축 환경이 우리의 모습을 형성하고 우리가 이 세상을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으로 경험해나가는 방식을 결정하며 더불어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바꾸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고 보는 것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 P156

사람이 지금까지 만들어내고 앞으로 만들어낼 건축물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손에서 탄생하는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건물 이전에, 땅을 딛고 서 있는 신체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 P160

사람이 생각을 하려면 마음속에 어떤 목표가 있어야 한다. 어떤 유명한 신경과학자는 뇌를 생각하는 장치가 아닌 ‘본질적인 행동 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감각 인지란 세상에 있는 여러 존재에 ‘반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잠재적 준비 과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사람들은 인식하든 그러지 못하든 특정 공간이나 물체, 구조가 제공하는 기회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건축 환경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 P185

인지는 체화하려는 본성을, 인간은 계속해서 목표를 만들어내는 본성을 지닌 탓에 건축 환경은 정적인 비활성 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주변에 있는 물체, 장소, 공간과 계속해서 역동적,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 P188

사람들은 또한 인생이란 길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인생에서 힘들었던 일을 암흑 같았던 순간 또는 장소로 표현하는 등 시간을 체화된 공간 경험과 관련지어 개념화한다. 좁은 공간은 시간을 빠르게, 넓은 공간은 반대로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드는 듯하다. 광대한 공간과 독특하고 강력한 소리 풍경 때문에 아미앵 대성당에 들어가는 일은 다른 차원의 시간과 공간에 자신을 맡기는 것과 같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우리를 경외감으로 가득 채워 일상적인 생각과 아집을 버리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아우르는 온 인류의 존재적 보편성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러기 때문에 아미앵 대성당 같은 장소에서 30분만 보내도 하루를 알차게 보낸 느낌이 들거나, 이 하루의 경험으로 인생이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 P208

인간이 ‘생물 친화적’ 종으로 진화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자연에 마음이 끌리고 집과 사무실, 공동체가 자연과 연결된 느낌을 갖기 원하는 것이다. 인간이 유전자는 자연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을 행복한 삶(‘존재’와 ‘감정’의 안녕)이라고 여기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도시 사람이든, 어떤 환경에 살든, 어떤 민족이든 간에 인간이라면 모두가 보이는 동일한 특성이다.
- P219

살고 있는 환경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동물 모두 "마음을 먹고 목표를 세우고 행동으로 옮긴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기로는 오직 사람만이 "이 모든 것을 수행하는 동시에 공간과 육체, 그리고 육체를 둘러싼 공간에 대한 내재화된 스키마를 이용해 자신이 무엇을, 왜 하고 있으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 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한다,
- P391

지구 온난화가 지구 환경에 오랜 기간 영향을 주듯이 우리가 지금 만들어내는 모든 건축환경은 우리세대를 넘어 우리의 자손에까지, 어쩌면 그 자손의 자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 이다.그렇다면 마땅히 이세상에 좀 더 나은 건축환경을 유산으로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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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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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떠한 장소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삶을 살아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추위와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공간은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존재이지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사는 곳은 단순히 안전하고,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집이 나의 취향을 반영하기도 하고, 내가 사는 동네의 환경에 따라 나의 생활 패턴이 자리잡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조금 더 쾌적한 생활 환경, 편리한 인프라를 갖춘 공간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간은 이러한 구성원의 삶과 욕망을 반영하게 됩니다.

저자는 우리가 차를 선택할 때 외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그 자동차를 누구와 함께 타고 어디에 가느냐이듯이, 우리가 사는 곳도 마찬가지로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중심도 없고 경계도 모호한 특성을 보여 주는 현대 건축들, 대형 쇼핑몰에는 항상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이유,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것과 사적 공간에 대한 갈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숨 가쁜 도심에서 벗어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대교 아래 공간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고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저자는 줄곧 주위의 건축이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어느 곳이 살기 좋다, 어디서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어디서 사는 것이 좋은지 생각하게끔 만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 점점 드는 생각은 도시가 중요하다는 것과 도시의 건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도시를 설계하는 행정가들과 건축을 설계하는 건축가들이 중요하고, 도시와 건축을 집행하는 고위 관료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결국 이들이 어떻게 도시를 만드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결정됩니다.

건축이 기후와 문화가 어떤 건축을 탄생시키고, 또 건축이 어떤 사회를 형성하는 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건축물 내부보다는 사는 곳이 위치한 지역성을 더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구의동은 역세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근처에 대규모 쇼핑몰도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하고, 자가용이 없어도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사용하여 이동에 문제가 없습니다.

