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선생님의 만화 조선왕조실록 6 - 제16대 인조부터 제20대 경종까지
박영규 지음, 양석환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은 꼭 읽어봐야 하는 한국인의 필독서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을 읽기에는 그 어려운 문체와 방대한 양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선뜻 선택하기는 어렵다. 시중의 많은 역사서들이 <조선왕조실록>을 다루고 있지만  <만화조선왕조실록>은 아이들이 읽기에 재미있고 자료에 대한 꼼꼼함이 돋보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대한 양의 <조선왕조실록>이 이토록 재미있는 학습만화로 편집된 점도 눈여겨 볼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내용면에서 철저한 편집은 학습만화가 갖고 있는 깊이나 내용면에서 보여지는 허술한 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딱딱한 글로 된 <조선왕조실록>보다는 생동감 있고 유머러스한 만화의 캐릭터를 통해 조선시대의 역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이 되는 책이다.

<만화조선왕조실록 6>은 제16대 인조부터 제20대 경종까지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제16대 인조실록 

남한산성 굴욕, 즉 삼전도의 굴욕으로 남겨진 인조의 기록을 담았다. 패전 이후 청과 굴욕적인 군신관계를 맺으면서도 인조는 여전히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이를테면 우물안의 개구리 형식의 정치만을 고집한다. 결국 소현 세자를 독살하고 후에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이괄의 난까지 일어나는 국내
정세에 밀려 도성을 버리고 도망치는 파렴치한 군주로 남는다.

제17대 효종실록

인조의 차남으로 형 소현 세자와 함께 청나라의 볼모로 살았던 효종. 왕의 자리에 오른 효종은 반청 의지가 강한 왕이었다. 자신의 볼모 생활을 발판삼아 북벌을 주장했지만 너무나도 북벌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는 효종에 의해 백성들의 경제적 여건은 오히려 더욱 궁핍하기도 한다.
짧은 생을 마감한 효종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군사적 발판을 마련하기도 한다.

제18대 현종실록

현종 시대는 사회적으로 안정되고 전란이 없던 시대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서인과 남인의 정치 논쟁, 즉 예송 논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학문적 논쟁이 정치적 논쟁으로 번져가는 것을 현종은 수습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으로 이 논쟁은 후대에까지 이어지게 하고 만다. 

제19대 숙종실록

숙종 시대는 붕당 정치가 정절에 이른 때였다. 과감하고 냉철한 왕 숙종은 왕권을 확립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왕으로 기록된다. 유명한 장희빈의 기록이 남는 때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의 정치는 편이 갈라져서 이론 싸움만 하던 시대라는 인식이 아마도 숙종때의 붕당 정치로 인한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학문을 갖고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면 싸웠던 시대는 또다른 면으로 본다면 대외적으로는 안정되었던 시대이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제20대 경종실록

숙종의 맏아들이며 희빈 장씨 소생인 경종은 희빈 장씨의 죽음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후로 그의 병약함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병약한 상태인 왕은 왕위에 올라서도 신하들에게 밀리고 소생도 없는 상태라 늘 왕위가 불안하다. 그의 병약한 마음과 몸은 왕위에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만화조선왕조실록 6>에서는 왕의 측근인 승정원에 관한 설명이 있다. 지금의 청와대 비서실과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던 승정원과 그 속에 속한 승지들의 맡은 일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조정 회의에서 구분되는 '당상관'에 대해, 최고의 정무 기관이었던 '의정부', 비상시국 대책 기구였던 '비변사' 그리도 '조선시대 과거 제도'에 대한 설명이 '우리 역사, 이것이 궁금해요'편에 수록되어 있다.
각 실록을 시작할때마다 왕의 업적과 생애를 간략하게 설명을 하고, 왕의 가계도는 선대의 왕과의 연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왕의 능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함께 기록되어 있어서 왕의 능에 얽힌 의미와 뜻을 알 수 있는 점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한 권, 한 권 챙겨가면서 읽게 되면 <만화조선왕조실록>. 만화로 재미있게 읽으면서 실록 읽기의 깊이와 재미를 다시한번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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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결사의 세계사
김희보 지음 / 가람기획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영화 <다빈치 코드>를 보면서 <시온수도회>나 <오푸스 데이>가 거론될 때마다 그것의 존재에 관해 궁금하던 차에 <비밀결사의 세계사>를 만났다. 더구나 <다빈치코드>상영시 카톨릭의 반발이 있었다는 뉴스를 어렴풋이 떠올리면서 과연 그들이 그토록 막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얼까..를 떠올리면서 역사속의 비밀을 캐보는 느낌을 가져보고 싶었다.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로스트 심벌>,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등에서 거론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비밀결사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들은 과연 어떤 존재이고 그들은 어떤 활동을 했을까. 그 속에 가입한 회원들은 과연 누구일까. 또한 세계적인 사건들과 연관이 있기는 하는 것일까에 대한 설명이 <비밀결사의 세계사>에 담겨있다.

