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건물 위를 뒤덮고 있는 얼음층은 여러 가지 지질학적 요인을 떠올리게 했다. 일부 지역의 석조물은 빙하 표면까지 주저앉아 있었다. 고원의 안쪽에서 우리가 넘어온 고개 왼쪽의 1.5킬로미터 지점까지 넓은 길이 나 있는데, 그 자리에는 건물이 하나도 없었다. - P278

 물론 우리는 지구의 연대기, 과학 이론, 인식같은 것들이 어긋나 있다는 서글픈 비애를 느꼈다. 그러나 우리는 침착하게 비행을 계속하고 세밀하게 관찰한 끝에 이제 세상 사람들에게 내보일 만한 일련의 사진을 신중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타고난 과학적 사고방식이 도움이 된 것 같다. - P278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제3기의 거대 도시와 비교할 때, 전설의아틀란티스와 레무리아¹⁰⁸, 코모리엄, 우줄더럼¹⁰⁹, 로마르의 올라소¹¹⁰등은 어제오늘 벌어진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 거석의 도시는 인류 이전의 불경한 속삭임으로 전해지는 벨루시아¹¹¹, 리예, 나르의 아이브¹¹²,
아라비아 사막의 ‘이름 없는 도시‘ 등과 비견될 만 했다. - P279

108) 레무리아(lemuria): 인도양에 가라앉았다는 전설적인 선사 시대의 대륙.
109) 우줄더럼(Uzuldaroum); 역시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가 북방정토를 배경으로 지어낸 또 다른 가상의 도시.
110) 올라소(Olathoe): 로마르(Lomar)는 드림랜드에 등장하는 가상의 공간으로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에 나온다. 올라소(Olathoe)는 「북극성」에서 로마르의 사르킨 고원에 있는 도시로 묘사됐으며, 이곳에서 차토구아를 숭배한다.
111) 벨루시아(Valusia) : 로버트 E. 하워드(Robert E. Howard)가 지어낸 가상의 대륙이자왕국.
112) 나르(Mnar): 나르는 「사나스에 찾아온 운명 The Doom That Came to Sarmath」(1919)에서 언급됐다. 현실 세계와 꿈의 세계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으로 흑인 유목민이 정착하고 있다. - P352

산맥은 끝이 없었고, 구릉지역 안쪽을에워싼 거석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사방으로 80킬로미터를 비행했지만 영겁의 빙하를 뚫고 시체처럼 일어선 암석과 석조물의 미로에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 P279

산맥에서 고원 안쪽으로 비행하는 동안, 도시가 무한한 것 같다는 처음 생각이 잘못임을 깨달았다. 50킬로미터쯤 비행하고 나니 기괴한 석조 건물이 뜸해졌고, 16킬로미터를 더 가자 인공물이 전혀 없는 천연의 황무지가 나타났다. 도시 너머의 강줄기는 움푹 들어간 선으로 변했다.
한편 거칠어진 지표면은 안개에 휩싸인 서쪽으로 멀어질수록 점점 더 경사가 급해졌다. - P280

 완만한 비탈에도 폐허의 잔재가 뒹굴었지만, 고도를 낮추자 착륙할 만한 지역이 꽤 많이 나타났다. 캠프로 돌아갈 때를 대비해 고개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선택한 후, 우리는 오후 12시 30분경 평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 P280

장비들은 착륙이 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지층 조사용, 혹은 동굴에서의 암석 채취용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다행히 찢어 쓸 만한 종이가 충분해서 여분의 표본 가방에 넣었는데, 복잡한 내부로 들어갈 경우 전통적인 방법대로길을 표시하는데 사용할 생각이었다. - P281

사실 그때 우리는 봉우리에 가려져 있던 어마어마한 비밀에 어느 정도 시각적으로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인류가 출현하기 전인 수백만 년전 어느 존재가 건설한 원시의 성벽 안에 실제로 발을 들여놓는다는 생각은 두려움뿐 아니라 우주적인 비정상성이라는 오싹함마저 던져 주었다. - P281

구멍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성벽의 두께는 1.5미터에 달하고, 내부에는 따로 구획을 한 흔적이 없는 반면 안쪽 벽면에 줄무늬 조각이나 얕은 돋을새김이 보였다. 성벽 위를 저공으로 비행할 때 예상한부분이 맞아떨어졌다. 성벽의 아래 부분이 더 있는 것 같지만, 그 위치에서는 두꺼운 얼음층과 눈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P282

정찰 비행에서 얼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건물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므로, 지붕이 남아 있고 내부가 깨끗한 건물로 들어간다면 원래의 지표면으로 향하는 통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 P282

피버디 교수가 그곳에 함께 있지 않아서 아쉬움이 들었는데, 그의 공학 지식이라면 까마득한 옛날 그처럼 거대한 석조 블록을 어떻게 다루었을지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 P282

서쪽 하늘에서 소용돌이치는 수증기와 우리들 사이에 검은색 석조물이 괴기스럽게 엉켜 있었다. 그 불가해한 윤곽은 우리의 위치가 변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띠었다. - P282

