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 동안 -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
패티 다이 지음, 박유정 옮김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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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로 바뀌면서 매년 하는 나만의 작은 행사가 있다.

매년 기억해야 할 모든 행사를 꼼꼼하게 기록해놓는 것과 이번 달 해야 할 나만의 계획을 적어놓는 것이다.

1년의 기억을 미리 계획하면서 행여 글씨의 흐트러짐으로 나의 계획과 나의 미래가 흐트러질까봐 이것을 기록할 때는 참 꼼꼼하게 또박또박 글씨를 써나간다.

물론 다이어리의 기록은 누구나 하는 아주 단순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5년 다이어리, 10년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은 또 다른 뿌듯함을 주는 일이다.

작년 2010이라는 해를 맞이하면서 끝이 0으로 시작하는 해라, 처음 시작하는 연도여서 5년짜리 미래를 적는 다이어리를 준비하고 기록하고 있다.

때론 나의 일기처럼, 때론 육아일기라고 하기에 부쩍 커버린 나의 아이들에 대한 청소년 기록처럼, 그리고 때론 남편의 굵직한 행사를 기록하는 온갖 잡다한 나의 글로 메우고 있다. (아쉽게도 공간이 더 많았던 2010년의 기록이지만~)

 

굳이 나의 메모, 기록을 언급하는 것은 이렇게 소소한 메모가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웃음을 준다는 것에 공감하는 책을 하나 읽었기 때문이다.

패티 다이가 쓴『37일 동안』. 이숲에서 나왔다.

"당신의 삶이 37일 남았어도 지금처럼 살겠습니까?"라는 질문으로 다소 지금 펼쳐내고 있는 나의 생활이 무덤덤하게 그저 세월이 흐르는 대로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반문을 하게 만드는, 잠시 멈춤을 이끄는 그런 책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을 미국의 60년대, 70년대를 함께 지내온 사람이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자신의 일을 하고 글을 끄적이고, 자녀를 사랑하고, 남편을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37일 만에 죽음을 맞는다. 무던하게, 평범하게, 그리고 가족과의 사랑을 느끼면서 살던 양아버지가 폐암 진단을 받고 37일 후에 사망했다. 이것이 책을 쓰게 된 계기다.

저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37일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이 글을 쓰는 나에게 37일이 남았다면 나는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37일 동안』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마치 하루의 일기를 적어놓은 듯, 때론 자신의 에세이를 적어놓은 듯 편하면서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보여준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말하고 있다.

37일 동안 나를 가장 알차게 만들어 가는 방법, 즉 소중한 하루하루를 더욱 절실하게 의식하면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가 말하는 집중, 관용, 성실, 친밀, 직관, 의도 등 ‘의식적인 삶’을 실천하는 여섯 가지 방안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실천과제를 던져준다. 물론 독자들이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관대하며, 소신 있게 의사를 표현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자신을 더 신뢰하며,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 즉 새로운 삶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더 깊고 진하게 살아가는 것이었다고 말이다.

 

새해 첫날이 되고, 첫 달이 되고, 첫 만남이 되고, 첫 시간이 되면 많은 기대를 스스로 한다.

"지금부터 잘할 거야."

"지금부터 변화해야지."

"지금보다 더 다른 모습으로 변해야지."

하지만, 자신의 맘에 들던, 들지 않던 지금 나를 있게 하는 것은 바로 나의 과거의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그 무엇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것을 더 깊고 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 그것이 바로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잠재된 자신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움'이라고 설명을 하듯이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해서 더욱 발전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결국은 내일을 맞을 나를 위해 오늘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고 싶다. 그 방법으로 독자들은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탐독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생각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선을 그어주는 그런 미래를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몇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었지만 참 독특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야 미래를 준비한다" 또는 "지금의 당신 속에서 더 나은 당신을 찾는 방법은 이것이다"는 식상한 글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고, 너무나도 편해서 지나칠 수 있는 독자의 수수한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사소한 기쁨, 슬픔, 분노, 열정, 뭉클함, 애절함, 간절함 등등..., 그 속에서 찾아내는 방법을 일어준다.

