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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은 점점 나빠지고, 충동 장애가 생긴 것 마냥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어색해집니다. 그렇지만 대화 중 약 10초간의 침묵을 못 견디는 것이 힘든 것이 비정상이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완독하지 않더라도, 또 완독할 의지가 없더라도 쓴 부분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나중에 기억하기 좋아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강박과 의무가 되어서 그런지 하기 역설적으로 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젠간 써야합니다. 왜냐하면 기억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읽는 것이 좋아도 같은 것을 다시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이는 같은 음악을 반복적으로 듣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예전에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입니다.
최근 10대의 어휘력 부족 이야기는 매번 들을 때마다 지겹단 생각이 들 때 쯤 그렇담 최근 수능은 뭐가 달라졌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보는데 못 푸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왜 어휘력 그리고 문해력 이야기는 나올까.
여러 생각은 많지만 확답을 하기 힙듭니다. 다만 누군가 이 말을 한다면,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말을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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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상업용 부동산을 개발하는 회사, 자금을 투자한 회사, 실제 운영하고 관리하는 회사 그리고 지역과 도시를 함께 발전시켜가는 이들의 역할까지 알아보기 위한 첫 단계가 리츠에 대한 이해입니다. - P28

일본 부동산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략).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것은 지속적인 엔저현상과 저금리의 영향입니다.
부동산 직접 투자는 투자 단위가 크고 대출, 매물 찾기, 자산관리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 P30

일본 부동산 투자 방법으로
매력적인 J리츠

(전략). 일본은 1980년대 버블 경제가 몰락하면서 부동산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니, 부동산을 담보로 가지고 있던 금융 기관이 파산하는 사태가 증가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리츠 시장을 조성하기 시작했습니다. - P32

2011년부터 일본은행이 J리츠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리츠를 매입하면서 양적 성장을이끌기도 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2022년 말 기준, 61개 상장리츠의 총 시가총액은 15.8조 엔으로 확연히 늘었습니다. - P32

성장을 거듭한 J리츠는 일본 부동산 시장의 주요 투자자가 되어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 P32

일본보다 40년이나 앞서 시작된 미국 리츠가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의 10% 이하 수준임을 생각하면, 일본 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J리츠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 P33

J리츠를 움직이는
일본의 종합 부동산 회사들


리츠 투자를 결정할 때 ‘누가 운용하고 있는가?‘도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주요 J리츠는 종합 부동산 회사가 스폰서¹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1) 스폰서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지, 모리빌딩 등 그룹이 리츠의 주요 출자자 (전체지분의 30~50%)로 참여하고 있는 형태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리츠로 상장한 경우에 해당한다. - P34

일본의 종합 부동산 회사는 하나의 자산이 완성되어 소비자가인지하기까지의 전 과정인 부동산 밸류 체인을 직접 담당합니다. 따라서 종합 부동산 회사라면 개발을 위해 자금을 만드는 것부터땅을 소유하고, 자산을 설계해 시공하고, 리테일을 입점시키고, 운영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합니다. - P35

에리어 매니지먼트 중심의 개발이 가능하려면 자산의 운영적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운영‘은 지역,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에 가깝습니다. - P36

직접 확인한 종합 부동산 회사의
에리어 매니지먼트


‘운영‘을 살펴보기 위해 종합 부동산 회사들이 자산에 어떤 브랜드를 입점시켰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이용하는지,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이용자들이 유지되는지,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봤습니다. - P37

미쓰이부동산은 1914년에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 최대 디벨로퍼입니다. (중략). 일본 도심개발의 핵심 지역인 마루노우치 지구를 개발한 회사는 1937년에설립된 미쓰비시지입니다. (중략). 철도회사로 시작한 도큐부동산은 아무것도 없는 땅에 역을 2개 세우고 그 역 일대를 함께 개발합니다. - P37

앞의 회사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이미 소유 중인 대규모의 땅을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한 것과 달리 모리빌딩은 창의적인 기획력과 끈질긴 노력으로 미나토구를 모리타운으로 완성해나가고 있습니다 - P38

PART 2J리츠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


투자자 입장에서 모리빌딩을 볼 때 또 하나 고려할점은 투자 가능성 측면입니다. (중략). 미나토구 전체에 대한 통제권이 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를 통해 지속적인 가치 상승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 P40

눈으로 확인한 실물 부동산을 직접 구매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한국에서도 어려운데, 외국인으로서 다른 나라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결코 쉬울리 없습니다. 그러나 리츠를 활용하면 투자의 관점이 조금 달라집니다. - P41

리츠 실제 투자는 이렇게!