소망이 있다면 매력적인 지역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좀더 라이프 친화적인 건축물에 사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살기 편한 건물에서 침실이나 옷장과 분리된 오로지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습니다.

이 곳에 정착해서 몇 년 살다보니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도시적인 분위기를 좋아하고 해외여행도 유명한 대도시 중심으로 다니는 그런 타입의 사람인데, 막상 거대한 회사 같은 도시의 역세권에서 살아보니 재미가 없었습니다. 집안과 집 근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당연히 집과 주거환경은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로망이 있다면 집을 나오면 걷고 싶은 길이 바로 연결되는 곳, 나지막한 집과 건물이 있는 다정한 환경에서 살고 싶습니다. 이웃과 어울려 지낼 수 있는 환경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이 좀 복잡해지더라도 상호교류, 소통, 나눔이 이루어지는 그런 동네에서 살고 싶습니다. 도대체 그곳이 어디일까요? 제가 원하는 그런 집에서 살기 위해서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이사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신 곳은 어떤 곳인가요? 혹은 여러분이 살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해집니다.

대한민국의 학교 건축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의 학교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도전 정신이 없고 전체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는 국민만 양산할 것이다
- P51

과거 주택의 마당은 특정 기능 없는 빈공간이었다. 계절과 날씨가 바뀌면서 만들어지는 마당의 변화는 우리에게는 ‘생각이라는 빵‘을 만들때 필요한 밀가루나 버터같은 재료였다. 변화는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 P56

부모와 살면 친구를 집에 초대할 수 없고, 원룸에 살면 공간이 작아 초대할 수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디 편하게 앉아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한 끼 식사비 정도로 비싼 커피값을 지불하고 카페에 앉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공간을 즐기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게 집값이든 월세든 카페의 커피값이든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소유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았지만 이제는 ‘몇 평‘으로 계산되는 공간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삻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었다
- P91

상업 시설 없이 산책로만 있는 곳에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 가게 된다. 이 말은 현재 우리의 서울에는 시간 많은 사람이 산책하는 길은 많지만,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보행자 도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녹도와 상업 가로를 분리시켜 생각하면 안 된다.
- P97

건축적으로 보면 후드티를 입는 사람들은 자신의 공간을 가지기 어려운 도시 빈민들이다. 이들은 어떻게든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기 어려운 도시빈민들이다. 이들은 어떻게든 자신만의 공간을 활보하기 위해 시선을 차단하고 자신의 영역을 만들려고 한다. 지붕이 있는 공간을 소유하지 못하니 모자를 쓰고, 후드를 뒤집어쓴다. 주변이 안보이니 머리를 좌우로 두리번거려야 한다. 이런 행동이 힙합의 무브(움직임)이다. 즉,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액션이다. 같은 맥락으로 자동차, 헤드폰, 장갑, 선글라스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내 공간을 만들려는 장치들이다
- P103

여러 사람이 한 집에서 함께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화장실을 계속 늘리는 것과 아니면 화장실에 들어와도 문제가 되지 않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 현대사회는 화장실을 계속 늘리는 방식, 즉 사적 공간을 끊임없이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 P106

그 이전에는 수십만년 동안 수렵 채집을 하면서 이동하면서 살았던 게 인간이다. 지금의 디지털 유목민 같은 삶이 유전적으로는 더욱 맞는 삶의 형태인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래에는 굳이 비싼 동네에 집을 소유하기보단 그 공간을 잠깐 경험해보는 것으로 만족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이미 소유보다는 그냥 인스타그램 사진을 많이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경험을 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시대에 어쩌면 한 집에서 몇년씩 사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삶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 P113

대형 쇼핑몰에는 변화하는 자연이 없다 보니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쇼핑몰은 몇년에 한 번씩 대대적인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한다. 그리고 더 잦은 변화를 위해 수시로 변화하는 콘텐츠인 멀티플렉스 극장을 도입한다. 계절이 바뀌는 대신 상영하는 영화를 바꿔 주는 것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코엑스몰에는 메가박스가 들어가있다. 요즘에는 그것도 부족해서 대형서점이나 도서관을 유치하거나 만든다
- P125