우리가 촬영한 사진들마저 그 도시의 기괴함과 끝없는 다양성, 초자연적인 거대함과 완벽한 이국의 정취를 일부만 보여줄 뿐이다. 변칙적으로 절단된 원추형 건물을 본다면 유클리드도 할 말을 잃었으리라. 도발적으로 균형을 파괴한 계단식 단, 구근 형태로 기이하게 확대된 축대, 기묘하게 배치된 기둥, 광적인 기괴함을 드러내는 별 모양의 5각형 혹은 5개의 홈이 파인 구조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 P283

이른 오후의 낮게 걸린 붉은빛 태양이 빛을 발산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발밑에 펼쳐진 광경은 서쪽 안개에 묻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햇빛이 한순간 짙은 안개에 가려지자, 돌연한 어둠에빠져든 발밑의 세계에서 나는 차마 입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은 미묘한 위협을 느꼈다. - P283

붕괴된 석조물을 기어올라 위압감에 움츠러들고 거대한 폐허에 왜소해지는 느낌으로 마침내 미로처럼 얽혀있는 도심에 들어섰을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스스로 놀랄 만큼의 자제력을 발휘했다. 솔직히 댄포스는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캠프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기분 나쁜 억측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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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에게 선택의 기회가 없다면, 유권자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보비오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최소정의에 "의사 결정자, 또는 의사 결정자를 선출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실질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라는 조건을 포함했다.¹ - P194

5. 선택과 참여

1 Bobbio(1987 [1984], 25). - P344

다시 한 번 중위 투표자 모델을 떠올려 보자. 두 정당은 유권자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가령 세율과 같은 하나의 쟁점을 놓고 경쟁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 두 정당은 서로 전혀 다른 이해관계를 대표하더라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결정적 투표자가 만족하는 강령을 제시해야 한다.
그 결과 두 정당은 결정적 투표자가 원하는 걸 하겠다고 약속하는 똑같은 강령을 제시한다. 그러나 결정적 투표자는 독재자가 아니다.³ - P194

3 Downs (1957), Roemer (2001). - P344

사실 선택은 이미 내려졌다. 정당들은 모든 시민의 선호를 읽고, 각각의 선호에 대한 지지자 수를 비교한다.* 하지만 다양한 대안들 사이에서 어떤 대안이 다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는지 계산을 한 후, 선거 시기에 유권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대안이 시민 다수가 원하는 것입니다. 우리, 시민들은 이미 선택을 내렸고,
이 대안은 우리 모두가 선택한 것입니다."

*여기서 시민 선호와 정당 강령이 독립적이라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유권자가 결과적으로 각 정당 강령에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 정당이 예측할 수 있다고만가정하면 된다. - P195

게다가 비록 유권자가 선택의 기회를 갖는다 - 정당들은 사실 완전히 똑같은 강령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 해도, 어느 한 개인이 혼자서특정 대안이 선택되도록 할 수는 없다. 물론 만장일치 규칙 아래에서는집단의 모든 개별 구성원이 결정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1652년에서 1791년 사이에 만장일치제를 도입했던 폴란드인들은1795년 [프로이센·러시아·오스트리아의 분할 점령으로] 국가가 붕괴할 때까지이 규칙을 열성적으로 옹호하기도 했다.⁴ - P196

4 Jędruch (1998). - P344

선거에서의 선택

민주주의자는 선택 자체에 가치를 부여해야 할까? - P196

(전략), 모든 투표자가 각자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정책에 투표할 수 있다. 그러나 투표자들은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정책 강령이 자신의 선호에 충분히 가까우면 선택하기로 한다.  - P197

그러나 이 유권자들이 도구적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일부 유권자들이 그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는 일견 충분한 증거로 여겨진다. - P198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들은 극소수의 투표자들만 지지하는 강령을 제시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유권자가생각하는 어떤 이상점들은 다당제에서조차 그 어떤 정당도 선택지로 제안하지 않을 수 있다. - P199

 정당이 여전히 한가지 쟁점을 놓고 경쟁하지만, 어떤 정책들이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을기울이고, 유권자들의 선호에 대한 정보도 불확실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정당들은 어느 정도 서로 구별되는 강령을 제시할 것이다.⁶ 3개 이상의 정당이 있다고 가정해 볼 수도 있다.⁷* - P199

+ 이렇게 가정한 오스틴-스미스의 모형에서 결정적 투표자는 세율이 정해진 뒤에고용될 이들 가운데 소득이 평균인 투표자[즉, 세율 변동으로 인한 이익과 손실이 상쇄되는 지점에 위치한 사람]이다(Austen-Smith 2000, 1259). - P200

6 Roemer (2001). - P344

7 Austen-Smith (2000). - P345

즉, 다운스가 지적한 것처럼,⁸ 정당이 이기려면 정치적으로 가운데쯤에 있는 강령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이 오직 선거 승리에만 관심을 쏟든, 아니면 유권자의 복지도 같이 신경을 쓰든 마찬가지다. 또 정당이 [유권자들의 선호에 대한] 완전 정보를 갖고 있든, 아니면 불완전 정보만 갖고 있든 마찬가지다. 정당이 몇개든, 선거에서 몇 가지 쟁점을 놓고 경쟁하든 상관없다. - P200

