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사용설명서 -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하는가
마거릿 맥밀런 지음, 권민 옮김 / 공존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 교과서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학생의 티를 벗고 독서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그동안 자신이 공부해온 역사의 또 다른 면과 대면하지 않을 수 없다. 신문에 실리는 모든 가시가 진실이 될 수는 없듯이, 어느 한 단면믈 잘라낸 역사의 덩어리는 전체를 왜곡시키기 일쑤이며 이는 때로 의도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된다. 

역사를 매우 잘 활용한 사람들은 서구의 열강이었고, 제국주의자들이 특히 심했다. 일제는 조선을 차지하기 위해서 철저한 역사 왜곡의 최전선에 서있었다. 의도가 담긴 역사는 진실이될 수 없다. 그 용도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용도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짐작하고 있듯이 자신들의 편리에 맞도록 형질을 바꾸어 전달한다. 그렇게 전달된 역사로인하여 어떤 사람들은 분노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있는 역사가 진실된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도 못한채 세상을 하직한다. 

역사의 진실을 잘 못 알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곳이 아니라 의도된 역사의 왜곡을 간파하지 못하고 의도자들의 뜻대로 사고하고 움직여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플 뿐이다. 역사를 잘 못 인식하는 것은 늘 있어온 일이겠지만 그것이 보이지않는 힘에 의해 조작된 결과물이라면 이는 세상과 친화하려는 의도는 절대로 아니다. 

왜 역사의 전선에 있는 학자들은 역사를 주물러 편리한대로 재단하고 활용(?)하는가...그 행위 자체는 지극히 이기적이며 타를 희생하고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이다. 대표적인 예가 멀지 않은 중국의 역사 왜곡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역사 상당부분을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일본은 조선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진채 침략 이전부터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기 위한 유일한 목적으로 연구해왔고 현재까지도 그러하다. 교과서의 왜곡은 단적인 예이다. 

유럽은 역사의 최전선에 있어온 국가들이 있는 곳이다. 그들은 콜럼버스의 약탈과 잔혹한 살인행위를 포장하여 미화시켰고 한국의 학자들은 가감없이 무비판적으로 그들의 사관을 들여와 현재의 어른이 된 상당수는 셀수없이 많은 인명의 살인자를 위인전기에 싣곤 했다. 심지어 최근의 TV광고에서조차도 콜롬버스를 여전히 탐험과 모험의 대명사로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 우리 국가의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뼛속깊이 파고든 역사왜곡의 현 주소를 적나나하게 보여주는 광고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콜롬버스가 영웅이된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 학문의 시발점은 서구이고 역사의 학문적 태동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선진 대열에 들어선 국가들로 유학을 떠나야 했던 우리들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들의 시관을 심사숙고하지 않고 받아들인 결과 물인 것이다. 온전한 유럽의 사관에 물든 학자들의 가르침은 이제 진실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무런 죄도 없이 족쇠를 채운채 아메리카로 끌려갔던 50,000,000(5천만) 명의 아프리카인들도 과연 그리 생각할까...40만명이었던 호주의 원주민인 애보리진들은 서구의 침략 이후 4만명으로 급감했다. 당시 존재했던 인구의 90%가 죽은 역사 이래의 비극을 그 어떤 참사에 비교할 수 있을까...그러나 당시 호주 원주민들의 비극을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은 흔하지 않다. 어쩌면 그러한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호주의 워주민들은 서구의 역사를 과연 어떻게 설명하고 싶어할까...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 했을 당시 원주민들은 거의 7천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서구인들이 아메리카를 발견한 댓가는 너무나도 참혹하여 그 진실을 말로 담을 수 조차 없다. 역시 그들의 숫자도 200년만에 90%가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거꾸로 6천만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사망했다는 쉬운 결론에 도달한다. 과연 그들의 죽음을 그렇게 쉽게 숫자로 표기해도 되는 것일까...과연 그들의 역사는 유럽인들을 어떻게 설명하고 싶어할까....  

역사는 이렇게 바라보고 싶어하는 부분만을 부각시키고 그 이면의 진실들은 드러내지 않는다. 역사는 그런 것 이란 말인가??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헛소리에 불과했단 말인가? 이론적으로 그의 책은 옳은 말을 하고있지만 그의 선조들은 절대로 그렇게 생각한 적도, 그렇게 행동한 적도 없었다. 이것이 역사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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