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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잘 이해하도록 지도하는 방법

무엇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목적 안내하기

(전략).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학생들에게 교과 텍스트를 읽게 하려면 활동의 취지와 목적 안내가 선행되어야 한다. - P24

배움에 필요한 교과지식 제공하기

(전략). 교과지식이 없으면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므로, 주제배경지식을 늘리는 교과 어휘 활동으로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 P24

배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와 를 제공하기

교과 시간에 복잡하고, 모르는 분야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중략). 수업 전 나의 배경지식을 쓰고, 새롭게 배운 것은 무엇이고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활동은 글을 읽는 것의 쓸모를 느끼게 해준다.  - P26

글의 정보와 학생의 이해를 시각적으로 정리 및 표현하게 하기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읽기의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은 텍스트를 읽으며 끊임없이 자신이 제대로 읽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 P26

2교시

교과 학습을 위한문해력 도구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생각하기 문해력

‘독서‘란 독자가 텍스트와 상호작용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학생이 텍스트와 상호작용하도록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 P37

말하며 교과 배경지식을 떠올려요: 브레인스토밍


(전략).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은 말 그대로 뇌에 폭풍을 일으키는 과정으로, 1939년 광고회사 부사장이었던 오스본Alex Osborn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낸 후 유의미한 결과를 추려서 정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 P38

브레인스토밍 활동지를 만들 시간이 없다면 ‘( )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말해보자‘와 같이 한 문장으로 말하며 배경지식을 꺼내게 할 수 있다. 교사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 학생들은 학습하고자 하는 주제, 텍스트와 자신의 배경지식, 사전경험을 연결시킨다. - P42

교과주제 관련 글감을 찾아요: 브레인라이팅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면, 무임승차자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저랑 A만 말하고, B와 C는 참여를 안 해요." - P46

브레인라이팅은 말하기 활동을 힘들어하는 학생도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어서 브레인스토밍의 단점을 보완한다. 자기의 생각을 먼저 기록한 후 협력하게 하여 더 많은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다. - P49

학습 주제 구체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만들어요: 개념도

교과별 평가계획을 살펴보면 주제 중심 발표, 주제 중심 보고서, 리서치 프로젝트Research project 등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하여 탐구하는 수행평가 과제가 많다. - P53

개념도 활동 이해하기(전체)

개념도의 정의, 개념도를 그리며 방어작용을 공부할 때의 장점, 개념도 그리기의 절차를 설명한다. 이때 방어작용 개념도 예시를 보여 주면 보통의 학생들도 잘 이해하고, 잘 그리게 된다. - P54

ㅇㅇ으로 시작하는 말로 교과 어휘력을 높여요: 닿소리표

교과 텍스트를 잘 읽으려면 교과 어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과 지식을 담고 있는 핵심 어휘의 뜻을 모르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글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 - P60

배움의 변화를 경험하는 읽기 문해력

교과 시간에 스스로 읽을 책을 골라요: 북매치


수행평가로 서평 또는 독서 감상문 쓰기 과제를 부여할 때, 읽을 책을 알아서 준비해 오라고 하면 우수한 30%의 학생만 준비해온다. 그래서 요즘에는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 중 한 차시를 빼서 학생들을 학교도서관에 데려가 책을 고를 시간을 준다.  - P68

북매치 BOOK MATCH"
⁷란 자율적인 책 선택을 돕는 체계화된 전략이다.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책 선정 기준에 따라 학생들은 스스로 책을 선정할 수 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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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인데 1960년대생 선배들은 형수들에게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우리는 독박육아라는 원망을 들어야 할까? - P57

소장님의 양 눈썹이 올라갔다.
"여기 이분은 누구세요?"
(중략)
"무안시 임차 헬기, 트렌스 코리아 소속 담당 정비사입니다." - P58

굳은 소장님 얼굴이 살짝 풀어졌다.
"아니, 이게 왜 제 일이냐고요? 제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데요? 알지도 못하는데."
짜증 섞인 여자 소리가 천막 뒤편에서 들렸다.
"또 문제구먼. 잠깐 기다리세요. 일 처리 좀 하고 올게요." - P59