필자는 자연이 있는 골목길을 보존한다면 그에 맞는 새로운 21세기형 골목길 문화가 만들어지고 그 문화가 사회를 더 좋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그것은 창업하기 좋은 ‘한국형 실리콘 밸리 골목길‘일 수도 있고, 한곳에 격리되어서 담장 안에 갇힌 학교 공간이 아닌 골목길을 끼고 있는 대학 캠퍼스나 공립학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새롭고 창의적인 사회적 공간의 플랫폼으로 21세기형 골목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P143

사실 우리가 창조라고 하는 것들은 어차피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닌, 자연에 있는 물질의 재구성일 뿐이다. 우리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는 자연으로부터 잠시 빌려 쓰는 행위다. 그러니 내가 다 쓱 나면 후손들이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현재 지구상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인간 개체수가 있고 모두가 살아남아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우리 시대에 태어난 건축물은 다음 시대에 살아남기위해 어떤 진화릐 몸부림을 치게 될지 궁금하다
- P152

여러 사람이 한 집에서 함께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화장실을 계속 늘리는 것과 아니면 화장실에 들어와도 문제가 되지 않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 현대사회는 화장실을 계속 늘리는 방식, 즉 사적 공간을 끊임없이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 P206

벽으로 막힌 계단은 멋진 체험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빨리 이동해서 다른 층으로 가야 하는 ‘일’을 하는 공간. 계단은 그런 취급을 받을 공간이 아니다
- P224

선박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방수다. 비정형 건축물은 배를 뒤집어 놓은 듯이 만들면 간단히 완성된다. 국내 조선 업계의 불황을 건축 같은 종합 산업에 접목시킨다면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P238

필요한 곳에 차선을 줄여 블록 간 소통을 좋게 만드는 것 외, 더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략은 의미있는 건축물 보존으로 도시의 역사를 남기는 것이다
- P264

성공적 상업 가로가 만들어지는 원칙. 한쪽에는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라인이 들어오고 다른 쪽에는 공원이 있어서 이 둘을 연결하는 길이 만들어지면 그 길은 성공적인 가로가 된다
- P286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공간은 아직도 기존의 물리적인 구성이 주는 가치가 있는 동시에, 미디어로 만들어진 사이버공간이 중첩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생물학의 프레임이 물질에서 정보로 변환된 것처럼 미술과 건축에서도 동일한 전이가 일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인식하는 세상은 더 이상 물질로 구성된 세상이 아니라 의식 속에 존재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다음 세대의 가치관도 구체적인 물질보다는 정보를 통한 경험에 더 중점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311

신기술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노력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현상과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다. 기술은 바뀌어도 인간의 유전적 본능은 그렇게 빨리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 P329

우리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건축 공간이 만들어 내는 환경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쳐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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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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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0퍼센트가 도시에 살고 있고, 2050년이 되면 약 70퍼센트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 추정합니다. 지난 수세기 동안 세계 인구는 급격히 증가했고 그와 더불어 도시는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도시가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책은 <알쓸신잡>에 출연하고 있는 건축가 유현준씨가 그동안 여러 칼럼에 게재했던 이야기들을 편집하여 출판한 책으로 1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자는 각종 국제 및 국내 건축상을 수상한 실력 있는 건축가이지만 방송 출연, 칼럼 집필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건축만의 딱딱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사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에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이 다른 매체를 통하여 발표되었던 글들을 모아서 편집을 한 것이다 보니 각 장내에서 이야기 흐름이 통일성을 갖지 못하고 흩어진 느낌을 주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기도 합니다.

건축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건축은 단순히 건축물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대의 환경, 경제, 정치, 사회 등 모든 것이 종합되어서 건축물에 들어갑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공간의 구조가 권력을 재분배하고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TV, 영화 등 언론에서는 종종 전원 생활 자랑을 홍보합니다. 귀농, 귀촌이 과연 좋을까요? 도시의 삶은 이중성이 존재합니다. 도시는 인간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그대로 배태되는 공간이므로 당연히 인간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잃어 가는 인간성과 여유로움, 소통과 질 높은 삶을 되돌려 줄 것입니다.

지난 시절 도시계획, 도시재건축은 도시문화를 망가뜨렸습니다. 그나마 서울시는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길'은 명사이지만 그 자체가 생동력이 담겨있습니다. 둘레길, 해안길, 산길, 마을길, 동네길 등등..