물론 독자들에게 뭔가를 일러주고 싶어하는 책이기에 조금 더 업그레이드 시켜 독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실천과제> <행동과제> <실행과제>를 요약해서 독자들에게 권한다. 스스로 강사가 되어 나를 트레이닝 시키는 것처럼, 가벼운 게임을 통해 결과를 얻어내는 것처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제1부 충만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라

제2부 의식하는 삶을 위한 6가지 실천과제

제3부 삶은 동사다

소제목만으로도 저자가 독자에게 말하고 싶은 "인생이란?", "삶이란?"에 대한 답을 얼추 눈치챌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무척 편하게 보길 원한다. 깨끗하게 읽고 고이 모셔놓은 그런 책이 아닌 저자의 주장에 반대의견도 말해보고, 동감하는 글에 표시도 해보길 바란다.

 

"책의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메모로 남기는 것은 조금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화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책장의 좌우, 위아래 여백 혹은 앞뒤 표지 뒷면 공간에 무언가를 적어놓는 것은 책과의 만남을 물리적으로 기록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이 책도 독자가 남긴 글로 가득하기를 바란다. 책의 여백뿐만 아니라 단어와 단어 사이, 행간, 그리고 내가 쓴 글 위에도 깨알 같은 메모가 빼곡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책을 소개하고 있으니까.

 

『37일 동안』을 다 읽고 다시 펼쳐 본다. 과연 나는 어떤 것을 눈여겨보고 있었을까? 과연 어떤 것을 나의 인생에서 먼저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저자가 제시한 것에 어떤 공감을 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나', 다시 말해 여러분 각자가 자신이 매우 중요한 존재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p28)이란 문구에 밑줄을 그었다.

나의 질문에 엠마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매우 자랑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내가 맞힌 문제가 있다는 게 정말 신났어!"(p49) 옆에  <딸아이가 떠오름! 시험 대부분을 망쳤어도 다행히 한 과목이 98점이라는 사실에 웃으면서 현관문을 들어서는 모습..>이라고 적혀 있다.

 

사실, 우리는 자주 분노를 표출한다. 비명과 까칠한 반응과 비난과 내뿜는 독기와 신랄한 말과 수동적인 공격성을 번번이 드러낸다. 그럴 때 마음속에서는 '인생의 이 어두운 방에 제발 나를 혼자 남겨두지 마세요. 여기는 너무 어둡고 조용하고 움직임도 없어요. 침대는 너무 작고. 방은 너무 어두워요. 여기서 홀로 미래를 걱정하며 괴로워하기에는 너무 무서워요'라고 외치고 있다(p178) 이 옆에 나는 이런 메모를 했다. "사춘기 아이들의 표현, 반항, 무심함도 이런 자신의 두려움을 도와달라는 이끌어달라는 외침 아닐까?"

 

『37일 동안』이 다소 어수선한 면도 있다.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는 짧은 글귀 때문에 꼼꼼하게 정독하는 독자들에게는 산만스럽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또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마치 학생 때 친구들 사이에 돌리던 앙케이트 같은(난 이것을 공개된 일기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느낌이 들어서 그저 편안하게 본문을 읽고, 다시 책을 펴서 구석구석 봐달라고 있는 글귀를 읽으면 될 것 같다.

 

글의 스타일이 자유롭고 편안하기 때문일까? 책에 대한 나의 평도 마치 하나의 일기를 쓰는 듯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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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따뜻해야 몸이산다
마츠이케 츠네오 지음, 박재현 옮김 / 한문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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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여름에도 몸이 찬 사람.

남들은 덥다고 하는데 냉방기를 켜놓은 실내에서 추위 때문에 무릎담요를 덮게 되는 사람.

이유 없이 손발이 저린 사람.

양말을 신지 않고는 여름에도 잠자기 어려운 사람..

바로 '냉증'의 증상이다.

병원에서 검사해도 아무 이상이 없지만, '냉증'을 느끼는 사람은 고통이다. 원인이 무엇일까?

 

사람의 평균 체온은 36.5도이다. 그런데 이 평균 체온이 낮아진다고 한다. 지구 기온은 올라간다고 난리인데 사람의 체온이 낮아졌다? 이는 사회적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몸을 드러내는 듯한 짧은 옷차림, 즐겨 먹는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꽉 끼는 옷차림, 권장온도보다 더 틀어대는 에어컨 등등...,  이젠 '냉증'은 여성만의 증상이 아니다.

'냉증'과 '저체온증'은 여성, 남성 모두 통틀어서 현대인의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腸, 따뜻해야 몸이 산다>는 일본 의학박사 마츠이케 츠네오가 평소 환자를 상담하면서 얻은 실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장의 건강에 대한 보고서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젠 '냉증'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몸이 차갑게 느껴지는 냉증이나 변비, 복부 당김, 복부 팽만감 등은 장의 문제, 즉. 장이 차가워서 보이는 증상이다.