J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 엔화로 개별 리츠 종목에 직접 투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 부동산 리츠 ETF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P41

Part 3

앞서 소개한 것처럼 도쿄는 지역별로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종합 부동산회사의 에리어 매니지먼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지역에서만큼은 해당회사의 영향력이 강력합니다. - P42

(전략).
모리빌딩이 ‘도시 속의 도시‘를 제대로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이곳의연간 예상 방문객은 3,000만 명에 달합니다.
모리빌딩의 사장 츠지 신고는 도서 《도쿄대개조 2030》을 통해
"아자부다이힐스를 모리의 집대성이 아니라 미래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시대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이 더해지더라도 그 기반이 되는 조건 중 하나가 콤팩트하게 복합된 도시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P44

역사와 트렌드가 교차하는
미나토구


미나토구는 지요다구, 주오구와 함께 일본 도심 3구중 한 곳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월세가 비싼 동네, 일본에서 평균소득이 가장 높은 동네 등의 수식어를 가진 곳이기도 합니다.  - P46

. 미나토구 전체 인구 중 외국인 거주자의 비율은 약 8%로, 도쿄 23구 중 상위 5개 구에 포함되는 수치입니다. 또한 일본 전역 외국계 기업 중 25%인 약 800개 기업이 미나토구에서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P47

과거로 거슬러 가면 미나토구는 일본 철도의 발상지였습니다. 신바시와 요코하마를 연결하는 일본 최초의 철도가 개통된 지 152년이 되었습니다. - P47

모리빌딩 ‘힐스‘ 시리즈의 시작
아크힐스


모리빌딩이 미나토구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집념의 힘덕분입니다. 선대 창업주가 미나토구에 토지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점처럼 퍼져 있고 면적도 넓지 않아 개발이 쉽지 않았습니다. - P48

모리빌딩에 팔아서 빈집이 된 곳에는 모리의 직원들이 입주했습니다. 폐가처럼 변해가지 않고, 동네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게 하려는 이유였습니다. - P48

車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모리빌딩의 첫 힐스는 1967년에 시작해 1986년에 완성된 아크힐스입니다. 무려 19년이 걸린 프로젝트였습니다. (중략). 더불어 오피스, 호텔, 문화시설, 상가, 주택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공간들을 한번에 개발하는 복합개발을 시도합니다. (중략).

TV아사히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 P49

약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크힐스는 하나의 동네이자 살아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월에는 스트로베리 페스티벌, 3월에는 사쿠라 축제, 6월에는 옥수수&완두콩 페스티벌 등 계절에 맞춰 지역을 묶어주는 행사들이 꾸준히 열립니다. - P50

문화도심 컨셉을 명확히 구현한
롯폰기힐스

2003년 민간에 의한 일본 최대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이 아크힐스에서 롯폰기힐스로 바뀝니다. - P51

다만, 모리빌딩의 복합개발에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은 단순히초고층을 지어 올렸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모리빌딩은 경제 논리중심의 접근을 바꿔 공간의 컨셉을 명확히 선보였습니다.  - P51

이에 앵커시설로 최고층에 기획전 중심의 현대미술관인 모리아트센터를 열었습니다. 퇴근 후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오후10시까지 문을 열고,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접근이가능하게 전망대와 함께 운영합니다. 2018년 일본 전역 미술관 중방문자 수 1, 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P52

롯폰기힐스를 방문했을 때 ‘문화도심‘이라는 컨셉이 처음 느껴진 부분은 광장이었습니다. (중략). 퇴근 시간 무렵이었음에도 미디어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P54

리테일 브랜드에서도 ‘문화‘ 키워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중략) 롯폰기힐스 캐피탈레그즈 매장은 동양문화를 잘 담아내 민예관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 P54

처음 문을 열당시보다 ‘핫함‘은 줄어들었지만, 삶의 일부가 된 듯한 모습입니다. 기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컨셉을 유지하는 운영이더해졌을 때 공간이 삶에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죽은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롯폰기힐스가 여전히 한 해약 4,000만 명이 찾는 도쿄의 명소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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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집단 의례가 인간의 보편적인 문화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중략). 위대한 사회학자 다비드-에밀 뒤르켐 David-Émile Durkheim은 그러한 의례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전기 social electricity‘에 관한 글을 썼다. 
¹⁹ - P93

19. Durkheim (1912/1951). - P448

동기화된 대면 방식으로 일어나는 신체적 상호 작용과 의식은 인류의 진화에서 깊고 오래되고 그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중략). 대다수 십대는 복수의 플랫폼에 계정이 있으며,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십대는 흔히 하루에 두 시간 혹은 그 이상을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서 보낸다.²¹ 2014년에 십대 여자아이들 중 약 3분의 1이 일주일에 20시간 이상을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서 보냈다. - P94

21. 예컨대, 2018년에 16~24세 젊은이는 하루에 3시간을 쓴다고 추정한 글로벌웹인덱GlobalWebIndex (2018)를 참고하라. 글로벌웹인덱스는 2021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제외한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Z 세대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하루에 3~4시간을 쓴다고 보고했다. 커먼센스 미디어가 2021년에 미국의 십대를조사한 보고서는 이보다 적은 시간을 보고했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답한 사람들 중에서 남자아이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시간 42분을 쓴다고 답한 반면, 여자아이들은 2시간 22분을 쓴다고 답했다(Rideout et al., 2022). - P448

이렇게 소비하는 시간은 직접 친구들과 대면 상호 작용을 하는 데 쓸 수가 없다. 그 일은 즐겁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많은 사람은 뭔가를 ‘놓치거나‘ 배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해야 한다고 느낀다.²² - P94

22. George & Haidt (2023). - P448

사회 학습

우리 조상이 문화적 동물이 되자, 최선의 학습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새로운 진화 압력이 생겨났다. 여기서 최선의 학습자란 학교에서책과 수업을 통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는 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모방을 통해 학습하고자 하는 선천적 욕구를 활성화하고, 모방을 위해 적절한 사람을 선택하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를 뜻한다. - P95