8 Downs (1957). - P345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에서 추진된 경제정책을 보면, 이 같은 논리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 시기 역사는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 P200

제1차 세계대전 종전부터 1930년대까지 각국 정부는 균형재정, 디플레이션 방지, 금본위제 등과 같은 황금률을 따랐다. 모든 사람이 자본주의경제가 자연법칙을 따른다고 믿었고, 그래서 경기순환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보았다. - P201

케인스주의가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는 당파적 성향에 관계없이 수요 조절을 통해 자본주의경제의 경기변동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또 공공재를 공급하고, 기반시설에 투자해 외부성externality을 바로잡고, 자연적 독점을 규제해 시장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 P201

신자유주의자는사적 소유가 다른 재산 소유 방식보다 효율적이라고 믿으며, 국가는 ‘너무크다‘고 생각하고, 거시 경제 균형이 투자를 촉진한다고 본다. 가장 결정적으로 이들은 경기순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정부의 정책이고용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인플레이션만 늘릴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국유재산을] 민영화하고, 공공 지출을 삭감하며, 거시경제 준칙을 지키고, ‘시장‘이 나머지 모든 일을 하도록 한다. - P201

이것이 사실이라면, 서로 다른 정당이 비슷한 정책을 제시하고 집행하는 까닭은 선거 경쟁이라는 긴박한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어떤 다른정책을 펼쳐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 P202

1925년 스웨덴 의회 토론에서 리카르드 산들레르 사회민주당 총리가 자유당 지도자들에게 공격받았을 때, 그는 사회민주당이 자유주의적 사고를 받아들인 것에 자유당은만족해야 한다고 받아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투쟁을 휘감고 있는자욱한 화약 연기가 걷히고 나면, 합리적인 사람들이 회의실에 모여 경제문제에 대해 토론할 때 그렇듯이, 투쟁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의 중요한 측면에서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쉽게 발생한다."¹⁰ - P202

10 Tingsten (1973, 26). - P345

현상 유지 정책이 명백히 실패할 때, 더 나은 사상이 있다고 진심으로 믿을 때, 자신들이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유권자가 믿어 주리라 생각할 때에만 정당들은 과감한 혁신을 시도한다. - P203

그러나 정당이 시민에게 선택의 여지를 거의 주지 않는 것에 타당한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작동과 선거제도의 정당성에는 경고음이 울린다. ‘정당이 언제나 똑같은 정책만 제시하면, 아무런 선택의 여지가 없다‘, ‘[누가 집권하든] 집권당이 똑같은 정책만 펼치면, 선거에서의선택은 의미가 없다‘는 비판을 우리는 반복적으로 들어 왔다. - P203

세 번째로, 이른바 케인스주의 복지국가도 비슷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1968년에 터져 나왔다. [68혁명 학생 지도자인] 콩방디 형제는 선거 경쟁을 고작 ‘진과 토닉 또는 토닉과 진‘ 사이의 선택으로 간주했다.¹³ - P204

13 Cohn-Bendit andCohn-Bendit (1968). - P345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발생하는 원인이 정당 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당들이 내놓는 정책들이 그들의 당파적 스펙트럼에 갇혀 있기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 P205

당신이 보다 를 선호한다고 해보자. 즉, x>y다. 지금 당신에게 두 가지 가능한 세계의 상태가 있다. 그중 한 세계에서 당신은 x를얻는다. 다른 세계에서는 x와 y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할 수있다는 것이 당신에게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는가? - P205

집단 차원에서 살펴보기 위해, (중략). 즉, x가 다수파다[따라서 다음의 두 경우 모두에서 결정은다]. 두 정당 모두 를 제시해 기회 집합이 {x, y}인 경우와, 두 정당I이 각자 다른 대안을 제시해 {x, y}인 경우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당신은 생각하는가? - P205

당신은 두 정당이 {T, T}를 제시하는 경우와 {T-C, T+c}를 제시하는 경우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좋은가? {T, }가 제시되면, 확실히 당신의 이상점이 선택된다.
{T-C, T+c}가 제시되면 결과는 당신의 이상점에서 만큼 멀어지지만,
대신 당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 P206

세율 선택이라는 예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들에 내재된 모호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안 집합 {T-C, T+c}는 두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중심 위치가 라는 것과 범위가 2라는것이다. 당신이 가장 선호하는 위치인가 0.45라고 해보자. 당신이 불만을 느끼는 이유는 선택 범위가 좁기 때문일 수 있다. T=0.45,c=0.01,
{0.44, 0.46}인 경우처럼 말이다. - P206

내가 알기로는, [사람들이 선택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가의 문제와 관련된] 유일한 증거는 로빈 하딩에 의해 제시된다.¹⁸ - P207