미래의 도시 모습에 대한 고민을 통해 우리나라도 근대적 효율성에 길들여진 도시에서 벗어나 기존의 도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모범적인 도시, 새로운 가치를 담은 '마음의 고향'을 가져볼 때가 되었습니다. 도시에서의 행복은 가까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무심코 지나던 거리, 거리의 고층건물들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도시 개발 정책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다시 인간을 만든다.'

건축물이 만들어지기 전의 공간은 막연하다. 하지만 벽을 세우게 되면 막연해서 느껴지지 않던 공간이 보이기 시작한다.
- P17

거리에 다양한 상점 입구의 수는 TV 채널의 수나 인터넷의 하이퍼링크 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 P26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는 우연성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으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 거리가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것이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진다는 것은 자기 주도적인 삼을 영위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자기 주도적인 삶도 우리가 원하는 것이고 우연성이 넘친다는 것은 우리가 도시에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거리가 더 많을수록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 P31

사람은 적당히 그 공간에 묻혀서 걸을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의 속도를 가진 공간을 원한다.
- P44

도시를 훌륭하게 완성하는 것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삶을 담아낼 수 있어야 성공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 P57

주변 경관을 비롯해서 모든 것을 내려다볼 수 있고 본인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펜트하우스가 가장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부자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고 맨 꼭대기에 산다. 돈으로 공간의 권력을 사는 것이다. 펜트하우스는 부자들이 권력을 갖는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권력 구조를 확실히 보여 주는 주거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볼 수 있는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되고, 보지 못하고 보이기만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지배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렇듯 남이 자신을 보지 못하면서 동시에 나는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상황을 즐기기도 한다.
- P77

자신이 소유한 공간은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영역이다. 더 큰 체적의 공간을 소유한다는 것은 자신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본주의적인 해석을 한다면 더 큰 공간을 소비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 P90

정사각형이 아닌 가로로 긴 직사각(격자)형. 짧은 세로의 에비뉴를 통해 상권과, 다양성, 개발 및 활력의 가치를 부여하는 한편, 긴 가로의 스트릿을 통해 사적, 폐쇄성, 공동체의 기능을 얻을 수 있다
- P115

더 이상 건축 문화재를 박재시켜 놓고 우상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 P118

살아 있는 생명 시스템은 세포를 끊임없이 없애고 새로운 물질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여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오래된 세포를 교체시키면서 성장한다.
- P125

우리는 건축 자재로 건축물을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건축이 다시 우리의 삶과 정신과 문화를 만든다
- P138

훌륭한 건축은 대지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잘 이용하는 건축이고, 더 훌륭한 건축은 좋지 못한 에너지까지도 좋게 이용할 줄 아는 건축이다.
- P158

공간은 실질적인 물리량이라기보다는 결국 기억이다. 우리가 몇 년을 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어떠한 추억을 만들어 냈느냐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P195

한강 개발에 대한 많은 접근 방식에서 우려되는 것은 비어 있는 한강을 지나치게 밀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서울 시민들에게 한강은 마치 비어 있는 마당이나 도가 사상으로 만들어진 선정원같이 정신없는 서울의 일상에서 벗어난 비움의 공간으로 잘 이용되고 있다. 빈 땅이 있으면 그 땅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뿌리박힌 ‘개발 DNA"가 한강에서는 잘못 작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 P201

프라이빗한 공간을 얻는 다른 방식은 익명성을 통해서 얻는 것이다. 대도시화되면서 공간의 부족으로 없어지는 사생활의 자유는 대도시의 익명성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회복된다. 나를 모르는 여러 사람들 속에 섞여 있게 되면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 더 자유로워질수록 그 공간에서 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사적으로 행동한 만큼 그 공간을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완벽한 익명성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멀리 해외여행을 간다. 그런데 아주 먼 곳까지 비행기를 타고 마음먹고 해외여행을 갔는데 거기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김이 샌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 비싼 돈을 들였는데 거기서도 완전한 익명성이 없기 때문에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익명성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보통 사적인 공간에서의 자유를 소유하려면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그 크기가 건물의 규모를 넘기 어렵다. 하지만 익명성이 보장이 된다면 우리는 한 도시 크기의 공간을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 P222

대부분의 중산층 국민들은 은퇴 후 아파트를 처분해서 돈의 기근 시기를 넘긴다. 우리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매월 대출금을 갚는 것은 옛 선조가 자신의 식량을 아껴서 돼재를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 P235

