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을 정도로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수학자들도 4차원 이상의 공간을 제대로 머릿속에 그려내지 못한다. 조각가와 마찬가지로 수학자도 3차원은 잘 다루지만 4차원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 P86

4차원을 비롯한 고차원 기하학이 실제 세계와 관계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기에 앞서서 2차원 혹은 3차원 유클리드 기하학에 대해 유사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 P87

(전략). 하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은 매우 유용하며, 실제 세계를 기술하는 물리학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유클리드 기하학을 폐기하지는 않는다. - P87

수학을 실용적으로 응용할 때 고차원 기하학은 매우 유용한데 그것은 해결하려는 문제에서 각 변량은 특정한 자유도를 지니고 있고 그 자유도는 차원의 크기를 늘리기 때문이다. - P87

대학에 자리를 잡고 난 뒤에 리는 연구에 몰두했다. (중략). 그의 연구는 순조로이 진행되었고 곧 ‘유한 연속군‘ 이라는 개념을 얻게 되었다. 연속이라는 말은 군 안에 있는 변환이 연속적으로 바뀌어나갈 수있다는 의미였고, 유한이라는 말은 자유도가 유한하다는 뜻이었다. - P88

리와 클라인이 기하학을 사용했지만 그들이 기하학을 시발점으로삼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클라인은 어느 수학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기하학적 배치를 염두에 두고 나서 변환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먼저 변환 계를 생각하고 그다음으로 기하학적 배치에 대해 묻습니다."²¹ - P89

21 이 장에서 인용된 서신문은 T, Hawkins, Emergence of the Theory of Lie21) 01  918Groups Springer, 2000  1+2+ - P307

한편 노르웨이에 있던 리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치지못했다. 1884년 9월에 클라인은 어느 젊은 독일 수학자를 노르웨이로 보내 리를 돕도록 했다. 라이프치히에서 온 젊은 독일인의 이름은 프리드리히 엥겔(Friedrich Engel, 1861~1941)이었다(칼 마르크스의 동료인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혼동하지 말 것). (중략). 그 다음 해인 1886년에 클라인은 라이프치히에서 괴팅겐 대학 수학과 학과장으로 옮겨갔고 (클라인은 괴팅겐 대학 수학과를 세계 최고로 키웠다) 리는 노르웨이를 떠나 클라인의 후임으로 라이프치히 대학 수학과 학과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 P90

킬링은 독일 북서부(뮌스터)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중략). 킬링은 뮌스터 시절을회상하며 당시 동료 학생들을 이렇게 평했다. "그들은 과학 자체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은 단지 시험만을 위해 공부할 뿐이었다." - P92

컬링은 리 군의 ‘주기율표‘를 발견했다. 킬링은 리 군을 A에서 G까지 일곱 가지 집합으로 나누었다.*


* C1. D1, 02, D3를 적어 넣지 않은 이유는 단순군이거나 혹은 이미 표에 등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D3는 A3와 동일하다. - P93

 A집합이 가장 단순하고 B, C, D는 좀 더 복잡하지만이들 네 개의 집합족은 비교적 서로 유사하다. A. B. C. D 네 집합족을 고전적(classical) 집합이라고 한다. - P93

킬링은 매우 빠르게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서 해석학적 이론이 일부 불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P94

킬링의 연구 결과가 지니는 중요성을 리는 곧 간파했다. 리는 "모든것이 올바르다면 획기적인 결과임에 틀림없다."라고 썼다. (중략).
불행하게도 킬링은 사제를 양성하는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연구진행을 보조해줄 학생이 없었다. - P94

한편 자신의 증명에 확신을 갖지 못했던 킬링의 우려는 공연한 것이 아니었다. 결과는 옳았지만 첫 번째 논문에 오류가 있었고 이 때문에 나머지 두 논문도 타격을 받았다. - P95

킬링은 무대에서 퇴장하면서 두 가지 문제를 남기고 갔다. 킬링의연구 결과는 옳았지만 확실한 증명이 되려면 이론 전개에 사용된 해석학을 제대로 손질할 필요가 있었다. 또 다른 문제는 킬링이 분류한 집합족 안의 모든 군들을 구성해내고 또 이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점을 증명하는 일이었다.
이 과제는 파리에 있던 젊은 대학원생인 엘리 카르탕(Élie Cartan, 1869~1951)의 몫으로 남겨졌다.  - P96

