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시적 성 목표의 고착화

만지는 것과 보는 것

상대를 어느 정도 만지는 것은 정상적인 성 목표를 달성하기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성 대상과의 피부접촉은 그 자체로 쾌감을 주는 동시에 새로운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 P42

이는 결국 <만지는 것>에서 파생하는 <보는 것>에도 비슷하게적용된다. 시각적 인상은 리비도의 흥분을 가장 빈번하게 일깨우는 통로이자, 또한 이런 식의 목적론적 고찰 방식이 허용된다면 성 대상을 아름답게 발전시킴으로써 자연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통상적인 과정이다. - P42

성적으로 강조된 <보는 것>이라는 이 중간 단게의 성적 목표에 지체하는 것은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람들에게서도 일정 정도 나타난다.

반대로 시각적 욕구가 성도착이 되는 경우도 있다.
a) 그 욕구가 오직 생식기에만 국한된 경우,
b) 과도한 혐오감과 관련된 경우(남의 배설 장면을 훔쳐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관음증)
c) 정상적인 성 목표애에 이르는 준비 단계로서가 아니라 아예 그 욕구가 정상적인 성 목표를 대신한 경우. - P43

내가 몇 차례의 분석으로 유추하자면 그 환자들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로 타인의 생식기를 보기 위해 자신의 생식기를 노출하는 듯 하다.²² - P43

²² (1920년에 추가된 각주) 정신분석을 해보면 이 도착증을 비롯해 대부분의 성 도착증에 예상치 못할 정도로 다양한 동기와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노출 강박은 거세 콤플렉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그것은 자신의 (남성) 생식기가 완전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수단이자, 그런 생식기가 없는 여자들에 대한 소아적 우월감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다 - 원주. - P43

사디즘과 마조히즘

성도착증을 통들어 가장 흔하고 중요한 도착증은 성 대상에게 고통을 주거나 고통을 받으려는 성향이다. 크라프트-에빙은 그것이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에 따라 사디즘과 마조히즘으로 명명했다. - P44

능동적인 고통 도착증에 해당하는 사디즘은 그 뿌리가 정상적인 것 속에 있음은 쉽게 증명한다. - P44

그런 면에서 사디즘은 성 충동의 공격적인 욧에 해당한다. - P44

여기서 환자들이 이겨 내는 고통은 저항적인 힘으로서 리비도를 막아섰던 역겨움과 수치심의 대열에 합류한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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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열일곱 살 시절의
임사체험

그날 이후 내가 그 우주선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계속되었다. 그 뒤 몇주 동안 겪은 일들로 인해 그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그때 나는 이어지는 자각몽(自覺夢) 속에서 지구에 속하지 않은 존재들과 만나는 경험을 했다. 어린아이였을 뿐인 나는 이런 경험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친구들과 함께외계비행선을 목격했던 사건의 자연스러운 결과인 듯했다. - P23

문제의 방은 워싱턴 DC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 있는 볼룸이다. 내가 직원과 벌였던 실랑이는 2001년 5월 9일 당일에 충분히 그럴 만했던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약속을 지켰고, 내 본능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그 방은 정부, 군, 정보기관, 기업과 과학기관들로부터 온 21명의 증인들의 증언을 듣기 위해 모인 22대의 텔레비전 카메라와 많은 저널리스트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 P24

이 행사를 시작으로 디스클로저 프로젝트가 출범하게 되었는데.
CSETI가 여러 해 동안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 일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애쉬빌Asheville에 살던 응급실 의사에서, 세상에 알려지길 갈구하는 교훈을 배달하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역할로 옮겨갔던 내 여정에서도 획기적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샤롯Charlotte의 거리에서 뛰놀던 아홉 살짜리 아이가 어느 날 우연히 찾아낸 자갈투성이 길을 따라 모험을 시작했던 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었다. - P24

1965년의 어느 화창한 오후, 평범하기 그지없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이밖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전형적인 남부 아이들이었고, 무언가를 만들거나 관찰하거나 집에 가져갈 만한 신기한 것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갑자기 남서쪽 하늘에 빛나는 은빛 타원형 비행체가 나타났다. - P24

우리는 이것이 정말이지 예삿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하지만 예상대로 가족들은 애들의 공상일 뿐이라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친구들과 나는 그것이 평범한 비행체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이 일이 내가 ‘외계비행선‘을 만난 첫 경험이었는데, 이 용어는 미국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Agency, NSA‘에서 보통 UFO라고 하는 외계비행물체들을 부르는 데 사용한다. - P25

 그냥 어린아이였을 뿐인 나는 이런 경험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친구들과 함께 외계비행선을 목격했던 사건의 자연스러운 결과인 듯했다. 나는 그때 눈으로 보는 세상 너머의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도록 외계존재들이 내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믿는다. - P25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나는 마음 가득 경이로움과 기쁨을 느꼈다. 두려운 생각은 전혀 없었고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기만 했다. - P26

