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과학과 종교의 문제

이번 장에서는 두 명의 걸출한 과학자들의 과학과 종교에 관한 견해를 들어보고자 한다. 바로 1963년 시애틀의 워싱턴 대학으로부터 단츠 강연Danz Lecture의 강연자로 초빙된 리처드 파인만¹과 1996년 예일 대학의 테리 강연 Terry Lettunes에 강연자로 초빙된 존 폴킹혼John Bulkinghome, 1930-이다.² - P365

2 과학과 종교의 문제


1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의 원제는 ‘The Meaning of It All: Thoughtsof a Citizen-Scientist (Addison-Wesley, 1998)이다. 한국어판은 《파인만의과학이란 무엇인가》 (정무광, 정재승옮김, 승산, 2008)-옮긴이


2 《과학시대의 신론Belief in God in an Age of Science》(Yale University Press,
1998). 한국어판은 《과학시대의 신론》(이정배 옮김, 동명사, 1998)-옮긴이. - P428

 파인만은 사람들이 삶을 더잘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스스로 선택한 종교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신학에는 관심이 없었다. 폴킹혼은 그와 정반대의 성향을 보여준다. 폴킹혼은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영국 국교회의 사제다. - P366

폴킹혼의 책에서는 두 번째 장 ‘진실을 찾아서: 과학과 종교 비교Finding Truth: Science and Religion Compared‘를 선택했다. 그의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역작이다. - P366

폴킹혼은 세목에 걸쳐 대응되는 두 대결을 통해서, 과학과 신학이 단일한 지적 모험의 두 양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신을 다루는 신학이 자연을 다루는 과학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본다. - P367

파인만의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책 34 쪽에서 48쪽까지다. 두 번째 장이라는 점과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명쾌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폴킹혼의 책과 닮았다. 그러나 두 책의 공통점은 거기서 끝이다. 파인만은 학구적 논쟁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인간의 문제들이다. - P368

파인만에게 종교는 신학보다 심리학과 관련이 있었다. - P369

기독교가 신학과 강력하게 연루된 것은 역사적으로도 특이한 일이다. 그 외의 다른 종교들에서는 신과 인간의 추상적 특징과 관계를 애써 명확한 진술로 공식화할 필요가 없었다.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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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위한 거짓


심리학자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Gazzaniga)는 뉴욕의 슬론케터링기념병원 암센터에서 환자를 진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략).
환자는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 제가 저 승강기를 설치하느라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 궁금하신건가요?"¹⁸
환자는 자신이 진짜라고 믿는 것에 대치되는 증거가 나오자 거짓기억을 만들었다. 승강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인식과 자신이 정말로 프리포트에 있는 집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을 일치시키려고 꾸며낸 기억이었다. - P194

 <사인펠드>에서 조지 코스탄자가 거짓말탐지기 앞에서 제리에게 한 조언이 있다. "사실이라고 믿으면 거짓말이 아니다." 빌리가 계속해서 보여준 증상은 무의식이 거짓기억을 만들어내는 말짓기증(confabulation, 작화증)이었다. - P496

말짓기증 원인은 뇌 부상, 알츠하이머, 약물중독, 만성 알코올의존증에 의한 코르사코프증후군(Korsakoff‘s syndrome) 등 여러 가지다.  - P196

자발적 말짓기증이 거의 전적으로 뇌 손상을 입은 사람에게만²⁰ 나타난다면 유도된 말짓기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어느 쪽이건 간에 뇌는 왜 거짓기억을 만들어낼까? 뇌는 왜 기억의 구멍을 있는 그대로 두지 못하는 것일까? - P197

말짓기증은 뇌의 수많은 영역 가운데 안쪽이마엽겉질(자기중심 사고와 관련이 있다)이나 눈확이마겉질(감정적 본능과 관련이 있다)같이 어느 한 부분이 손상되면 생길 수 있다. - P198

일부 학자들은 말짓기증이 조현병(정신분열증)에서 생기는 것과 같은 망상의 한 형태라고 믿는다.²¹ - P198

말짓기증은 무의식적 단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기억억제가 감정적 트라우마에서 자아를 보호하듯이 말짓기증은 기억 손상이나 혼동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할지도 모른다. (중략).
앞의 가설이 맞다면 말을 지어내는 심리적 동기가 무엇인지도 설명할 수 있다. 결국 말짓기증은 하나의 방어기제다.²³ - P199

뇌가 들려주는 동화

(전략).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졌듯이 말짓기증에서 날조된 부분은 그 사람이 과거에 겪은 사건이나 과거에서 얻은 지식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뇌는 스냅사진을 재조정하고 재배열한다.  - P201

또 다른 말짓기증 실험에서 연구팀은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고전 동화나 성서 이야기에 대한²⁶ 그들의 기억력을 검사했다. 참가한 환자들 모두 이마엽에 피를 공급하는 뇌동맥류가 파열된 사람들이었다. (중략).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장면을자세히 묘사해 달라고 했고 피험자가 말하는 동안에는 그들의 이야기를단어 하나 빠뜨리지 않고 모두 기록했다.
연구팀은 완결 정도, 실수한 횟수, 세부 내용 왜곡이나 여러 이야기의 혼합과 같은 실수 유형에 따라 피험자들이 말한 이야기에 점수를 매겼다. - P203

말짓기증 환자들은 아무 관련이 없는 생각이나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끌어와 현재 머릿속에서 진행 중인 생각과 뒤섞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있지도 않은 기억을 지어낸다는 것은 아니다.  - P204