"김미정 사무관, 사무관이면 산불재난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데 자꾸 모른다고, 안 해봤다고 밑의 주무관들에게 결정을 안 내려주고 지시를 안 해주면 일을 어떻게 해요?"
"제가 이 일을 해봤어야지요."
여자는 얼굴을 찡그리며 소장님의 말에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 P60

대현 선배가 눈치 없이 소장님에게 물었다. 소장님은 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시작했다.
"저 사무관이 작년에 진급했는데, 실무 경험이 없어서 일을 모르니 책임을 안 지려고 자꾸 회피하고, 밑의 주무관들에게 일을 떠밀어서요. 아이 낳는 것을 탓하는 게 아니라 저 사무관이 8급일 때 아이 낳고, 육아 휴직을 삼 년 하고 와서는 근속 진급을 하고, 7급으로 승급되었을 때는 아이를 연이어 두 명 낳고, (후략)." - P61

소장은 티스푼으로 커피를 젓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 공무원들이 많나 봅니다?"
소장님은 대현 선배의 물음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지방공무원 중에 여성 공무원 비율이 49.4%예요. 절반입니다. 절반, 두 명 중 한 명이에요. 더 웃긴 것 이야기할까요?" - P62

‘산불현장에 비상대기 중인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주시기 바랍니다.‘ - P62

여성 경찰은 노무현 대통령 때 25%, 이명박 정부 18.4%, 박근혜정부 13.9%, 문재인 정부 25%를 의무적으로 뽑았다. 소방분야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꾸준히 늘었고 2023년에는 20%다. - P64

그 많은 여자 경찰, 여자 소방관들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다들 상대적으로 몸을 안 쓰는 내근직으로만 갔다. - P64

2014년 일산경찰서 특진에서 남성 경찰은 삼 년 동안 죽을 고생을 하여 살인, 강도 형사범 390명을 검거해서 일 계급 특진했지만, 여자 경찰은 저체온 등산객에게 점퍼를벗어줬다는 SNS 미담 하나로 일 계급 특진했다. - P65

예인 주무관은 나이가 어리면서도 예의가 바르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중략). 물론 총각 주무관들에게는 더 인기였다.
청장님 간담회가 있을 때도 "예인 주무관, 뭐 건의할 것 없어요?" 하고 콕 찍어 꼭 물어볼 정도였다.
이런 관심이 그녀를 힘들게 했을 줄이야. 앞서 말했듯이 여성 공무원 비중이 절반이다. 지원과는 여초 사무실이다. - P66

일 년이 지나 그녀가 선택한 것은 퇴직이었다. 다른 여자 공무원들이 이런 행동을 했음이 알려진 것은 예인 주무관이 퇴직할 때 퇴사 사유에 이 모든 것을 적었기 때문이었다. - P67

꼭 군대 내의 악폐습을 보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러나 이 사안은 군대 내의 악폐습과 완전히 다르다. 군대 내의 악폐습은 강제로 테스토스테론 넘치는 이십 대 남성들을 밀폐된 작은 공간에 가둬놓은 반작용으로 발생한다.
여자들이 하는 행위는 어떤 반작용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까? - P68

여자 간호사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태움이 이를 증명한다. 밀폐된 공간도 아니고 열린 공간에서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어찌 저리 잔인해질 수 있을까? - P68

그리고 이 감성과 공감이 산불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수원 검사관은 잘하고 있나요?"
(중략).
"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던 소장님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찔렸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 P69

"야, 준호야. 소장님 보니깐 참 좋으신 분 같다."
"네, 좋은분이지요. 공무원의 표상이라고 할까요. 너그러우면서도 강단 있으시고, 사람들이 관사가 좁다고 하니 자기 관사 내주고 그곳으로 들어가시더라고요. 안타까운 것은 기러기 아빠로 혼자 외롭게 지내신다는 거죠. 가족들이 전부 미국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 P70

5

(전략).
임도.
2003년 동해안 대산불 이후, 울창한 산림에 접근할 수 없어 산불을 더 크게 키웠다는 판단에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차량으로접근하기 쉽도록 전국의 산에 만들어진 임시도로 길 형태만 있는것이 태반이고 자갈이라도 깔려 있으면 다행이다. - P71