건축은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서 다르게 경험되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건축 공간이라는 것은 사람이 머릿속에서 만들어 내는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것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렇듯 주관적인 관점에서 공간의 해석이 달라진다는 관점은 공간을 완전히 다른 객체의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인 해석의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 P251

지난 수천년간 서양 과학은 끊임없이 작은 ‘최소 단위‘를 찾는 데 매진해 와서 양자역학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그러한 발견이 생명의 신비를 설명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과학의 흐름이 콤플렉시티 이론이다. 우리말로 ‘복잡계‘라고 번역된다. 과학자들이 20세기 후반에 미국의 산타페에 모여서 생명의 발생에 대해서 논의하면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 P267

사람은 자원이다. 사람이 많이 온다는 것은 많은 이벤트가 형성되고 그 만큼 중심적인 ‘장소성’을 구축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축가들이 아무리 무대를 만들고 연출을 하려고 해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그 공간은 죽은 공간이다. 결국에는 사람이 공간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 P273

신사동 가로수길은 이름처럼 가로수가 아름답게 있는 거리도 아니고, 인도 폭이 좁아서 걷기도 어려운 거리이다. 그런 가로수길이 지금의 보행자들이 찾는 거리가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고 다른 하나는 한강 고수부지 공원이다. 대중교통 정류장과 자연 요소, 이 두 요소를 연결하는 거리는 사람들이 걷기 좋아하는 거리가 된다
- P284

미국처럼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시간거리를 줄이는 쪽으로 건축이 발달하고, 일보같이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는 시간을 지연시켜서 공간을 심리적으로 커 보이게 한다
- P290

건축은 밖에서만 바라보는 조각품과는 다르다. 건축은 안으로 들어가서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은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관점을 중요하게 여긴 건축이다.
- P298

진정 훌륭한 건축 디자인은 어느 한 땅에서는 훌륭하게 작동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때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그런 건물이 그 대지가 가진 에너지를 잘 이용한 건축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P312

만약에 우리가 자연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서 건축물에 적용한다면 그 겉모습이 아니라 그 본질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 P316

자연 속에서 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건강한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하게 된다. 그 이유는 생태계가 변화할 때 한가지로 통일된 체제는 변화에 실패했을 경우 전체의 멸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가 하나의 스타일로만 전체적으로 통일이 되어 간다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류가 한 번에 ‘훅’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인류가 모두 똑같은 서구식 현대인의 삶을 사는 것은 인류가 살아남는 데 치명적인 것이다. 인류를 위해서 다양한 삶의 패턴과 모습이 유지되는 것이 좋다. 같은 이유로 건축 역시 지역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P340

땅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서 사람들 간의 관계도 바꾸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자연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이다.
- P360

어떠한 것이 되든 재료, 기술, 한계를 적절하게 적용한 것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전통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지는 데는 무엇보다도 절대적인 재료가 필요하다. 그 재료는 다름 아닌 ‘시간‘이다. 필자는 강북의 북촌이나 강남의 뒷골목을 가면 한국적인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다. 주어진 건축물에 생존을 위해서 디자이너가 몸부림친 흔적이 거기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 P375

건축은 예술이기도 하고, 과학이기도 하고,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이 종합된 그냥 ‘건축’이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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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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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구나 사랑하고 사랑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당신의 진정한 소울메이트이고, 과학적으로 보장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간은 누구나 누군가와 함께 있고 함께 늙어 가기를 원합니다.

남은 생애를 누구와 보내야하는지 결정할 수 있는 DNA 검사가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당신을 위해 유전적으로 만들어진 사람을 간단한 DNA 테스트를 제출 한 후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그 사람과 온라인 데이트를 할 수도 있고, 그 사람이 유전적으로 예정된 완벽한 파트너라면 만나시겠습니까?