자연 속에 있을 때면, 나는 일상적 존재 너머의깨어 있고 신성한 무언가를 감지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마치 어깨에 누군가 손을 얹는 것처럼 항상 무언가가 있어서, 하늘을 바라보거나 밖에서 놀 때면 열리곤 했던 신비한 현존이라는 깨달음을 지각하도록 나를이끌어주었다고 믿는다. - P26

힘든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개 두 가지 길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된다. 자기 파괴적 습관과 중독에 빠지거나 자살로 치닫기도 하지만, 반대로 의미 있고 생산적으로 살아가기에 충분한 내면의 힘을 찾아내기도 한다. 나는 신의 은총과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개입으로 후자의 길을 택했다. - P27

청년기에 나는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영화 「사랑하는 어머니를 보러간 적이 있다. 나중에 성인이 된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말했다. "와, 그때가 우리 어린 시절 최고의 날이었을 거야!"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부모님의 알코올 중독과 그에 뒤따르던 집안 분위기로 인해,
우리는 방치되고 학대받으면서 살았다.  - P27

그러나 축복은 보통 가혹한 시련을 거치면서 드러난다. 이런 도전들 덕분에 나는 강인해졌다! 나를 주저앉게 했을 수도 있었던 어릴 적부터의 쓰라린 고통들은, 그것들로 인해 내가 강한 생존자가 될 수 있었음을알아차리자 사라져버렸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 되어 운명을 바꾸어놓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 P27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사이 많은 10대들이 열광했던 대중문화에 빠져들기에는 내 고등학교 생활이 너무 바빴다. 대부분의 중산층 가정 아이들에게는 당연했던 사치들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머릿속엔 기본적 생존을 위한 것들로만 가득했다. 마약과 술로 흥청거리는 일은 어림도 없었다! - P28

어릴 때 부모님은 나를 교회로 끌고 가지 않았다(사실 그분들은 철저한 무신론자였다). 제도적인 교리에 집착하지 않았으므로 관습적인 종교전통에서 자란 이들이 편안하게느끼는 안전지대 밖에 있다고나 할 사상들에 대해 열려 있게 되었다. 그결과 외부의 가르침 없이도 자연스럽게 명상체험과 더 높은 의식의 영역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 P28

들판에 누워 내 안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기법들을 연습하곤 했다. 누운 채로 샤롯의 다른 지역을 관찰하거나 지구의 다른 곳을 보거나, 또는우주로 나가 지구를 생생하게 보고 있었다. 이런 일이 일상화되었다. - P29

 그때는 가난하기까지 했으므로 병원에 가는 것은꿈도 꿀 수 없었다. 지금은 의사로서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안다. 혈관에 염증이 생겨서 아주 높은 고열이 따르는 패혈증이었다. 여기에 골격근마저 망가져서 신장에 무리를 주고 있었다. - P29

나는 우주의 어느 깊은 곳으로 갔고, 그곳에서 이미 편안함을 느꼈다.
그때 나는 지금은 ‘신 의식God consciousness‘이라 이해하는 것을 경험했고,
거기서 나라는 개성은 눈부시고 무한하며 순수한 ‘마음Mind‘에 녹아들면서 희미해져갔다. 그곳에 이원성은 없었다.  - P30

이윽고 수많은 별들 가운데서 두 개의 찬란하게 빛나는 불빛들이 다가왔다. 지금은 그들이 신의 화신인 아바타 Avar들임을 이해한다. 그들은 인간화되었다거나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할 존재들이 아니었고, 반짝이는 빛의 점들로 나타난 순수하고 의식을 가진 에너지였다. 이들은 우리 시대의 쌍둥이 아바타들이다. - P30

이 신과의 합일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는 모른다. 나는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있는 동시에 엄청나게 압도당해 있었다.
이 만남은 더 선형적인 형태의 대화로 이어졌다. 한 아바타가 말했다.
"그대는 우리와 함께 가도 되고 지상으로 돌아가도 됩니다." - P30

 "그렇다면 당신의 뜻은 무엇입니까?" 그 존재가 대답했다. "우리는 그대가 지상으로 돌아가 다른 일들을 하길 바랍니다." 그 수준에 있으면서 지상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으므로 나는 이 말을 듣고 시무룩해졌다. 장소가 사라져버린 곳에서 그런 의식상태로 남아 있으면 아주 행복했으리라. 그러나 신성한 의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곧 지고의 인간의지임을 알고는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 P31

살려고 하는 내 의지를 지켜보기 위해 그 방 안에 와 있는 어떤 존재가 느껴졌다. 조금 놀라웠지만, 지상에 남기 위해 의지력을 사용하도록나를 독려했던 것이었으리라. 그곳에는 내가 다시 돌아오도록 끌어당기는 듯한 힘이 있었다. - P31