저자는 오랜 상담과 치료를 통해 장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이 결국 장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腸, 따뜻해야 몸이 산다>는 '냉증'과 장 건강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건강 지침서이다.

 

1장 '따뜻한 장 건강법'으로 뱃속 건강부터 챙겨라에서는 냉증과 변비의 관계, 따뜻한 물이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원리를 내담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2장 당신의 장 건강을 체크한다에는 제2의 뇌라고 할 수 있는 장에 대해 의학적 시점에서 설명하는 전문적인 부분이다. 물론 결과만 보면 간단할지 모르겠지만, 왜 냉증이 생기는지, 냉증과 변비가 왜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대장암과 냉증과의 관계, 내장감각의 장애가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연결되는 이유 등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하기 좋은 부분이다.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지루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읽어보길 바라는 부분이다.

그런다면 3장 냉증이란 무엇인가. 냉증이 병인가? 아니면 증상인가? 냉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다. 냉증은 만병의 근원인 아주 조심하여야 할 증상이다.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신호를 보낸다. 냉증도 그 중 하나이다. 냉증에 유독 약한 여성의 건강관리는 물론, 냉증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는 점도 유의해서 봐야 한다. 냉증은 면역력과도 관련되기 때문에 쉽게 판단하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증상이다.

 

냉증의 가장 큰 증상이 바로 변비이다. 변비약을 끊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늘어난다. 약의 기운으로 배변하고, 장운동이 원활하지 못해 또다시 변비가 생기고 약을 복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저자는 약을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변비치료를 하는 방법, 더 나아가 4장 '따뜻한 장내 리셋'을 설명하고 있다. 장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위주로 해서 만든 1주일간의 장 개선 식이요법 프로그램으로 계피, 생강, 페퍼민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글루타민산, 식이섬유, 식물성 유산균, 올리고당, 마그네슘이 바로 그 방법이다. 일상생활에서 혼자서 실천할 수 있는 '자기 치료'이다.

5장과 6장 그리고 7장에서는 몸이 따뜻하고 장이 건강해지는 음식, 따뜻한 장을 위한 레시피, 따뜻한 장을 만드는 보조요법을 나열하고 있다. 평소에 먹던 과일과 야채 중에서 그 역할을 몰랐던 부분도 새롭게 알게 되고, 음료나 허브류에서도 장이 건강해지는 식품이 있음을 새롭게 체크하게 된다. 이왕 먹는 카레나 비빔밥, 된장국, 야채볶음,샐러드 등도 장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재료를 응용해서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준다. 보조요법으로 소개하는 아로마 테라피나 두한족열법, 스탭업다운 운동, 그리고 장마사지는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따뜻한 장 만들기 요법이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출산 때문에 변비가 생겼다고만 여겼다. 하지만 <腸, 따뜻해야 몸이 산다>를 읽으면서 결국 늘 손발이 차고 추위를 유독 이기지 못하는 냉증과도 관계가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 몸은 벌써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정작 몸을 챙겨야 할 주인이 여기에 대해 문외한이었음을 이번에 알게 된다. 장 때문에 병원을 찾고, 약을 먼저 복용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서구형의 병인 대장암이 많이 증가한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은 과민성 대장증상을 그저 무덤덤하게 생각하고 약만 먹으려고 한다. 만성 변비를 그저 변비인가보다...,라는 생각만 하고 약의 기운으로 억지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독자들에게 <腸, 따뜻해야 몸이 산다>를 추천하고 싶다. 내 몸은 내가 안다는 말이 있듯이 나의 몸은 내가 챙겨야 하니까. 약이 아닌 나의 의지와 나의 올바른 습관으로 충분히 고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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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아줌마..속절없이 아줌마가 되었다는 책소개의 처음 글에 공감한다. 나름 시대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으로 살던, 능력에 따라 승승장구하던 그 희열을 맛보던,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곳과, 맛있는 곳은 다 내것이라 찾아다니던~그 미스는 없다. 그리고 아줌마가 남았다. 

우리 엄마, 우리 할머니, 그리고 내 동생, 나의 언니, 이모..모두가 통하는 '아줌마' ...결코 '아줌마'는 세상을 모른다는 말로 열외시키면 안되다는 아줌마의 주장(!!)을 담아 ㅎㅎ이 책을 읽고 열변을 토하고 싶다... (아흐...올해에는 정말 아줌마다..이젠 빼도박도 못하는 40대 중반이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고있다. 하지만 수많은 스팸메일, 수많은 광고메일을 후다닥 지우기 바빠 때론 함께 휴지통에 던져버릴때가 있다. 