5명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DNA와 다른 사람이 "일치"되었다는 알림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각자 하나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이 모두에게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DNA 매칭 알고리즘 전체가 해킹에 취약한 것으로 판명되고, 과학에 의해 무언가가 구동 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세상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 책의 구조는 빠르게 간격을 두고 5명 각각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각 장의 끝에서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처음에는 각 인물을 구별하고 이전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기가 약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곧 소설의 구조에 익숙해졌으며 이것이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크리스토퍼였습니다. 그는 위험하고 범죄자이지만 예기치 않게 자신과 매치된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범죄 생활과 그의 행동의 동기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으며, 그에게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계속 읽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든 등장 인물들에게 많은 캐릭터 개발이 없었다고 주장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저자가 이러한 다른 관점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살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캐릭터는 많은 성장을 보였고, 다른 캐릭터는 일련의 잘못된 결정을 통해 일어나는 일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치하는”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커플조차도 어두운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플매칭시스템에는 확실히 결점이 있으며, 일치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결말을 갖지는 않습니다. 일부는 그들의 행복한 결말을 찾았고 일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마무리되지만 결말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독특하고 예측할 수 없고 빠르게 진행되는 소설로, 흥미를 유발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로맨스를 온라인에서 찾고 있는 시대에 앱이나 웹 사이트 또는 이 경우 테스트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데이트 시스템이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기 위해 과학이 많은 변수에 의존하는 중요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제어할 수 있게 한 저자의 이야기는 독창적이고 흥미롭습니다. 공상 과학 요소 이외의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에도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홀로 3년을 보낸 지금 맨디는 다른 사람과 다시 한번 인생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확률에 의존하지 않고 운명의 상대와 함께 인생을 나눌 터였다. 잘못될 일이 뭐가 있겠는가?
- P35

엘리는 혼자 사는데 익숙해졌고, 최근에는 일에 너무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매치에 관심조차 없어졌다. 그녀는 연애하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었다. 혼자서 모든 걸 할 수 있었으니까. 아무리 매치라 해도 과연 엘 리가 직접 찾지 못한 뭔가를 인생에 더해줄 수 있을까?
- P51

매치된 커플의 92퍼센트가 상대를 처음 만난 지 48시간 이내에 곧바로 사랑을 느낀다고 보고되는데, 엘리는 아직 그런 것은 못 느꼈다. 그래도 팀은 어딘가 특별했다. 세상에 똑같은 연인은 한 쌍도 없고 가끔은 모든 것을 잠식하는 사랑에 이르기까지 몇 주가 걸리기도 하므로 엘리는 걱정하지 않았다
- P128

서로의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면서도 정확히 똑같은 속도로 뛰는 걸 느낀 그 순간,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반쪽이며 둘이 합쳐져 하나의 완전한 존재를 이룰 것 같았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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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리 아셰트클래식 1
쥘 베른 지음, 쥘베르 모렐 그림,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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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해저 생명부터, 전설 속으로 사라진 고대문명 아틀란티스, 그리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까지.....저 바다 아래에는 또 무엇이 숨어 있을까요?

책이든 영상이든 바닷 속을 비추는 방식은 대개 판타지적입니다. 바다의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만을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해저2만리’는 초등학생 때 열심히 읽었던 책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자세한 장면들은 가물가물했습니다.

1866년 세계 각지의 바다에서 괴물생명체가 출몰하여 선박들을 공격합니다. 이에 미국 정정부는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원정대를 발족하고 프랑스의 유명 박물학 박사 피에르 아로낙스와 그의 하인 콩세유, 고래잡이 명수 네드 랜드가 여기에 참가하게 됩니다. 반년에 가까운 탐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해 모두가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었을 무렵, 마침내 괴물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순양함이 혼란에 빠진 와중에 아로낙스 박사, 콩세유, 네드 랜드는 바다에 빠집니다.

‘괴물 생명체’에 의해 구출받게 된 세 사람은 그것이 생명체가 아닌, 초현대적 과학 기술로 제작된 잠수함 노틸러스호임을 알게 됩니다. 잠수함의 주인 네모 선장은 육지 세상을 등지고 해저 세계를 탐험하는 바다의 은둔자였습니다. 그는 아로낙스 박사 일행에게 노틸러스호의 보안을 위해 육지로 보내주지 않는 다신 자신의 탐험에 동참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들은 홍해의 산호초, 비고만 해전의 잔해,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전설의 대륙인 아틀란티스 대륙의 유적 등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네모 선장에게는 비밀스러운 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로낙스 박사는 그를 미심쩍게 생각합니다. 네모 선장은 다른 나라에서 모진 박해를 받았고 이에 대한 복수를 위해 부하들과 함께 노틸러스호에서 숨어 지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노틸러스호는 국적 불명 군함의 공격을 받지만 오히려 그 군함을 격침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네드 랜드는 아로낙스 박사에게 노틸러스호를 탈출할 것을 제안합니다. 아로낙스 박사와 네드 랜드는 노틸러스호가 노르웨이연안에서 표류하던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하게 됩니다. 탈출한 후 두 사람은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세상에 전합니다.