18 Harding (2009). - P345

하딩은 38개국의 40개 여론조사 결과를 검토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① 경쟁하는 정당가운데 적어도 한 정당이라도 자신의 선호와 가깝다고 느낀 응답자는민주주의에 더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② 승자, 즉 총선에서 자신이 투표한 정당이 집권한 응답자는 민주주의에 더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③승자는 경쟁하는 정당들 사이의 차이가 뚜렷하다고 느낄수록 민주주의에 더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 P207

 즉, 선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은 사람에게만 가치 있다는 것이다. ‘본질적 요소‘를 확보한 사람[승자]은 그 결과를 더 넓은 선택 집합에서 얻었을 때 민주주의에 더 만족한다. - P207

 결국 "사람들은 선택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 어쨌든 그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말이다."로 보인다. 비록 선택이 사치재라고 해도, 민주주의가 선택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민주주의를 가치 있게 만든다.
몇 가지 선택지들이 유권자의 선택에서 배제되는 것은 [선거 경쟁의논리에 따른] 타당한 이유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부적절한 이유 때문일수도 있다. - P207

세율과 투자, 평등과 효율, 분배와 성장은 맞교환관계에 있다는 [우파 정당의 주장에] 좌파 정당이 부화뇌동한다면,
유권자는 조세, 평등, 분배 정책에 대한 자신의 선호를 표현할 수 없다.
이런 주장은 부유층의 이해관계에 복무하기 때문에, 좌파 정치인들 역시 그런 맞교환 관계가 불가피하다고 믿는지, 중도로 이동해야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이익집단의 압력 때문에 그런 것인지에 대해 누군가는 궁금할 수밖에 없다. - P208

 존 던은이렇게 분석했다.

돌이켜보면 대처 총리의 가장 결정적인 정치 행위는 첫 임기 초반에 내린결정으로, 자본유출입에 대한 통제를 완전히 철폐한 것이다. 이 결정은자본과 조직화된 노동 사이의 정치적 경쟁이 벌어지는 공간을 규정했다.
그 공간에서 노동 세력은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또 그 공간에서 싸우면, 이미 정해진 노동 세력의 패배가 명백히 국민 다수의 이익에 도움이되는 척하기도 상대적으로 쉬웠다.²⁰ - P209

20 Dunn (2000, 152). - P345

선거에서 당선됐다는 것이 당선자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도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 보자. (중략). 그러면[금융 개방으로] 소득재분배가 더는 선택지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부적절한이유에서 유권자에게 제시되는 선택지를 제한하는 게 아니다. 유권자는대처에게 그녀가 생각하기에 최선인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 P210

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자는 참여 자체에 가치를 부여해야 할까? 이는 앞에서 제기한[즉, 민주주의자는 선택 자체에 가치를 부여해야 할까?]과는 다른 질문이다. 앞에서 다룬 질문은 사람들이 선거를 통해 뭔가를 결정하는 것을 중요시해야 하는지 여부였다. - P210

세 가지 가능한 상태를생각해 보자. ① 내가 참여했고 내 선호가 우세하다, ② 내가 참여했지만 내 선호는 패배한다, ③ 내가 선호하는 법질서가 자리 잡았고, 그 질서에 따라야 하지만, 나는 그것을 만드는 데 참여하지 않았다. - P211

개인이 사적인 선택을 할 경우 그의 선택은 결과로 이어진다. 센²²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적극적 행위자, 즉 선택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내 행동을 통해 획득한 결과는 내 행동과 무관하게 도달한 동일한 결과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이다. - P211

22 Sen (1988). - P345

여기서 투표 참여가 개인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P212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단지 "나는 A에 투표했다.
그래서 A가 이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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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in charge?

‘Who‘s in charge?‘ is one of the biggest political questions in large societies. The answer is important, because whoever‘s in charge gets to tell everyone what to do. - P8

Who has authority?

In a fair society, the people in charge need to have authority, notjust power. The political system will only work if most people agreethat those in charge are allowed to tell everyone what to do.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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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원근법은 통제 강박이다.

내비게이션이고 휴대폰이고, 아무것도 없을 때다. 너무 두려웠다. 더구나 뒷자리에는 젊은 여자가 둘이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살면서 그토록 막막했던 적은 없다. 그저 차 엔진 뚜껑을 열어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중략)
"어머, 저 별 좀 봐요! 너무 예뻐요! 어떻게 저렇게 많죠?"
아, 그 순간 난 미치는 줄 알았다. 하마터면 그 여자의 목을 확 조를뻔했다. 그녀는 나중에 아주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다가 만장일치로 서울대 교수가 된 최희연이다. 그렇게 철이 없었으니 탁월한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모양이다. - P158

시간과 공간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가 생겼다 - P158

좌표가 잡히지 않는 공간은 ‘공포‘다. 도무지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은 더 큰 공포다. - P158

하이데거의 ‘세계-내 - 존재 In-der_Welt-Sein‘란 시간과 공간에 아무 대책 없이 내던져짐Gewortenheit‘을 의미한다. 내던져짐을 한자로 표현하면
‘피투성被投性‘이다. - P158

