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브루흐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스코틀랜드 환상곡
Decca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어떤이들은 그녀를 '바이올린의 여제'라 부르기도 한다. 정말 잘 어울리는 닉네임이 아닐 수 없다. 연주할 때의 맑은 미소와 고뇌에 찬 미간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그녀가 맨발로 연주하는 모습을 볼때면 정녕 나는 바이올린의 화신을 만난 기분이다. 

그렇다. 그녀는 '바이올린의 화신'이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스크틑랜드 환상곡은 각각의 연주 시간대로 보나 그 느낌으로 볼 때 환상적인 합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그토록 많은 연주가들이 같은 타이틀로 줄줄이 연주하여 출시하는 가장 주된 이유일 것이다. 물론 멘델스존과 스코틀랜드 환상곡으로 합을 이룬 음반도 이에 못지 않은 애청반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의 또다른 연주가인 장영주도 브루흐를 연주하여 음반으로 출시했다. 물론 언제나 나에겐 '신뢰지수 100'을 자랑하는 '코간'과 메뉴힌도 빼놓을 수 없으며 오이스트라흐를 언급하지 않고 지나가면 서운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곡을 연주한 전설적인 인물로는 단연 야사 하이페츠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하이페츠의 연주에 토를 달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우리의 여제보다는 약간의 빠른 템포로 그 정밀성을 따진다면 가히 나노급의 연주이다. 아마도 이성을 강조하는 철학에 찌든 서구인의 귀에는 이 하이페츠의 연주야말로 단연 으뜸이요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하이페츠의 연주는 정밀하고 냉정하면서도 그에 뒤질세라 연주의 아름다움을 흠뻑 가미하고있으니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차가움과 정밀함, 그리고 그의 힘있는 보잉에 아름다움마저 가미하는 연주를 해내다니...과연 하이페츠이다. 한마디로 마치 백금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듯하다.. 그리하여 그의 연주는 완벽한 '이성적' 연주로 기억된다.. 

이와 대비되는 연주가 있으니 바로 우리의 여제께서 연주한 바로 이 음반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멘델스존의 곡과 커플링하여 연주한 음반도 말할 나위없거니와 우리의 여제께서 출시한 이 음반은 켐페님과의 협연으로 하이페츠의 연주와는 상대적으로 유려한 보잉을 바탕으로한다. 하이페츠의 깐깐함과는 대조적인 서정성을 더 담은 음반이랄 수 있다. 여제의 보잉은 부드러움과 힘을 동시에 느낄 수있어 음양의 조화를 완벽하게 갖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연주는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활화산 같이 뜨겁다. 또한 한없는 부드러움과 온화함을 가졌다. 그러므로 그녀의 연주는 비가 내리는 날 한없는 고독과 슬픔을 느끼고 싶은 그 어느 누구에게든지 결코 실망시키는 일이 없다. 그만큼 그녀의 연주는 사람의 가슴을 깊이 파고드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서양인 사상의 바탕이되는 '이성'과 동양인 사상의 바탕이되는 '자연과의 조화로움'의 차이가 바로 하이페츠와 우리 여제의 연주가 주는 차이점이라 말한다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의 연주가 더 좋다 나쁘다를 평하기보다는 어느 연주를 더 선호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대한민국이 낳은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 그녀는 바이올린의 화신이며 '영원한 나의 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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