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레너드 번스타인 (Leonard Bernstein) 지휘, 크리스티안 짐머만 (Krysti / DG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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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아마도 대한국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곡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이 곡을 연주한 음악가들도 참 많다. 하여 다수의 음반을 소장하고 있는 애호가들이 즐비한 곡이라 짐작해본다. 

 이곡은 베토벤의 박진감을 1악장에서 잘 살려냈고, 누가 뭐래도 2악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황홀한 곡이 아닐 수 없다. 베토벤을 흔히 괴팍한 음악가라고들 하지만 이곡의 2악장을 듣는 사람이라면 그런 편견은 바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폴리니와 칼뵘의 합작 혹은 미켈란젤리와 줄리니의 연주등은 빼놓을 수 없는 명연으로 애호가들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오르내리는 곡들이다.  물론 치메르만과 번스타인의 연주도 많은 애호가들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특히 이 연주 즉, 치메르만과 번스타인의 연주를 좋아한다.  

협주곡은 그야말로 협주곡인 것이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가 Boss냐 아니면 협연자가 Boss냐를 따진다면 협연의 조화로움은 깨어질 것이고, 연주는 들으나 마나일 것이다. 말그대로 협주곡은 지휘자와 협연자가 서로 적절한 공조를 이루어 내야만 좋은 결과물을 내어놓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번스타인과 치메르만의 협연은 협주곡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치메르만의 영롱한 건반은 마치 청명한 밤 하늘에서 별빛이 쏟아지듯  듣는 이의 가슴을 한 점씩 두드려낸다. 치메르만의 손가락이 건반을 두드릴 때, 마치 나의 가슴속에 있는 건반을 아름답게 수놓는 듯하다. 이어 번스타인은 치메르만의 피아노를 조화롭고 완벽하게 채워 넣는 느낌이며, 그 조화로움은 어느 음반에도 느낄 수 없는 조화의 탄력성을 전해준다. 그들의 탄력성은 다른 음반과 비교해 볼 기회가 있다면 확연히 구별해 낼 수 있을 정도도 두드러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번스타인과 치메르만이 황제에서 보여주는 조화로움의 탄력성은 이토록 아름다운 협연이 또 어디에 있을까 하는 감동을 준다. 사실, 그들이 들려주는 하모니를 달리 표현 할 언어가 없다고 느낄 때가 많다.     

최고의 음반으로 사랑받고 있는 폴리니와 칼 뵘의 연주, 영롱한 타건으로 폴리니의 연주를 빼놓을 수 없다고 본다. 칼 뵙과의 협연에서 역시 폴리는 그 또랑 또랑한 타건으로 애호가를 사로잡는다. 물론 폴리니의 피아니즘을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그러나 치메르만과 번스타인의 조화로운 탄성을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피아노 협주곡이므로 피아노를 중심으로 보아도 무방하겠지만 분명 협주곡에서는 협주도 피아노를 돋보이도록 하여야하며 피아노의 공백을 완벽하게 채워넣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협연으로 폴리니와 칼뵙의 연주가 매우 뛰어난 것은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호불호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호불호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치메르만과 번스타인....나에게는 최고의 연주인 것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의 극치가 주는 지극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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