침대에서 일어나 세상에 다시 적응하면서, 나는 이 놀라운 지복의 상태, 우주적 자각의 무한함이 내 안에 여전히 깨어 있는 높은 의식의 심원한 상태에 머물렀다.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 있으면서 나는 동시에무한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신비주의자들은 이를 우주의식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그 뒤로 이러한 수준을 계속 경험하게 되었다. - P32

CHAPTER 26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들은 내게 말한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러나 행동보다 말이 더 쉽다.
그들은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죽였고, 당신은 전이성 암에 걸렸으며, 당신은 ‘본업‘을 저버렸고, 또 당신에게는 대학에 보내야 할 아이들이 있으며, 당신은 인터넷에서 사악한 의사라고 불리는 등등,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은 정말 의기소침해지고 힘든 일이다. 계속 나아가기가 어려운 일이다. - P277

그것은 창조의 직물에 끼어 들어가서 모든 창조물들과 모든 원자까지도 말 그대로 소생시키고 생기 있게 한다. 모든 것이 바뀐다. 그리고 갑자기 과학, 사회사상, 영적인 발상에 저절로‘ 거대한 돌파구가 생기고사람들이 한데 모이게 된다. 과학과 사상에서의 모든 엄청난 변화와 발전은 이 영적인 힘과 신성한 계획의 촉발로 이루어진다. - P277

그것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를 통해 일어난다. 이것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이 흥미로운 이유다. 인간에게는, 우리 중에서누구에게라도, 우주 전체가 그 안에 깃들여 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이 모든 진실들을 알고 있다. 모든 진실은 모두 우리 안에 깃들여 있다. 사실 안과 바깥의 차이는 없다. ‘이것과 저것은 같다.‘ - P278

지난 150년 동안, 그 이전의 세월 동안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변화가있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은 이 주기가 열리면서 신성을 통해 새로운 창조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영적으로 그것은 천상 지식의 최고천(天)*의 영역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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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꺼졌다. 고요한 가운데, 에디파가 있는 쪽에서누군가가 무대를 가로질러 분명히, "저런!"하고 비명을 질렀다. 메츠거가 말했다. "그만 가고 싶지 않소?"
"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에디파가 대꾸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4막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2막은 프란체스카가 친아들과 결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차라리순교를 선택한 추기경이 오랫동안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살해당하는 사건이 중심 내용이었다. - P85

2막의 또 다릌 장묜에서는 니콜로가 (중략), 기사 오십여 명을 엄선해 만든 단체인 ‘사라진 경비병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 날, 그들이 스콰물리아 국경 근처에서 기마 연습을하다가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모두 사라져 버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 선량한 공작이 독살되었던 것이다. 자신의감정을 좀처럼 감추지 못하는 정직한 니콜로는, 만약 이두 사건이 서로 다소간 관련이 있고 그 원인이 안젤로 공작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를 잘 관찰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P85

잠시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메츠거는 담배를 피울 양으로 비틀거리며 휴게실로 걸어갔고, 에디파는 화장실로 향했다. 그녀는 전날 밤 스코프에서 보았던 그 기호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으나, 놀랍게도 벽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아주 미미하나마 소통이 가능했던 화장실에서조차 그 기호를 발견할수 없자, 에디파는 자신이 무언가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 P84

안젤로는 제나로가 스콰물리아를 공격하기 위해 군대를 모집하고 있다는 보고와 함께, 추기경의 죽음으로 교황이 직접이 일에 간섭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 P88

안젤로는 즐거워하며 편지를 쓴다. 그가 제나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다 작성하고 봉하자, 니콜로는 그것을 자신의윗옷 속에 챙겨 넣고, 에르콜레와 마찬가지로 쿠데타가 일어나 조만간 자신이 합법적인 파지오의 공작으로 복위되리라는 것을 예감하지 못한 채, 파지오를 향해 길을 떠난다.
갑자기 장면은 바뀌고 제나로가 스콰물리아를 공격하려는소규모 군대를 이끌고 등장한다.  - P89

안젤로는 광분하여 중풍에 걸린 사람처럼 사지를 떨면서 즉각 니콜로를 추적해 살해할 것을 명령한다. 그러나 이때도 안젤로는 그 임무를자신의 부하들에게 맡기지 않는다. - P90

이쯤에 이르러 이 연극의 사건들은 실로 특이한 성격을띠게 되고, 부드러운 냉기와 모호성이 배우들의 대사 속으로 살며시 스며든다. 이전까지는 붙여진 이름이 문자 그대로의 의미나 은유적인 의미를 지녔다. - P90

다시 무대는 제나로와 그가 지휘하는 군대로 돌아온다.
스콰물리아에서 온 첩자가 그들에게 니콜로가 길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린다. 사람들이 대단히 기뻐하는 가운데 거의말이 없던 제나로가 열변을 토하며, 니콜로가 여전히 툰과 탁시스 깃발 아래 말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P91

