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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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 무게감에 비하여 내용은 의외로 읽기 쉬운 편이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신이 있다고 믿어도 좋고,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신은 만들어졌다고 애써 반박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왜냐면 각자에게는 나름대로의 인생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보고 기독교의 허상을 밝힌다느니 하는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책 한권 읽었다고 바르르 떨 필요는 더더욱 없는 것이다.  

도킨스의 이 저서가 그렇게 훌륭한 저서도 아닐 뿐 아니라 이 저서를 통하여 저자인 도킨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참작하시기 바란다. 종교의 문제는 매우 이성적이면서도 냉철한 접근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편협된 마인드가 장착된 상태에서는 스스로의 감정에 휘둘리기 마련이다. 저자 도킨스는 이 책에서 뜻밖에도 상당히 흔들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성적이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상당히 싣고 있다보니 쓸데없이 책이 두꺼워져버렸다. 책의 두꺼움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다. 두꺼운 만큼 알찬 내용이 많아야하지만 도킨스의 이 책은 그렇지가 못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자의 감정 실린 내용들을 전달하는데 상당한 에너지를 낭비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종교를 다루어 책을 쓰는 저자로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이다. 특히 이 책을 기독교인들이 읽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감정이 실린 이 책에서 기독교인들이 무엇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독교인들의 감정 자극으로 비화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게 될 뿐이다. 이것은 싸우자는 것이지 소통을 하자는 태도는 아닌 것이다.   

저자가 본문에서 인용하는 미국의 대통령 제퍼슨의 일화와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이 성경을 읽는 적이 없다는 식의 서술 방식은 저자의 감정이 실린 예가 되겠다. 특히 벤저민 프랭클린은 "등대가 교회보다 더 유용하다." 혹은 불가지론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서술한 방식, "신이 있을 가능성은 이빨 요정이 있을 가능성과 같다."와 같은 표현은 너무나 자극적인 표현들이다. 자제 햇어야 하는 문구들인 것이다.

이전 점에서 저자의 '만들어진 신'에서 몇 몇 장은 출간전에 삭제했어도 좋다는 생각마저 든다. 저자 도킨스의 이름은 국내의 많은 독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등은 도킨스라는 이름을 한국인독자들에게 각인시킨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 그가 '만들어진 신'에서는 약간 이성적인 중심을 잃고 감정에 치우친 느낌이다. 이성적인 접근 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으로 마무리한 장들이 보인다.  

이러한 관점은 결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독자를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끌어주기 보다는 함께 감정적인 접근을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런 점에서 차라리 성서적인 접근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저자의 욕심이 지나쳐 좋은 책의 질을 떨어트렸다.  

물론 이 책이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저자가 스스로 책의 질을 저하시킨 요인들에대한 아쉬움에서 하는 말이다. 이 책은 신에 대한 접근을 새로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는데 충분히 도움이 된다. 종교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종교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읽게되었는데 나름대로 유익한 점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새롭고 신선한 내용들로 책을 구성해간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이론들을 자신의 견해를 뒷바침하는데 적절하게 사용했고 상당히 설득력을 가진 정도의 책이다.  

독자들은 그러나 이 책 하나로 성급한 결론에 도달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 좀더 많은 관련 서적들을 통하여 독자들 스스로의 마인드를 구성해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종교는 사실상 끝이나지 않는 성격을 가진 분야이다. 종교가 가지는 특성은 거의 맹목적이며 맹신적인 측면이 강하다. 애초에 의문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의 종교인들에게 이성을 호소해봐야 소용이 없다. 도킨스는 물론 종교인들에게 이 책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종교인들과 싸우자는 것일 뿐...도킨스 자신이 경험하고 관찰하며 연구해온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책을 저술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 책임을 반박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만큼 일독의 가치는 매우 높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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