때론 짧은 글귀에서 공감하는 감정을 함께 느끼고, 때론 아하~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라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이 있었는데 말이다. 

책으로 엮어진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계속 읽어보고 싶다. 오래오래 곁에 두면서~

 




 

 

'하나의 주제를 짧은 경구와 대여섯 칸짜리 만화로 풀어냈다'라는 책소개 하나로 찜~!! 했다. 

간단함이 보여주는 깊이있는 내용에 대한 기대감??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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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이끼 2011-01-07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사한 노란색 서재를 보니...금방이라도 봄이 올 듯하네요.
 
조생의 사랑 푸른도서관 42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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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지금..내가 꿈꾸던 그 길로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어른이 된 지금도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할 때가 있다. '오래전 나에게 있었던 청소년기에도 이런 질문을 나에게 했던가'라고 반문해본다. 자신이 걷고 싶은 길,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길을 찾기 위해 우리는 무던히도 고민하고, 고난을 겪고, 그리고 사람들을 겪게 된다.

 

한동안 인간의 삶 자체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을 한다. 그 어느 길보다 숱한 시간과 공간이 마주치고, 아찔한 운명과 인연이 만나는 그런 길, 우리가 최선의 가치라고 여기는 사랑과 정의와 우의라는 것이 그 길에 오롯하게 살아나는 길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을 한다.

제5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현화 작가는 [조생의 사랑]에서 인생을 헤쳐나가는 한 인간의 사랑과 우정과 삶에 대한 갈망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연을 의연한 기상을 지닌 인물로 기대하고 자신의 불우한 세계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중국으로 향하는 연행길에서 펼쳐내고 있다.

 


[조생의 사랑]은 연이 임금의 부름을 받고 명나라로 출발하는 모습부터 시작한다.

왕의 부름으로 먼 명나라까지의 연행을 앞에 두고 연은 왠지 망설인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다시 돌아온 율리에서 시간에 묻혀 살던 연에게는 어떤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까?

 

주인공 연은 노복 황업산의 손에서 애지중지 커왔다. 어릴 적 허무하게 삶을 내던진 부모의 죽음이 연의 트라우마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연은 업산의 품에서 마치 그것을 기억 못 하는 듯 평범하게 산다. 기화를 만나기 까지는..

평범한 시골의 양반으로 살던 연에게 기화의 등장은 또 다른 세상, 사랑에 대해 그리고 야망에 대해 눈을 뜨는 계기를 준다. 하지만, 또 다른 면의 연은 운명에 대해 정면 대결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인물로 보이기도 한다. 율리에서의 연은 우물안의 개구리 같은 그런 인물처럼 보일 때도 있다.

 

[조생의 사랑]에는 여러 인물이 나온다. 양반의 자손으로 태어난 연이지만 조실부모한 연, 연을 보듬고 키우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 여기는 충실한 노복 업산, 여자이지만 남자보다 더 뛰어난 학문과 지략을 갖고 있기에 야망을 키우려는 기화, 왕족이지만 왕족이라는 굴레 속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경, 기화를 향한 연의 사랑을 그저 바라보면서 주변에 머무는 애기, 그밖에 이들 주변에 있는 인물들.. 

 

시골의 평범한 양반인 조생의 성장 속에서 독자들이 느끼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가치 있다고 믿는 신념에 대한 뚜렷한 자존심은 지금 이 시간 현대를 사는,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는 청소년기의 복잡한 심리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고 어른들에게는 과연 나의 삶을 이루게 하는 주변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소설이다.

 

[조생의 사랑]은 다소 묵직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운명처럼 만난 인물로 삶의 방향이 전환되기도 하고, 스스로 갖고 있던 신념을 다지는 계기를 가질 수도 있다.

머나먼 사행 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연이 선택한 운명은 무엇인가.

연이 바라보았던 순간은 무엇인가. 그를 기다리는 조선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지금이 아니면 절대로 생길 것 같지 않던 길에도 또 다른 길이 숨어 있음을 조생은 찾아냈을까?

연이 성장하는 바탕에 그들이 준 의미를 얼마나 찾아냈을까?

사행 길을 뒤로 하고 또 다른 혼자만의 사행 길에 접어든 연은 지금도 저 먼 황사 속의 길 속을 맨발로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어느 한적한 산속에 움집을 짓고 세월과 함께 삶을 지탱해준 이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 것은 아닐까?