유전자-문화 공진화²³ 연구를 선도한 로버트 보이드Robert Boyd와피트 리처슨 Pete Richerson에 따르면, 수천 세대가 지나는 동안 계속 성공을 거둔 ‘전략‘이 몇 가지 있는데, 그것들은 진화한 문화적 성향의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소셜 미디어에 관한 논의와 가장 큰관련이 있는 두 가지 성향은 동조 편향과 권위 편향이다. - P96

23. Richerson & Boyd (2004). 유전자-문화 공진화 이론은 Boyd & Richerson(1985)을 통해 발전했다. 보이드 밑에서 배운 조 헨릭이 그 이론을 더 발전시켰다. - P448

현실 세계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종종 몇 주일씩이나), 여러 환경에서 여러 집단을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략).
따라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지금까지 발명된 것 중 가장 효율적인 동조 엔진이다. - P97

그런데 다수를 모방하는 것 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전략이 있다.
그것은 권위를 포착하고 권위자를 모방하는 것이다. 권위 편향에 관한 주요 연구를 한 사람은 로버트 보이드 밑에서 배운 진화인류학자 조 헨릭 Joe Henrich이다.²⁵ - P97

25. 권위 편향에 관한 헨릭의 첫 번째 논문(2001)은 프란시스코 길-화이트Francisco Gil-White와 공동으로 발표했다. 헨릭은 그 후 저서인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TheSecret of Our Success』 (2015)을 포함해 많은 연구를 통해 이 이론을 더 발전시켰다. - P448

 헨릭은 사람들이 권위 있는 사람을 (스타처럼) 크게 존경하는 이유는, 유대를 통해학습을 최대화하고 자기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그와 친해지고싶은 동기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권위 있는 사람은일부 추종자가 가까이 다가오도록 허용하는데, 추종자(헌신적인 수행원과 팬) 무리는 공동체에 자신의 높은 지위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 P98

20세기에 대중 매체가 부상하면서 탁월성과 권위가 분리되기 시작했다.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famous for being famous"이라는 표현은 평범한 사람이 대중의 인식에서 급부상하는 일이 가능해진 1960년대에 처음 유행했는데, 뭔가 중요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그저 TV를 통해 수백만 명 앞에 그 모습을 보인 일반인이 몇몇 뉴스에서 회자되면서 유명해지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²⁷ - P99

27.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표현은 영국 저널리스터 맬컴 머거리지Malcolm Muggeridge가 1967년에 처음 사용했다. "과거에는 유명하거나 악명이 높은 사람은 뭔가 그럴만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랬다. 작가나 배우나 범죄자로서 재능이나 탁월한 업적이나 혐오스러운 행동을 보여주어 그런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사람들은유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거리에서나 공공장소에서 어떤 사람에게 다가가 아는 체하면서 거의 항상 ‘텔레비전에서 당신을 봤어요.‘라고 말한다." - P449

권위 기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현실 세계 공동체에서 성공하는데 도움을 주는 멘토링 관계를 함께 발전시킬 다양한 롤 모델로부터 시간과 주의, 모방 행동을 다른 곳으로 돌림으로써 청소년의 가장 중요한 학습 메커니즘 중 하나를 망가뜨렸다. - P99

기대하는 뇌와 민감기

(전략).
사실, 포유류와 조류의 뇌 발달은 가끔 ‘경험 기대적 발달 experience-expectant development‘이라고 부르는데,²⁸ 특정 종류의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에 뇌에서 특정 부위의 유연성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가장 분명한 예는 ‘결정적 시기 critical period‘ 인데, 이것은 어린 동물이뭔가를 꼭 배워야 하는 시간의 창에 해당하며, 그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그것을 배우기가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매우 어렵다.  - P100

28. Black et al. (1998). - P449

사람은 시간 한계가 확실하게 정해진 진정한 ‘결정적 시기가 별로없지만, ‘민감기sensitive period‘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감기는 무엇을 배우거나 어떤 기술을 습득하기가 아주 쉬운 시기를 말하는데, 그때를 놓치면 배우기가 훨씬 어려워진다.³¹ 가장 분명한 사례로는 언어 학습이 있다. 어린이는 여러 언어를 쉽게 배우지만, 이능력은 사춘기의 처음 몇 년 동안에 급격히 떨어진다.³² - P102

31. 민감기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Zeanah et al. (2011)을 참고하라.
32. Johnson & Newport (1989). - P449

일본 인류학자 미노우라 야스코는 1970년대에 부모가 미국으로 전근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 몇 년 동안 살아야 했던 일본인 기업가의 자녀들을 연구했다.³³ (중략). 그래서 찾아낸 답은 9세에서 14~15세 사이였다. 이 민감기에 캘리포니아주에서 살았던 아이들은 ‘미국‘으로 느끼고 사고했다. - P102

33. Minoura (1992). - P449

미노우라는 "민감기 동안에는 대인관계에 대한 문화적 의미 체계가 감정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자기 정체성의 핵심 부분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³⁴ - P103

34, Minoura (1992, p. 327). - P449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11세 무렵에 스마트폰을 처음 소유한 뒤 나머지 십대 시절 동안 인스타그램과 틱톡, 비디오게임, 온라인 생활을 통해 사회화되는 미국 어린이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 P103