말짓기증 환자들이 가짜로 답을 지어내는 비율은 말짓기증이 아닌 환자들과 엇비슷했다.²⁸ - P204

원인 모를 모든 행동, 태도 말, 믿음 뒤에는 심리학적이고 신경학적인 배경이 있다는 것이었다. (중략). 하지만 빌리의 뇌에서 벌어지는 사건 맥락에서 그의 말과 생각을 해석하면 거기에는 한 가지 패턴이 있었다. - P207

그러나 뇌 손상 때문이든 매우 혼란스러운 경험 때문이든 그 이야기의 일부가 사라지면 뇌는 평상시와 똑같은 논리 수순에 따라 구멍을 메운다. 조각이 사라진 채 퍼즐 맞추기를 할 때처럼 무의식의 뇌는 빈틈에가장 설득력 있게 딱 들어맞을 것 같은 기억과 생각의 조각을 방대한 지식 저장 창고에서 가져온다. - P207

4.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

(전략).
3 Bliss and Lemo 1973.
4 Schwärzel and Müller 2006,
(중략).
8 Craik et al, 1999: Kelley et al, 2002,
(중략).
10 Kravilashvili et al. 2010.
11 Sharet et al. 2007.
(중략).
15 Franklin v. Damon. 1995.
16 Ritchie et al. 2006.
(중략).
18 Gazzaniga 2000.
(중략).
20 Schnider. von Diniken, and Guthroed 1996.
21 Metcalf, Langdon, and Coltheart 2007.
(중략).
23 이런 견해에 대해 반박해 모리스 모스코비치(Moscowitch 1995) 박사는 짓기증이 정말로자아를 보호하는 신념과 맞지 않는 의견을 서로 어울리게 하려는 시도라면 뇌 손상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말짓기증이 나타나야 한다는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피력했다. 어쩌면 우리가 살펴본 정신역학적 해석으로는 이 증상을 온전히 설명하기 힘들 수 있다. 말기증이 생길 가능성은 모두에게 있지만 뇌 손상을 입은 사람은 뇌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훨씬 더 쉽게 나타난다.
(중략).
26 AsafGilbea et al. 2006,
(중략).
28 Schnider, von Daniken, and Gutbrod 1996; Mercer et al. 1972그의Moscovitch 1989 - P391

Part 5


무의식은
쉽게 속는다


초자연적 믿음과 환각이 생겨나는 이유



외계 생명체에 대한 대부분의 상상은 사실 인간의 자만에 깊이 물들어 있다. <스타트렉>이나 다른 100여 편의 공상과학 드라마에 나오는 가상의 외계 생명체는 외계인이라기보다는 내 이웃과 비슷하다¹
-네이선 미어블드 - P209

(전략).

외계인 납치설을 믿게 되는 이유

(전략), 마지막에는 외계인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 했다. 그녀는 진짜 있었던 일이라고 100퍼센트 믿고 있었다.
평범한 가정 출신에 하루 일과도 남과 다를 바 없는 고등학교 정규직 교사가 외계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다고 믿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친 사람이라고 치부하고 외면하는 것은 답이 되지 않는다.  - P211

외계인 납치 경험을 주장하는 대다수 사람은 평범하지만 그들의 주장에는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외계인이 들어왔을 때 누워 있었고 꼼짝도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외계인은 형체가 뚜렷하지 않고 회색이나 흰색이다. 그들은 피해자를 내려다보며 피해자의 몸에 무언가를 찔러 넣거나 실험을 하고, 그것도 아니면 성폭력을 한다. - P212

평범하고 정신 병력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 외계인과 만났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외계인의 존재를 그토록 굳세게 믿는 이유는 무엇인가? - P212

수면과 각성의 틈

신경학자들이 수면마비(sleep paralysis, 가위눌림)라는 신비한 현상에 대해 알게 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 P213

1876년 미국 신경학자 위어 미첼(Weir Mitchell)은 이런 상태를 처음으로 설명했다. "그 사람은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완전히 의식하지만 근육은 단 하나도 움직이지 못한다. 여전히 누워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알고 보면 그는 극심한 불안에 빠진 채 몸을 움직이려 기를 쓰고 있다."⁵ - P213

학계에서는 수면마비를 겪는 사람이 인구의 8퍼센트⁷ 정도라고 추산한다. (중략). 증상의 심각성은 사람마다 다른데, 대다수는 수면마비 시간이 고작 몇 초이고 더 이상 길어지지 않아 환각까지는 경험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불안감이 심한 사람일수록 수면마비 동안 낯선 존재가 옆에 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⁸ - P214

신경계 자극과 공포의 그림자

(전략).
관자엽에 정밀하게 자극을 주면 근방에 무언가 낯선 존재가 있다는 느낌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낯선 느낌이 드는 순간 뇌는 그 현상을 설명하려 한다. - P216

신과의 대화


로버트가 마흔일곱 살일 때, 픽업트럭 뒷좌석에 앉아서 목적지로 가던중에 어디선가 나타난 세단 한 대가 트럭 옆구리를 들이박았다. (중략). 로버트는 운 좋게 목숨은 건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로 인한 영구 후유증이 생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P217

신경과 의사가 로버트에게 발작이 일어난 순간을 설명해 달라고 했을 때 그의 설명은 가족과 조금 달랐다.
하늘에서 "아름다운" 빛이 로버트의 왼쪽으로 뻗어 내려와 계속 커지기 시작한다. 그는 마음이 차분해진다. (후략). - P217

로버트는 로마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으며 고등학교까지 종교교육도 계속 받았다. (중략). 또한 그에게는 정신과 병력도 전혀 없었다. 최근에 받은 심리 평가 결과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MRI에서 오른쪽관자엽이 염증으로 인해 연화되어 있는 것이 드러났다. - P219