시간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시간을 ‘분절화‘한다. - P159

반면 공간에 대한 공포는 시간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며 감각적이다.
인간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공간의 저항은 매순간 경험된다.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내다보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면서부터 무한한 공간에 대한 공포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 P159

어느 순간부터 인류는 공간에 대한 공포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재현representation‘이다. - P159

지도는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을 위도와 경도라는 규칙 안에 재현하기 때문이다. 규칙이 있으면 통제 가능하다는믿음이 생긴다. 그 어떠한 공간도 가로, 세로의 질서가 세워져 있는 지도로 나타내면 두렵지 않다. 더 이상 무한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60

재현 가능성이란 반복 가능하다는 뜻이고, 반복 가능성은 곧 통제가능하다는 뜻이다. 규칙과 질서를 부여해 무한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려는 인간의 시도는 시간과 공간, 두 영역 모두에 해당된다. - P161

시간과 비교하면 공간에 대한 공포는 비교적 쉽게 극복된다. 2차원적 환원을 통해 규칙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 P161

권력은 원근법으로 공간을 편집한다 - P162

인류가 만든 가장 문양적(?)인 정원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이다.(사진 2) 베르사이유 궁전 내부의 화려함은 그렇다 치자. 도대체 그엄청난 규모의 정원은 왜 만들었을까? 걸어서는 하루 종일 다녀도 다볼 수 없다. 관광객들에게는 전기 자동차까지 대여해준다. - P162

단순히 절대권력의 과시를 위해서가 아니다. 불안해서 그렇다. 언제 절대권력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그 엄청난 정원을 만든것이다.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의 구조는 철저하게 대칭적이다.  - P162

절대권력의 정원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원근법적 원리까지 적용하여 자신의 성이 소실점의 정 반대편에 위치하도록 했다. 대칭과 균형의 정점에 자신의 시점을 위치하도록 한 것이다. - P163

동전의 양면인 권력과 불안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원형은 ‘보르 비콩트 성Château de Vaux-le-Vicomte‘이다. (사진 3, 4) 루이14세의 재정을 담당했던 니콜라 푸케가 지었다. 성이 완공된 후 열린화려한 연회에 참석한 루이 14세는 보르 비콩트 성의 원근법적 정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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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에 제임스(William James)와 듀이는 이렇게 연관적인 철학적 전통을 효과적으로 주장했다. 이는 경험의 의미에 기반을 둔 민주적인 문화 이론, 즉 심오하게 생태학적인 함의를 가지는 방식을 만들어냈다.²⁸ - P58

28) 존 듀이, 「경험과 교육(Experience and Education)(1938), 존 듀이의 후기(The Later Works of John Dewey), 13(Carbondale: Southern IllinoisUniversity Press, 1988)FREE FOR(William James),
(Essays in Radical Empiricism) (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1912] 1984) - P293

최근에 퍼트넘(Hilary Putnam)과 맥도웰(John McDowell)은 경험을 부수적인 지식과 연결하는 것을 선호하는 철학의 재건을 옹호했다.³⁰ 다시 말해, 구현된 지식은 추상적인 지식을 생산하는 것이지, 주위에 다른 길이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퍼트넘의 용어는 결과적으로 사물들에 도달하는 - P58

30) 힐러리 퍼트넘, 『실용주의: 개방된 질문(Pragmatism: An Open Question)」(Oxford: Basil Blackwell, 1995); REFERPhilosophy) (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1992);Press, 1994).
(Renewing(Mind and World)(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 P293

 즉 "자연적인 사실주의자들은 성공적인 지각이 거기에 있는 사물들을 단지 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것이지, 그 사물들에 의해 한 개인의 주관성이 단순히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³¹ - P58

31) 힐러리 퍼트넘, 실용주의: 개방된 질문』 454쪽. - P293

 중요한 점은 모든 감각(시각, 청각,
후각, 미각과 촉각)에 걸쳐 일차적인 경험과 지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자연적 사실주의와 만나는 데에는 다양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플럭스키트는 감각적인 형태의 지식을 생산한다. - P59

플럭스키트와 이벤트는 주요한 경험의 발전기로서 "우리가 스스로 사물들을 경험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리드의 용어에 의하면 세계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기위한 메커니즘, 그리고 퍼트넘의 용어에 의하면 완전하게 사물들 자체를생각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발생시킨다. - P59

레빈에게 있어서그 용어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더불어 생기는 진리의 시각적인 패러다임에 의하거나 물질에 대한 과학적인 합리주의로 생기는 더 큰 의미의 존재에 대한 인간의 감각 속으로 합병시키는 지시어를 의미한다. - P60

레빈은 다음과 같이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의 『지각의 현상학(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에서 인용한다.