현실 세계가 아닌 온라인 세계에서 발달한다면, 그들의 정체성과 자아와 인간관계가 확 달라질 것이다. 받는 보상이나 처벌, 우정의 깊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것, 이 모든 것은 아이가 매주 보는 수천 개의 게시물과 댓글, 평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민감기를 보내는 아이의 마음은 그 사이트들의 문화에 의해 형성될 것이다. - P103

심리학자 에이미 오벤Amy Orben이 이끄는 연구팀은 영국의 대규모 데이터 세트 2개를 분석하여, 소셜 미디어 사용과 삶에 대한 만족 사이에 나타나는 음의상관관계가 16~21세 연령 집단이나 나머지 어떤 연령 집단보다도10~15세 연령 집단에서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³⁵ - P104

35. Orben et al.(2022). 19세 무렵에 양성 모두에게 예기치 못한 민감기가 나타났다는 사실에도 주목하라. 하지만 십대는 그 나이에 집을 떠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것은생물학적 민감기라기보다는 생활 환경과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P449

2장 요점정리.


(전략).
• 자유 놀이는 신체적 기술뿐만 아니라 갈등 해결 같은 사회성 기술을 발달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동과 청소년의 사회생활과 자유 시간이 인터넷 연결 기기로 옮겨감에 따라 스마트폰 기반아동기가 놀이 기반 아동기를 대체하게 되었다. - P105

• 사회 학습은 아동기 내내 일어나지만 문화 학습에 민감한 시기가있는데, 그 시기는 대략 9세부터 15세까지로 추정된다. 이 시기에배운 내용과 형성된 정체성은 다른 나이에 배우거나 형성된 것에비해 각인되기가 더 쉽다. 이 시기가 바로 사춘기에서 매우 중요한 민감기이다. 불행하게도, 이 시기는 선진국의 대다수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소유하면서 사회생활을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 P106

3강


발견 모드와 위험한 놀이의 필요성


최근에 미국과 많은 서구 국가는 아동의 안전에 관해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선택을 했는데, 둘 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현실 세계는 도처에 위험이 널려 있으므로 아동이 어른의 감독 없이 그 세계를 탐구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는데, 1990년대 이후로 범죄와 폭력, 음주 운전자, 그 밖의 요인이 아동에게 미치는 위험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랬다.¹ 그러는 한편으로 온라인에서 아동의 나이에 적절한 가드레일을 설계하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번거로워 보였으므로 아동을 위협하는 요인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도 아동이 가상 세계의 거친 서부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도록 방치했다. - P107

감독받지 않는 실외 놀이는 아이들에게 많은 종류의 위험과 도전과제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놀이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능력을 길러주어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이러한 자신감은 불안에 맞서는 백신과도 같다. - P109

발견 모드 대 방어 모드

(전략). 우리 조상들이 이 두 가지 환경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심리적 적응이 필요했다. 환경의 변동성은 더오래된 뇌의 네트워크를 두 종류의 상황에 각각 전문화된 두 가지 체계로 개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행동 활성화 체계BAS, behavioral activationsystem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무리가 굶주리다가 잘 익은 열매가 가득한 나무를 갑자기 발견한 경우처럼 기회를 포착할 때 작동한다.⁵ - P110

반대로 행동 억제 체계BIS, behavioral inhibition system는 열매를 따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표범의 포효 소리가 들려오는 경우처럼 위협을 감지할 때 작동한다. - P110

방어 모드로 살아가는 학생들


발견 모드는 학습과 성장을 촉진한다. (중략). 발견 모드에 있는 학생이 대학교의 풍부한 지적, 사회적 기회에서 큰 이익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리란 것은명백하다. 반면에 대부분의 시간을 방어 모드로 보내는 학생은 배우는 것도 적고 성장도 느리다. - P112

Z세대가 캠퍼스에 도착하자마자 대학교 상담 센터들이 분주해졌다.⁷ 발견 모드로 살아가던 이전 밀레니얼 세대 학생들의 풍요로운 문화는 방어 모드로 살아가는 Z세대 학생들의 더 불안한 문화로 대체되었다. - P113

3장 발견 모드와 위험한 놀이의 필요성

7. Petersen, A. (2016, October 10). Students flood college men-www.wsj.com/articles/students-flood-col-tal-health centers, Wall Street Journal.
lege-mental-health-centers-1476120902. - P450

아이는 안티프래질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1980년대 후반에 애리조나사막에서 거대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는 닫힌 인공 생태계를 만들려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도였고(지금까지도), (언젠가) 우주 공간에서 자급자족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중략). 모두 그 안에서 공급해야 했다.
그 목표는 결국 달성되지 못했다. 종들 사이의 생물학적 상호 작용과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 작용의 복잡성은 너무나도 큰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래도 여러 차례의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 P114

응력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 스트레스 우드는 어린이에게 적용하기에 완벽한 은유인데, 어린이가 튼튼한 어른으로 자라려면 스트레스 인자에 자주 노출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스피어 2의 나무는 ‘안티프래질리티antifragility‘ 개념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이 용어는뉴욕대학교의 동료인 나심 탈레브Nassim Taleb가 2012년에 출간한 책『안티프래질 Antifragile』에서 처음 사용했다. - P115

탈레브는 이런 것들과는 달리 강해지기 위해 때때로 넘어질 필요가 있는 것을 가리키기 위해 ‘antifragile‘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 P116

12그것은 심리적 면역계¹² (아이가 좌절과 작은 사고, 괴롭힘, 따돌림, 지각된 불공정 행위, 일상적인 갈등을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의 내적 동요를 겪는일 없이 다루고 처리하고 극복하는 능력)에 작용하는 것과 동일한 역학이다. - P116