 


언젠가 이 꿈도 차고 나면 그대와 마주하지 않겠나. 그럼 거기서 자네와 새도 되고 벗도 되어 살지 않겠나.


연을 기다리는 벗에게 남긴 글은, 마치 독자들에게 남기는 아련한 아픔 같은, 하지만 더 먼 세상을 본 듯한 광활함을 느끼게 한다.

 


봤는디 못 온다 어쩐다 그런 말 하지 말아유. 됐유. 지는 그거믄 됐유. 우리 나리 올 때까지는 어디 가서 살아 있다 어쩠다 말도 않을 거유. 우리 나리 지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암 소리도 안할 거유. 긍께 나리도 지발 암 말 말어유. 살아 있으문 됐유. 그럼 언제고 만나는 거유. 지는 그걸로 됐유.


떠나는 삶에 찢어지는 아픔이 남지만, 다시 돌아오는 삶이 있다는 것을 믿고 싶다.

부모 같은 노복이 눈물을 흘리면서 하는 말에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리라는 훗날을 기약하고 싶다. 연이 다시 돌아봐야 하는 노복이 있고 뜨거운 벗이 있기 때문이다.

 

참..., 깊은 소설을 읽었다.

청소년 독자에게는 삶의 의미라는 것에 깊은 의미를 두지 못하겠지만, 자신의 신념에 꿋꿋하게 나서는 연의 성장을 함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소설이다. 오랜 사행 길에서 그가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느꼈을 테니까.

긴 겨울방학, 아이들의 심성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설이라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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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웅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타고르가 들려주는 이야기시 이야기 보물창고 20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신형건 옮김, 조경주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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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억 속에 깊이 간직하게 된다. 예쁜 글로 표현된 감정이나 사물의 아름다움, 자연의 신비로움 모두..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들려준다면 아이들은 오랫동안 그것을 가장 큰 추억으로 기억하게 되고, 하나하나 배워나갈 때 큰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잔잔한 이야기는 꿈나라로 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가장 큰 육아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부분 부모들이 실천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이런 책으로 선택된 [작은영웅]은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예쁜 이야기시를 모은 책이다.

 

저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인도의 시인이자 철학자로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타고르는 인도의 독립을 놓고 간디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졌던 사상가라는 것과, 1929년 동아일보 기자가 청한 한국 방문을 실행하지 못해 한국에 남겼다는 '동방의 등불'이란 시에 대해서만 알고만 있었다. 자신의 조국 인도의 독립에 대해 수많은 사상을 전한 인물이지만 인간적인 면에서 그는 엄마를 일찍 잃은 자녀들에게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고자 이야기시를 쓴 다정한 아버지였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알게 된다.

그가 쓴 '초승달'이란 시집은 어린이들을 새로운 생명의 상징으로 여겼던 그가 아이들의 끝없는 호기심과 재잘거림에서 발견해 낸 자연의 신비를 가득 그리고 있는 시집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많이 읽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자연이 주는 커다란 가르침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시어로 적어내려 간 책이라 기대를 갖게 된다.

 

[작은영웅]은 '초승달'에서 발췌해 낸 7편의 이야기시를 모은 책이다.

[작은영웅]에 실린 이야기시는 순진한 아이들의 마음과 시선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 정겨운 이야기도 있고, 엄마에 대한 아이의 끝없는 사랑도 보이고,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도 있다. 시라고 하지만, 마치 짧은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타고르는 어릴 적 엄마를 일찍 여의었다. 그리고 타고르의 아내 역시 일찍 세상을 떠났다.

타고르가 겪었던 엄마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과 그의 경험을 똑같이 겪은 아이들에 대한 애틋함으로 시를 통해 엄마와 함께하는 사랑과 행복을 대신 전해주고자 표현한 시를 모은 것이 [작은영웅]이다.

 

머리 위로 한가득 떨어지는 별무리의 이야기와 엄마의 사랑을 가득 머금고 있는 아이라는 작은 요정과,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구름처럼 넓은 사랑을 아이들은 노래하고 있다.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보이고,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올바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다.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조각구름에서도 이야기를 찾아내고, 밝은 달빛에서도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오랫동안 읽히는 것은 인간의 본성 자체가 순수하기 때문이 아닐까?

타고르가 그랬던 것처럼, 독자들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타고르가 그랬던 것처럼 상상력의 세계로 함께 가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포근한 꿈나라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우리 아이들이 밝고 환한 미소 그대로 간직하는 아름다운 어린이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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