 제나로는 부관에게 지금 그들의 위치가 어디쯤인지를 물어본다. 그 결과, 그들이 현재 있는 장소는 파지오의 ‘사라진 경비병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종되기 전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호숫가에서 단지 1리그(약 5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P92

관객들은 바로 그다음 장면에서 니콜로를 마지막으로 보게 된다. 그는 호숫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걸음을멈추는데, 여기서 그는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고, 이곳이 바로 파지오 궁전의 경비병들이 실종된 곳임을깨닫는다.  - P92

다시 장면은 스콰물리아로 되돌아오고 안젤로는 군대를모집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그는 아직 남아 있는 추종자들과 예쁜 처녀들을 전부 불러 모아서, 출구를 전부 봉쇄하고는 진탕 술잔치를 벌인다. - P93

관객들은 바로 그다음 장면에서 니콜로를 마지막으로 보게 된다. 그는 호숫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걸음을멈추는데, 여기서 그는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고, 이곳이 바로 파지오 궁전의 경비병들이 실종된 곳임을깨닫는다. - P92

다시 장면은 스콰물리아로 되돌아오고 안젤로는 군대를모집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그는 아직 남아 있는 추종자들과 예쁜 처녀들을 전부 불러 모아서, 출구를 전부 봉쇄하고는 진탕 술잔치를 벌인다. - P93

그런데 그 편지는 놀랍게도 이전에 니콜로가 관객들을 향해 읽어 주었던 거짓 문서가 아니다. 그것은 불가사의하게도 안젤로가 자신의 모든 죄를 털어놓는 긴고백으로, 파지오의 ‘사라진 경비병들이 실제로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려 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들은 놀랍게도 모두 안젤로에 의해 살해되어 호수 속에 던져졌던 것이다. - P94

트리스테로. 이 단어는 막이 끝나고 조명이 모두 꺼질때까지 허공을 맴돌며 남아 있었다. 마치 에디파 마스를당혹케 하려는 듯이 어둠 속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아직은그녀에게 어떤 힘을 행사하지는 않은 채. - P95

프로그램을 보니 「전령의 비극」은 랜돌프 드리블레트라는 사람이 연출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승리자인 제나로 역을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이봐요, 메츠거." 에디파가 말했다. "나랑 같이 무대 뒤로 가 봐요.‘ - P96

"나는 그것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 알고 싶을 따름이에요. 궁금하다고요."
"맞아. 당신은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지." 메츠거가 말했다. "그럼 나는 차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됐죠?" - P98

"대단히 훌륭한 연극이었어요." 에디파가 말했다.
"한번 만져 보세요." 드리블레트가 자신의 팔을 내밀며말했다. 그녀는 만져 보았다. 제나로의 의상은 회색 플란넬이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있군요. 그러나 어떤 것도진짜 제나로가 될 수는 없지요. 그렇지 않아요?" - P98

"난 샤워나 하는 편이 나을 것 같군요." 그가 말했다.
"동성애자들이 같이 샤워하자고 몰려오기 전에 말예요. 연극 대본들은 맨 위 서랍에 있습니다." 그러나 낡고 찢어지고 커피 자국으로 얼룩진 사본들뿐, 서랍엔 달리 아무것도없었다. 그녀는 샤워실에다 대고 소리쳤다.
"이봐요, 원본은 어디에 있어요?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이 복사본을 만들었나요?" - P99

마침내 드리블레트가 말을 토해 냈다. "도대체 사람들은왜 그리도 그 대본에 관심이 많지요?"
"나 말고 또 누가 있었어요?" 에디파가 너무 성급하게 물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별 뜻 없이 한 말인지도 모르는데. - P100

"그 표정은 원래 대본에 있는 거예요? 아니면 당신이 만들어 넣은 거예요?"
"내가 만들어 넣은 겁니다. 나는 그 암살자 셋을 4막에 등장시켰는데, 아시다시피 화핑거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왜 그렇게 했지요? 다른 어디에선가 그에 관해 들은 적이 있었어요?" - P101

"당신들은 이해하지 못해요." 드리블레트는 화를 냈다.
"당신네들 태도는 성경의 구절에만 매달리는 청교도들의태도와 아주 흡사해요. 그러니 이제 대본의 내용에 대한이야기는 그만합시다. 당신도 알다시피, 연극은 그 서류철에도, 당신이 찾는 그 어떤 문고판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 머릿속에 들어 있을 뿐이에요." - P101

떠도는 수증기 속에서 드리블레트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내가 여기서 용해되어 버린다면, 배수구를따라 태평양 속으로 씻겨 내려가 버린다면, 당신이 오늘밤 보았던 것 역시 사라져 버릴 텐데요. 당신, 아니 그 일에 그렇게 대단히 관심을 갖고 있는 당신이라는 존재의 한부분도 사라져 버릴 거란 말입니다. (중략). 아니면 분과탁시스 우편제도 정도일까요? 우표 수집가들은 그것이 실제로 있었다고 말하니까요. 그렇다면 다른 하나도 존재했겠지요. 그 반대 조직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지 흔적, 또는 화석에 불과할 겁니다. 죽어 있어서 어떤 가치나잠재적인 가능성조차도 없는 광물이겠지요. (후략)." - P102