감각, 예를 들어 시각을 가지는 것은 우리가 어떤 지각적인 분류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의 도움을 받아 잠재적인 시각 형태 관계들의 틀이라는 일반적인 설정을 소유하는 것이다. 신체를 가진다는 것은 모든 지각적 전개 유형,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지각하고 있는 세계의 부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모든 그러한 감각 간 관련성의 도식인 보편적인 설정을 소유하는 것이다.³⁴ - P60

34) 데이비드 레빈, 존재에 대한 신체의 회상(London: Routledge and KeganPaul, 1985), 145쪽. 인용은 모리스 메를로퐁티, 「지각의 현상(London: Routledgeand Kegan Paul, 1962), 326쪽. - P293

나는 플럭서스의 궁극적인 목표가 엄밀하게는 이 과업에 있다고 믿는다. 즉 "존재론적인 지식"과 "인간 경험의 설정"의 확장으로 향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 P61

예를 들면 플럭서스에서 가장 촉각적인 작품은 의심할 바 없이 일본계 예술가인 아이-오(Ay-O)가 제작한 <손가락 상자(Finger Boxes)>이다.
1964년에 처음으로 제작된 이 작품들은 그 이후로 개별적으로 판매되거나플럭스키트에 포함되어 판매되었다(<그림 16>). - P61

이와 유사하게 브레히트의 <발로시/플럭스 여행 기구(Valoche/A Flux Travel Aid)>는 사물들로가득 채운 상자로 이루어져 있다. 즉 스물여섯 개 공, 배드민턴 셔틀콕, 고무 밴드, 볼링핀과 같은 형태의 장난감들이다(<그림 17>). - P62

아이오의 <손가락 상자>와 브레히트의 <플럭스 여행 기구> 키트는 세심하게 다뤄야 하고 손으로 탐색해야 한다. 그 작품들은 우리에게서 해석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면서 촉각적이고 피부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 - P62

손톱을 담아놓은 몇 점의 <손가락 상자>는 작품이 제기할 수 있는 도전을피하지 않겠다는 아이-오의 의지를 보여준다. 즉 상자를 만지는 것이 본능적으로 불안함에 주저하는 사용자에게는 위험한 일이지만, 그 행동은탐구적이고 배우려는 자세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다.³⁵ - P62

35) 데이비드 레빈, 『존재에 대한 신체의 회상』, 126쪽. - P293

레빈은 또한 "만지고 이용하는 감각에 열려 있는 신중한 접촉과 관련지어" 의도를 갖고 파악하고 고수하는 손보다는 좀 더 심오하고도 면밀하게접촉하는 한 사물이 가지는 본질적인 특성에의 이러한 접근 또는 우리의목적을 위해 <손가락 상자> 안에 있는 물질에 대한 이러한 접근을 논의한다. 사용자가 <손가락 상자>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면, 그 사물에 도달하기 위해 파악하고 매달리는" 대신에 사물이 그 자체에 관한 정보를생산하도록 기꺼이 내맡기면서 신중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얻어진 정보는 완전히 고립되어 즐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 P64

보이지 않는 재료의 공유 경험을 전제로 하기에, 일반적으로 플럭스키트와 특히 <손가락 상자>는 레빈의 의미에서 보면 분명하게 공동사회-구축이라는 하나의 소통적인 차원을 갖는다. 플럭스키트는 위에서 논의했던 플럭서스 영화와 이미지가 상당히 복잡하다는 진실 묘사 미술의 시각적인 모델을 투시화법으로 조절되고,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더 큰 사회적 혹은 환경적 맥락으로 연결하는 근본적으로 능력을 부여받은 미술의경험을 위한 감각 정보를 제공한다. - P66

냄새의 사회적 차원을 탐구하는 클래센(Constance Classen). 하우즈(DavidHowes)·시넛(Anthony Synnott)은 공저인 『아로마: 냄새의 문화사(Aroma:The Cultural History of Smell)』에서 향수를 존재론적 사고, 사회적 교감과 분류에 연결하고 있다. - P66

근본적인 열등감, 정서적인 효능, 향수의 물리적인 무정형성은 심각하게 애매한 현대 서구 세계의 사회적, 철학적 체계와 그것을 연관시킨다.
플럭서스 예술가인 사이토의 <냄새 체스(Smell Chess)>는 향수가 서구의주류 문화에서 어떻게 주관적으로, 그리고 좀 더 보편적으로 기능하는지를 실험한다(<그림 18>).⁴⁰ - P67

40) 비록 사이토가 <냄새 체스>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고 할지라도, 지난 30여 년동안 그녀는 촉각적, 그라인더, 소리, 무게, 열매 체스 게임들도 만들어냈다. 머추너스는 각각 향신료, 향수와 썩은 달걀이나 음식으로 채워진 부푼 달걀로 이루어진 <좋은 냄새의 달걀(Good Smell Eggs)>과 <나쁜 냄새의 달걀(Bad SmellEggs> 같은 관련 작품들을 제작했다. 체스 작품과 마찬가지로 달걀 작품도 같게 보일 것이다. - P294

1976년에 베를린에 지어진 플럭서스 미궁을 위해 <냄새 체스> 방의 크기를 변경하는 일이 결코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계획되었다. 밀러가 그 프로젝트의 공동 작업자인 머추너스에게 보낸 서신에는 신체적인 연관성이잘 드러나 있다.  - P67