<비밀결사의 세계사>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사람들을 통해 소문으로 전해지기만 했던 비밀 결사들의 역사를 고대시기부터 그 기원을 찾아 결사들의 흔적과 발전 과정을 수많은 증거로 제시한다. 다양한 비밀 결사들의 시작, 의미, 발전 등 역사뿐 아니라 유명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는 명단과 그 활동 내용까지 상세하게 풀어냈다. 이 책을 통해 비밀 결사에 대해 조금 더 사실적인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룬 비밀결사는 <프리메이슨> <유대게이트> <시온수도회>를 거론하고 있다.하지만 이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종교적 경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에 비종교인이나 타종교인이 읽기에는 조금은 버겁기도 하다. 대충의 지식으로 덤벼들어 읽기에는 그 오랜 역사적 배경(나의 경우는 기독교적 역사)의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독자는 읽어가는 속도가 느리지 싶다.

 세계 최대의 비밀결사조직 <프리메이슨>,유대민족간의 결속을 다지는 <유대게이트>, 베로빙 왕조의 부활을 위해 나타난 <시온수도회>에 관한 역사를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 비밀결사를 이해하기 위해 세계사에 대한 어느정도의 지식은 필히 동반되어야 할 듯 하다. 아무래도 스토리 전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적 색채를 떠나서 읽는다면 역사에 남겨진 사건과 인물들의 배경과 이 비밀결사가 이어져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들이 관여하고 있는 집단을 떠올린다면 혹시 지금의 역사가 그들의 계획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뭐랄까.. 당시의 지식인들, 부유한 자들이 사상적 교류를 표면으로 내세우면서 자기들만의 차별화된 모임을 갖는다는 배타적인 느낌도 든다. 처음부터 자리를 잡은 이들 그리고 후에 자리를 잡고 안정된 이들만의 세계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바흐', '괴테', '벤저민 프랭클린', '조지 워싱턴', '더글러스 맥아더', '마크 트웨인', '아서 설리번', '윈스턴 처칠'은 프리메이슨리로 밝혀진 인물들이고, '벨푸어 선언', '시오니즘'이니라는 역사적 이슈는 유대게이트와연관이 되어있음을 알게 된다. 바코드등으로 현대에 남겨진 비밀결사의 자취는..그닥 놀랍지는 않지만 아하~그게 이런 뜻이었나??라는 또다른 해석을 알게 된다.

'비밀결사'라는 단어에서 주는 호기심으로 미스터리한 이야기 전개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세계사라는 것을 비밀결사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이 역사, 저 역사..너무 많이 예시로 나와있어 읽으면서 오히려 정신없다. 또한번 종교와 세계역사에 대해 얕은 지식을 탓할 수 밖에..
모든 이들이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조금 쉬운 단어를 선택한다던가. 예시를 줄여준다던가..아주 굵직한 사건만 다뤄줬다면 나의 입장에서는 더욱 좋았지 싶다.
"아주 좋은 책이었습니다~"로 마무리 못하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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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쿠카 카날스 지음, 성초림 옮김 / 예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스페인 영화 <하몽하몽>을 보고 당췌 맞지 않는 정서에 뻘쭘했던 기억이 남는다.
스페인 토속음식 하몽과 <하몽하몽>의 공통점이 뭘까??
섹스와 불륜과 폭력이 주된 스토리였다는 기억만 남는 영화 <하몽하몽>.
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쿠카 카날스>의 첫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하몽, 하몽(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황금 달걀(산세바스티안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달과 꼭지(베니스영화제 최우수각본상)> 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쓴 스페인의 작가이다.
 
혹여 영화의 잔상이 떠오를까 고민스럽다면 절대로~걱정 안해도 되는 책이다.
전혀 상반되는 오히려 분홍빛의 고운 첫사랑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인 느낌의 소설이다.  
 