카르탕은 타고난 수학자였다. 그는 구조를 파악하는 뛰어난 추상적추론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이런 능력 덕분에 킬링의 아이디어를 명료화하고 또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기술적인 세부 사항 가운데일부를 다시 손질했으며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를 현재는 킬링-카르탕 분류 이론이라고 부른다. - P98

6

리 군과 물리학


수학은 경험과는 무관한 인간 사고의 산물인데 물리적 현실속의 대상물들과 완벽하게 합치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리가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에 고전물리학은 여전히 건재해보였다. 하지만 그 건재함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리가 사망할 무렵인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고전물리학은 붕괴되기 시작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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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신경증 환자들은 고대의체질을 격세유전적 유산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문화의 요청에 의해서 신경증 환자는 고대의 체질을 보완해야 하며, 이와 같은 일은 신경증 환자에게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소비하도록 강제한다. - P62

. 원래 터부라는 말은 ‘신성한(heilig)‘과 ‘부정한(unrein)‘을 아직 의미하지 않고, 악령적인 것(da Dämonische), 곧 손대서는 안되는 것을 표시하며, 따라서 ‘신성한‘과 ‘부정한‘이라는 두극단적인 개념들에 공통적인 특징을 지적했다.  - P62

 즉 우리들은 이 말의 확립된 의미로부터만 다음처럼 광범위한 탐구의 결과로서 정립된 것을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곧 터부 금지(Tabu-verbot)는 감정 양립의 결과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다. 고대어에 대한 연구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 P63

즉 이 터부 개념의 운명의 배후에는 하나의 명백한 역사적 변화가 숨겨져 있다. 이 터부라는 말은 처음에는 큰 감정양립을 고유하게 가지는 매우 특정한 인간관계에 결부되어있으며, 여기에서부터 또 다른 유사한 관계로 확장되었다. - P64

만일 우리들이 잘못 보지 않는다면, 터부에 대한 이해는양심(das Gewissen)의 본성과 발생을 밝혀주기도 할 것이다.  - P64

양심은 우리의 내면에 성립하여 있는 특정한 소원 자극을 거부하는 내적 지각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다음의 사실을 근거로 삼고 있다. 즉 이 거부는 다른 것을 근거로 삼을 필요가 없으며, 자기 자신을 확신하고 있다. - P64

터부는 양심의 명령이다. 터부의 손상은 끔찍한 죄의식을 생기게한다. 죄의식은 그 기원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우 자명한것이기도 하다.³¹



31) 다음의 사실들은 서로 유사한 흥미로운 사례들이다. 즉 터부 금기를 모르고 범했다고 해서 터부의 죄의식이 경감되지는 않으며(앞에서의 사례들을 볼것), 그리스 신화에서도 오이디푸스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죄를 저지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 P65

3. 물활론과 주술과 사고의 만능


정신분석학의 관점을 정신과학의 문제들에 적용하려고 하는 작업의 필연적인 결점은, 그러한 작업이 양쪽의 독자에게 제공할 자료가 너무 적은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 P66

물활론은 좁은 의미에서 영혼 표상(Seelenvorstellungen)에 관한 이론이고, 넓은 의미에서 정신적 존재 일반에관한 이론이다. - P66

원래 영혼들은 개인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긴 발전 과정을 통하여 물질적인 성격이 벗겨지고 고도의 ‘정신화(Vergeistigung)‘에 도달하게 되었다.³⁵


35) 분트의 ≪민족심리학> 제1권 4장 <영혼 표상> 참조 - P68

 죽음에 대한 표상은 얼마간 뒤늦게 마지못해서 받아들여진 것이고, 그것은 실로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내용이 없는 것이고 우리들 자신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P69

즉 이 물활론적 표상들은 "신화를 형성하는 의식의 필연적인 심리학적 산물이고, 우리들이 원시적물활론(der primitive Animismus)을 관찰할 수 있는 한에서 원시적 물활론은 인간의 자연 상태에 대한 정신적 표현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³⁷


37) 분트의 <민족심리학> 제1권, 154쪽. - P70

우리들의 정신분석학적 연구는 다른 위치에서 시작된다.
우리들은 인간들이 순수한 사변적(思辨) 지식욕에서 최초의 세계 체계(Weltsystem)를 창조했으리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 P71

