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sa

이렇게 스토리로나마 책을 낼 수있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생각해 보면 10년 넘게 만화가를지망해 왔으면서도 어째선지 스토리 작가로의 길은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네요. 스토리 작가라는건 그림을 잘 그릴 수 없어도 이야기만 지어낼 수 있다면 된다는 점에서 전국 각지에 많은 경쟁자들이있으리라고 생각했던 터라 논외로밀어 놓고 있었던 게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도 만화, 스토리,
어느 쪽으로든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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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소 아저씨

시나가와에 4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다.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면낮고 무거운 엔진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공공 주택이 당시 거주지였다. 낡은 자동차를 파쇄하는 공장이나 주로 시나가와구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시나가와구 청소센터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 P13

. 평일아침, 집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떨어진 시나가와역의 출구를 잇는 통로를 보면, 검은 양복을 입은 샐러리맨들이 10열 종대로 줄을 지어 묵묵히 직장으로 향한다. - P13

이러한 분위기는 주거 환경 쪽도 마찬가지였다. 150가구를 수용할수 있는 11층짜리 공공 주택은 들고 나는 사람이 많고 자치회도 따로없다.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여서 간혹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게 되더라도 그저 인사를 하는 정도다. 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했다.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청소 아저씨였다.  - P14

아저씨가 주민들에게 애정 어린 존경의 대상이었던 것은 청소를 하다가 이와테 사투리로 말을 건네오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주민들 모두의 이름과 성격을 알고 있고 각각에 맞추어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만도아니었다. 사실 아저씨는 손재주가 좋아서 울퉁불퉁한 손가락을 사용해 쓰레기장에서 장난감을 만들어준 것이다. - P15

또 다마가와에서 잡았다는 가재나 거북을 쓰레기로 버려진 스티로폼에 잘 넣어 쓰레기장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근처의 곤충 상자에는 거대한 메뚜기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이건 뭐야, 아저씨?"라고 묻는 여자아이에게 아저씨는 "가재의 먹이야"라고 상쾌하게 답해주었다. 쓰레기장은 언제나 청결했고, 학원이나 숙제에 쫓기는 아이들이자연스레 모여드는 장소였다. - P15

 이토록 흔치 않은 일을 어째서 노동 시장은 더 적절하게 평가할 수 없는 것일까? 아저씨보다 보수를 두 자릿수, 아니 심지어 다섯 자릿수 이상 받는 사람들이 어째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처음 급여액을 알았을 때 단순히 의문이 들었고 나의 어리석음이 부끄러웠다. 어찌 되었든 아저씨는작업복을 바꾸어 입고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아이들에게서는 불안한 표정이 사라졌다. - P17

아저씨는 매일 수많은 쓰레기를 쏟아내는 우리를 향해 "아직 쓸수있는 이런 물건을 버리다니 아깝네"라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렇게 물건을 버리지는 않았는데"라고 푸념하지도 않았다. - P17

2 속성을 상실한 것들의 필요성

청소 아저씨의 이런 행위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고 있었던 것일까? 무엇이 그토록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일까? 근대 사회의 관점에서 보자면 아저씨의 행위는 이중의 의미에서 물건의 연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행위였다. - P18

첫째, 건물의 유지 보수를 한 것. 청소 아저씨가 없다면 건축업자의손을 떠난 뒤 건물의 노후화는 심히 가속화될 것이다. - P18

둘째, 쓰레기를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청소 용구로 바꾼 것. 즉 청소아저씨는 쓰레기가 되어 사회적 가치를 박탈당한 것을 다시 한 번 사회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재조립하여 그것의 연명을 성취한 것이다. - P19

어떤 것에 뒤얽혀 있던 속성이 제거되고 기능도 잃어버리고 산산이 흩어지게 되어 ‘그저 거기에 있다‘ ‘무엇인가에 작용하는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비슷한 상태의 다른 것과 합성되기 쉬워진다. - P20

사물에 잠재해 있는 열을 발산하고 해체하고 고요히 가라앉혀 잠들게 하는 것. 인간과 식물과 동물, 나아가 생명체와 인공물의 울타리조차 자유로이 넘어가는 초영역적인 현상에 이와테 출신의 청소 아저씨는 자연스레 참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 P21

이 책의 목적은 공공주택 거주자들을 끊임없이 매료시켰던 청소아저씨와 그의 행동을, 지금까지 선행자들이 남겨온 생각과 행동의 역사속에 위치시키고 보편화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 P21

