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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에서 시작되어 뉴턴에 이르러 꽃을 피우게 되는 '과학'의 특징은, '왜'에 치중하던 이전의 자연철학자들과 달리 '왜'라는 질문은 잊어버리고 '어떻게'에 집중했다는 것에 있다. '어떻게'를 위해서는 자연의 관찰과 실험에 의존했다. 특히, '어떻게'를 기술하기 위해 수학을 도구로 사용했다. 이러한 전환은 '과학'을 매우 실용적으로 만들어서, 결국 오늘 우리가 누리는 현대 문명을 낳았다.


... In old style philosophy, what counted was knowing the innermost structure of a material--brick or brass or oak. Only then could you hope to understand how it behaved. Science turned that kind of thinking around. The susceptibility of a given material to bending could be characterized by a number that described the empirical nature of that material. Why brass bent more easily than stiff oak was a problem for another day. What mattered was that an engineer or architect could select brass or wood or some other material on account of its known properties, and could reliably calculate how it would perform in one kind of construction or another. (p.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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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4-09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말씀하신 것과 같은 내용의 책 읽었습니다.
갈릴레이가 최초 왜를 버리고 어떻게를 추구했다고 하던데요, 바로 그 순간이 과학과 철학이 분리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blueyonder 2021-04-09 22:57   좋아요 2 | URL
네 바로 그 순간 과학과 철학이 분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여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지요.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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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도전과 집념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26년의 시간 동안, 하나의 목적을 향해, 수많은 사람들이 협력한다는 것은 과학적 성취를 떠나 인간이 어떤 동물인지 보여준다. 우주 탐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뿐만 아니라, 거대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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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01 0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과학하고는 무관한 삶을 살지만 취미가 망원경으로 천체 관측하는건데 명왕성이 지구를 제외하고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이책 꼭읽어봐야겠네요 아직 끝나지 않은 탐사여행 !블루욘더님 리뷰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blueyonder 2021-03-01 13:15   좋아요 2 | URL
네 저도 밤하늘의 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별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너무 아쉽지요.
1989년에 시작해서 2006년에 우주선 발사, 그리고 2015년 명왕성 플라이바이까지 정말 드라마 같은 이야기입니다. 과학 뿐만 아니라 인류와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과학'이라고 하면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과학도 발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과학도 인간의 지적 활동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므로 발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간은, 그리고 나도, 점점 순진함, 순수함에서 깨어난다.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면서, 그저 이만큼이나 알아온 것, 살아온 것이 기적처럼 생각된다.


Modern science was invented between 1572, when Tycho Brahe saw a nova, or new star, and 1704, when Newton published his Opticks, which demonstrated that white light is made up of light of all the colours of the rainbow, that you can split it into its component colours with a prism, and that colour inheres in light, not in objects.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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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1-22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트의 자유의지론은 동의할 수 없지만 그의 물자체와 현상계 구분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물자체를 알 수는 없지만 인간 경험과 감각으로만 아는, 물자체와 다를 수 있고 그래서 매번 과학적 패러다임이 바뀌는, 현상계를 연구하는 학문인 과학 자체는 발견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

blueyonder 2021-01-22 20:20   좋아요 2 | URL
그렇지요? ^^ 저도 과학은 발견이라는 생각을 종종 해 왔습니다... 결국 ‘발명‘이라는 말을 어떤 의미로 쓰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학은, 말씀처럼 현상계를 연구하므로, 실재와 완전히 동떨어져 존재할 수는 없겠지요. 수학과는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과학에는 인간의 ‘상상력‘이 들어가 있고,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을 이용해서 이론을 만들므로, 과학이 인간과 완벽히 분리되어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소박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발명‘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blueyonder 2021-01-22 20:26   좋아요 2 | URL
좀 더 부연하면, ‘발명‘적 요소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인간이 임의로 만들어낸 ‘발명‘,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어떤 기구의 발명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라고 현재로서는 생각합니다.^^
물론, ‘발견‘적 요소도 여전히, 분명히 있는 것이겠지요.