모든 강박 신경증 환자들은 대부분 그들의 빼어난 통찰력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미신적 경향이 있다. - P74

(전략). 그러나 우리들은 이것을 강박 신경증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분석적 연구는 다른 신경증들에 있어서도 똑같은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 P74

히스테리 환자는 오직 자신의 환상 속에서 일어난 체험을 자신의 발작에서 반복하여 자신의 증세를 통해서 고착시킨다. - P75

우리들이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라 무의식적인사고(思考)를 고려하고 있는 한에 있어서 그의 죄의식은 근거를 가지고 있다. - P75

이러한 신경증 환자의 초기 강박 행위는 원래 전적으로 주술적 본성을 가진다. 강박 행위는 비록 마술은 아니라고할지라도 부적과 같은 액막이로서 신경증을 일으키게 하는 재해의 기대(Unheilserwartung)를 막는 데 쓰이도록 되어있다. - P76

인간이 도달한 최초의 세계관, 곧 물활론의 세계관은 말하자면 하나의 심리학적 세계관이었다. 이 물활론의 세계관은 자신의 근거를 정립하기 위해서 아무런 과학도 필요로하지 않았다. - P77

즉 미개인은 자신의 영혼(Psyche)의 구조 관계를 외부 세계에 적용했다.⁴⁵

45) 소위 정신 내면적 지각에 의해서 인식된 것. - P78

주술은 사고(思考)에 온갖 만능을 부여한 반면에, 물활론은 이 만능의 일부를 떼어내어 정령들에 귀속시킴으로써종교 형성의 길을 마련했다. 그런데 미개인들로 하여금 이처럼 최초의 포기를 이행하도록 한 것은 무엇인가? - P79

우리들은 오직 다음과 같은 차이점만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들은 죽음이 생존자에게 부여하는 지적 문제를 우선적으로 취급하지 않고, 이와 같은 죽음의 상태에 의해서 생존자가 빠지는 감정 갈등을 탐구하도록 하는 힘을 우선적으로 취급한다. - P80

따라서 인간의 최초의 이론적 업적 - 정령의 창조(die Schöpfung der Geister)은 인간이 자신에게 부과한 최초의 윤리적 제약, 곧 터부 규정과 동일한 근원에서 생겼을 것이다. 그렇지만 원천이 동일하다고 해서 발생의 시기도 동일하다고 미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 P80

4. 토테미즘의 유아적 회귀


(전략). 즉 정신분석학은 종교처럼 매우 복잡한 어떤 것을 하나의 유일한 원천으로부터 도출해 내기를 시도할 것이다. - P82

. 종교의 발생에 있어서 여기에서 논의하는 메커니즘이 어떤 상대적 의의를 가지는가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들의 탐구가 종합되어야 비로소 결정될 수 있다. - P82

레나슈는 1900년에 토테미즘 종교의 교리문답이라고 할 수 있는 12개 조항에 달하는 다음과 같은 토테미즘 법전(Code du totémisme)을 기획했다.⁵¹


51) ≪제사, 신화, 그리고 종교> (1909), T. I., 17쪽에 재수록됨. - P84

1. 특정한 동물들은 죽여서도 안 되고 먹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러한 종류의 동물의 개체들을 사육하고 보호한다.
2. 이런 동물이 우연히 죽으면 애도하고 종족의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경의를 표하고 매장한다.
3. 식용 금지는 때에 따라서 단지 동물의 일정한 신체 부분에만 관계된다.
4. 사람들이 보통 아끼던 동물을 어쩔 수 없이 필요에 따라서 죽이지 않으면 안 될 경우, 사람들은 그 동물에게 용서를 빌고, 터부의 손상을, 곧 살상을 다양한 변명과 핑계를통해서 완화하기를 추구한다.
5. 만일 동물이 제물로 바쳐지면, 그 동물을 장엄하게 애도한다.
6. 어떤 의식(儀式)의 경우나 종교의례(儀禮)에서 사람들은 특정한 동물의 가죽을 걸친다. 토테미즘이 여전히 존속하는 곳에서 이 동물은 토뎀 동물이다.
7. 종족과 개인은 동물의 이름을, 바로 토뎀 동물의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한다.
8. 많은 종족들은 짐승의 모습을 문장(紋章)으로 사용하며, 이 문장을 가지고 자기들의 무기를 장식한다. 남자들은 동물의 모습을 몸에 그리거나 문신으로 새긴다.
9. 토템이 두렵고 무서운 동물에 속할 경우, 토템은 자신을 따라서 이름 붙인 종족의 구성원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10. 도템 동물은 종족에 속하는 자들을 보호하고 위험을경고한다.
11. 토템 동물은 자신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들에게 미래를 예언하고 그들에게 지도자로서 봉사한다.
12. 한 토템 종족의 구성원들은 빈번하게 공통되는 조상의 끈을 통해서 자기들이 토템 동물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믿는다. - P85

