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쿠카 카날스 지음, 성초림 옮김 / 예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스페인 영화 <하몽하몽>을 보고 당췌 맞지 않는 정서에 뻘쭘했던 기억이 남는다.
스페인 토속음식 하몽과 <하몽하몽>의 공통점이 뭘까??
섹스와 불륜과 폭력이 주된 스토리였다는 기억만 남는 영화 <하몽하몽>.
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쿠카 카날스>의 첫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하몽, 하몽(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황금 달걀(산세바스티안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달과 꼭지(베니스영화제 최우수각본상)> 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쓴 스페인의 작가이다.
 
혹여 영화의 잔상이 떠오를까 고민스럽다면 절대로~걱정 안해도 되는 책이다.
전혀 상반되는 오히려 분홍빛의 고운 첫사랑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인 느낌의 소설이다.  
 
무지개 아래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크리스마스 마을. 이 마을에 정말 오랫만의 특별한 아이가 태어날까?? 모든 마을 사람들은 궁금하다. 그리고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고 지켜본다.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달콤한 상상력을 베르타에게 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한 여자들은 아름답고 날씬해지기를 소망하고, 노인들은 젊어지길 꿈꾸고, 혼기가 꽉 찬 처녀들은 백마 탄 왕자가 눈앞에 나타나기를 빌었다. 완전히 대머리가 된 젊은이는 머리카락이 다시 나오기를 기도했고, 가슴이 너무 납작해 콤플렉스가 있는 한 노처녀는 풍만한 젖가슴을 갖게 되는 꿈을 꾼다.
마을 사람들은 아마도 베르타의 손이 톡~!! 닿으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그런 능력을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아이에게 주어진 특별함은 아주 키가 크다는 것을 알고는 마을 사람들은 실망뿐인데..
 
그런 베르타에게도 사랑이 시작된다. 마음만 애끓는 베르타의 마음을 아는지 마을의 하늘에서는 비 한방울 내려오지 않는 뜨거운 날만 계속된다. 베르타의 마음이 타들어 갈수록 마을 역시 뜨거움에 물까지 부족할 지경에 이른다. 베르타의 사랑은 또한 눈물을 짓게 한다. 그녀의 마음을 따라 마을의 하늘은 비를 쏟아붓기 작한다. 홍수가 생겨 마을이 넘쳐날 지경까지 간다.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라 소개되는 <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분홍색의 표지는 사랑의 꽃분홍빛을 떠올리게 한다.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조그만 소인국의 아기자기함을 떠올리게 한다.
삶이란 그렇다. 사랑이란 그렇다. 가슴 아프고, 눈물짓게 되는 것이 사랑이지만, 이런 천지개벽같은 비바람과 홍수를 겪어내야만 사랑은 비로소 무지개빛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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