무지개 아래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크리스마스 마을. 이 마을에 정말 오랫만의 특별한 아이가 태어날까?? 모든 마을 사람들은 궁금하다. 그리고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고 지켜본다.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달콤한 상상력을 베르타에게 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한 여자들은 아름답고 날씬해지기를 소망하고, 노인들은 젊어지길 꿈꾸고, 혼기가 꽉 찬 처녀들은 백마 탄 왕자가 눈앞에 나타나기를 빌었다. 완전히 대머리가 된 젊은이는 머리카락이 다시 나오기를 기도했고, 가슴이 너무 납작해 콤플렉스가 있는 한 노처녀는 풍만한 젖가슴을 갖게 되는 꿈을 꾼다.
마을 사람들은 아마도 베르타의 손이 톡~!! 닿으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그런 능력을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아이에게 주어진 특별함은 아주 키가 크다는 것을 알고는 마을 사람들은 실망뿐인데..
 
그런 베르타에게도 사랑이 시작된다. 마음만 애끓는 베르타의 마음을 아는지 마을의 하늘에서는 비 한방울 내려오지 않는 뜨거운 날만 계속된다. 베르타의 마음이 타들어 갈수록 마을 역시 뜨거움에 물까지 부족할 지경에 이른다. 베르타의 사랑은 또한 눈물을 짓게 한다. 그녀의 마음을 따라 마을의 하늘은 비를 쏟아붓기 작한다. 홍수가 생겨 마을이 넘쳐날 지경까지 간다.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라 소개되는 <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분홍색의 표지는 사랑의 꽃분홍빛을 떠올리게 한다.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조그만 소인국의 아기자기함을 떠올리게 한다.
삶이란 그렇다. 사랑이란 그렇다. 가슴 아프고, 눈물짓게 되는 것이 사랑이지만, 이런 천지개벽같은 비바람과 홍수를 겪어내야만 사랑은 비로소 무지개빛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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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 2009 제9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박민규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사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그닥 쉽게 선택하질 않게 된다. **수상작이라는 이름표를 달만큼 뛰어난 수작들이겠지만 '**작품집'이라는 타이틀은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말하자면 별 흥미가 없는 소재의 글을 의무감(?)으로 읽어야한다는 그 느낌이 싫어서 피한다고 하면 변명이 될까?

우연찮게 <2009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게 되었다.'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이란 타이틀만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궁금함에 찾아본다.

황순원 문학상은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중앙일보사(주)에서 제정한 문학상이라고 한다. 2000년 9월 황순원님이 세상을 떠난 뒤, '세기가 바뀌고 삶의 양식이 달라진다 해도 결코 변해서는 안 될 인간성과 한국인의 정체성 그리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황순원의 문학을 계승하면서 확대·심화시켜 나간다'는 취지 아래 제정되었다.

지난 1년간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ㆍ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들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 그 해의 가장 좋은 작품을 선정한다.
특히 소설가의 지명도나 심사위원의 영향력을 전혀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작품 자체의 수준을 기준으로 문단 및 독자 모두가 납득할 작품을 뽑는다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문학상으로, 시상 대상은 중편소설·단편소설이며, 심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3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공정성과 신뢰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동감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작가가 바로 박민규이다.
이번 <2009 황순원 문학상>에서 수상작으로 뽑혔다. 그의 이름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란 작품으로 만났기 때문에 어라?? 그 사람이 이 사람이네??라는 시선으로 그의 작품 <근처>를 시작으로  <2009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박민규 작가의 수상 소감 눈에 띈다.
독특함과 뚜렷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할까?

그의 작품 <근처>는 오로지 회색의 그 감이 오랫동안 보여주던 작품이다. 읽고 마무리의 마침표까지 확인하면서도 홀로 서있는 인간과 그것을 둘러싼 스피드있는 회색의 한 획이 계속적으로 눈앞에 남아있다.

죽음이 순서인 사람과 삶이 우선인 사람.
죽음을 앞에 두고 지나간 추억과 잊혀졌던 추억을 끄집어 내는 사람과 살기위해 자신의 속 알맹이까지 끄집어 내는 사람,,서로의 근처에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맞닥뜨리는 시간을 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죽음을 앞두고 그저 속아주는 사람과 살기위해 나름의 바둥거림을 보여주는 사람 어느쪽도 뭐라고 타박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근처. 삶과 죽음의 근처, 있는것과 없는것의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아니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후보작으로는 모두 9편이 실려있다.
이야기는 모두 인간을 벗어날 수 없다. 정이 많은 사람이건, 나의 핏줄인 손녀이건, 내가 좋아하는 선배이건, 또는 나와 똑같이 죽어가는 내 누님이건..모든 것을 경험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이다.