3 인간계와 자연계의 틈새에서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나치당)의 독재 체제하에서 "토양식물-동물-인간의 생물학적 공생"을 부르짖은 농촌계획학자가 왜 동유럽의 인종적·경관적 재구축을 목표로 하는 동부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또 화학비료보다 토양 내 부식(植, humus)을 중시한다고 말했던가? - P22

자연-인간물질대사의 요체인 주방이라는 공간은 어떤 연유가 있었기에 20세기 들어 여러 과학자들이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출하여 시스템화를 이룬 것인가?³
어떻게 해서 대도시의 저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버려진 물건을모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바꾸어갔는가?⁴ - P22

3 후지하라 다쓰시(藤原辰史)『나치의 주방: ‘먹는 일‘의 환경사(200史)』, 2012년(결정판은>「食출판사에서 2016년 간행).
4 후지하라 다쓰시(藤原辰史) 「고물과 쓰레기의 인문학: ‘밑바닥‘에 대한 종합적 고찰(ㅁ-「老人底」総合的考察)」山室信一岡田暁生+小関隆+藤原辰史 編『우리는 어떠한 ‘세계‘를 살고 있는가: 도래할 인문학을 위하여 (「世界」천生롤 T330-来人文學十二出版, 2019년. - P363

각각의 물음에 대한 나름의 잠정적인 답은 비록 한정된 사고 능력의 범위 내에서나마 지금까지 출간한 저작들을 통해 제시해온 터라 여기서는 굳이 반복하지 않겠다. 하지만 방금 제시한 큰 물음에 대해서는,
그로부터 파생된 각각의 하위 문제들과 씨름하는 동안에는 언어화를 게을리해왔고, 나 자신의 물음을 완전히 대상화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또한 왜 이러한 물음이 나왔는지에 대해, 이러한 문제에 나보다 더 이전에 봉착했던 선행하는 사상가들과 관련지어 숙고해보지 않았다. - P23

일반적으로 말해서 역사학자는 철학자나 사상가가 구성해낸 형이상학적 개념을 아무리 기피하려 애써도 그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게마련이며, 일차 사료에서 이해하게 된 것만을 포착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형이상학의 세계로부터 온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 P24

연구를 시작했을 무렵의 나는, 농약 오염과 토양 악화가 지구를 멸망으로 이끌어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초조감에 내몰리며 관련 서적을뒤적였다. 그와 병행하여 히로시마, 나가사키, 비키니 환초에서의 핵무기 폭발, 시라누이해*의 수은 오염, 체르노빌 원전 폭발 등이 초래한인간과 자연의 파괴를 둘러싼 사상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좁은 범위에서나마 철학이나 사상 분야의 책, 그리고 관련 문학 서적들도 뒤적여보았다.


*규슈 본토와 아마쿠사 제도에 둘러싸인 내해로,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질소화학 공장에서 유출된 수은 때문에 심하게 오염되었다. 이 때문에 여기서 어업을 하고 이곳의수산물을 먹던 주민들이 미나마타병에 걸리기도 했다. 이하 각주는 모두 옮긴이 주이며,
저자의 원주는 미주로 실었다. - P24

나치가 "생명 법칙" (Lebensgesetz), 즉 인간은 생명의 순환에 따라야 한다는 원리를 설파한 것은, 인간과 자연의 풍요로운 관계를 국가가 구축해 가겠노라 선언한 1935년 ‘제국자연보호법‘에서 꽃을 피웠으며, 다른 한편 인간은 인종이라는 자연의 섭리에 순종해야 한다는 원리와 하등 모순 없이 연결되었다. - P25

만일 우리가 이런 연유로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를 뿌리친다면, 그러면서도 여전히 생명과 인간 사회의 다원적이고 연쇄적인 상호 작용을 포착하고자 한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  - P26

이 덫은 세상의 여론이 ‘생명‘이나 ‘순환‘, ‘자연‘ 같은 슬로건에 의심없이 기대어버릴 경우 곧장 사회 전체의 덫으로 바뀌어버린다. ‘환경‘
과 ‘생태‘라는 말은 거기에 내포된 위험성을 일단 해독시킨 다음에는마치 부적처럼 온갖 다양한 토론이나 문서의 결론으로 사용되기 일쑤다. - P26

