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생상 : 바이올린 협주곡 1 & 3 외
Decca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과연 우리의 여제 정경화의 진가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왜 그녀가 여제인지, 왜 그녀가 바이올린의 화신인지 다시 한 번 더 명징해주는 음반이 아닐 수 없다.  

생상을 연주하는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는 활력, 명료하고도 또렷한 그녀의 보잉이 주는 프레이징은  비록 이 음반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하더라도 단번에 그 비범함을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한마디로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과연 누가 우리의 여제앞으로 바이올린을 들고 나설 것인가...생상이 자신의 곡에서 원하던 바로 그 표현을 여제가 해내고 있을 것이다... (아...레오니드 코간과 메뉴힌 그리고 하이페츠의 음반을 과소평가하려는 의도가 역시 아님을... )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당대 바이올린의 거장 사라사테에게 헌정한 곡이려니 애호가라면 과연 그 기교적인 측면을 추측할 수 있으리라... 여제로인하여 생상의 구상에 있던 기교는 화려하게 살아나고 오케스트라와의 밀고당기는 조화로움은 곡을 살아 움직이게한다. 이렇게 우리의 여제만을 추켜세운다고 그뤼미오 선생께서 질투를 할지도 모르겠다. 필립스에서 출시한 그뤼미오의 연주는 우리의 여제와는 또다른 맛을 전해준다. 관현악은 선이 굵고 그뤼미오의 연주는 애닲으며 간절하다. 그러니 여제의 연주와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음반임에 틀림이 없다. 그뤼미오의 연주는 분명 차선책으로 단연 으뜸이다. 

그러나 협주곡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서로 다투어서도 안될것이요 관현의 육중함에 눌려서도 안될것이다. 또한 빼어난 독주가 파괴력을 지녀서는 안될 것이다. 홀로 빼어남은 오히려 관현에 상처를 입힐 수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상처받은 관현은 독주를 살려내지 못할 것이 뻔하다. 애호가의 귀에 독주만이 걸러져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협주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없어야한다.  이는 협주곡이 애호가들에게 주는 인생의 매우 유익한 가르침일 수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서로를 도우며 더욱 발전해가는 인생의 중요한 덕목을 가르치는 협주곡... 조화로운 관현의 조화로운 도움으로 여제는 홀로의 몸으로도 당당하며 때로는 곡이 전해주는 애수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아...유일한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있다. 바로 음반의 자켓이다. 정경화의 그 다부지고 믿음직한 얼굴의 윤곽을 카메라가 측면에서 잡아내는 바람에 전혀 그 느낌을 전해주고 있지 못하다. 음반에 근접 이미지를 주었다는 점은 좋았으나 또렷한 이목구비에 환한 그녀의 미소는 정녕 백만불짜리 커버가 될수 있는데...정말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다.. 

 글을 쓰고보니 여제가 한국인이라고 너무 편애했나 싶다. 물론 편애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우리 여제의 연주를 들을 때는 언제나 가슴으로 먼저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성과 감동이 조화를 이루며 다가와야 할 일이지만 유독 여제의 연주는 그 이성을 흔들어 놓는다. 여제의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그 어느 음반을 구입해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비이올린 연주자가 있다면 여제 정경화와 레오니드 코간, 오이스트라흐, 메뉴힌등이 떠오른다. 하이페츠도 단연 같은 대열에 들어서겠지만 그의 독특함은 마치 굴드의 피아즘을 떠올리게 한다. 굴드의 피아니즘에 언제나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애호가라면 단연 하이페츠 또한 언제나 믿음직한 연주가가 될 것이다. (잡설이 좀...) 

마지막으로 우리의 여제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