주인공들이 전 세계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관찰하는 신기한 해양 현상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몸길이 8미터짜리 대왕오징어나 진주의 종류와 채취방법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저자인 쥘 베른은 실제로 20세기를 거의 경험하지 못한 인물이었는데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지금 읽어도 현대적이라 느껴지는 SF소설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상상 과학과 바다 전설의 만남일 겁니다. 소설 제목처럼 잠수함 노틸러스는 기나긴 해저 여행을 떠납니다. 노틸러스는 그저 바다 밑바닥을 둘러보지 않고, 온갖 신비하고 기이한 바다 전설을 만납니다. 바다 모험의 로망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합니다. 주인공들이 노틸러스에 타기 전에 이미 소설은 '거대한 바다 괴물'를 화제로 등장시킵니다.

상상력은 그저 바다 괴물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노틸러스는 난파선을 방문하고 엄청난 보물들을 수집합니다. 네모 선장과 일행은 사라진 아틀란티스 유적을 방문합니다. 그들은 바다 목장으로 소풍을 나가고, 비밀스러운 바다 통로를 지나갑니다. 거대한 갑각류나 사나운 상어와 싸우고, 난폭한 고래들을 도살합니다. 그러나, 왜 네모 선장이 무서운 복수를 꿈꾸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습니다. 아로낙스는 네모 선장의 진짜 정체를 모르고, 노틸러스가 어떤 배를 침몰시켰는지 모릅니다.

공상과학소설을 읽는 이유는 경험할 수 없는, 혹은 경험할 수 있다 해도 두려움 때문에 접근조차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닷속, 그 중에서도 깊숙한 ‘심해’라는 공간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합니다. 비록 소설이지만 실감나는 묘사 덕에 마치 생물도감이나, 해저생물 관찰일지를 읽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졌고, 그 덕에 목마른 지적 갈증을 조금이나마 채워주었습니다.

'인류로 인해 슬픈 자연은, 그럼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다. 바다는 어찌 보면 인류 문명의 증거 그 자체일 지도 모르겠다. 바다는 지구의 첫 생명이자, 가장 마지막 숨결일 것이다.' - 마티아스 피카르

물론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느끼고 경험했든, 실제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항상 남아 있다
- P22

사랑하고 말고요! 바다는 아주 중요합니다. 바다는 지구의 10분의 7을 덮고 있지요. 바다의 숨결은 건강하고 순수합니다. 바다는 드넓은 황무지이나, 여기서 인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사방에서 고동치는 생명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바다는 거대하고 초자연적인 존재가 살 수 있는 환경입니다. 바다는 움직임과 사랑 그 자체예요.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바다는 살아 있는 무한입니다
- P99

아아, 그 광경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왜 우리는 느낌을 서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일까? 왜 우리는 유리와 금속으로 만든 이 가면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가? 왜 서로에게 말을 할 수 없는가? 왜 우리는 물에 사는 물고기처럼 살 수 없는가? 하다못해 땅과 물을 오가는 양서류처럼 살 수는 없을까?
- P252

그게 인류의 특권이라는 건 알지만, 심심풀이로 생명을 죽이는 따위의 잔인한 짓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참고래같은 남극 고래는 인간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온순한 고래입니다. 그런 고래를 죽이는 것은 저주받을 짓이예요.
- P414

"아닐세. 누구 목숨이든 귀중한 건 다 마찬가지야. 너그럽고 친절한 사람보다 더 훌륭한 인간은 없네. 자네는 너그럽고 친절해."
- P473

매너티는 바다표범과 마찬가지로 해저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고, 그리하여 열대의 강어귀에 번성하면서 강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풀을 없앤다. ‘인간이 그런 유익한 동물을 거의 다 죽였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나? 썩어가는 풀은 공기를 오염시켰고, 오염된 공기는 황열병을 일으켰고, 황열병은 이 아름다운 지방을 파괴하고 있네. 유독성 물질은 따뜻한 바다에서 번성했고, 그 피해는 라플라타 강에서 플로리다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갔지! 투스넬의 말을 믿는다면, 이 전염병은 바다에서 고래와 바다 표범이 사라졌을 때 우리 자손엑 닥칠 재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오징어와 해파리가 우글거리는 바다는 전염병의 거대한 온상이 될거야. 바다에는 조물주가 커다란 위장을 주면서 해수면 청소를 맡긴 포유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 P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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