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 당신이 오페라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모든 것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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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정말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우선 아리아들이 이탈리아어 아니면 독일어 아니면 프랑스어로 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은 두고 있었지만 막상 다가서기 어려운 존재, 오페라. 이런 마음을 잘 알기라도 하듯이 아주 친절하고 자상하며 마음을 담아 책을 쓴 사람이 있으니 바로 박종호 선생이다. 그의 책을 읽노라면 오페라에 근접하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정녕 잘 알고있는 듯 하다. 관련 용어들을  하나 하나에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오페라를 알고나면 이렇게 좋은데 왜 사람들은 오페라를 어렵게만 생각할까...' 아마도 박종호선생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고서야 이런 책을 박종호선생이 썼을 리가 없다. 

오페라에 관한한 유럽 구석구석 오만가지 공연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공연을 감상하고 안내서를 저술한 박종호선생께서 이 책을 낸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박종호 선생께서 오페라를 그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어느정도 오페라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불멸의 오페라'라는 책을 이미 출간 한 후에 이런 책을 낸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오페라에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는 그의 따듯한 마음을...  

 언젠가 음반점에서 오페라 DVD를 한아름 옆에 쌓아놓고서 커버의 비닐을 벗기고 있는 오페라 애호가를 만났다. 오페라랑 친해지기가 참 어렵던데요..했더니 내용을 알고나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라고 대답한다. 스토리를 알고나면 오페라만큼 재미있는 분야도 없다는 설명이었다. 신기해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라고 묻고 말았다. 물론 그분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오페라와 친해지기란 나에게 여전히 쉽지않은 학과목과도 같다. 시험을 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와같은 사람이 그 얼마나 많을까...그런데 박종호선생의 생각도 음반점에서 만났던 그 애호가와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그 좋은 오페라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어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박종호선생의 그런 안타까운 마음과 간절한 마음이 전해온다. 박종호선생이 이 책을 낸 이유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듯해온다.. 

오페라에 관심을 막 가지기 시작한 젊은 20대의 질문과 그에 답하는 오페라를 잘 알고있는 분과대화를 통해서 그 젊은이가 오페라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마치 나와 같은 오페라의 왕초보가 오페라를 접해가듯이... 오페라의 오짜도 모르는 그  젊은이가되어 글을 따라가바보면 어느새 오페라는 더이상 낮선 상대가 아니다. 어쩌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 이나 '안티고네'를 다시 읽는 친숙함이 느껴진다. 어느새 책을 읽고나면 독자는 이미 오페라에 무지한 사람이 아니다. 오페라를 그 어느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있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책이 과연 세상에 또있을까...저자 박종호선생은 정말 좋은 일을 한거다... 

 

오페라라는 녀석은... 

카메라타라는 아마추어 예술 동호인들이자 애호가들이 4백년 전에 만들기 시작한 것이 오페라이다. 저자에 의하면 흔히 오페라는 비극의 재현으로 시작한다. 한마디로 비극을 음악과 연기가 있는 무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우리의 판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판소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오페라의 아리아와 같다. 그 아리아와 아리아의 사이를 형태가 다른 노래로 이어주는 것이 오페라라는 것이다. 그 사이를 말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레치타티보인데 이 것이 바로 오패라의 핵심 요소라고 한다다. 극의 내용전달에서 중요한 부분을 레치타티보로 전달해야만 관객이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다기 때문이란다. 안그러면 음악때문에 내용전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아리아는 중요 내용의 전달에 있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한 행태이고 음악의 힘을 빌어 관객에게 호소하는 또다른 실리적 감정적인 핵심 부분이다. 결국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두 요소가 서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연기와 더불어 하나의 오페라를 이끌어가는 3가지 요인이 되는 것이다. 물론 아리아가 더욱 발전하여 중창과 이중창, 나아가 합창등으로 발전을 하게된다.   

 

오페라 감상 포인트...

이렇게 생겨먹은 오페라가 이제는 전체적인 줄거리를 가지고 있고 내용을 이끌어간다. 그러므로 오페라를 감상하는 다음의 핵심은 내용을 미리알고 공연을 보는 것이다. 스토리는 한편의 소설처럼 점점 고조되고 비극의 끝으로 치닫는다. 이 때 박종호선생께서 알려주는 한가지 팁은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대결구도, 알토와 베이스, 테너들의 활약상이다. 이점을 참고하면 더더욱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박종호선생은 오패라의 벨 칸토 4대 천황인 로씨니, 도체니티, 벨리니, 베르디를 소개한다. 이곳이 비로 박종호 선생이 이 책에 그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한 사람이라도 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더 있어주기를 바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음악적 용어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클래식 관련 도서들이 가지는 특징이다. 클래식은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사람들만이 접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쉬운 용어하나에 신경을 쓸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박종호선생은 이러한 맹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 얼마나 세심한 마음를 가진 사람인지 느낄 수 있어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벨칸토, 콜로라투 등 쉽지만 낮선 용어들에대해 아주 친절함을 잊지 않고 설명해준다.  

이어서 바그너 이후의 오페라와 현대의 오페라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냥 책을 따라 읽다보면 오페라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저자인 박종호선생의 이러한 배려는 분명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애호가를 낳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이제 오페라 하우스다

나아가 음반과 영상물로 오페라를 감상하는 팁을 소개해주는데 이러한 팁을 과연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저자의 깊은 배려 덕분에 우리는 집에서 한편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내용도 익히고, 살짝 감동도 받는다. 그리고 이제는 오페라 하우스에 가는 일만 남아있다. 자..오페라를 공연한다는 광고나 게시물이 눈에 들어온다. 예약을 한다...그리고 박종호선생께서 친절하게 이야기해준 팁을 이용하여 오페라를 감상한다...우리는 이제 완벽한 감동의 도가니에 빠질 수 있다..

이렇게 한편의 오페라를 알고난 기분은 어떨까...아마도 히말라야의 정상을 정복한 등반가의 심정이 이와 같은 것일까...드디어 나는 한 편의 오페라를 알게되었노라..고 외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렇게 한편의 오페라에 감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마음은 있었지만 오페라와 그동안 친숙하지 못했다면, 아니 뜬금없이 오페라를 감상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독자분들께 세상에서 가장 유익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오페라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세상에 딱 한권이 있다면 바로 박종호의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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