심리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의 설명에 따르면 어떤 사람은 관자엽 뇌전증이 원인이 되어 성령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빈센트 반 고흐도 관자 뇌전증 증상을 많이 보였고,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등 여러 번 종교적 환상에 빠졌다. - P219

종교나 영적 세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신경신학 분야에서 검사한 종교계 종사자들의 신경 촬영 영상을 보면 그들은 이마엽과 관자엽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연구팀이 관자엽 뇌전증을 앓는 앨리슨의 뇌에 비슷한 부위를 자극해 그림자 인간을 느끼게 했듯이 신경신학 연구팀도 비슷한 부위에 전류를 흘려보내 종교인들의 영적 경험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 P220

뇌의 무의식계는 나름의 논리를 따르는 단순한 시스템이다. 뇌는 양립 불가능한 자극을 동시에 느끼는 순간, 이를테면 주위에 아무도 없는것이 분명한데 누군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 당장 갖고 있는 정보만으로 최선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 P221

내가 죽었다는 착각

(전략).
머피 씨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은 코타르증후군(Cotard delusion)으로 ‘걷는 시체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코타르증후군을 앓는 환자는 자신이 죽었거나 세상에서 분리되었거나 가장 가깝게 지내던 사람을 포함해 주위 모든 사람과 멀리 떨어졌다고 믿는다. - P223

코타르증후군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론상으로는 지각과 감정이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¹⁶ - P223

진짜 같은 가짜


이와 비슷하게 뇌가 기괴한 해석을 이끌어내는 또 다른 질병에는 카프그라증후군(Capgras syndrome)이 있다. 이 질병의 환자들은 주변인 모두가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한 가짜로 바꿔치기 되었다고 생각한다. - P224

(전략).
파텔 씨의 뇌 CT 촬영 결과 편도와 해마, 관자엽이 수축되어 있는것이 밝혀졌다. 코타르증후군 환자들의 뇌 손상 부위와 똑같은 영역이었다. 코타르증후군처럼 카프그라증후군도 주변인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문제를 일으킨다. - P225

코타르증후군과 카프그라증후군은 뇌의 매우 이상한 비정상성을 동전의 양면처럼²⁰ 두 가지 방식으로 다르게 풀이한다. - P226

죽음의 경계선에서 보는 환상


여러 해 전 이탈리아에서 카를로라는 환자는 자신이 겪은 불가사의한 경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어 신경과학자와 심리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을 만났다.

(중략).

카를로의 이야기는 거의 죽음에 이르렀다가 다시 살아나는, 이른바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의 설명과 매우 비슷하다. - P227

개개인의 임사체험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과, 죽기 직전의 상태나 신실한 종교인이 아닌 카를로 같은 사람에게도 그런 임사체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근본적으로 신경학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의 뇌에서 무슨 일이발생해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분명하다.  - P229

환각에 빠질 때의 공통점


(전략). 조종사의 약 10퍼센트는²⁷ 중력, 이른바 G포스가 높은 상태에서 전투기를 다루는 동안 의식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고말한다. (중략). 일부 전투기 조종사는 완전한 의식상실까지는 아니어도 잠시 동안 변성의식 상태(altered consciousness)에 빠지기도 한다. - P230

높은 G포스에 노출된 조종사들은 임사체험과 비슷한 경험도 한다. - P231

이탈리아의 카를로가 의사들에게 말한 환상도 임사체험에 대한 설명과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 (중략). 그렇다면 그가 임사체험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중략) 뇌의 산소결핍이 그에게 환각을 불러온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유는 그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
임사체험 연구 결과³¹ 뇌와 눈으로 향하는 혈류가 위험한 수준으로 줄어들면 뇌는 시야의 빈틈을 메우려 한다. - P231

이런 환상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하는 영역은 뇌줄기에 위치한 청반일 공산이 크다. - P232

뇌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려고 안정감을 자아내는 대치 신경전달물질을 내보낸다. 어떤 식으로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신경계의 이런 방해 작용은³² 렘수면의 중요 요소를 움직여 꿈과 깨어 있는 상태의 사고를 뒤섞는다. - P232

임사체험 증상이 특히 쉽게 일어나기 쉬운 또 다른 유형은 수면마비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마비가 있는 사람들일수록³³ 렘방해는 물론 임사체험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 P233

뇌가 신경계를 진정시키려 할 때

(전략).

두 사람과 테러 공격, 납치, 강간, 외계인 납치, 전쟁 포로생활 등을겪은 다른 28명의 피해자를 조사한 연구에서³⁵ 피험자의 25퍼센트가 환각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 P234

인질은 자신이 처한 공통된 세 가지 특징으로 인해 환각에 빠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첫째, 그는 사방이 깜깜한 곳에 갇혀 있다. (중략). 둘째, 인질은 갇혀서무기력한 상태다. (중략). 셋째, 무엇보다도 인질은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 P235

그렇다면 여전히 외계인 납치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은 수면마비를 전혀 모르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수면마비에 대해 알아도 그것이 자신들이 겪은 초자연적 현상의 원인일수 있다는 사실은 강하게 거부한다. - P236

인간은 감정적으로 강렬한 기억은 더 확신하며 떠올리고 이야기에 구멍이 있다는 생각은거부한다. (중략). 다 좋다. 수면마비를 원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그들 마음이다. 그런데 왜 하필 외계인 납치인가? 많고 많은 현상 가운데 왜 하필이면 외계인인가? - P237