(전략). 즉 그는 문제에 대해서 토테미즘의 본질적인 특징들을 어느 정도 소홀히 다룬다. 우리들은 다음의 사실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 P86

우리들은 적어도 다음처럼 세 종류의 토템을 구분할 수있다.


1. 종족 토템. 종족 전체가 이 토템에 속하며, 이 토템은세습적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계승된다.

2. 성별 토템. 이 토템은 한 종족의 모든 여자 구성원들이나 모든 남자 구성원들에 속하며 동시에 두 성에 속하지않는다.

3. 개인 토템. 이 토템은 개인에게 적절하며 후손에게는계승되지 않는다. - P88

종족 토템은 남자들과 여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숭배대상이다. 이들 남녀는 토템의 이름을 따라서 자기들의 이름을 붙이며, 자기들을 같은 조상에서 태어난 혈족으로 여기며 상호의 공동 의무와 토템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 서로굳게 결합되어 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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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들어섰을 때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카운터 안쪽에 있던 가미오가 "어서 오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가미오 씨, 오늘은 여기 통째로 빌릴 수 있을까요?" - P220

"사과해야 할 일이 있어. 내가 널 속였어."
(중략).
"그 사진, 아직 갖고 있어? 요코스카 라이브하우스에서 찾은, 도모 씨가 모르는 여자랑 찍은사진." - P221

"한가운데 있는 건 사실 다른 여자야. 거기 도모야 씨 아들 사진을 합성한거지. 합성사진이야."
(중략).
그러니까, 하고 야요이는 말을 이었다.
"가시마 씨도 공범이야. 가미오 씨가 도와달라고 부탁한거고." - P222

"무슨 뜻이긴 도모야 씨의 속박 말이야. 당시 넌 그사람 망령에 사로잡혀 있었어. 생활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안색도 좋지 않았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남자를 소개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고, 그래서 가미오 씨에게 조언을 구한 거야." - P223

가미오가 말을받았다. "몰래 만났던 상대가 딸이어야 강한 인상을 남기겠죠. 연상연하 커플로 보일 만큼 친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히노 씨는 질투심을 느끼지 않았습니까."
"연상연하 커플∙∙∙∙∙." 그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유즈키는 기억을 떠올렸다. 이내 생각이 났다. "그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있던 직원도 공범이었나요?" - P225

"난 그 얘기 듣고 울었어. 전부 지어낸 얘기였는데. 그런 날 보고 속으로 웃었지?"
"말도 안 돼. 나도 필사적이었어. 속이기는 싫었지만,
모두 널 위해서..." - P226

"비밀을 털어놓으며 야마모토 씨도 동요한 모양이군요. 제일 중요한 얘기를 안하고 가시다니. 히노 씨가 알아야할 제일 중요한 일인데 말입니다."
(중략).
"모르시겠습니까? 당신을 속인 공범이 또 있다는걸." - P227

"다카토 료코 씨......."
"(전략). 죽은 남편의 불륜 상대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라고 생각하겠죠. (중략). 게다가 아들이 트랜스젠더라고 거짓말까지 해야 합니다. 여간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 P228

"블러디 메리, 야마모토 씨가 이 칵테일을 주문한 이유를 저는 알 것 같습니다. 피를 흘릴 각오가 돼 있던거죠. 친구를 위해서라면, 설령 자신이 상처받는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아닙니까?" - P228

유즈키는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지난 날을 돌이켜보자 지금도 도모야와의 추억이선명하게 되살아났다. 그에 대한 감정을 주저 없이 토로할 수 있는 건,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눠준 존재가 늘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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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진 리스는 많은 동시대인들에게 일종의 유령으로 보였다. 마치 죽었다가 다시 살아 돌아온 나사로처럼 말이다. - P7