 야간의 변덕스러운 통신 상태로 인해 3킬로미터쯤 차를 타고 갔을 때에야 비로소 그녀는 자신들이 키너릿어몽 더 파인스에서 송신되는 KCUF 방송을 듣고 있으며,
지금 말하고 있는 디스크자키가 바로 자신의 남편인 무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P104

"(전략).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언제 잠에 드는지, 또 무엇에 관해 이야기하는지를 알아내려면 말입니다. 그렇게 하고 싶어요? 당신은여러 가지 단서들을 모아, 그 등장인물들이 트리스테로의존재 가능성에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왜 그 암살자들이습격을 했는지, 왜 그들이 검은 옷을 입었는지, 하나의 논리를 전개시킬 수도 있을 겁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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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스테로가 적나라하게 벌거벗은 상태로 무시무시하게 눈앞에 드러나기 전에, 새벽을 향한무한히 길고 어두운 시간 속으로 뛰어드는 작업이 필요하기라도 하듯 말이다. 그런 다음 트리스테로는 수줍은 미소를 띠면서 버본* 거리식 저녁 인사를 한 뒤, 그녀를 평화로운 상태에 남겨 둔 채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무대의뒤편으로 사라질 것인가? 

*뉴올리언스의 스트립쇼 거리. - P66

그 공연의 시작은 충분히 명료했다. 인버라리티가 부동산을 개발했던 애리조나, 텍사스, 뉴욕, 플로리다와, 그가주식회사를 세웠던 델라웨어를 총괄하는 유산 관리인으로에디파와 메츠거를 임명할 또 다른 편지를 기다리는 동안그 일이 일어났다. - P66

서핑하는 사람들, 해안의 충격 흡수대, 하수도 처리 계획,
몰려드는 관광객, 일광욕을 즐기는 동성애자들, 단체 낚시같은 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바다가 숨어 있었다. 마치 달이 자신의 망명을 기념하며 남겨 놓은 구멍과도 같았다. 비록 들을 수도 없고 심지어는 냄새도 맡을 수 없었지만 바다는 그곳에 엄연히 존재했다. 무엇인가가 조수(潮)같이 눈과 귀를 지나 촉각을 자극하기 시작했으며, 가장섬세한 미소 전극조차 너무 둔해서 발견해 낼 수 없는 두뇌 내부의 움직임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 P67

그들은 흙을 운반하는 기계들, 나무라곤 한 그루도 없는공터, 의미를 알 수 없는 종교적인 기하학적 무늬 사이로걸어 들어가 결국엔 모래가 깔린 길을 향하여 몸을 떨며,
‘인버라리티의 호수‘라고 이름 붙은 나선형으로 조각된 호수로 내려갔다. - P68

보트 주인들이 선착장을 만들어 놓지 않은 탓에 그들은 좁은 산책길로 모두 띄엄띄엄 흩어져서 물가로 나아갔다.
"이봐." 딘이 소리쳤다. 어쩌면 서지였는지도 모른다. "보트를 훔치는 게 어때?"
"찬성이야, 찬성!" 여자 아이들이 함성을 질렀다. 메츠거는 눈을 감았다. 그러다가 낡은 덫에 걸려 비틀거렸다.
"왜 눈을 감고 걷는 거예요. 메츠거?" 에디파가 물었다.
"저건 도둑질이니까" - P68

"베이비 이고르, 나 좀 도와주게나."
"내가 아는 목소리야." 메츠거가 말했다.
"빨리." 푸른색 비닐을 덮어 쓴 사람이 말했다. "자네가데려온 저 청년들에게 나 좀 태워 달라고 해 주게."
"서둘러요. 빨리." 파라노이스 멤버들이 소리쳐 불렀다.
"마니 디프레소군." 메츠거가 말했다. 그는 별로 반가운 것 같지 않았다.
"이분이 배우이자 변호사라던 당신 친구인가요?" 에디파는 그를 기억해 냈다. - P69

"지금 드라마 찍고 있는 건가?" 메츠거가 건조한 말투로물었다.
"이건 현실이야." 디 프레소가 재빨리 말을 받았다.
"자, 빨리." 파라노이스가 보트를 출발시켰다. 그들은 고질라 2호를 부두에서 밀어낸 뒤 배를 회전시켰고 연주회라도 하듯이 "우!" 하는 함성을 지르며 지옥으로부터 벗어나는 박쥐처럼 방파제를 빠져나왔는데, 이 소동으로 디 프레소는 배 뒤편으로 나가떨어질 뻔했다. - P70