더구나 자연계의 물질 순환은 지금까지 보아온 바와 같이 인간사회에서도 기능하고 있다. 이삭줍기, 넝마주이, 수리점에서부터 폐품 회수소나 말의 사체 처리, 쓰레기 수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든 소재를재사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가공하는 존재, 즉 분해자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온 역사적 경위로 인해 지나치게 경시당하고 있다. - P27

생명의 위대함에 헌신한다. 삼라만상의 바다에 몸을 맡긴다. 제행무상의 행위로 자신을 비운다 등등 초월적인 것에 대한 허다한 예찬과는 다른 회로로, 자연계와 인간계를 통합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걸까? - P27

또한 ‘하이누웰레형 신화‘*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체에서작물이 태어나는 신화는 세계 각지에서 볼 수 있는데, 모든 신화가 그렇듯 의외로 묘사가 시원시원하다. 부패 속의 생성을 그리는 경우는 가령 『고사기』의 너무나도 유명한 구절에서도 볼 수 있다.



*하이누엘레 (Hainuuwele)는 인도네시아 사체 환생 신화의 주인공 이름. 이 신화를 연구한 엔진은 이 이름을 따서 시체에서 작물이 발생하는 형식의 신화를 ‘하이누웰레힝 신화‘라 명명했다. (이상의 내용은 노성환 고사기, 민속원, 2009년 59쪽, 역주 60 참조.) - P28

당연한 얘기지만 하야스사노오가 오오게쓰히메를 소홀히 대하는태도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도식,* 즉 ‘힘 예찬으로서의 부성 숭배‘와 ‘자연 예찬으로서 모성 숭배‘라는 도식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뿌리 깊게 존속하면서 여성에 대한 남성의 권력 행사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측면이 신화에 담겨 있다는 걸 확실히 짚어두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목가적인 처사다.


* 하야스사노오라는 이름에는 ‘용맹하고 신속하며 사나운 신‘이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한자이름에 男이 들어 있기도 하다. 한편 오오게쓰히메는 ‘음식물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이상의내용은 「고사기 47쪽. 역주160 그리고 59쪽, 역주 59 참조) - P29

4 파손된 것의 이념: 나폴리의 기술

다만 버려진 것 속에서 시작의 맹아를 발견한다는 논의는 이미 케케묵은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최근 포스트휴먼에 관한 논의가 활기를 띠게 되면서, 혹은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모든 구조물의 취약함과 덧없음이 망막에 새겨진 후에는 비교적 자주 듣게 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폐물이 되어버린 것의 가능성이라든가, 그러한 것에 대한 미학적 감성을 소중히 여기자"라는 논의에 대해 "또 그 소리냐"고 탄식하는 논자도 있다.⁹ - P30

9 고이즈미 요시유키(小泉之)의 코멘트 고이즈미 요시유키(小泉之)+지바 마사+ 나카야마 히후미(仲山) 사변적 실재론 ‘이후‘와 트럼프 시대의 제문제(思弁的実在論以後ㅏㅏ47卷1号, 2019년時代ⓝ諸問題)」『現代思想 - P364

고리키는 쓰레기장 같은 ‘밑바닥‘에서 사회로부터 버려진 자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그려냈다. 피카소는 쓰레기장에서 주운 자전거 안장과 핸들을 결합하여 「황소」(1942)라는 제목의 작품을 제작했다.¹¹ - P31

11 나는 주 4에서 인용한 논문 「고물과 쓰레기의 인문학: ‘밑바닥‘에 대한 종합적 고찰」에서예술작품과 고물 및 쓰레기의 관계에 대해 논한 바 있다. 또 카트린 드실기(1)-ㅈ• 인간과 쓰레기: 쓰레기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 유럽의 경험에서 배운다(人間とごみーごみをめぐる歴史と文化、ヨーロッパの経験に学ぶ)」 (久松健一編訳, ルソ一麻衣子訳, 新論, 1999년)도 참조. - P364

둘째, 우주 물리학은 고밀도·고에너지의 특이점에서 빅뱅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어느 한 점에 가득 채워져 있다가 그 점이 폭발하여 파편이 사방팔방 가속적으로 흩어져가는 과정에서 현재의 우주가 구성되었다는 말이다. - P31