12. Gilbert, D. (2004). The surprising science of happiness. TED. www.ted.com/talks/dan_gilbert_the_suprising _science_of_happiness. - P450

아이를 좌절과 나쁜 영향과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보호하면서 만족의 거품 속에서 키우길 원하는 부모는, 비록 좋은 의도로 그러겠지만 실제로는 아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중략). 여러 연구에서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우는 방식‘이나 ‘헬리콥터 양육‘은 훗날의 불안 장애와 낮은 자기 효능감, 대학교 생활 적응의 어려움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¹⁴ - P117

14. Raudino et al. (2013); Shoebridge & Gowers (2000). EPlay and Mental Health: A Collaborative Review, section 7www.anxiousgeneration.com/reviews. - P450

안티프래질 아이가 발견 모드를 유지하려면
위험한 놀이가 필요하다


안티프래질리티는 인간의 발달에 관한 많은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이다. 그런 수수께끼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왜 아이는 놀이에 위험을 추가할까? - P117

놀이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그답을 알고 있었다. 노르웨이의 엘렌 산세테르Ellen Sandseter와 레이프케나이르Leif Kennair가 2010년에 썼듯이, 스릴을 느끼는 경험은 공포증에 대항하는 효과가 있다.¹⁵ - P118

15. Sandseter & Kennair (2010). 두사람이 더 최근에 쓴 다음 글도 참고하라. Sandseteret al.(2023). - P450

산세테르와 케나이르는 임상심리학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진수수께끼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것은 공포증의 대상이 죽음의 위험을 초래할 일이 없는 몇몇 동물과 상황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었다. (중략). 게다가 어른의 공포증이 아동기의 나쁜 경험에서 유래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¹⁶ - P118

16. Poulton & Menzies (2002a, 2002b). - P450

(전략).
능력이 발전할수록 아이는 전에 두려움을 느꼈던 일부 대상에 점점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된다. 아이는 그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고, 어른과 나이가 많은 아이에게 지도를 바라고, 위험한 상황과 덜 위험한상황을 구별하는 법을 배우고, 결국에는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게된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스릴과 승리감으로 바뀐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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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지 않은 일 (헬스장 가기, 식습관을 유지하기)을 계속하라. 두려움이나 초조함에 굴복하고 익숙한 패턴(운동을 내일로 미루기, 피자 한 판 먹어치우기)을 되풀이하는 대신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선택하라.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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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귀찮은 일을 밀어붙인다고 불만이 많았겠지요? 30년도 더 된 옛날 사건을 다시 꺼냈으니." 차가 출발한 뒤에 고다이는 말했다.
"아뇨, 저는 개인적으로 흥미롭던데요. 내가 태어나기 전의 사건을 조사해보는 귀한 경험이잖아요." 가타세의 말투는 온건했다. 인사치레로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 P70

가타세에 의하면 지금 만나러 가는 인물의 이름은 무라마쓰 시게노리, ‘히가시오카자키역 앞 금융업자 살해 사건 발생 당시에 관할서 형사 1과 소속이었다. 그때의 계급은 경사였고 수사 최전선에 참여했다는 얘기였다.
"정신이 아주 또렷해서 그 사건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기억하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마 이게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당시의 수사기록을 보관하고 있답니다." - P71

"근데 그게 개인적인 기록일 뿐이라서 좀 아쉽죠. 현역 시절에 사용한 수첩이며 파일 등을 버리지 않고 보관해뒀다. 라는 얘기였어요. 그 속에 해당 사건에 관한 것도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중략).
고다이는 공감이 되었다. 그 역시 지금까지의 수사 기록을 자신의 방에 보관해두고 있다. - P71

고다이가 머리를 숙이자 무라마쓰는 아니, 아니, 라고 손을 가로저었다.
"바쁠 일이 뭐가 있어야 말이지요. 얼마 전까지는 주차감시원 일이라도 했었는데 그것도 결국 밀려났어요. 날마다 시간이 남아돌아 어쩔 줄을 모르겠다니까. 나 같은 사람이라도 괜찮다면야 힘닿는 대로 협력해야지요." 무라마쓰의 말투는 쾌활했다. 가타세가 말했던대로 아직 두뇌는 명민한 것이리라. - P72

무라마쓰는 만족스러운 듯이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이라면, 내 입으로 이런 말은 좀 뭐하지만, 내가 딱 적임자예요. 그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최전선에서 관여했으니까. 아무튼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형사 중의 하나예요. 신고자가 아직 그사무실을 떠나지 않고 사체 옆에 그대로 서 있었어."
"그렇습니까?" 고다이는 눈을 둥그렇게 떴다. 그렇다면 분명 적임자다. - P73

(전략).
무라마쓰의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살해되는 게 당연할 만한 인간이었구나, 하고 고다이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살해 동기가 짐작이 가는군요."
"그렇지요? 그래서 수사 방침도 하이타니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조사해보는 게 중심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수사를 해보니 뜻밖에도 그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는 자기가 속은 것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개중에는 여전히 하이타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에 그런 착한 사람이 왜 그런 일을 당하냐면서 우는 할머니까지 있었다니까." - P76