무의식이 채택한 당혹스러운 시나리오


1970년대 뉴펀들랜드의 어촌인 노스이스트 하버의 주민들은 밤마다 사람을 찾아 떠돈다는 유령 전설에 시달렸다. 마을 사람들은 이 유령을 ‘올드 해그(Old Hag, 원래는 마녀일 가능성이 큰 노파라는 뜻이지만 비유적으로가위눌림이라는 뜻도 있다-옮긴이)‘라고 불렀다. - P237

올드 해그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든 그 환상을 보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은 거의 똑같다. (중략).
마비나 그림자처럼 어슴푸레한 형체, 압박감이나 통증, 두려움 등은올드 해그 이야기의 공통점이다. 올드 해그에 홀리는 것과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는 주장은 설명방식이 다를 뿐 똑같은 경험일지도 모른다. - P239

대다수 사람은 수면마비 현상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수면마비를 겪는 순간 그들은 가장 먼저 자신들이 겪은 현상이 무엇인지 설명부터 하려 한다. 뉴펀들랜드 어촌 주민들은 그것을 올드 해그가 공격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가 세계 도처에 존재한다. - P239

수면마비가 생기는 순간 뇌의 무의식계는 그 상황을 합리화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무의식계가 선택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이 속한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이 무엇을 믿고, 무엇이 궁금하고, 무엇이 두렵고, 무엇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호기심을 충족하지 못한 부분은 무엇이고, 과거의 어떤 부분을 기억하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 P240

수면마비 상태에서는 의식의 각성과 근육통제 사이에 협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탓에 무의식으로 서로 충돌하는 혼란스러운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무의식은 이런 정보들을 조화시키기 위한 해석을 찾아내려 한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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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



기억, 감정, 자아를 만드는 뇌의 서사


(전략).
빌리는 오늘 날짜를 몰랐다. (중략). 하지만 진짜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빌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아니었다. 그는 ‘일부러‘ 거짓 대답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자신을 감추려 노력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사실만을 대답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정말로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믿었다. - P171

뇌는 기억을 편집한다


빌리의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이해하려면 기억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기억이 과거의 경험을 단순하게 촬영한 비디오 같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아니다. - P172

이론적으로 신경세포는 집단으로 묶여 자주 자극을 받으면 추가로 수용체를 모집해 새롭고 더 강한 시냅스를 만들어낸다. 장기 강화 작용(long-term potentiation)³이라고도 하는 시냅스 연결 강화는 기억을 형성하는 근간이 된다. - P173

장기 강화 작용은 기억이 뚜렷한 신경세포 발사 패턴으로 암호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기억과 기억의 연결 고리가 만들어지는 일도 가능케 한다. - P173

일단 연결된 신경세포 집단은 나중에 활성화될 때 다른 신경세포 무리에게도 집단을 만들라고 부추긴다. ‘기억 형성‘⁴은 평생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역동적 프로세스다. 우리의 경험은 뒤얽힌 연결 패턴으로 저장된다. 과거 경험을 떠올리거나 - P173

 미국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beth Loftus)는 최근의 경험이 기억을 어떻게 조작할수 있는지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설계했다. - P174

기억은 상호연결되어 있는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변할 여지가 있다. 뇌는 특징이 비슷한 기억을 연결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들을 강조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뇌는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그 사건들을 재구성할 수 있다. - P176

이스라엘 연구팀은⁶ 기억에 문제가 없는 어떤 여성을 이틀 동안 카메라에 담았다. (중략) 이후 몇 년 동안 그녀는 시간차를 두고 그 이틀에 대해 묻는 질문지에 답했다. (중략) 시간차가 길수록 자세한 부분에 대한 그녀의 기억 왜곡은 더 심해졌다. - P176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의 기억은 자세하고 정확하게 저장된 기록에서 멀어졌고, 대신에 그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 P177

기억은 우리라는 사람을 결정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 P177

감정으로 물든 기억

(전략). 2000년 듀크대학 신경과학자 연구팀⁷(그들에게 편견은 없었을 것이다)은 감정 기억 연구에 참가할 열혈 농구팬을 모집했다. 12명은 듀크대학 팬이었고 11명은 UNC팬이었다. 피험자들은 1주 동안 한자리에 모여 듀크대학과 UNC 농구팀이 벌인 접전을 커다란 화면으로 세 번 시청했다.  - P178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팬들은 자기 팀이 불리했던 경기보다 유리했던 경기를 더 잘 기억했다. 그러므로 긍정적 감정의 기억은 부정적 감정의 기억보다 더 정확한 경향이 있다. - P178

. 토론토대학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고집불통‘이라는 단어를 비롯해 다양한 형용사를 보여준 뒤 다음과 같이 두 가지를 질문했다.


1. 고집불통‘은 당신의 성격에도 해당됩니까?
2. ‘고집불통‘이라는 말은 [전 캐나다 총리] 브라이언 멀로니의 성격에도해당됩니까?


FMRI 관찰 결과 안쪽이마앞겉질은 피험자가 1번 질문에 답할 때에는 점화되었지만 2번 질문에는 점화되지 않았다.⁸ - P179

이 신경학 연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경 촬영 결과 피험자가 농구 경기를 기억하는 동안 해마의 경계에 있는 해마곁(parahippocampal) 영역도 점화되었다. 이 영역은 대화에서 비꼬는 기색을 알아차리는 등사회적 인지 수행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 P179

지금까지 해마곁겉질은 공간관계 처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빈정거림에 대한 연구는 이 영역이 사회적 인지 수행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농구 경기 관람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다. - P180

뇌가 재난을 기억하는 방식


2001년 11월 18일 일요일 아침에 어디 있었는지 기억하는가? 나는 아니다. 나는 2주 전 일요일에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2001년 9월 11일은 아주 잘 기억한다. - P181