"앤서니 징기레이스." 불길한 인상을 풍기며 디 프레소가 대답했다. "일명 토니 재규어라고도 하지."
"누구라고?"
"아, 상관할 것 없어." 디 프레소는 어깨를 으쓱하고는뱃전에 이는 물거품에다 침을 뱉었다. 파라노이스는 「아데스테 피델레스」*의 선율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크리스마스 캐롤인 O Come All Ye Faithful의 라틴어식 표기. - P70

디프레소가 말했다. "그래, 토니 재규어야. 코사 노스트라*의 거물이지."
"너는 배우야. 그런데 어떻게 마피아와 한 패란 말이야?" 메츠거가 말했다.
"다시 변호사가 됐어." 디 프레소가 말했다. "그 견본영화 필름은, 자네가 대로**처럼 뭔가 정말 굉장한 일을하지 않는 한 결코 팔리지 않을 거야. 대중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도록 깜짝 놀랄 만한 변론을 편다거나 하지 않으면말이야."

*마피아를 가리킨다.
** 미국인 변호사이자 사회 개혁가이다. - P71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걸? 여기 계신 또 한 분의 유산 관리인에게도 이야기해 보는 게 좋을거야." 메츠거는 에디파를 소개했다.  - P72

디 프레소는 회관 건물 외벽 계단으로 향하면서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내 차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봤으면 좋겠는데." 에디파와 메츠거는 짐을 들고 계단을 뒤따라 올라가서 발코니를 지나 건물의 으슥한 곳을 통과한 다음 금속으로 만든 사다리를 타고올라 마침내 지붕에 다다랐다. - P72

"아무래도 달려가 봐야 될 것 같아."
"자네 소송 의뢰인은 누구야?" 메츠거가 테킬라 잔을 내밀며 물었다.
"나를 쫓아다니는 사람이지." 디 프레소는 코가 가려지도록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컵을 물고 교활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 P73

"당신들은 그럼 그 소송에서 질 준비를 하고 있는 거군요." 그녀가 말했다.
"그 일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디 프레소는 그녀의 지적을 어느 정도 시인했다. "잠시 제정신이 아니었을 때 샀던 XKE*의 대금조차 제대로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남에게 돈을 빌려 주겠습니까?"

* 영국산 자동차 재규어의 일종. - P73

"난 시칠리아에 친척들이 있어." 우스꽝스러운 엉터리영어로 디 프레소가 말했다. 파라노이스 멤버들과 애인들이 작은 탑, 지붕, 통풍관 뒤에서 밝은 하늘 아래로 나왔다. 그들은 가지 샌드위치가 담긴 바구니 쪽으로 다가갔다. 메츠거가 술통 위에 앉아 있어서 그들은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바람이 세차게 일었다. - P74

"자네는 인버라리티의 장부를 다 들여다보았겠지." 다프레소가 말했다. "그럼 자네도 비콘스필드의 필터가 어떤것인지 알고 있을 법한데."
메츠거는 확실히 대답을 하지 않고 얼굴을 찡그렸다.
"사람 뼈로 만든 숯을 말하는 건가요?" 에디파가 기억을떠올렸다. - P74

 메츠거가 반박했다. "그런 짓은 인버라리티답지 않아. 그는 그런 종류의 지불에는 양심적이었어. 뇌물이 아니라면 말이야. 나는 단지 법률상의세금 공제만 담당했어. 그래서 그런 일이 정말 있었더라도난 알 수 없었을 거야. 자네 소송 의뢰인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건설 회사." 디 프레소는 메츠거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메츠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파라노이스와 애인들은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없는 곳에 있는 듯 싶었다. - P75

"어떻게 도로 건설업자가 뼈를 팔 수 있었다는 거죠?"
에디파가 물었다.
"길을 만들려면 오래된 묘지들을 파헤쳐야 하니까." 메츠거가 설명했다. "샌나르시소 동부 프리웨이가 나야 할길에 묘지들이 있으면 안 되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런 힘도 안 들이고 자동차로 금방 달려올 수 있었고." - P75

"맙소사." 메츠거가 말했다. 그 이름이 암시하는 것 때문이었다. "미군 G.I. 말이지." - P76

"저 녀석들이 다 듣고 있었어." 디 프레소가 절규하듯외쳤다. "항상 누군가가 우리 이야기를 엿들으려고 기웃거리고 있어. 아파트에 도청 장치를 해서 전화를 엿듣고 말
"이야."
"하지만 우리는 들은 걸 발설하진 않아요." 다른 소녀가 말했다. - P79

"도와줘." 거친 눈빛에 입을 벌리고 호수를 가로질러 오는 사내를 돌아보며 디 프레소가 말했다. 또 다른 작은 모터보트 한 척이 나타나 그들 쪽으로 접근했다. 회색 옷을입은 두 사람이 배의 바람막이 뒤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메츠거, 난 도망갈 테니까 만약 그가 여기에서 멈춰서도 너무 들볶지는 말게. 내 소송 의뢰인이니까 말이야." - P79

