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부터 전국민의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인 알약과 V3 Lite가 영 작동을 하지 않는다. 시스템 과부하 상태인가...

이렇게 별 생각 못하고 았다가...언뜻 이거바라...뭔가가 있군~ 이렇게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 몇일 전 업무를 시작하면서이다. 시스템의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져있을 뿐 아닐라 심지어 인터넷의 화면들이 일부 깨진 상태로 모니터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바이러스인지, 악성코드인지 그런거에 걸린거 같으다. 그런데 이번 현상은 좀 특이했다. 알약도, V3도 도대체가 실행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작동하지 않는 보안 프로그램과 바이러스 혹은 악성코드와의 관계를 아직 의심하지 못하고 있던 상태인지라 알약을 다시 다운 받아 설치하고...V3로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상태는 전과 동일하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방화벽은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된 상태라고 겁을 준다. 참 내원...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싶다. 그리하여 상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보고한 내용을 검색하다가는  헛 수고만하고 시간만 빼앗겨 버렸다. 다시 알약으로 돌아가 커서를 작동시킬 수 있는 모든 곳을 죄다 눌러봤다. 드디어 찾고있던 증상과 처방에 대한 결과물을 얻었다. ‘시스템 후킹을 통해 알약 실행을 방해하는 악성코드’가 바로 이것이었다. 시스템 후킹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알약 실행을 방해하는 악성코드가 있다는 결론이다. 하여 전용 백신을 다운로드 실행한 결과 알약이 잘 작동하고 있는 상태이다.


참 내원... 백신 프로그램을 무력화 시키는 그런 악성코드도 다 있나보군...살다보니 별 경험을 다한다 싶다.


엄한 시간을 빼앗기고 스트레스 받으며 고생한 생각을 하니 과거 처음 컴퓨터를 구입하여 사용하다가 바이러스 먹고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내다버린 컴퓨터가 생각났다. 당시엔 컴퓨터의 매커니즘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바이러스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는 편이 옳다. 여하튼 당시에는 첨단 컴퓨터였고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다시 구입을 하게 된 것은 바이러스에 대처를 하지 못한 탓이다. 하긴 운전 할 줄 안다고 자동차를 수리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걸 치료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 문제였다. 구입한 컴퓨터는 486DX2라는 기종이었다. 가격도 만만하지 않았다.


컴퓨터를 처음 만난 건 대학을 다니던 때이다. 강의의 한 과목은 그 성격이 좀 독특했다. 소논문을 학생들 각자 작성하여 제출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자료를 제출 한뒤 이걸 다시 한 시간 동안의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두 시간이 묶여있는 강의 였기에 가능한 방식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래, 이것이 대학교의 방식이어야해..라는 생각이 든다. 소논문 강의를 마친 학생은 교수님과 동료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물론 미리 소논문의 주제를 밝히고 사전에 자료를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강단에 서있는 학생 하나를 죽쑤게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학점은 학생들을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했다.


문제는 교수님께서 소논문을 컴퓨터의 워드작업으로 제출하라는 요구였다. 당시 대학생들이라도 공과대학생들도 제대로 개인 컴퓨터를 가지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성능이 대단히 탁월한 것이었냐...아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능을 가진 것들이다. 3.8.6. 이었으니 말이다. 요즘 말하는 386세대를 지칭하는 그런 말이 아니다. 순전 컴퓨터의 성능을 말하는 표현이다. 그럴 당시 386이라는 컴퓨터가 어떤 것이었냐 하면... 1989년 미국에서 출시한 386은 본체만 800만원을 훨씬 호가했다. 모니터와 마우스등 주변기기들을 포함하면 그 가격은 더 올라간다.


386의 성능을 보면 가관이 아니다.

CPU 20Mhz, Memory 2MB, 256 컬러의 비디오카드

지금 생각하면 놀랍지 않은가...이걸 컴퓨터라고 했으니 말이다 ㅠ.ㅠ.


그 후 1992년 성능이 훨씬 월등한 486이 시장에 나왔다. 그 성능은 386에 비하면 빛나는 능력을 가진 컴이었다. 사양을 보면

CPU 66Mhz, Memory 150MB


과연 386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첨단 컴이다. 물론 가격도 386이 출시되던 당시보다 현저하게 저렴한 가격이다. 거의 2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에 입수가 가능한 가격이었으니까... 그러나 이 사양의 486도 정말 지금 생각하면 한숨 나오는 실력을 가진 컴이 아닐 수 없다.


그 뒤를 이은 컴퓨터가 아마도 팬티엄일 것이다. 역시 486보다 훨씬 성능면에서 강력했다. 그러던 퍼스널 컴퓨터의 성능은 기하급수적인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486DX2로 한글 2.0 버전이나 2.1버전을 사용해보신 분들이 계실 것이다. 하늘소, 천리안이라는 말은 이제 잊혀진 듯 하지만 당시엔 첨단 통신수단이었다. 컴퓨터는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을 주장한 한국의 ‘황의 법칙’은 그 무어의 법칙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바이러스 이야기를 하다가 엉뚱한 이야기까지 하게되었다...

바이러스 이거...없는 세상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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