"후쿠마는 범행을 인정했습니까?"
무라마쓰는 입 끝을 ㅅ자로 구부리며 고개를 저었다.
"사무실에 찾아가 하이타니를 만난 것은 인정했어요. 근데 칼로 찌른 건 자신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냥 때렸던 것뿐이라고."
엇, 하고 고다이는 되물었다. "때렸다고요?" - P77

"응, 때렸다고 하더라고. 그건 인정한다고. 그 말을 듣자마자 상해죄로 체포하게 됐죠. 실제로 사체의 안면 부위에 내출혈이 있어서범인에게 얻어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니까."
(중략).
"그 순간부터 후쿠마의 신병은 구속 상태였겠군요."
"그렇죠. 상해죄로 검찰에 송치한 뒤, 취조에 들어가게 됐어요." - P78

무라마쓰는 저만치 앉아 있던 아내를 불러 다시 차를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고다이 쪽을 향했다. "그 사건에 대해 그 밖에 더 궁금한게 있습니까?"
고다이는 등을 반듯하게 폈다.
"사건 관계자 중에 구라키라는 인물은 없었습니까? 구라키 다쓰로라는 사람인데요." - P79

"글쎄 그건 모르겠네? 벌써 30년도 더 된 옛날 일인 데다 그때도아주 여러 사람을 만났으니까 관련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했다가는 머리에 펑크가 나지. 어쨌든 그 사건의 중요 인물 중에 그런 이름은 없었던 것 같군요."
무라마쓰는 종이가방 안에서 파일 한 권을 꺼냈다. 그러자 뭔가함께 딸려 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검은색의 작은 가죽수첩이었다. - P80

다음 페이지에는 ‘사카노 마사히코, 여동생의 아들. 전화 담당‘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뒷부분은 한층 더 글씨가 험해서 알아볼 수없었다.
"여기 이건 뭐라고 쓰신건가요?"
"응? 어이구, 글씨가 개발새발이라서 미안하네. 어디 좀 볼까." - P81

 무라마쓰는자신의 낡은 수첩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이윽고 아하, 그렇구나, 라고 큰 소리를 냈다. "생각나네. 미안합니다. 내가 잠깐 착각을 했군요. 두 명이 있었어요." - P82

무라마쓰가 수첩을 얼굴에서 멀리 떼면서 말했다. 노안경을 쓰고서도 잘 안 보이는 모양이다. "접촉 사고 낸 사람, 사죄로 출퇴근 운전, 이라고 적혀 있어. 맞다. 그런일이 있었네." - P82

무라마쓰는 안경 안쪽의 눈이 둥그레진 채 수첩을 펼쳐 든 손을 고다이 쪽으로 내밀고 또 다른 손으로 수첩 속의 한 곳을 가리켰다.
(중략).
‘구라키‘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 P83

9

무라마쓰의 집을 나와 다시 가타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나고야역으로 갔다. 이번에는 나카마치를 조수석에 앉히고 고다이는 뒷좌석에서 도쿄 특별수사본부에 전화를 걸었다.
(중략).
고다이는 무라마쓰의 집에서 얻은 정보를 전했다.
"그거 진짜 놀랍네. 그 사건에 구라키가 관계가 있었다니." - P83

"나왔다고 할 정도가 아니야, 방범카메라 조사팀에서 엄청난 걸찾아냈어. 10월 6일, 시라이시 변호사가 도쿄역 옆의 찻집에 갔었더라고. 근데 그 가게 입구에 설치된 방범카메라에 시라이시 변호사보다 2분 늦게 들어간 인물이 찍혔어. 그게 누군지, 말 안 해도 알겠지?"
"구라키 씨였군요." - P84

"그나저나 희한하네. 30여 년 전 사건이 이번 사건과 무슨 관계가있는 거지?" 자유석에 앉아 고다이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아니, 나는 그것도 좀 궁금하더라고요. 분명 구라키는 옛날 그 사건의 관계자였지만, 당시 수사팀에게는 그리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얘기였잖아요. 영화로 말하자면 엑스트라예요. 겨우 그 정도관련밖에 없는데 아직도 그 사건에 얽매인다는 건 과연 어떤 경우일까요?" - P85

"불단에 정기적으로 꽃을 올리십니까?" 고다이가 물었다.
"아뇨, 마음 내킬 때만 하지요. 오늘은 어쩐지 그러고 싶어서" 구라키가 희미하게 웃었다. 그렇게 봐서 그런지 지난번보다 기운이 없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확인할 일이란 건 뭐지요?"
"지난번에 상경하셨던 것 말인데요, 10월 5일에 도쿄에 갔고 그다음 날 돌아왔다고 하셨지요? 어떤 일로 가셨던 건가요?" - P86

구라키는 말이 없었다. 눈은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는 것 같았다. 방심 상태는 아니라는 건 그 눈빛을 보면 명백했다. 뭔가 갈등하고있는 게 아닌가, 라고 고다이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구라키 씨는 시라이시 변호사와 전화통화만 했을뿐, 만난 적은 없다고 대답하셨어요. 전화를 한 이유도 무료 상담이었기 때문이라고 하셨죠. 하지만 실제로는 며칠 뒤에 도쿄에 올라가시라이시 변호사를 만나셨잖습니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설명해주시죠." - P87

구라키가 이쪽을 향했다. 고다이는 흠칫 놀랐다. 방금 전까지와는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온화한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전부 내가 했습니다. 그 모든 사건의 범인은 나예요."
"전부라니 ・・・・・・ 그러면 혹시?" - P88