바스 디아즈가 기대했던 것은 『제인 에어』의 미친 로체스터 부인과 유사해 보인다. 리스는 로체스터 부인의 초상이 심히 왜곡되었다고 여겨 그에 답하는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썼다. - P8

이 소설은 관객과 연기자, 정상과 광기, 기대와 충족, 연기와 실제의 간격 사이에서 협상을 모색한다. - P8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처음 출간되었을 때 널리 호평을 받았으며,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는 아마도 독자에게 제기되는 인지와 해석에 대한 의문들 때문일 것이다. - P9

물론 『제인 에어』는 그 자체로 고딕 양식의 텍스트이다. 작품 속에서 미친 크리올 여인은 갇혀 있지만, 고통 받는 남편과 순수한 제인의 삶에 끊임없이 나타난다. - P9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는 고딕적 상상력이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표현된다.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해결보다는 그것의 인식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 P9

(전략).

이처럼 소설의 서사적 불확실성은 독자의 상상력을 괴롭힌다.
『제인 에어』는 단정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중략). 반면에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첫 문장은 망설이는 어조를 띤다.  - P10

『제인 에어』를 읽은 독자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읽을 때, ‘메이슨‘ 같은 이름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러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 P15

프로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비밀로 남아 숨겨졌어야 했으나 밝혀지게 된‘ * 모든 것은 친숙하면서 동시에 낯선 것이다. 숨어 있고 암시되어 있지만 대부분 말할 수 없는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비밀들은 희미하게 보이기는 하나 결코 분명하지는않다.


* 프로이트, p. 345. - P15

『제인 에어』에 나타난 고딕적인 요소들을 되살려 작업하는 것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에서 행해지는 다시 쓰기의 또 다른 양상, 즉 본국 중심부에 대한 식민지 주변부의 응답과 연결된다. - P19

에드워드 사이드는 『문화와 제국주의』에서 ‘서사의 권력, 즉 다른 서사의 형성과 등장을 막는 힘‘*이 문화적 우월성을 주장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19세기 유럽에서 사실주의 고전 소설이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 P20

로체스터와 앙투아네트 모두 옷을 제대로 차려입고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 법을 배웠지만, 로체스터가 권위적인 식민주의자의 역할을 그만둘 수 없게 되자 둘 다에게 비참한 결과가 온다. - P21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대부분 독자들이 만나는 존재들보다 더 강력하다. - P21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마지막 부분에서 앙투아네트는 여전히 자신이 꿈꾼 내용을 실행하지 않는다. 그녀는 독자의 상상력이라는 어두운 통로 속으로 발을 내디딘다. 어쩌면 그 상상력은 그녀를 『제인 에어』로 이끌지도 모르지만, 그러지 않을지도 모른다. - P22

『제인 에어』에서 수수께끼 같던 그레이스 풀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마지막 장에서 제 목소리를 얻는다. 하지만 아네트와 메이슨의 결혼이 어떻게 끝났는지에 대한 두 가지 설명이 서로 어긋나듯, 어떠한 이야기도 모두 잘 들어맞지 않는다. - P23

아무런 동정심 없이 노예제도나 결혼, 혹은 부모자식관계 속에서 서로를 소유하겠다고 주장하는 인간들의 말할 수 없는 이야기는 소설을 따라다니는 유령이다. (후략).

-앤젤라 스미스 - P24

제1장

쿨리브리

‘문젯거리가 생기면 대열을 좁힌다.‘ 라는 말이 있듯이, 위기가 닥치자 백인들은 결속을 강화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무리에 끼지 못했다. - P27

어머니는 아버지의 후처였다. 사람들은 어머니가 아버지에 비해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어머니는 마르티니크* 태생이었다. 