blueyonder 2021-01-22 20:42   좋아요 1 | URL
과학이 ‘발명‘됐다고 할 때의 또 다른 의미는,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원래 글보다 댓글이 더 길어졌습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의 효과 번역에서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다.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 1장 '물리법칙은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부분이다. 다음의 밑줄 친 부분이 이상하다.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난 시간을 측정할 때, 사건을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는 관찰자는 정지한 관찰자보다 측정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다(시간이 지연된다).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를 측정할 때, 물체에 올라탄 관찰자가 잰 길이가 정지한 관찰자가 잰 길이보다 더 짧을 것이다(길이가 수축한다). (40 페이지)

운동하는 물체의 길이가 정지한 관측자에게 짧아 보이는 것(실제로 짧아짐)이 특수상대성이론의 길이 수축 효과이다. 번역서는 이 부분을 반대로 기술하고 있다. 원서를 찾아보면, 저자는 제대로 표현했지만 역자가 번역에서 오류를 범했음을 알게 된다.

An observer moving relative to a series of events will measure these to unfold in a time that is longer (time is dilated) when compared with the measurements of a stationary observer. The length of an object moving relative to a stationary observer will appear to contract compared with the measurements of an observer riding on the object. (원서 p. 21)

올바르게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를 측정할 때, 물체에 올라탄 관찰자가 잰 길이보다 정지한 관찰자가 잰 길이 더 짧을 것이다.


별 거 아닐 수도 있고, 별 거일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오류는 오류고, 출판사에서 나중에라도 바로잡으면 좋겠다. 번번이 지적했던 것이지만, 나의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번역으로 인해 이해 못하는 부분은 없으면 없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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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욘다님 번역이 맞습니다. 번역자가 relative to / compared with 로 이어지는 문장 어순을 정확하게 번역 못했네요 그런데 이거 저 학부 교양떄 객관식 퀴즈였는데 ㅋㅋ

blueyonder 2021-01-20 10:11   좋아요 1 | URL
scott 님 감사합니다.^^ 학부 교양 문제도 기억하시다니 대단!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han22598 2021-01-22 0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거가 아니고, 중요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 원서, 번역본 두권다 읽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

blueyonder 2021-01-22 10:55   좋아요 1 | URL
원서와 번역본 둘 다 읽은 것은 아닙니다.^^ 번역본을 먼저 읽고 이상한 부분을 나중에 원서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요, 종종 내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역자가 훌륭하게 번역한 부분도 있는 반면, 나는 당연하게 넘어갔던 부분인데 역자가 이상하게 번역한 부분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번역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인정합니다. 양쪽 언어를 모두 잘 알아야 하니까요. 번역가도 사람이니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수준 미달만 아니면, 그리고 의도적 오역만 아니면, 번역가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그저 번역가와, 그리고 특히 편집자의 주의를 촉구하는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과학도서는 사실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수학의 함정 -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물리학자들
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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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물리학에 대한 '사회학적' 보고서 비슷하게 읽힌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질문--입자물리학은 왜 답보상태인가? 입자물리학자들을 그동안 잘 인도했다고 생각됐던 '아름다움', '자연스러움'이라는 '미학적' 개념이 이제는 오히려 진보를 방해하는 것은 아닌가? 등--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세계최고의 물리학자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직접 입자물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이러한 인터뷰 전후에, 입자물리학의 현황에 대한 설명과 본인의 물음을 더하여 잘 작성된 비판적 현황 보고서를 만들었다. 


