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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쇼팽 : 녹턴 전곡 [2CD]
쇼팽 (Frederic Chopin) 작곡, 모라베츠 (Ivan Moravec) 연주 / NONESUCH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어떤이는 현악기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피아노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첼로의 연주를 직접듣고 있노라면 '울음을 울고있구나...'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현악기는 그 음역이 피아노보다 훨씬 넓어 그 한계는 과연 어디일까 의문을 갖도록 하는 때가 종종있다. 물론 음역이 자유롭다고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표현력이 풍부한 악기가 현악기라는 뜻이다.
물론 나는 가장 좋아하는 악기가 어느 것이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피아노라고 말할 것이다. 피아노는 예상대로 음역의 한계가 현악기보다는 현저히 뚜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는 그만의 한없는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이 있고 거친 노도의 숨결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악기이다. 피아노의 아름다움이나 그 따스함과 세상을 망각시킬만큼 최면의 효과를 가진 악기가 또 있을까...(아...오보도 꿈속을 헤매이도록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피아노의 최면술에 전신 마취되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곡은 쇼팡의 녹턴이다. 영혼을 최면시키는 듯한 연주로는 단연....
쇼팽의 녹턴은 음악 애호가에게든 아니든 모두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쇼팽의 녹턴은 더욱 그러하지 않나 싶다.
특별히 연주가를 따질 필요도 없을 그런 곡이 쇼팽의 녹턴이 아닐까... 쇼팽의 녹턴을 녹음하여 남긴 연주가는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특히 애호가들에게 애청되는 연주가로는 상송 프랑수와, 루빈시타인, 아쉬케나지, 폴리니....등등 이 있는 듯하다. 아, 아라우의 연주를 빼놓으면 애호가들의 따가운 시선을 분명 받게될 것이다. 아라우의 녹턴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빼어난 음반들이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그 어느 음반을 선택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 다만 개인의 선호도 차이가 있을 뿐....)
이렇게 아주 빼어난 연주가들의 연주도 외에도,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연주는 '이반 모라벡'의 것이었다. 그의 연주를 듣는 순간.... 나는 모라벡이 진정한 녹턴을 탄생시켰다고 생각했다. 이 외의 연주를 깍아 내리고 싶어서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다. 모라벡의 연주를 더욱 높이 평가하고 싶은 마음에 서다. 모라벡은 분명 녹턴이라는 곡의 녹음을 탄생시킨 것 만으로도 충분히 거장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라 말하고 싶다.
모라벡의 녹턴을 플레이어에 올려 놓는 순간..... 녹턴의 다사로움과, 온유함과 그윽한 야상의 안개가 피어오른다.. 신비스러운 영기를 품은 야상의 안개는, 신비한 날개를 달고 부드럽게 너울거리며 춤을 춘다. 그 안개는 듣는 이를 포옹하며 아픈 상처마저 어루만진다. 신비스러운 치유력으로 상처를 아물게 하려는 듯이... 녹턴의 깊은 내면으로 안내하며 함께 동화되어간다. 모라벡은 그렇게 쇼팽의 녹턴을 청중에게 승화시켜 넣는다.
아...비로서 나는 녹턴을 만났다... 마치 에로스의 황금 화살을 맞고 처음 만난 여성을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것일까.... 자신의 황금 화살에 찔린적이 있었던 에로스에게 그 느낌을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모라벡은 영혼을 그렇게 어루만진다..황금 화살에 홀리듯 그 영기속으로 흡수되거나, 모라벡의 연주가 주는 영기가 나에게 파고들거나...
녹턴을 추천하라면 단연 제일 먼저 거론될 것이다. 한동안 레어급이었던 이 연주를 기다리느라 애를 많이 태운 적이 있었다. 해외에서 주문한 이 음반이 도착하기를 손꼽이 기다라던 때가 생각난다. 마치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연인을 만나는 그런 기분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알라딘에서 구입을 할 수 있으니...얼마나 좋은 일인지...
음악을 애호한다는 것의 즐거움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해준 모라벡.. 쇼팡의 녹턴을 새롭게 탄생시킨 모라벡...모라벡의 찬미자가 되어버린 느낌이지만 모라벡은 영원히 쇼팡의 녹턴과 함께 살아있을 것이다. 모라벡으로 하여금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여 남길 수 있도록 해준 관계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녹턴은 나의 인생과 그렇게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