9.11 테러 기억처럼 매우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을 기억하는 것을 섬광기억(Hashbulb memory)이라고 한다. - P182

두 번의 대답이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았지만 9.11 테러 섬광기억에 대한 피험자들¹⁰의 기억은 문자 메시지와 관련된 대조군의 기억보다 훨씬 자세했고 세부 내용 설명도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대답과 더 많이 일치했다. - P182

기억은 자기중심적이다


9.11 테러가 일어나고 3년 후 뉴욕 시민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 그 테러공격을 보며 느꼈던 감정이 그때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에 참가했다. 첫 번째 집단은 세계무역센터 근처 맨해튼 다운타운에서 테러 현장을 직접 본 사람들이었고, 두 번째 집단은 몇십 킬로미터 떨어진 미드타운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 P183

 미드타운 피험자들은¹¹ 9.11 테러를 자세히 기억하려 할 때 뒤쪽해마곁겉질이 많이 활성화된 반면 편도의 활동은미미했다. 다운타운 피험자들과는 정반대였다. - P184

우리는 감정을 발산한 순간을 기억한다. 9·11 테러 공격 뉴스를 들었을 때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었다는 사실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장본인은 그렇지 않았다 - P184

 우리는 경험을 떠올릴 때 개인사에 중요한 부분을 의식적으로 기억한다. - P185

또 다른 예가 있다. 1967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의 야구 경기 중에 4회에 이해하지 못할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레드삭스의 스타 타자 토니 코니글리아로가 타선에 섰을 때 에인절스의 투수잭 해밀턴이 던진 강속구가 토니 코니글리아로의 머리에 맞았다.  - P186

이번 일은 잭 해밀턴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는데도 그의인터뷰 내용에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사실이 여러 기록에서 드러났다. - P186

잭 해밀턴은 그 사건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는그랬다. 잭 해밀턴은 공이 토니 코니글리아로의 몸에 맞는 순간 그의 얼굴 표정이 어떠했는지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P187

뇌가 고통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법

1969년 9월 22일 수전 네이슨이라는 여덟 살의 여자아이가 캘리포니아포스터시티에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오는 길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중략). 1969년 12월 샌프란시스코 수자원관리국 공무원이 평소처럼 순찰을 도는 중에 크리스털스프링스 저수지 근처 협곡에서 한 아이의 사체를 발견했다. - P188

아일린은 먼저 치료 전문가에게 그 기억을 상담받은 후 남편에게 말했다. (중략). 경찰은 아일린의 기억에 신빙성이 있다고 여기고 조지 프랭클린의 집을 찾아갔다. (중략).
"예전 살인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경찰관이 말했다. "피해자 이름은 수전입니다. 수전 네이슨이요"
조지 프랭클린은 잠시 경찰관을 쳐다보다 대답했다. "내 딸을 만나고 오신 건가요?" - P189

피고인 측은 아일린의 증언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건 당시 보도된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아일린이 기억한다고 말한 ‘모든 것이 하나도 빠짐없이‘ 이미 대중에게 알려진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 P190

진술에서 몇 가지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배심원들은 아일린의 증언이 자세하고 사건에 대한 기억의 정확도도 높다고 판단했다. 조지 프랭클린은 유죄였고 1급 살인죄가 적용되었다.¹⁵
아일린은 정말 아버지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일까? 기사 내용과 사진을 순서대로 배열하면서 기억이라고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 P190

기억억제는 일반적으로 트라우마가 있을 때 생긴다. - P191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부정적 감정에 대한 기억은¹⁶ 행복한 감정의 기억보다 더 빨리 희미해진다. 심리학에는 기억 무시 모델(mnemic neglectmodel) 이론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자아인식과 일치하는 일은 쉽게 기억하는 반면, 자아인식과 충돌하는 기억이나 감정은 쉽사리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 P191

뇌는 개인사를 담은 스냅사진을 배열할 때 자아를 보호하는 방식을 자주 따른다. 뇌의 무의식을 뉴스 채널이라고 한다면 이는 한쪽으로 치우친 뉴스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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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서 이렇듯 ‘착한 척‘과 ‘나약함‘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여도 사실 한 몸체다. 두 요소가 만나는 지점에 인간이 감추고 싶어 하는 ‘약점‘이 놓여 있으며, 그 약점이 드러난 사람은 손쉽게 다룰 수 있다. - P87

착한 척은 약자의 전략이다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 (중략). 다크 심리학은 오히려 모순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활용한다. - P88

그러면 다크 심리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약점 포착‘을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첫째, 상대방이 어떤 ‘착한 척‘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P89

둘째, 착한 척을 통해 드러나는 ‘정서적 빈틈‘을 구체적으로 찾아야 한다. - P89

셋째, 상대방이 스스로 ‘나약함‘을 직시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 P90

인간은 자신의 약점을 결코 숨기지 못한다.
그 약점이 바로 다크 심리학을 관통하는 핵심 동력이다. - P91

인정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인정 욕구의 정의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바란다. - P92

심리학자 헨리 머레이(Henry Murray)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욕구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다.  - P93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토록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갈망할까? 사실 인정욕구는 인간만이 아닌 동식물에서도 발견되는 생물의 욕구다. (중략), 인정욕구는 ‘자신의 생존 이유‘를 확인하는것과 같다. - P93

상대방의 욕망과 약점을 파악하면, 상대방 스스로 ‘나를인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 P94

인정욕구의 사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욕심이 ‘없는 척‘하는 사람은 있지만, 인정욕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P95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어도 자기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면, 타인에게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 - P97