 나치즘도 스탈린주의도 자본주의는 비판했지만, 생산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았다.
모든 나라가 생산량을 분석하고 국내총생산(GDP) 순위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그런 숫자가 그 나라의 활성도를 재는 척도라고 철석같이 믿기때문이다. 나이는 거듭되는 것이고 경험은 쌓이는 것이라 간주된다. - P32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도 생명이 "합성보다 분해하는 쪽을 끊임없이 우선한다"고 말한다. 즉 다른 생물의 단백질을 먹고 소화하고, 산산조각 냄으로써 그걸 자신을 구성하는 물질과 끊임없이 교체하는 것인데, 합성 이상으로 분해 쪽을 진행시켜 나가지 않으면 엔트로피 법칙을 거스르게 되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 P33

(전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손상, 무왜곡, 무결함, 완전함에 대한 나폴리사람의 혐오감이며, 또한 두려움이다. 완벽한 사물은 나폴리 사람에게이처럼 양극단을 오가는 것이다. 그 어느 쪽이든 자신으로부터 멀다. - P35

상하수도 인프라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돗물이 본래도달해야 할 곳에 닿지 않고 전혀 엉뚱한 곳에서 샘물처럼 솟구친다.
그것을 가난한 아이들이 향유한다. 목적은 달성되지 않는다. 계획대로되지 않는다. 짜증의 원인일 법한 이러한 현상들은, 그러나 나폴리 사람이 사물이나 존재를 대할 때의 온건함에서, 혹은 어폐를 무릅쓰고말하자면 ‘적당함/어지간함‘에서 유래한다. - P36

자본주의 사회에서든 사회주의 사회에서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실은 전혀 고장 난 데가 없다는 것이, 또 신품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중시되는 사회야말로 인류사 전체로볼 때 지극히 드문 시대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 에세이는 독자에게전하고 있다. - P37

5 기능에서 단절된 기관


이 장에서는 ‘영광스러운 몸‘, 즉 천국에서 부활한 육체에 대한 성직자들의 논의,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의 논의를 거론한다. 식인종에게 흡수당한 육체의 경우 천국에서는 어느 쪽 육체로 소생할 것인가, 또 머리카락, 손톱, 혈액, 젖, 흑담즙, 땀, 정액, 점액, 오줌 등 천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간주되는 것들은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등등, 아퀴나스는 해부에 가까운 수준으로 문제들을 최대한 구체화하고 그에 대해 대단히 진지하게 논의한다. - P37

하지만 다른 한편 천국, 즉 완전한 자연에는 불필요한 것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역설이 발생한다. 이 역설을 토마스는 "기관을 그 특유의 생리학적 기능으로부터 단절시키는 것"이 핵심 지점이라고 말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한다.  - P38

손상되지 않은 완벽한 것으로 제대로 기능한다 함은 일견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것은 표면상으로만 그러할 뿐이다. 완벽함은 어떤 다른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공통의 사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 그대로 머문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기능을 벗어던지고 도착적(倒着的)으로 사용되어버리는 "희열" 또한 발생하지 않는다.

*아감벤은 신체의 사용(L‘uso dei corpi)』 (Vicenza: Neri Pozza Editore, 2014)에서 ‘사용‘이라는단어가 통상적인 타동사(능동적인 주체가 수동적인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 타동사)만이 아니라 주체가 대상을 사용할 때 동시에 주체가 변화를 겪는 동사, 즉 중동태의 동사일 수도 있다.
고 말한다. 참고로 『신체의 사용』은 고쿠분 고이치로의 『중동태의 세계』(박성관 옮김, 동아시아, 2019)와 마찬가지로 중동태를 주제로 한 책인데, 국내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 P39

신품으로 흘러넘치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사회. 그러나 그것은 결코아늑한 사회가 아니다. 후지타는 "복잡하게 구성된 신품은 일체의 흔적이 없고 흠도 얼룩도 없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매끄러운 것으로 주어진 것이다."라고도 말하는데, 이는 존레텔이 관찰한 나폴리 사람의감각과도 깊은 의미에서 상통하는 것이다.  - P40

사물이 손상되고서야 사물과의 깊은 관계를 시작하는 나폴리 사람을 관찰한 알프레트 존레텔, 육체가 천상의 영광을 입었을 때 생식기관과 소화기관은 갈 곳을 잃어버리지만, 바로 그 기관들의 무위에서에로스의 근원을 발견한 조르조 아감벤, 부서진 찬장이 수리되었을 때발생하는 몽타주 효과에서 도리어 ‘새로움‘을 찾아낸 후지타 쇼조. 이 세 사람의 분해 관찰자는 이 책의 출발점이다. - P41