"A-3 지역이라고 하는데 넓어서 어떻게 찾냐? 어두워서 길 찾기도 어렵고, 실수로 산비탈로 떨어지면, 나중에 해골이 되어서 발견되는 것 아냐?" - P72

인사 후 우리는 민수원 선배를 만났냐고 물었다.
"아까 해가 지기 전에 왔었어요. 민수원 형님이 돈 좀 빌려달라기에 돈 좀 꿔줬죠. 전화가 끊어지기 전에 바로 이체해줬어요." - P74

"동욱 주무관, 큰돈 빌려주는데 와이프가 뭐라 하지 않아요?"
(중략).
"나는 경제권을 와이프가 가지고 있어서 지금도 조그마한 돈 쓰려 해도 허가받고 쓰는데, 어떻게 큰돈을 와이프 허가 없이 바로 빌려주는지 궁금해서요."
"아, 걱정 없어요, 저희는 각자 번 돈은 따로 관리하거든요, 생활비가 아닌 이상 서로 노터치예요. (후략)." - P75

권위라고 하니깐 가부장제의 나쁜 점만 생각하지만, 가부장제의 권위를 누리고 써본 세대는 이 앞 전 세대다. (중략).
또한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다.
다음 세대부터는 부모를 모시려 하지도 않고 부모들도 바라지않는다. - P77

나의 아버지도 일명 막노동, 건축 현장의 일용직이었다. 저녁때면 언제나 흔들흔들 지친 몸으로 오셨다. - P78

반면 딸들은 달랐다.
처음으로 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대학교 이상, 나아가 박사, 유학까지 독려한 세대다. 아버지들은 딸들을 신여성으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이 되라고 했다. - P79

남편은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노력했는데, 여성들은 돈 벌어오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설거지와 청소까지 하는 다정한 남자를 원했다. - P81

여자들은 외간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고 치근대면 자기가 아직 매력있고, 남편 말고 더 좋은 남자를 사귈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는데 이는 남자들의 본성을 모르는 엄청난 착각이다. - P82

가장 성평등하게 교육받은 세대이면서 가장 피해의식에 찌든 세대다 남자가 더 피해를 본 세대다.  - P86

호의가 오래되면 권리로 여긴다는 유행어처럼, 역설적이게도 이 세대의 여성들이 남녀 차별에 관해 가장 많은 피해의식을 가지고있다. 메갈리아, 워마드 등 남성혐오 여성운동이 시작된 세대이기도 하다. - P83

왜 이렇게 할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본다.
먼저, 이 여성들은 배려받은 생활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타인에게도 자연스럽게 나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다. (중략).
두 번째로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배려해본 경험이 없어서다. - P84

자식이 잘못했는데도 사과하지 않고, 아이가 잘못한 건데 내 아이니깐 배려해야죠 하며 적반하장으로 당당하게 따지는 엄마들, 이런 엄마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맘충이라는 용어가 생겼을까? - P85

중요한 점은 아이가 엄마를 이겨먹으려 할 때 엄마가 제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P85

만일 누군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어렸을 때부터 정확히 가르쳐주었다면 이런 금쪽이들이 나왔을까?  - P86

성희롱, 성추행 문제가 대두되고 이에 대한 보호법이 만들어진 것이 이 세대지만, 도리어 남자에 대하여 역차별이 발생했다. - P87

2021년, 알페스(RPS)를 근절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알페스는 무엇일까? ‘Real Person Slash‘의 약자로 한국에서는 알페스라 호칭한다.  - P87

반대로 인기 여자 아이돌의 이름이 들어간 음란소설을 제작, 유포했더라면 여론은 어떻게 했을까? 여성단체들은 어떻게 했을까? - P88

이러한 사례처럼 성적 차별을 당연시하는 것을 습득한 그런 선생님에게 배우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남자에게는 가혹하고 여성은 여자니깐 배려해야 한다고 하지 않을까? - P89

이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에게는 군무새라고 비하하며 군 복무를 호캉스니 하며 비아냥거렸다. 군 복무에 따른 사회적 배려를 왜 남녀 차별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는지, 작은 사회적 배려도 하지 않는 군 복무를 누가 진정한 헌신이라고 선뜻 받아들일까?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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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인내의 시간