특히 일반 사용자가 아닌 인플루언서로 명성 높은 이들 중에선 이미 ‘폭발적 인기(인정욕구)‘를 경험했지만, 늘 수치(좋아요, 조회수)가 줄어들까 봐 두려워한다. - P97

이 욕망을 활용하려면, 그 사람이 원하는 보상을 교묘하게 제공하면서 (또는 거두어들이면서) 관계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략). 바로 상대방의 욕구가 절실하면 절실할수록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 P99

상대방의 욕망 읽는 법


상대방의 인정 욕구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그 사람의 욕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 사람의 욕망을읽고 싶다면, 먼저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지점이나,
절대 다른 이에게 빼앗기고 싶어 하지 않는 성과물을 찾아내라. - P100

요약하면 사람은 인정 욕구 없이 살 수 없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으며, 마음 한구석에 ‘내게 괜찮다고 말해 줘‘라는 목소리를 품고 있다. - P102

이 말에 동의한다면, 다음 3가지를 명심하라.

첫째, 상대방이 원하는 무대를 찾아라.
(중략).

둘째, 겉치레보다 섬세한 공감이 핵심이다.
(중략).

셋째, 관심과 무관심을 균형 있게 사용하라.
(중략).


이 3가지 방법을 통해 상대방의 욕구가 어디서,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알 수 있다. - P103

공포는 최고의 복종을 이끈다


공포와 생존의 경계


인간을 움직이는 심리적 동력 중에 공포심만큼 강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없다. - P104

 사실 공포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감정이다. - P104

물론 지금은 직접적인 생존의 위협을 받지는 않지만, 여전히 ‘공포‘에 대한 본능을 지니고 있다.

(중략).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 속 많은 권력자가 때론 공포심을 조장하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다. - P105

그는 자신의 저서 《군주론》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군주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원칙보다는 현실적인 정치적 필요성이 더 중요하며, 때로는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다."

따라서 군주가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두려움을 선택하는 것이 더낫다. - P106

그런데 여기서 말한 공포를 단지 ‘폭력‘이나 ‘위협‘으로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권력자들의 ‘공포 통치‘이면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와 이를 이용한 기민한 전략들이 있었다.  - P107

더군다나 공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벌‘로 작동한다.
상대방이 ‘내가 잘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고 상상하게 만드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 P107

사람은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면, 자존심이나 원칙 대신
‘안정‘을 찾게 된다.

물론 공포심 조장의 한계도 있다. 공포가 가져오는 복종효과는 분명하지만, 공포(폭력적이건 정신적이건)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내성이 생기거나 반감이 폭발할 위험이 크다. - P108

현대의 공포심 조장


공포가 정치나 전쟁만을 전유물로 삼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도 공포를 통해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다. - P109

일상 속 ‘작은 권력‘도 공포를 조장하면, 인간적 신뢰와 협력이 깨지며 각자의 삶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 P110

(전략).
그러나 이 방식을 사용할 때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공포를 남용하는 전략은 되돌아올 반작용도 강력하므로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 P111

공포가 사람을 순식간에 장악하게 만드는 건 사실이다.
(중략).
그러니 공포를 통한 지배보다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살짝 ‘불안의 씨앗‘을 뿌려 두고,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편이 상대방을 더욱 단단히 묶어 둘 수 있다. - P113

죄책감 활용


죄책감은 심리적 올가미다


도덕적 정당성


인간은 언제나 ‘나는 옳다‘라고 생각한다. 일, 인간관계등 모든 것에서 자신의 행동은 잘못되지 않았으며, 스스로도덕적이라고 믿는다. - P114

중요한 건, 인간은 ‘도덕적 정당성¹⁴‘을 얻었을 때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렇기에 아무리 사소한 일에도 ‘나는 옳은 일을 하고있다‘라고 자기규정(自己)을 하는 것이다. 


14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나 올바른 행동 규범과 관련된 떳떳하고 정당한 성질이다. - P115

첫째,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사람은 죄책감을 느꼈을 때 ‘자기 합리화‘로 자기 잘못을 정당화한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인지 부조화(CognitiveDissonance)‘ 때문이다. - P116

둘째, 상대방(가해자)의 요구에 순응한다.


도덕적 정당성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자존심과 열등감에 민감하며,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한다. 결국 자신의 본모습을 잃은 채 상대방에게 구속된다. - P117

죄책감의 문제


죄책감은 자기 스스로 잘못되었거나 비도덕적인 것을자각했을 때 유발된다. 그런데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책임감‘이 있다는 증거다. - P118

사람은 태도와 행동의 일관성을 추구하며, 그 일관성이 깨지면 다시 일관성을 회복하려고 한다. - P119

욕망과 도덕의 경계


윤리와 도덕을 무기로 삼는다는 건, 결코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 P123

단, 이 방법은 장기적으로 양날의 검이 된다. 상대가 언젠가 ‘내가 이용당했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강한 반발이 돌아올 수 있다.