10

(전략).
하루는 출근길에 자전거와 접촉 사고가 나서 상대가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상대라는 게 하이타니 쇼조였어요.
부상이래야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하이타니는 교활하고 음습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쪽이 납작 엎드려 사죄하는 것을 오히려 빌미로 삼아 이러니저러니 무리한 요구를 했어요. - P89

실은 사고가 났다는 건 회사에는 비밀로 했었습니다. 왜냐면 우리 회사가 대기업 자동차회사의 자회사였기 때문에 사원의 교통사고에 아주 민감해서 한 번이라도 사고를 내면 퇴직할 때까지 인사평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 있었으니까요. - P90

솔직히 고백하자면 살았다. 라고 생각했어요. 어떻게든 이걸로 일이 끝나기를 빌었습니다. 후쿠마 씨 본인은 부정하고 있을 게 틀림없지만, 경찰이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내 바람이 이루어졌어요. 아시는 대로 후쿠마 씨가 자살하고, 그에 따라 경찰이 이후의 수사를 중단해버린 것이지요. - P91

그로부터 다시 세월이 흘러 1999년 5월에 그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쁜 마음 따위, 털끝만큼도 없었어요. 다시금 내 죄가 얼마나 중한지, 곱씹었을 뿐이지요. - P92

그때 탐정응 고용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그 보고서를 보니 후쿠마 씨의 아내와 딸은 이름을 바꿔서 결혼전 성씨 ‘아사바‘를 쓰는 모양이었습니다. 도쿄의 몬젠나카라는곳에서 작은 식당을 개업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도 식당 일을 거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 P93

한번 찾아가볼까. 아니, 이제 새삼 내가 가본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를 해도 공소시효가 만료된 뒤에야 찾아왔다고 불쾌하게 여길 뿐이다. - P93

도쿄의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그대로 그곳에서 취직을 했습니다. 아들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로 상경해서 도쿄 구경이라는 명목으로나 혼자 몬젠나카초로 향했습니다. - P94

아사바 씨 모녀는 나름대로 행복을 손에 넣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공연히 쓸데없는 짓을 하기보다 그 두 사람을 조용히지켜봤어야 할 일이었어요.
하지만 그 모녀와 점점 친해질수록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속죄를 대신할 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시라이시 겐스케 씨를 만난 게 마침 그 무렵입니다. - P95

(전략).
그러고는 한동안 시라이시 씨에 대한 것은 잊고 지냈습니다. 다시생각난 것은 가을에 접어든 다음이었어요. 텔레비전에서 ‘경로의날‘이라고 유산상속과 유언에 대한 특집방송을 하더라고요. 그것을보고 퍼뜩 생각이 났습니다. 아사바 씨 모녀에게 사죄할 방법으로는이게 가장 좋지 않을까 하고. 즉 내가 죽은 뒤에 전 재산을 그 모녀에게 증여하는 것입니다. - P97

혈연이 아닌 타인에게 유산을 증여하는 것도 가능한가. 시라이시씨의 대답은 예스였습니다.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을 남기면 가능하다. 단 전 재산을 양도하느냐 마느냐는 법정상속인의 의사에 달려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내 법정상속인은 아들 가즈마입니다. - P98

단 한 번 만났을 뿐인데 시라이시 씨는 아주 친절했습니다. 어째서 생판 타인에게 유산을 양도하려고 하는지, 분명 궁금할 텐데도 전혀 캐묻지 않더군요. 그러자 이상하게도 내 쪽에서 모든 사실을 그만 털어놓고 싶어졌습니다. - P98

그간의 사정은 잘 알겠고, 유산을 증여해주려는 마음도 이해가 된다고 시라이시 씨는 말했습니다. 기꺼이 도움이 되어드리겠다. 라는 말도 해줬습니다.
다만 그 방식에는 찬성할 수 없다. 라는 게 시라이시 씨의 주장이었습니다. 정말로 사죄할 마음이 있다면 죽은 다음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에 해야 한다. 라는 것이었어요. - P99

사명감과 정의감이 넘치는 열의가 담긴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열의가 나한테는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대로 가만두면 이 사람은 아사바 모녀에게 모든 것을 줄줄 얘기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예감이 들었으니까요. 그 두려움은 나날이 커져갔습니다. - P100

그렇게 스미다가와 강변의 공사 현장을 찾아냈습니다. 인부들이차를 세워둘 공간이 비어 있었어요. (중략).
이곳으로 하자고 나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6시 40분을 지났을 때, 다시 시라이시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벌써 도미오카 하치만구 옆 유료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하더군요. - P101

급히 주위를 살펴봤습니다. 역시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품속에 숨겨둔 칼로 시라이시 씨의 배를 찔렀습니다.
시라이시 씨는 잠시 저항했지만 금세 움직임이 사라졌습니다. 사체를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차까지 옮기기로 했습니다. - P102

저는 사형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P103

11

(전략).
"역시 사건이 해결된 뒤에 마시는 술은 최고네요." 나카마치가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엄청 고생했으니까."
"고다이 씨, 큰 공을 세운 거 아니에요? 평가 점수, 엄청 높아지겠는데요" - P103