1635년,
엑상프로방스

편지로 세계를 잇다



새벽 4시, 보름달이 떠 있다. (중략). 그들은 어느 귀족의 저택 지붕에서서 뭔가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중이다. 교구 사제와 제본업자도 그틈에 섞여 번갈아 가면서 길쭉한 황동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 P27

정작 이 모든 활동을 지휘한 주인공은 지각이다. - P27

그의 이름은 니콜라클로드 파브리 드 페이레스크 NicolasClaude Fabri de Peiresc. 이 집의 주인이자 자연철학자이며, 무엇보다도 위대한 유럽의 지성들을 잇는 연결자다. - P29

그런데도 그는 이 시간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다. (중략). 그는 이 야심찬 실험이 성공할지 도무지 확신이 없다. 아마추어 수십 명이 참여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동시에 하나의 천체 현상을 관측하고 이를 정확히 기록하는 작업이다. 그가 몸소 일일이 협조를 구했다.  - P28

그날 오전 늦게 페이레스크는 진홍색 양탄자와 칙칙한 유화들이 겹겹이 쌓인, 터져나갈 듯한 자기 서재에서 암울한 순간에도 자신을 지탱해주는 활동으로 넘어간다. 다름 아닌 편지 쓰기다.  - P29

 그는 깃펜에 잉크를 찍어 누르스름한 종이 위에 단어들을 휘갈겨 쓴다. "준비한게 모두 허사가 되었습니다."⁴ - P30

1장 인내의 시간 (1635년, 엑상프로방스)

4 Peiresc to Gassendi, Aug. 29, 1635, in Lettres de Peiresc, 4:535. - P458

편지의 시대


오늘날에 와서 보면, 당시 나온 지 200년도 되지 않았던 인쇄기는 페이레스크 생전엔 혁명적인 매체였다. 팸플릿과 책을 복제할수 있게 되면서 마르틴 루터 같은 반체제적인 성직자가 자신의 의견을 퍼뜨리고 금세 추종자를 얻었다. - P30

페이레스크가 살던 시절에 우편이 신속해지고 상대적으로 믿을만해지면서 이런 상황은 달라졌다. 규칙적인 편지 교환이 가능해지면서 공동 작업, 즉 각종 이론을 공유하고 논쟁할 수 있게 됐다. - P30

17세기는 단번에 비약적으로 그런 일을 해낼 만한 시대가 아니었다.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처럼 끝을 맞고 싶다면 모를까. 이탈리아 도미니코회 수사였던 브루노는 당시로부터 불과 30년 전에, 로마의 피오리 광장에서 벌거벗겨진 채 말뚝에 묶여 산 채로 불태워졌다. 우리가 사는행성이 우주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는 이유였다.  - P31

과학자들로 구성된 관현악단을 꿈꾸다


월식 자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건 시간의 표지, 즉 어디서나 보이는 하늘에 뜬 거대한 시계일 뿐이었다. 그래도 페이레스크는 이 시계가 숱한 일생의 과제 가운데 하나를 완수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가 평생 추구한 과제들을 일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P32

그는 지중해를 그리고 그 바다를 둘러싼 사람들과 문화에 관계된 거라면 뭐든 사랑했다. 무엇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게 없었다. - P33

편지 공화국의 대표 시민

그로부터 25년이 지났다. 여전히 페이레스크는 여러 사람이 한날한시에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해서 경도를 계산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다만 이제는 달을 좀 더 가시적인 기준점으로 바꾸어 망원경으로 월식을 관찰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P35

편지 공화국은 과학 학술지(이런 형태의 출판물이 나오기 전일 뿐만아니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이라는 개념 자체도 존재하기 전이었다)의 편집 위원회와 유사한 협업 프로젝트로서 조각보처럼 이어진편지들로 유지되었다. - P36

엑상프로방스에 있는 페이레스크의 서재를 얼핏 들여다보기만 해도 편지 공화국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깃들었는지, 관심사가 얼마나 다방면에 걸쳐 있었는지가 드러난다. 그의 저택에는 편지가 끊임없이 도착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 P37