도덕을 무기로 써서 얻은 복종은, 진정한 동의나 신뢰와는 거리가 멀다. - P124

결국 목표가 단기적 성과냐, 아니면 장기적 안정이냐에 따라 이 전략의 가치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 P125

Chapter 3

심리를 조작하는
5가지 기술


감정 교란

예측 불가능성을 선택하라


미치광이 전략


상상해 보자. 당신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마주한사람이 ‘핵 버튼‘에 손을 얹고, 조용히 미소 지으며 바라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 P129

이 전략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과도비슷한데, 둘 다 상대방에게 극단적인 압박을 가해 자신의조건을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사람은 두려움이 깊어질수록 냉철한 판단 보다 ‘포기‘나
‘양보‘를 선택하게 된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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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일의 시집 「서산사투리는 100개의 시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목은 모두 ‘서산사투리 ‘이고 끝에 1부터 100이 붙어 있다.
‘서산사투리‘라는 제목으로만 시 100개를 썼다라....... 충청도 사투리가 얼마나 오지게 들어갔을지 기대할 수밖에 없다. - P145

작가는 ‘서산에 도회지 사람들이 오면서 인심이 변하고, 바다도 산도 논밭도 서울 사람들 것이 되어 가고 있다‘며 한탄했다. 이 책은 40년 전에 쓰였다. 40년이면 강산이 몇 번이 바뀔 세월. 지금의 서산 땅은 그의 생각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 P145

힘 내세유
내 우주시여
2000.1.7 세브란스 병원에서

김동원, 「어머이 세월」, 「추억의 강』(타임비, 2012) - P146

"댁의 토끼도 무탈하구유? 가만있자,
고 녀석 이름이......."

은모든, 『선물이 있어』
(열린책들, 2022) - P148

대화에 서툰 나는 유튜브 검색창에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는 법‘ 같은 걸 넣고 검색하는 삶을 이어가다가, 같이 사는 개의 예방 접종일이 도래하여 개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갔다. - P149

(전략).
사람들과 만난 후에 이불이나 패던 나는 요령 하나를 깨닫는다. 상대방의 반려동물 안부를 물으면 서로 즐거운 대화가 가능하구나 하고 - P149

여보세요? 아 거그 하숙집이쥬?
저 권영호 학상 좀 바꿔 주세유.

최규석, 『100°C』
(창비, 2017) - P150

2023년 서울, 소주 한 병에 7천 원을 받는 해장국집이 등장했다. 해장국과 소주 가격을 1년에 두 번이나 인상을 해 버리는, 선을 넘어도 오지게 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 P151

하숙집이 다시 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전기료나 난방비, 그리고 밥값이 포함되는 하숙비가 원룸에서 월세로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 P151

누가 나를 견딜 수 있겠는가? 하숙집의 평화를위해 나는 아무리 물가가 비싸더라도 하숙집은 피할 것이다. 밥은 원래 안 먹고 살았다. 1년 전까지 집에 밥솥과 쌀 없이 살았다. 성격이 좋을 리 없다. 난 이상한 놈이다. 내가 문제다. - P151

"여기 사는 사람들이 원체 까다롭게 굴어서유.
뭔 자기들이 귀족이라도 되는 것 같어요."

신도현, 『여의도 전쟁 판』
(형설출판사, 2012) - P152

나는 환경미화원이 되고 싶었다. 말로 하는 건 자신 없고 몸으로 하는 건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 P153

옆의 대사는 소설 속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한 말이다. 아파트 경비원과 미화원이 주민의 갑질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한 정치인은 "18년 근무한 환경미화원의 연봉이 6500만 원이나 된다", "신의 직장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사고로 숨진 환경미화원은 280여 명, 부상당한 미화원은 3만 명이 넘는다. 신의 직장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 P153

"이래봬도 대장간 주인이여! 장검 수천 개를만든 사람이란 말이여."

고우영, 『임꺽정 3』*
(자음과모음, 2004)


* 심의 때문에 삭제하거나 수정한 장면들을 복원한 복간본. - P156

고우영 화백의 만화를 워낙 좋아했다. 내 기억 속 고우영 화백은 수백 년 전의 이야기에 시대를 초월한 개그 센스를 입혀 내놓는 천재 작가였다. - P157

고우영의 복간된 「임꺽정」은 사투리의 맛을 살려 생동감이넘친다. 오히려, 원작인 홍명희의 「林巨正에서는 등장인물 간대화 속 종결어미에 사투리가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 P157

타슈

대전 공공자전거 이름 - P158

많은 지자체가 공공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중략).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자전거는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말그대로 ‘공공‘이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보니 그렇다. - P159

이런 상황에서 대전의 ‘타슈‘는 공공자전거의 모범이라 할수 있다. 대전교통공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타슈 이용건수는 216만 건으로 2년 전 동기 대비 8.7배 늘어났다. 전국 1위. - P159

해 저물녘 한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 쉬고 있다

나태주, 「내가 사랑하는 계절」, 「너와 함께라면인생도 여행이다」 (열림원, 2019)


* ‘배고프다, 시장하다‘라는 뜻의 충청도 방언. - P166

11월.
이 시에서 화자(아마도 나태주 본인일 것이다)가 가장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라고 한다. - P167

청주를 떠난 후에는 11월마다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다. 미술관 때문이 아니라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때문이다. 비록 낙엽은 플라타너스의 이파리만큼 거대하지 않지만 단풍잎이 우수수수 떨어지는 풍경이 볼 만하다. - P167

"그래서 헌 바지에 뭐 나오듯 느닷없이
김치 타령 이밥 타령 주접 떠는겨?"

최상규, 『슬프지만 할 수 없어요 안녕 최상규』
(문경, 1994) - P168

요즘은 성기 없으면 말이 안 되나 싶을 정도로 성기가 넘쳐난다. 말이고 글이고 가리질 않는다. 망했다는 ‘좆됐다‘고 한다. 그리고 엄청 멋지다는 ‘된다‘고 한다. - P169

잘된 것도 좆이고 망한 것도 좆이라니…………….
좆같은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 좀 지겹다.
다른 표현도 많은데 너무 쉽게 음절 하나로 맞바꾸는 모습이 아쉽다. - P169

오래간만에 여유 피는 9월의 어느 반굉일 션한
멀국에 막걸리 한 사발 옛날이었으믄 갈 텐디


제1회 충청도 사투리경연대회 대상 수상자
임성춘 씨가 작사한 랩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께꾹지내가 느껴진 거여』
(「대전일보』, 2020) - P172

요즘은 고생했던 일이나 슬픔마저도 골라서 기억하는 시대 같다. 힘들었던 과거도 잊히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 P173

8도 중에 가장 언어가 좋은 곳은 충청도의
충주이다. 말의 격이 정돈되어 있고 어조가
온아하며, 경성을 능가하는 것이 있다.