속이 부글거림과 관련된 방귀 쿠션과 유황 냄새 외에는 실현되지 않았던 냄새가 나는 방은 타르, 대마초, 에어로졸의 냄새가 포함되어야 했다.⁴¹ - P69

41) 밀러가 머추너스에게 보낸 서신은 존 헨드릭스, 『플럭서스 코덱스』, 570쪽에 있음. - P284

냄새는 <냄새 체스>와 <냄새 룸(Smell Room)> 그 어디에서나 다른 느낌들로부터 고립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다. 신중하게 열어야 하는 작더라도 호소력이 있는 병들은 그래서 체스판 위에서 손으로 이리저리 움직였다. - P69

물론 향수는 분명한 물질적인 정체성이 없다. 왜냐하면 클래센, 하우즈,
시넛이 지적하고 있듯이 "냄새는 쉽게 가두거나 억제할 수 없으며, 특정 경계를 넘어 다른 요소들과 섞여 향기 전체를 형성한다." 그들은 계속해서
"후각적인 신호는 후각 뉴런의 말단에서 작은 머리카락 같은 섬모들을 경유한 후 정서와 기억의 심장부인 두뇌의 대뇌변연계 영역으로 전달된다"⁴² - P69

42)콘스턴스 클래센 · 데이비드 하우즈 · 앤서니 시넛, 『아로마: 냄새의 문화사』, 132쪽. - P294

그러므로 <냄새 체스>와 <냄새 룸>의 환기하는 효과들은 생리적인 기반을 갖는다. 냄새의 극단적인 내면성은 냄새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인간의 뇌에 직접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는 우리의 인지 능력이 실제로 사물 자체에까지 도달하며, 퍼트남의 말처럼 지각이 "단순히 사물에 의해 사람의 주관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⁴³라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 P70

43) 힐러리 퍼트넘, 실용주의: 개방된 질문』, 454쪽.

클래센, 하우즈, 시넛은 "냄새가 관계하는 한에서는 물질과 의미는 어떠한 점에서는 항상 초연해 있는) 기호론자의 관점에서 보면 혐오스러운 것이라는 ‘혼합성 액체가 된다. 이것은 기호론자가 짐을 떠넘기려고 찾는 엄밀하게는 무관계성 (혹은 무언가 다른) 양분을 확립한다"⁴⁵라고 지적한다. - P70

45) 콘스턴스 클래센 · 데이비드 하우즈 · 앤서니 시넛, 『아로마: 냄새의 문화사』, 135쪽. - P294

이것은 몇몇 저명한 인식론자들이 냄새의 유용성뿐만 아니라 일부 맥락에서 관련된 후각의 유용성에도 자격을 부여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이다. - P70

많은 플럭서스 작품들은 비록 많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할지라도 맛과 냄새를 통해 기능한다. 예를 들어 놀즈는 세 편의 음식 이벤트, 즉 <샐러드 만들기(Make a Salad)>(1962), <수프 만들기(Make a Soup)〉(1962), <같은 점심(The Identical Lunch)>(1967~1973)을 제작했다. 그러나그러한 작품의 후각적, 미각적 요소들은 여백으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 - P71

이러한 연회들은 1967년의 크리스마스, 1968년과 1969년의 신정, 그리고 1978년에 머추너스가 죽을 때까지 간헐적으로 열렸다(그 이후로는 개별적인 플럭서스 예술가들이 음식으로 작업을 계속했다). - P71

쿠이퍼스(Joel C. Kuipers)는 「예와에서 맛의 문제(Matters of Taste inWeyeya)」라는 글에서 어떻게 "맛을 내는 재료들이 주어진 문화, 때로는 실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체계적으로 명령되는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⁵² ‘달다‘, ‘짜다‘, ‘쓰다‘, ‘맵다‘, ‘시다‘, ‘싱겁다‘와 같은 여섯 가지 기본적인 서술 용어는 문화를 초월하지만, 특정 사회에서 각각의 의미와 특정 요리에서 그 조합은 문화적으로 다를 수 있다. - P72

52) 조엘 쿠이퍼스, 『웨예에서 맛의 문제』, 데이비드 하우즈 편, 『감각적 경험의 다양성』 117쪽. - P295

플럭서스 미각 작품의 다른 예들은 한 끼 식사에서 풍미의 전통적인 연속성을 유사하게 방해하는 어떤 임의성의 특징을 갖는다. 보티에는 1963년에 니스에서 열린 플럭서스 축제를 <플럭스 미스터리 푸드(Flux MysteryFood)>로 시작하면서 식품점에서 상표가 붙지 않은 같은 크기의 캔을 구입하고서 리치 견과류(첫 번째 퍼포먼스에서처럼)나 연어, 캔 소시지나 독일식 김치 등 캔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무엇이나 먹었다. - P73