모으고 관찰하고 비교하라. 이게 바로 편지 공화국의 행동 윤리였다. - P37

이 시기는 학문이 전문가들만의 전유물로 발전하기 전이었기에 페이레스크 같은 아마추어 박식가는 식물학, 동물학, 수비학, 그리고 천문학 등 호기심이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갔다.  - P38

만물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데 이토록 헌신한 페이레스크는 의식적으로 금욕적인 생활을 선택할 정도였다. 부친이 프로방스 회계청장 딸과의 결혼을 권하자 페이레스크는 "아내와 자식들을 챙기다 보면 연구 활동을 마음껏 이어나가지도, 박식한 사람들을 후원하지도 못할 거라고 설명했다.²¹ 그는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 P39

21 Pierre Gassendi, The Mirrour of True Nobility and Gentility, trans. William Rand (London, 1657), 162-63 - P459

이 편지들은 단순한 일대일 소통 이상이었다. - P39

페이레스크가 경도 프로젝트에 다시 전념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도움을 청한 사람들은 바로 편지 공화국의 모든 친구와 협력자였다.  - P40

인내를 기르는 도구

지도를 다시 그린다는 게 별로 대단한 이유 같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편지들은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페이레스크는 이 잠재적 관찰자들이 자연과 새로운 관계, 익숙함이나 안전함과는 먼 관계를 맺도록 살살 끌어당겨야 했다.  - P41

믿음이라는 문제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이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교양인들이 주로 독실한 종교인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선교사거나 은둔하는 수도승이었다. - P43

자연철학에 쓸데없이 끼어드는 것에 대한 종교인들의 불안과 우려만으로도 문제인데, 경고가 되는 갈릴레이의 사례까지 있었다. - P44

갈릴레이의 저서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는 신성모독으로 지탄받고 금서가 됐고, 갈릴레이는 남은 평생 가택연금형을 받았다. 가톨릭교회의 분노는 편지 공화국 전체를 벌벌 떨게했다.  - P44

페이레스크는 가톨릭교회가 가장 중시하는 계율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식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도 어렵사리 가톨릭 교회의 호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 P45

이처럼 조심스러운 성격은 페이레스크가 교황의 조카인 권세가 프란체스코 바르베리니 Francesco Barberini 추기경에게 갈릴레이의 감형을 호소하는 순간에 여실히 드러났다. - P46

(전략). 하지만 자기 눈엔 갈릴레이가 탄압받는 천재로 보인다는 사실을 감출 수 없었고 감추지도 않았다. 이런 읍소와 가젤 같은 선물이 효과를 발휘한 듯했다. 가택연금장소를 피렌체로 옮겨달라는 갈릴레이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 P46

알레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카푸친회 선교사 미슐랑주 드 낭트에겐 실질적인 측면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성직자는 신학적 우려를 표했다. - P47

과학하는 법을 가르치다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건 첫 번째 단계에 불과했다. 페이레스크는 체계적으로 정확히 관찰하는 법을 가르쳐야 했다. 신뢰할만한 조사 결과를 얻으려면 몇 가지 기준을 마련해야 했다. 그런데이런 생각 역시 당대의 혁신이었다. - P48

1635년 5월, 카이로에서 월식을 보게 될 아가탕주 드 방돔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페이레스크는 관찰 장소와 방법을 상당히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 P48

사실 아가탕주는 배움이 빠른 사람은 아니었다. 두서없는 그의 월식 보고서를 읽자마자 페이레스크는 다음번 월식에 대비해 그를 좀 더 제대로 준비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P49

많은 물품이 지중해를 건너갔다. 다르코 쪽에선 보석으로 장식한 단검과 살아 있는 카멜레온 그리고 고대 카르타고 주화가, 페이레스크 쪽에선 포도주가 담긴 술통과 함께 특정 아랍 서적을 구해달라는 요청 그리고 마침내는 경도 프로젝트와 여기 참여하는 방식을 전하는 3500단어가 건너갔다. - P50