혼마 규스케, 『조선잡기』
(최혜주 옮김, 김영사, 2008) - P174

1890년대 조선은 대외적 영향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중략). 이 사건이 을미사변과 아관파천이다.
이 모든 일이 있기 직전, 1893년 봄에는 혼마 규스케라는 일본인이 조선 땅을 밟는다. - P175

『조선잡기』라는 왜곡된 렌즈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조선을 미개하고 만만한 나라로 보았을까? 이는 몇 년 전까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혐한 서적과 별다르지 않다. - P175

그럼에도 그가 비꼬지 않은 부분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충주의 말이다. 그렇기에 그 부분이 더욱 눈에 띈다. 가장 언어가 좋은 곳이 충청도 충주라니, 당황스러울 정도다. - P175

"아 경찰이라면서 완전범죄 노리고 있잔여.
그게 쉬운 일이여?"

JTBC 드라마 『괴물』 (2021)에서 - P178

쓰고 있는 내 소설과 너무 비슷한 작품이 이미 나와 팔리는 걸 보고 좌절했던 경험. 많은 작가가 한 번쯤은 느껴봤으리라 생각한다. - P179

사람의 상상력이란 무한하지만 한편으로는 뻔하기도 하다. 한번 써 볼까 하는 것들은 과거의 작가들이 이미 썼다. 그것도 수십 년 전에 말이다. - P179

. 빠른 속도로 우주여행을 다녀와 보니 지구인들이 폭삭 늙었다는 영화 『인터스텔라』 속 소재는 이미 1980년대 애니메이션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에서 쓰였다. 영화 「AI」, 「Her」를 보고 그전에 출간된 만화 『플루토』를 다시 봤더니 우라사와 나오키가 신으로 보인다. - P179

스릴러 작가들은 어떨까.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은 2010년 이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 P179

육회는 쇠고기를 좋은 것으로 하되 잘게 잘게
썰어서 좋은 술에 빨아서 생청과 고추장과
참기름, 후춧가루를 넣어서 이대 주물러서
먹어라.


충청북도 청주시, 『반찬등속』
(휴먼컬처아리랑, 2015) - P180

『반찬등속』은 100여년 전, 청주에 사는 진주 강씨 집안의 며느리로 추정되는 이가 고한글로 쓴 충북 최초의 음식 서적이라고 한다.  - P181

충청도 방언이 포함된 책과 음식을 주제로 한 책, 고한글로쓴 책 중에 여성이 쓴 책은 이 책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 P181

내용으로 들어가면 그냥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아니 뭘 이렇게 잘들 자셨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충북에 바다가 없어서 생선 못 먹었다는 얘기는 취소해야 할 판이다. 돈이면 다 된다.  - P181

"근데 충주면 어디냐? 청주 옆인가?"
(...)
"충주? 청주 옆에 있는 게 충주던가?"

고형주, 「지역의 사생활 99: 충주』
(삐약삐약북스, 2020) - P184

충남과 대전의 인구를 합하면 충북 인구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그래서일까? 대전엑스포, 성심당, 대천해수욕장, 한화이글스....... ‘충청도‘ 하면 떠오르는 것들 대부분이 충남과 대전에있다. - P185

조선 정조 때 충주의 인구는 8만7천 명으로, 한반도 내 4위, 남한 내 2위를 차지한 대읍이었다. 통일신라시대 가장 큰 탑 (탑평리칠층석탑)이 충주에 있다는 사실도 충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P185

허나 현재 충주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물류가 하천이 아닌 육로 중심으로 바뀌다 보니 교통 요지로서의 기능을 전만큼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게 큰 이유 중 하나다. - P185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 한국지리 문항에 특정 지역에 대한 설명을 읽고 그 지역의 위치를 고르는 문제가나왔다. "이 지역은 한강 뱃길과 육로 교통의 길목으로……………." 당연히 정답은 충주. 「충주시」 유튜버가 「이걸 틀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상에서 이 문제를 풀면서 한마디 했다. - P185

아마 여러분들두 느끼셨을 중 알구
있습니다마는, 풀에 갬겨서 자즌거가
안 나가구 오도바이가 뒤루 가는 헹편이더라
이겝니다. 풀벼서 남 줘유?*

이문구, 『우리 동네』
(민음사, 2005)


* 부면장이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잡초를 자주 벨 것을 강조하는 장면. - P188

"왜 그래 엄마! 저게 뭐여 엄마!"
(......)
"매가, 새매가 먹이 사냥을 하나 부다."

강준희, 『생명 2』, 『아 이제는 어쩔꼬?』
(고글, 2005) - P190

믿어지진 않지만 나에게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 있었다. - P192

호환마마보다 무서운게 딱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산에 사는 무장공비였다. (중략). 다른 하나는 새였다. 참새, 까치 같은 게 아닌 매과의 새였는데, (후략). - P191

괜찮어유 참 형님 말씀대로 참 그 밭도
아니었쥬 자갈밭이지 통통 튀는 게, 참 어제
17시 32분을 기해서, 그게 금싸라기 땅으로
변할 줄 누가 알었겄슈.


KBS 프로그램 『유머 1번지』,「괜찮아유」
417회(1991)에서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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