하지만 세 사람의 논의에는 커다란 논점이 빠져 있다. 그것은 첫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현대 세계가 여전히, 게다가 한층 더 세련된 듯한 신품 세계에 의해 온통 뒤덮여 있느냐는 문제다. - P41

그런 까닭에 다음 장에서는 우선 신품 세계가 얼마나 강인하고 또 얼마나 교묘하게 통치하는가에 대해 형태학적으로 사유해보고자 한다. 이 신품 세계는 직접적인 폭력을 현저히 드러내지는 않는다. - P42

1 ‘분해 세계‘와 ‘분해에 저항하는 세계‘

오랫동안 인류 곁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 중 하나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다시 젊어지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자기 육체의 내구성이 생각보다 짧다는 걸 깨닫고 불손하게도 영원한 생명을 가진 신처럼 영원히, 혹은 평균 이상으로 오랫동안 탄력 있고 생기로운 육체를 유지하려고 발버둥친, 분수를 모르는 인물은 이루 다 셀 수가 없다. - P121

잘 알려져 있듯이 중국은 불로불사의 신선전설이 가득한 나라이다.² - P122

인도 신화에서는 불로불사의 음료인 암리타를 둘러싸고 신들과 마족이 다툰다. 가구야히메는 달나라로 승천하기 전에 자신을 사랑한 노인과 천황에게 불로불사의 약을 건네지만, 노인은 그에 따르지 않고 천황은 "만나지도 못하고 흘러넘치는 눈물에 떠 있는 이 내 몸에 불사의 약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탄식하며 산 중에서도 하늘에 가장 가까운 후지(不死)*
의 산에서 그 약을 태워버린다.³

*후지산(富士山)의 ‘후지‘는 불사(不死)와 일본어 발음이 같다. 한편 일본의 옛 이야기 소설 『다케토리 이야기』에는 천황이 이 산에 갈 때 군사들을 많이 데리고 가, 군사(土)가 많이 (富) 있는 산이라서 후지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되어 있다. - P123

물론 인간의 피를 뒤집어쓰려면 그만큼의 권력과 흉포함이 요구된다. 이런 속성을 갖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가장평범한 액체인 물이야말로 장수의 약이다. 마오리족의 전설에 따르면뉴질랜드에 있는 밀퍼드 사운드의 큰 폭포는 신이 마법의 돌도끼로 만들어낸 것으로, 여기서 물보라를 맞으면 회춘한다고 한다. - P124

지금까지 이야기한 불로불사의 신화와 전설은 세계 각지에 전해지고 있는 것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늙는 것이 두렵고 죽음은마지못해 승인하는 이런 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동경이 고대 이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는 증거의 하나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내 몸이 호모 사피엔스의 평균적인 수명 이상으로 계속 살 거라는 환각은 인류의 치유 불가능한 병인 것이다. - P125

3 고지마 나오코(小嶋溫) 다케토리 이야기로 보는 황권과 도교: 불사약의 역사로부터「竹取物語汲깅皇権Ł道教一不死藥歴史加)」 「일본문학(日本文)」374号, 1988년, - P369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노화하고 부패해갈 운명이다.
그걸 알면서도 인간은 누구나 그 운명을 보류하고 날마다 저항을 계속해가는 작은 영웅이고자 한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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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011 홑문장 실마리

"문장 참말 놀이"는 다음 특징을 갖습니다. 첫째, 주어진 문장들은 모두 참말입니다. 둘째, 주어진 문장을 홑문장, "는 참이다", "는 거짓이다", "이고", "이거나", "이면" 따위로 쪼갤 수 있습니다. 셋째, 문장을 홑문장으로 쪼갠 뒤 문장 논리를 적용하여 새로운 정보를 추론합니다. - P11

오늘은 주어진 정보 안에 홑문장으로 된 정보가 없는 논리 퍼즐을 다루겠습니다. 이 경우 먼저 주어진 정보 안에 다음 문장짝이 있는지 둘러봅니다.

ㄱ이 ㄴ. ㄱ이면, ㄴ은 거짓이다.