실려있는 모든 작품을 통해서 내가 보고 싶었던 이야기. 특히나 내가 보기 싫어하는 어두운 인생의 한 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물론 더럽고 화나고 우울함을 느끼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우울함에 어두움을 직접 겪지 않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 역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글이라는 맛이 여기에 있나보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을 간접 경험으로 나를 이해시키고, 나의 인생의 방향을 다시 잡아보고, 세상의 더럽고 치사함에 대해 단단하게 무장을 하게 되고, 나의 아이들에게는 아름다움만을 그리고 현명하게 살아야함을 콕 짚어서 말해줄 수 있는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글이라 생각된다.

장편소설에 길들여진 독자들은 중.단편 소설을 가벼이 볼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짧은 글만큼 그 긴박감과 구절구절 함축되어있는 아름다운 글솜씨는 중.단편의 묘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장편에서 보여지는 구구절절한 설명을 모두 제외하고 단편소설이 갖고 있는 세련된 기교에 의한 소설의 특징과 중편소설에서 보여지는 작가가 택한 주제만을 다룬 진지함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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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키우는 성장소설 - 성장기 소년.소녀들의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아름다움
김유정 외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성장소설이란 주인공이 그 시대의 문화적·인간적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는 사이에 자기를 발견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를테면 자신을 내면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성장소설' '발전소설' '교양소설' '교육소설'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장 소설을 즐겨 읽게 되는 이유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보는 것이 제일 큰 이유일 것이다. 어른이 된 나에게는 지나간 추억이나 미처 못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를 주기도 하고, 청소년의 아이들에게는 주인공의 정신적, 신체적 성장을 같이 경험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도 있게 된다.

한국 문학에서도 주옥같은 성장 소설이 있다. 주인공의 성장을 함께 느낄 수 있고 서정적인 문체와 시대적 배경을 함께 볼 수 있는 단편 소설을 모은 <마음을 키우는 성장소설>을 읽게 되었다.

모두 6편의 단편 소설을 만날 수 있는데,  소개된 작품은 국어 교육에서도 자료로 인용될 만큼 아주 중요한 현대 문학의 한 획을 긋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성에 눈떠 가는 사춘기 소년소녀의 아름답고 슬픈 첫사랑의 경험을 서정적으로 그린 <소나기>,  서정적인  작가의 모습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죽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찾아 헤매는 한 소년의 마음의 편력을 그려낸 <별>황순원님의 작품으로 황순원님은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소설문학이 추구할 수 있는 예술적 성과의 한 극치를 실현한 소설가라 일컬어지고 있다.

향토적인 농촌을 배경으로 순박한 소년과 소녀의 애정을 해학적으로 그린 <동백꽃>,  머슴으로 일하는 데릴사위와 장인간의 갈등을 익살스럽고도 해학적으로 그린 농촌소설인 <봄봄>김유정님의 작품이다.

29세를 일기로 요절하기까지 불과 2년 동안의 작가생활을 통해 30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길 만큼 문학적 정열이 왕성했던 김유정님의 생애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무척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되는 작품인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님의 작품으로, 시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소설로 드라마나 영화등에서 많이 인용되고 다시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하다. 

여섯 살 난 어린아이의 독백을 통해 과부인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과의 미묘한 애정심리를 서술하고 있는 <사랑 손님과 어머니>. 주요섭님의 이 작품은 영화로도 무척이나 유명한 소설이다. 옥희라는 주인공 여자아이의 이름은 여러곳에서 소재로 인용되기도 하고 있다.

소개된 작품들의 배경은 지금과는 다르기 때문에 문장 하나, 배경 하나를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대 문학의 대표적 작품들은 만난다는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설레는 일이다.

창작소설과 외국 성장소설이 무척이나 많이 읽혀지기 때문에 소개된 작품들은 어쩌면 시대와 동떨어진 이야기로 보여지기도 한다. 어려운 그 시대의 단어와, 이해하기 어려운 배경과 사건의 전말등은 요즘 아이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주어야 하는 고전소설로만 비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 스며있는 한국의 정서는 읽을수록 천천히 동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한국의 소설이며 한국의 정서를 다룬 성장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마음을 키우는 성장소설>은 짧은 단편 소설속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성장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시간과,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한국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하는 책이다.
중고생들의 필독서로 많은 소개가 있던 작품들과 그 작품속에서만 볼 수 있는 느낌을 소박한 한국화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독서시간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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