페이레스크가 협력자들을 움직이기 위해 몇 단어나 썼는지 세는것은 진 빠지는 일이다. 1635년 봄과 여름 내내 편지들이 그들을 부추기고 구슬리고 추켜세웠다. 페이레스크는 그들에게 과학 실험을 하는 법뿐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는 법, 즉 과학자가 되는 법을가르쳤다. - P51

측정의 날


8월 28일 밤, 페이레스크가 애타는 마음으로 자택 옥상을 서성이는 동안 지중해 전역에서 아마추어 관찰자들이 최선을 다해 그의 상세한 지시를 따랐다. - P51

월식이 있고 수개월 동안은 기대가 컸다. 자꾸만솟는 의구심, 이런저런 작은 사고 소식, 망원경을 잃어버렸다는 전갈에도 페이레스크는 다양한 관찰값이 하나로 합쳐져서 뭔가 새로운 발견에 이르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협력자들에게 끝없이 되묻는 질문으로 가득 채운 그의 편지는 온통 불안을 드러냈다. - P53

여러 곳 중에서도 로마, 이집트, 파도바, 나폴리, 레바논, 피렌체, 튀니스, 파리, 네덜란드, 독일 등지에서 쓸 만한 측정값이 모두 들어오자 페이레스크는 기존 지중해 지도에 표시했다.  - P54

현실에 맞서는 인식을 시험하는 이 새롭고도 여전히 위험천만한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편지로 제자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선원과 지도 제작자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도 선교사와 상인으로 구성된 분산된 집단이 수행한 실험의 바로 이런 측면이었다. - P55

그 월식이 있고 나서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1637년 6월 24일, 향년 56세였던 그는 한창 일이 진행되던 와중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하던 수많은 과제는 거의 모두 미완으로 남았다. 활기 넘쳤던 편지공화국은 그의 죽음으로 갑작스럽게 진공 상태가 되었다. - P56

무엇보다 방대한 그의 아카이브를 구성한 10만 장의 서류야말로 가장 위대한 그의 기여였다. 그것은 소통, 즉 그가 매일 편지를 쓰는 데 바친 수많은 시간의 유물이었다.  - P56

페이레스크가 서재에 남긴 수많은 미완의 과제 중에는 달 표면의 지도를 그리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그는 20년 넘게 정확한 달의풍경을 구현하려고 애썼다. - P57

2장

응집의 날

1839년,
맨체스터


청원이 불씨를 지피다


오코너는 전국을 돌면서 청원이 노동자를 위해 무엇을 할수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청원서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반 페니짜리 종이 한 장, 펜 한 자루, 잉크 몇 방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청원서를 쓸 수있다." - P61

수청원서를 펼치니, 서명으로 가득한 수많은 페이지를 하나로 이어붙인 길이가 약 4800미터에 달했다. 청원인은 땀흘려 먹고사는 사람들이었다. - P61

. 그것은 새로운 유권자층을 형상화한 물리적 실체였다. - P61

 탄원서는 아주 급진적인 바람으로 시작했다. "존경하는 하원에서 이 청원을 가장 진지하게 고려해주시고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정신이 건강하고 범죄에 물들지 않은 모든 성인 남성에게 의회에서 일할 의원에게 투표할 권리를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켜주시기 바랍니다."³ - P62

노동자 계급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담긴 청원서가 문제없이 의회안으로 들이닥칠 수 있었던 것은 한 사람의 에너지와 자존심 덕 분이었다. - P62

1775년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가 표현한 바에 따르면 "평화적이고 합헌적인 단 하나의 방식"이었다.⁴ - P63

12장 응집의 날 (1839년, 맨체스터)


4 Correspondence of the Right Honourable Edmund Burke, ed. Charles William, EarlFitzwilliam, and Richard Burke (London: Francis & John Rivington, 1844), 2:61. - P460

그 청원서는 새롭게 자각한 노동자 계급에게 목표를 주고 그들을 하나로 묶으며 공장 바닥 위와 좁고 눅눅한 광부들의 생활공간 속에 감돌던 분노의 입자를 그 이상의 뭔가로 바꿨다. - P63

타고난 연설가 오코너는 미친 듯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명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청원서가 의회에 제출되기 전해에 그는 중요한 연설을 147차례나 했고, 길에서 123일을 보냈다.⁵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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