. 얼마 안 있어 그녀는 고질라2호가 출발하는 소리를 들었다.
"메츠거." 갑자기 어떤 생각이 그녀의 머리에 떠올랐다.
"그가 그 보트를 타고 간 거예요? 그럼 우리는 무인도에고립된 거나 마찬가지 아녜요?"
사실상 그들은 고립된 상태였다.  - P80

「전령의 비극」을 공연하는 장소는 마약 분석 회사와 싸구려 트랜지스터 부품 암거래상 사이에 있었다.  - P80

트랜지스터 부품상은 작년엔 존재하지도 않았고 아마도 내년에 다시 사라져 버릴 회사로, 그동안만큼은 심지어 일본 제품조차 싼 값으로 팔아넘기며 엄청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탱크라는 소극장의 이름을 따라 탱크 극단이라 불리는샌나르시소 그룹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 P81

사악한 스콰물리아 공작 안젤로는 이 극의 배경이 되는시점보다 십년 전쯤, 궁전 예배당에 세운 예루살렘 교회의 주교 성 나르시스 동상의 발에 독약을 칠해서, 미사를 드리는 일요일마다 그 발에 입을 맞추곤 했던 선량한 파지오 공작을 살해했다. - P81

 이후 3막에서파스콸레는 비탄에 잠긴 목소리로 회상한다.

흩뿌리는 빗속 우리네 들판에 서서
마이나드의 포효 같은 질산의 노래와
유황이 연주하는 중세 성가의 한가운데에서

파스콸레는 비탄에 잠겨 있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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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적 일탈¹


인간과 동물에게 성적 욕구가 있다는 사실은 생물학에선 성적본능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그것은 배고픔, 즉 양분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와 비슷하다. 일상에서는 배고픔과 비슷한 차원의성적 욕구에 해당하는 말이 없지만, 학문에서는 <리비도 Libido>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1 이 첫 번째 에세이를 쓰는 데 기초가 된 자료는 다음과 같다. 크라프트-에빙Krafft-Ebing, 몰Moll, 뫼비우스Moebius, 해블록 엘리스 Havelock Ellis, 슈렝크-노칭v.
Schrenck-Notzing, 뢰벤펠트 Löwenfeld, 오일렌부르크 Eulenburg, 블로흐I. Bloch, 히르시펠트M. Hirschfeld의 저작들, 그리고 히르시펠트가 엮은 성적 중간 단계에 대한 연감』에 실린 논문들, 이 자료들에도 같은 주제에 관한 나머지 문헌들이 적시되어 있기에여기서는 더 상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성도착자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인식은 자드거Sadger의 전언과 나 자신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원주. - P19

일단 두 가지 용어를 도입해 보자. 하나는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인물로서의 <성적 대상>이고, 다른 하나는 성적 본능이 열망하는 행위로서의 <성적 목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에 따르면 성적 대상 및 성적 목표와 관련해서는 규범과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는 수많은 일탈 행위가 존재한다. - P20

1. 성적 대상과 관련한 일탈 행위

성적 욕구에 관한 이론을 설명하는 아름다운 우화가 있다. 원래 하나였던 인간이 여자와 남자라는 반쪽으로 나뉘었고, 사랑을통해 다시 하나가 되려 한다는 것이다.²

2 플라톤의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가리킨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원통형의 암수한몸으로 머리 둘에 손발이 네 개 달려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들이 자기 힘을 믿고 기고만장하게 굴자 제우스가 인간을 반으로 쪼개버렸다. 그 뒤로 인간은 평생 자신의 반쪽을 찾아 헤매고, 에로스가 그런 인간을 불쌍히 여겨 사랑 속에서 둘을 하나로 다시 결합시켜 준다고 한다. - P20

때문에 여자가 아닌 남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남자들이 있고, 또 남자가 아닌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여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척 충격을받는다. 그런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반대 성욕자> 또는 <이상 성욕자>라고 부르고, 그런 행위를 <성도착>이라 한다. 이런 사람의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많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³

3 성도착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와 그것을 파악하려는 시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성적 중간 단계에 대한 연감 Jahrbuch für sexuelle Zwischenstufen』에 실린 히르시펠트의 논문 「동성애자들의 수에 관한 통계학적 연구 Statistische Untersuchungen über denProzentsatz der Homosexuellen」(1904)를 참조하기 바란다 원주 - P20

(1) 성도착
성도착들의 행동

자신의 특이한 성 충동에 대한 성도착자의 자기인식 역시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정상인의 이성애적 본능처럼 자신의 성도착증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정상인과 똑같은 권리를 강력히 주장한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성도착자라는 사실에 반발하면서 자신의 그런 성향을 병적 강박으로 느낀다.⁴

4 자신의 성도착 강박 증세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은 암시 치료나 정신분석으로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원주. - P21