1967년부터 놀즈는 매일 같은 시간에 첼시에 있는 리스 푸드 다이너(Riss Foods Diner)라는 음식점에서 버터로 굽고 마요네즈를 바르지 않은 통밀 참치 샌드위치와 한 잔의 버터밀크 혹은 그날의 수프처럼 같은 메뉴의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코너(Philip Corner)는 이것을 확장된 명상, 악보,
일지로 만들었다.⁵³ 그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식사가 일상적인 활동에 대한 자아 의식적인 성찰이 되게 했다. 이에 친구들과 관심을 가진 예술가들이 합류했다. 영수증들을 모았고, 식사에서의 사소한 차이점들이 기록되었다. - P73

53) 필립 코너, 「같은 점심: 놀즈에 의한 코너의 악보 퍼포먼스(The Identical Lunch:Philip Corner‘s Performances of a Score by Alison Knowles)」(San Francisco.
Nova Broadcast Press, 1973); 앨리슨 놀즈, 「같은 점심 일기(Journal of theIdentical Lunch)」(San Francisco: Nova Broadcast Press, 1971) 참고, 스타일스는 점심에 관해 광범위하게 기술했다. 예를 들면 「플럭서스 이벤트에 대한 참치와 다른 물고기 생각들(Tuna and Other Fishy Thoughts on FluxusEvents), 놀즈: 인디고 섬에 대한 주석(Alison Knowles: Notes toward IndigoIsland) (Saarbrücken, Ger,: Stadtgalerie Saarbrücken, 1995) 참고 - P295

이 모든 작품은 닮은꼴을 만들어내어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먹을 수 없는 무언가와 연관시킨다. 사실 미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시트로엥은 실제로 오리를 닮았지만, "시트 포리지"는 글쎄.
음식에 기반을 둔 플럭서스 작품의 마지막 범주는 측정과 계산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1972~1973년, 머추너스는 자신이 사용했던 모든 음식 용기를 신중하게 수집했다. - P74

많은 다른 플럭서스 작품들이 양쪽에 똑같이 초점을맞추고 있지만, 머추너스의 강박적인 축적은 강박적인 분류에서나 측정에서 논리적인 대위법을 가지고 있다.⁵⁶ 이 논의에서 특별하게 지적할 점은1993년에 한 개의 치즈 벽돌을 계속해서 절반으로 잘라놓으면서 먹으라고 한 관객에게 보낸 안데르센의 초대장이다. 그는 정확한 분할을 위해 현미경을 준비했다.⁵⁷ - P74

56) 예를 들면, 일본계 플럭서스 예술가 그룹인 하이 레드 센터(Hi Red Center)는방문자의 신장, 체중, 체격, 머리 힘, 손가락 힘 등을 측정하는 <플럭스클리닉(Fluxclinic)>(1966)을 조직했다. 임상 카드는 인쇄되었으며, 이후 플럭스키트에포함되었다. 존 헨드릭스, 플럭서스 코덱스 참고. - P295

57) 이것은 1993년 시카고의 미술 클럽에서 열렸던 플럭서스 축제 시카고의 ‘아라카르트(A la Carte)‘에서 일어났다. - P295

그러나 1960년대에 다감각적 사고를 이론화한 옹(Walter J. Ong)과 매클루언이라는 두 명의 문학적 인물에게서 그 지침을 찾을 수 있다. 1962년 매클루언은 자신의 대작 구텐베르크 갤럭시(The Gutenberg Galaxy)를 출판한 이후, 머리나 마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학적 사고방식에 대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모아 플럭서스의 섬싱 엘스 프레스(Something Else Press)와 함께 『베르비-보코-비주얼 탐구(Verbi-Voco-58)Visual Explorations)』라는 문집을 출간했다.⁵⁸ - P75

58) 마셜 매클루언, 「베르비-보코-비주얼 탐구(New York: Something Else Pres,
1967). 또한 마셜 매클루언, 구텐베르크 갤럭시」(Toronto: The University ofToronto Press, 1962) 참고 - P296

대부분의 플럭서스 작품은 예술에 재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거부한다. 대신에 그것은 일반적으로 제시되거나 실제에 기반을 둔 것이다. <블링크>의 이미지나 플럭스필름에서처럼 하나의 재현적인 방식을 선택하는플럭서스 예술가조차도 서구식 환상주의의 교리를 약화하고 재현 그 자체를 여기서 논의했던 경험의 주요한 방식을 향하도록 밀어내기 위해 관습적인 재현에 대한 반대 목적에서 그것을 이용한다. - P76

브레히트의 <드립 뮤직>(<그림 2> 참고) 같은 전형적인 이벤트는 장소, 연주자, 공연 상황에 따라 거의 모든 상황에서 우연히 또는 선택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브레히트가 1962년경에 육필로 작성하고 등사 인쇄한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그 자신의 악보는 이벤트에 대한 유사하고 우연적이며 비특정적인 형식을 제안한다(<그림 19>). - P76

이것들은 배려하는 탐구적인 형식이나 파괴적인 형식을 취할 수 있다(플럭서스에 대한 많은 설명은 이벤트들에 대한 인습 파괴나 파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데 결함이 있으며, 그래서 그것은 단순한 반회화로서 간단히 해체되거나 알려진다).⁶⁰ - P76

60) 좀 더 세부적인 사항은 나의 박사 논문 「플럭서스를 해석하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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