*1839년 당시 마르티니크는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자메이카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이 두 곳은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면에서 경쟁적 위치에 있었다. - P27

어느 날 나는 어머니가 우리의 이웃이자 어머니의 유일한 친구인 러트렐 씨와 담소하는 것을 들었다.
"물론 영국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 불운을 겪은 셈이지요. 노예해방 안이 의회를 통과했을 때 영국 정부가 우리에게 약속한 보상금이 있잖아요. 나는 아직 그것을 기다리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더 오래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 P28

나는 고독한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직도 무인가를 계획했고 희망을 버리지 못하시는 듯했다. 어쩌면 거울 앞을지날 때마다 어머니는 희망을 되새겼는지 모른다. - P28

"이제 우린 기동성을 잃었어. 우린 고립된 거야. 이제 끝장이구나." *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 원문은 "Now we are marooned." 이것의 원뜻은 "이제 우리는 기동성을 상실했다.", "이제 우리는 고립되었다." 이다. maroon은 스페인어 cimarron에서 파생된단어이다. 야생동물을 잡아 가축으로 사용하기 위해 길들여 놓으면 동물은 산(cima)으로 도망가 버리곤 했고, 따라서 cimarron은 산으로 도망간 동물이라는뜻이다. 자메이카에서 영국의 식민지 정책이 실시되면서 원주민에 대한 압박과 착취가 극심해지자 이에 반대하는 용맹한 청년들이 산으로 피신하여 그들만의 공동체를 구성했고, 영국 관리나 백인 대농장주, 영국인에게 아첨하는 종족들을 독살시켰다. 이들이 마룬(maroon) 족으로, 폭동, 암살 등을 주도했다. 아네트가 "Now we are marooned."라고 한 말을 "우리는 이제 마룬 족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마룬 족처럼 사회에서 고립되었다."로 해석한다면 앞으로 전개될 손필드 방화와 같은 앙투아네트의 반란 행위를 예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 P29

어머니는 잘 걷지도 못하고 말도 똑똑히 하지 못하는 내 남동생 피에르를 진단해 달라고 스패니시타운에서 의사 한 분을 모셔왔다. 의사 선생님이 어머니나 피에르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나는 모른다. - P30

엉망이 된 정원처럼, 쿨리브리 저택은 어디를 가나 성한 곳이 없었다. 노예제도가 없어졌으니 ‘누가‘ 일을 하겠는가?  - P30

 어머니는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피에르와 함께 앉아 있거나 어머니가 좋아하는 곳에서 피에르와 산보하기를 즐기셨다. 어머니가 원하는 것은 고요와 평화였다. 나는 나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만큼 자랐으니까. - P31

때때로 해변가에 사는 여인들이 우리 집의 빨래며 청소를 해주었다. 그들은 크리스토핀을 두려워했다. 내가 곧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이 수고비 한 푼 안 받고 우리 집에 와서 일하는 것은 크리스토핀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어머니에게 크리스토핀에 대해서 물었다.
"크리스토핀이 몇 살이나 됐어요? 나이가 아주 많아요? 옛날부터 줄곧 우리와 함께 살았어요?"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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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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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소설은 재미없었다.

 지인에게 취향만 맞는다면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라고 소개 할 것이다.


 위의 문장을 적으면서도 왜 이렇게 적었는지 모르겠다.



 소설은 크게 독립적으로 보였던 이야기들이 끝에 이르러 하나로 통합되는 골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소설의 제목에 들어간 그림이 매 이야기에 들어가 있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고, 하나하나 있었다면 좋았단 생각이 들었다.

 전 작품인 '이상한 집'을 읽으면서도 든 생각이지만, 영상물을 만들면서 짧게 흡입력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잘 하는 것에 반하여 길게 만드는 것은, 그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 작품에 비하면,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그 연결과 확장이 좋아졌다.



 하지만 지루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공포란 장르는 최종적으로 사람이 이해할 수 없거나 그것이 거부되어야 한다. 스릴러는 최소한 사건이 일어난 원인이나 그 동기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이 소설은 공포라 볼 순 없고, 스릴러라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작품의 길이에 비해서 일어난 일은 적었고, 해결도 급작스러웠다.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갈등 하나 없이 해결되어 맥이 빠지기도 했다.


 이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원 배틀 에프터 어나더'와는 달랐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딸을 되찾기 위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딸을 찾는데 한 일은 없다는 수준이다. 최종적으로 주인공은 모든 갈등이 끝난 후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인간적이었고, 그렇기에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느끼지 못 하게 만들었다, 딸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노력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작품에서 그런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만약 모든 것이 단편이었다면, 그리고 그걸 모아서 수록한 것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소설은 재미없었다.

 지인에게 취향만 맞는다면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라고 소개 할 것이다.

 아직 2편째지만, 점점 나아지는 작가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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