"그 두 사람, 사실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 나카마치가 절절한 어조로 말했다. "아사바 씨 모녀 말이에요. 사건의 진상에 대해아직 알려주지 않았지요?"
"윗선에서 아직 발설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어."
"하지만 언젠가는 알려줘야 할 거 아닙니까."
"응, 이제 곧 말해야겠지." 고다이의 가슴속에 큰 뭉텅이가 생겨났다. 그 힘든 일을 분명 자신이 떠맡게 될 거라고 미리 각오하고있었다. - P105

구라키의 자백은 수많은 의문을 풀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큰 수수께끼가 남아 있었다.
어째서 구라키는 33년 전에 체포되지 않았는가, 어째서 용의 선상에서 제외되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원래는 사체 첫 발견자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 구라키 본인도 그저 잘 모르겠다, 라는 대답을 했을 뿐이다. - P106

12

(전략).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가즈마는 남자의 맞은편에 가서 앉았다.
"마음이 좀 가라앉았습니까." 남자가 물었다.
아뇨, 라고 가즈마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머릿속이 하얘진 것은 그대로네요."
남자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럴 만도 하지요."
가즈마는 옆에 놓인 명함으로 시선을 옮겼다. ‘변호사 호리베 다카히로‘라고 찍혀 있다. 눈앞에 앉아 있는 인물에게서 받은 명함이다. - P107

최근 이삼일 동안 회사 일이 바빠서 자신과 관계없는 뉴스 기사따위는 읽어볼 여유도 없었다. 집에 텔레비전은 있지만 켜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 - P108

호리베에 의하면, 오늘 아침 처음으로 구라키 다쓰로를 만나고 왔다는 것이었다. 매우 침착하고 건강 상태도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범행을 순순히 털어놓고 있고, 그 내용이 논리 정연하고 모순이 없어서 그대로 받아쓰는 것만으로도 진술조서로서 완성될 정도라는 얘기였다. - P109

가즈마는 명함에서 호리베에게로 시선을 되돌렸다.
"그래서 지금 아버지는 어떤 상황입니까?"
호리베는 금테 안경을 슬쩍 올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검찰에서의 조사가 시작됐어요. 하지만 경찰에서 진술의 진위를 검증하는 보강수사 단계여서 구라키 다쓰로 씨 본인에게 확인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신병은 계속 경찰서 쪽에 구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나도 오늘 경찰 유치장에서 접견을 하고 왔어요. 범행을 인정하고 전면적으로 자백을 해주는 터라서 구류가 연장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기소 후에는 도쿄 구치소로 신병이 옮겨질 거예요." - P110

"그 심정은 이해합니다. 오늘 구라키 씨를 만나봤지만 실로 성실한 분이라는 인상이었어요. 도저히 살인을 저지를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에서도 진지한 태도로 취조에 응하고있다더군요. 그런 만큼 이번의 범행은 막다른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일어난 일이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 P113

호리베가 오른손으로 금테 안경을 슬쩍 밀어 올렸다. 렌즈가 조명불빛을 반사하며 번쩍 빛났다.
"그렇게 되지 않게 나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분명 두 사람의목숨을 빼앗은 것이지만, 첫 번째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됐습니다. 게다가 구라키 씨 대신 체포되어 자살한 사람의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려는 마음이 있었으니까 그 사건에 관해서는 충분히 고통받고 반성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재판원이 과거 사건은 일단 끝난 사안이라고 생각해주느냐 마느냐가 판결의 갈림길입니다." - P114

"몇 가지 확인해둘 게 있는데요." 호리베가 수첩과 펜을 들고 메모할 준비를 했다. "1984년 사건에 대해 가즈마 씨는 전혀 아무것도알지 못했던 것이지요?"
가즈마는 고개를 저었다. "네,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1984년이라면 제가 아직 돌도 안 됐을 때였어요."
"구라키 씨가 이따금 도쿄에 올라오게 된 것은 정년퇴직을 했던 6년 전 가을부터라고 하던데, 틀림없습니까?"
"네, 맞습니다." - P115

"2주일 전쯤에 아버지에 대해 물어볼 게 있다고 형사가 찾아왔었어요. 그때도 아버지가 밤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오는 이유에 대해질문했었어요. 잘 모르겠다고 그냥 넘겼습니다만."
(중략). "말하기 민망했으니까요. 아버지가 도쿄에 오시는 목적이그 단골 술집 때문일 거라고 저 혼자 짐작했었거든요." - P116

 "하지만 그게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어머니 돌아가시고 벌써 몇 년이나 지났고, 아버지도 아직 60대시니까 그런 즐거움이 있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P116

"구라키 씨가 첫 번째 사건을 일으킨 게 1984년 5월 15일이었어요. 어떻습니까, 5월 15일이라는 날짜를 듣고 뭔가 생각나는 것은 없습니까?"
(중략).
"해마다 5월 15일이면 구라키 씨가 불단 앞에서 합장을 했다든가 어딘가 외출을 했다든가, 그런 일은 없었어요? 그날 어딘가 성묘를 하러 가는 것 같았다는 등의 얘기가 있다면 아주 이상적일 텐데요" - P117

"그 얘기. 아버지에게는 물어보셨습니까?"
"아뇨, 아직 이런 얘기는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서 나오는게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구라키 씨 본인 입으로, 해마다 5월 15일에 마음속으로 사죄했다. 합장했다. 라고 아무리 얘기해봤자 그저뻔한 소리로만 들릴 테니까요."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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