물리학자들(일반적으로는 과학자들)도 사람이고, 동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유행을 좇는다. 동료들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동료들이 논문 게재와 연구비 수여를 심사하기 때문이다. 비주류의 경우에는 이러한 측면에서 당연히 불리하다. 자원이 한정된 사회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진다. 성향상 그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싶어하는 과학자도 있고, 조용히 자기가 관심을 갖는 부분을 연구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과학자도 있다. 한 분야가 답보상태일 때, 진정한 돌파구가 어디에서 나올지는 사실 확실치 않다. 모든 과학분야에서, '대형연구', '첨단연구'를 지원하는 동시에 작을지라도 비주류적 연구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을 읽으면, 입자물리학자들이 왜 그렇게 '자연스러움', '대칭'으로 특징 지어지는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책 속 구절들:

  힉스 보손은 힉스 보손이 속한 유형의 입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알려진 입자이며, 다른 기본 입자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 기이한 수학적 문제를 겪는다. 양자 요동이 힉스 보손의 질량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양자 요동의 영향은 매우 작지만, 힉스 입자와 관련해서는 관측된 질량보다 훨씬 더 큰 질량을 유발한다. 약 10^14배 더 크다. 이건 터무니없을 만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틀린 값이다.

  힉스 질량에 관한 수학의 오류는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이론을 수정해 항을 하나 빼서 그 차이 값을 관측된 질량에 맞추면 된다. 이론을 이렇게 수정할 수 있는 이유는 항들을 개별적으로 측정할 수 없고 단지 그 차이 값만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려면 양자 요동의 기여를 정확히는 아니라도 거의 다 상쇄되도록 빼는 항을 선택해야 한다.

  이 섬세한 상쇄를 하려면, 양자 요동에 의한 결과값과 열네 자리까지 동일하고 열다섯 번째 자리에서 차이 나는 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가까운 숫자 두 개가 우연히 생겨날 확률은 대단히 희박하다. 예를 들어 종이에 열다섯 자리 숫자를 전부 적어서 커다란 그릇에 넣고 두 장 뽑는다고 상상해보자. 이렇게 뽑은 두 숫자가 앞 열네 자리는 완전히 동일하고 마지막 한 자릿수만 다르다면, 뭔가 내막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종이가 제대로 안 섞였거나 누가 속임수를 쓰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힉스 질량을 바로잡는 데 필요한 두 개의 큰 수도 그 차이가 너무 작아서, 물리학자들은 뭔가 내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연법칙은 큰 그릇에 종이를 넣고 제비를 뽑는 것과는 다른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오직 자연법칙뿐이고, 그 법칙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따라서 힉스 보손의 질량에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은 느낌일 뿐이지 사실은 아니다.

  물리학자들은 설명이 필요한 숫자를 ‘미세 조정된fine-tuned’ 숫자라고 하고, 미세 조정이 되지않은 숫자가 포함된 이론을 ‘자연스럽다natural’고 한다. 또한 1에 가까운 숫자들만 사용하는 이론을 자연스러운 이론이라고 묘사한다. 

  …

  초대칭이론에서는 양자 요동이 힉스 질량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아주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상당히 개선된다. 초대칭은 미세 조정할 필요 없이 양자 요동의 영향을 강제로 상쇄시키고, 그 대신 초대칭 입자들의 질량에서 기인하는 미미한 영향만 남긴다. 모든 질량이 자연스럽다고 가정하면 힉스 질량보다 그렇게 크지 않은 에너지에서 첫 초대칭 입자들이 보여야 한다. 만일 초대칭 입자들이 힉스보다 훨씬 무겁다면, 초대칭 입자들보다 더 작은 힉스 질량을 구하기 위해 미세 조정된 항들에 의해 초대칭 입자의 영향이 상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초대칭이 탄생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그 미세 조정을 피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대칭을 미세 조정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으로 보인다. (2장, 67~69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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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01-18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있고 아직 안 읽었는데 인터뷰 형식이군요. 끈이론은 혓물만 켜는 것 같아서.. 끈이론은 검증하기가 힘들다라고 아인슈타인의 전쟁을 쓴 작가가 말미에 비슷한 말을 하더라구요...

blueyonder 2021-01-18 21:58   좋아요 0 | URL
인터뷰가 전부는 아니고요, 어찌보면 논의를 이끌어가는 양념 정도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유명한, 정말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뭐라고 하는지 듣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입자물리학의 현 상황을 짚는 ‘사회학적’ 증언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끈이론 연구자들이 하는 주장에 대한 비판도 이 책이 다루는 주제 중 하나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나오거나 세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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