이런 문장 짝이 정보로 주어진다면 우리는 이로부터 "ㄱ은 거짓이다"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ㄱ이 참이면 두 문장으로부터 "ㄴ이고, L은 거짓이다"를 추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ㄱ이 참일 수 없음을 뜻합니다. - P24

그다음 주어진 정보들 안에 다음 문장 짝이 있는지 둘러봅니다.

ㄱ이 ㄴ. ㄱ이 거짓이면 ㄷ.

우리는 "이거나, ㄱ은 거짓이다"가 반드시 참임을 압니다. 이 때문에 이 문장짝으로부터 "ㄴ이거나 ㄷ"이 따라 나옵니다. 운 좋게 ㄴ과 ㄷ이 같은 문장으로주어진다면 우리는 곧장 ㄴ이 참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 문장 짝은 "이면 ㄴㄹ이면 ㄱ" 같은 꼴로 바꿀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문장의 이면 앞말이 다른 문장의 이면 뒷말에 다시 나오는지도 살펴봅니다. - P24

S015문장 논리

잘 간추린 정보가 아니라 여러 문장으로 이뤄진 글을 바탕으로 추론해야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퍼즐을 풀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홑문장 실마리를 찾는 일입니다. - P76

헷갈리는 문장을 만나면 구조가 또렷이 드러나는 쉬운 문장을 머릿속에서 곧바로 떠올려야 합니다. "오직 7일 때만 ㄴ"은 "ㄱ이 거짓이면 ㄴ은거짓이다"를 뜻합니다. "이기 위해 ㄴ이어야 한다"는 "ㄴ이 거짓이면 은거짓이다"를 뜻합니다. "만일 ㄱ이거나 ㄴ이면 ㄷ"은 "ㄱ이면 ㄷ이고 ㄴ이면ㄷ"과 뜻이 같습니다. "ㄱ일 경우, ㄴ이면 ㄷ"은 "만일 ㄱ이고 ㄴ이면 ㄷ"과 뜻이같습니다. 한편 보기와 선택지에서는 대체로 못마땅한 추론을 써서 오답을 만듭니다. - P76

다음 추론은 못마땅한 추론입니다.

•ㄱ이면 ㄴ. 따라서 ㄴ이면 ㄱ
・ㄱ이면 ㄴ. 따라서 ㄱ이 거짓이면 ㄴ은 거짓이다.
•만일 ㄱ이고 ㄴ이면 ㄷ. ㄱ. 따라서 ㄷ・ㄱ이면 ㄴ이거나 ㄷㄱ. 따라서 ㄷ
•ㄱ이 ㄴ이거나 ㄷ. ㄷ은 거짓이다. 따라서 ㄱ은 거짓이다.
•ㄱ이 ㄴ이거나 ㄷ. ㄱ은 거짓이다. 따라서 ㄷ은 거짓이다. - P76

S021 모든

‘풀이말 참말놀이‘는 ‘문장 참말놀이‘보다 문장을 더 잘게 쪼개 추론을 이어갑니다. 풀이말 참말 놀이는 홑문장을 임자말, 풀이말, "모든", "몇몇" 따위로 더 쪼갭니다.  - P96

모든문장은 머릿속에서 이면문장으로 바꾸면 문장 논리의 규칙을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어 "모든 S는 P다. a는 S다"로부터 "a는 P다"
를 추론할 수 있고, "모든 S는 P다. a는 P가 아니다"로부터 "a는 S가 아니다"를추론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S는 P다. 어느 P도 R이 아니다"로부터 "어느 S도 R이 아니다"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 P96

홀홑문장이 없다면 우리는 대체로 이면문장이거나 두루문장을 추론할수 있을 뿐이다. 보기나 선택지에 "모든 A는 B다" 문장이 있다면 주어진정보에 "모든 A는 P다", "모든 S는 A가 아니다", "S 가운데 A는 없다", "A가운데 S는 없다", "모든 R은 B다", "B 아닌 것은 모두 Q다" 꼴의 문장이 있는지 찾으라.

"S만이 P다"는 "S가 아닌 것은 모두 P가 아니다"를 뜻한다. - P123

S022 몇몇


‘몇몇 문장‘은 ‘몇몇 그렇다 문장‘과 ‘몇몇 아니다 문장‘으로 나뉩니다. ‘몇몇문장‘은 주어진 두루이름을 만족하는 사물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몇몇 그렇다 문장 "몇몇 S는 P다", "어떤 S는 P다", "일부 S는 P다"는 "이고 P인 것이 적어도 하나 있다"를 뜻합니다. - P124

주어진 정보에 "몇몇 S는 P다"가 나오면 이 정보를 "a는 S이고 a는 P다"로 바꾸십시오. 여기서는 "몇몇 S는 PC에서 ‘있다‘고 말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른 정보 "몇몇 Q는 R이 아니다"가 나오면 이 정보를 "b는 Q이고는 R이 아니다"로 바꾸십시오. 여기서 b는 "몇몇 Q는 R이 아니다"에서 ‘있다‘
고 말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a와 b는 다른 것일 수 있고 같은 것일 수 있으니 이를 헷갈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P124

S041 무리짓기

참값에 따라 경우를 나눌 때는 한 문장의 참값은 두 가지기에 두 경우로 나눠집니다. 찬성하는 무리와 반대하는 무리를 나눌 때는 두 개의 무리로 나누는 것이라 마치 한 문장의 참값을 나눌 때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소장자갑, 을, 병에 고서들을 나눌 때는 세 개의 무리로 나눠야 합니다. 한 대상이 한무리에 만들어가는 퍼즐이 있고한 대상이 여러 무리에 들어갈 수 있는 퍼즐이 있습니다. 두 가지 퍼즐의 다름을 인식하는 것도 풀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P234

S045_04도 일정을 제약하는 조건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제약조건의 전반을 볼 수 있는 일정 모눈을 만들지 않는다면 제한된 시간 안에 풀수 없다. 불행히도 이 문항에서는 일정 모눈을 만드는 일 자체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 P336

S045_06과 S045_07은 대상의 배정 절차 또는 교환 절차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다룬다. 두 문항에서 주어진 배정 원칙이나 교환원칙이 복잡하지 않기에 그 결과를 추적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 P336

. S045_07에서는 공통 요소 "화폐 기능을 하는 것은 자신이 현재 소유한 것이 아니고 가장 선호하는 상품도 아니다"를 파악한다면 풀이가 금방 끝난다. - P337

S051겨루기

겨루기 퍼즐은 점수, 순위, 성적, 승점, 전적, 토너먼트, 부전승 등을 다룹니다.
겨루기 퍼즐은 사고능력을 평가하려는 본래 취지에서 다소 벗어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는 우리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고 국가 위상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이 때문에 논리 퍼즐의 소재로 더러 쓰입니다. - P352

S052 셈

오늘 다룰 퍼즐은 산수퍼즐 또는 수학퍼즐입니다. SO52_01은 표기법을 다루는 문항인데 매우 쉽습니다. S052_02는 규칙에 따라 코드를 연산하는 문항입니다. - P368

 두 개의 미지수가 있는상태에서 하나의 방정식이 주어질 수 있고 세 개의 미지수가 있는 상황에서 두 개의 방정식이 주어질수 있습니다. 미지수의 정확한 값을 셈할 수도 있고 두 미지수 사이의 관계만을 셈할 수도 있습니다. 주어진 정보,보기 진술, 선택지 진술 따위를 보면 주어진 퍼즐이 방정식 퍼즐인지 아닌지 대략 눈치챌 수 있습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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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도 벗어날 수 없는 물고기의 망령

인간뿐만 아니라 오늘날 육상의 척추동물 모두 물고기의 형태가 변형되어 만들어졌습니다. 그 탓에 곳곳에 물고기 시절의 흔적이 있으며, 비효율적으로 꼬여있는 것도 많습니다. 그중 우리가 침을 삼키거나 말을 할 때 사용되는 ‘되돌이후두신경‘이라는 신경세포는 목의 탄생과 함께 단단히 꼬였습니다. 물고기 시절에는 등을 따라 지나던 신경에서 턱밑으로 신경을 연결할 때 문제가 없었습니다. - P21

#태초의 RNA 세계

현재의 우리는 이중나선 구조의 DNA라는 유전물질을 대물림받으며 이어져 온 생명체입니다. 하지만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던 시기에는 단일 가닥인 RNA를 기반으로했을 거라는 가설이 있습니다. 이 가설을 RNA 세계(RNA World) 가설이라고 합니다.
RNA는 유전물질인 동시에 스스로 효소처럼 기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던 시기에는 이 RNA가 잔뜩 있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 P46

2부

곤충 이야기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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