물론 오랫동안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다가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정상적인성적 대상과 성도착적 성적 대상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현상도 관찰된다. 그중에서 정상적 성적 대상과 좋지 않은 경험을 한 뒤 도착적 대상 쪽으로 리비도가 바뀌는 사례가 특히 관심을끈다. - P22

일반적으로 이런 다양한 일련의 변형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나란히 존재한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성도착증이 아주 어린 시기에 발현되고, 그래서 당사자가 그런 특이 성향을 완전히 자신의 일부로 느끼는 경우다. - P22

성도착증에 대한 이해

초기에는 성도착증이 신경성 변성(變性)⁶의 선천적 징후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었고, 그런 평가는 의사들이 처음엔 신경증 환자나 그런 인상을 주는 사함들에게서 성도착적 증세를 발견햤다는 사실과도 일치했다.

6 생체 조직이나 세포가 이상 물질을 만나 그 모양이나 성질이 변하는 것을 가리킨다. - P22

내가 볼 때는 다음의 경우에만 변성이라는 말을 쓰는것이 좀 더 적절해 보인다.

1) 표준에서 벗어난 여러 심각한 일탈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경우.
2) 업무 능력과 생존능력이 전반적으로 심각하게 손상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⁷


7 뫼비우스는 「변성에 관하여 Über Entartung」에서 변성의 진단은 무척 신중하게접근해야 하고, 그 진단결과에 실질적인 가치를 크게 부여할 수 없다고 밝힌다. 그의말을 직접 들어 보자. <만일 여기서 몇 가지 특성을 살펴본 변성의 폭넓은 영역을 감안한다면 변성을 진단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없는 일인지 당장 알게 될 것이다>-원주 - P23

성도착자들이 이러한 좀 더 적절한 의미의 변성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는 데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1) 성도착자는 성도착증 말고는 규범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다른 일탈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

2) 성도착증은 사회적 업무 능력이 손상되지 않은 사람이나 지성이 고도로 발달하고 탁월한 윤리 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다.⁸

3) 의사들이 경험한 환자들을 차치하고 시야를 좀 더 넓히면 다음 두 가지 방향에서 성도착증을 변성의 징후로 볼 수 없다는것을 알게 된다.

a) 성적 대상과 관련한 성도착증이 고도의 문화를 구가했던 고대 민족들에게서도 빈번하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심지어 중요한기능이 부여된 관습이었음에 주목해야 한다.

b) 성도착증은 야만족과 원시 민족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던 현상이다. 반면에 번성이라는 개념은 고도의 문명사회에 국한된다(블로흐의 견해), 그리고 유럽의 문명화된 민족들 사이에서조차 기후와 인종이 성도착증의 확산과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⁹


8 우리가 이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남자들 가운데 몇몇도 성도 작사 그것도 어쩌면 절대적 성도착자였을 거라는 <우라니스무스Uranisms> (동성애) 연구의 대표자들이 하는 말을 인정해야 한다 - 원주

9 성도착증 연구 분야에서는 명리학적 연구가 인류학적 연구로 대체되었다. 이린 민화에는 블로흐의 공이 크다(Bloch, 「정신병리학적 성우의 원인에 관한 논고Beitrigerur Atiologie der Psychopathia sexualis」 제2권, 1902/3). 그는 고대 문명국가들에서 성도작중이 널리 퍼져 있던 사실을 강조했다 원주 - P24

이러한 견해에 반대되는 것이 성도착증이란 후천적으로 습득한성 충동의 성격을 띤다는 생각이다. 이 두 번째 견해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절대적 성도착자를 포함해 많은 성도착자들의 경우 삶의 이른 시기에 영향을 끼친 어떤 특별한 성적 인상이 있었는데, 그 인상의 지속적인 결과가 동성애적 성향으로 나타난다.

2) 다른 많은 사례들에서도 삶의 이른 시기건 늦은 시기 성도착증의 고착화로 이끈 외부 영향(성도착적 성향을 촉진하는 영향이건 저지하는 영향이건 간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영향으로는 오직 동성들과의 교류, 전쟁 중의 남성 공동체, 감옥 생활,
이성 교류의 위험성, 독신, 성적 결함 등이 있다.

3) 성도착증은 최면암시로 제거되기도 하는데, 그 성향이 선천성이라고 한다면 믿기 어려운 일이다. - P25

이런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도착증은 단지 삶의 여러 가지 외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성적 본능의 빈번한 변형으로 규정될 뿐이다.
그러나 일견 명백해 보이는 이 견해도 많은 사람이 똑같은 성적 영향(이른 청소년기의 유혹이나 상호 수음도 포함된다)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성도착 증세를 보이고, 누구는 평생 그런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는 반박에 직면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 P26

양성성(兩性性)

프랭크 리드스턴Frank Lydstone, 키어넌Kierman, 슈발리에 Chevalier이후 성도착증의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 세간의 통념과는 다른 일련의 새로운 사고들이 원용되었다. 통념에 따르면 인간은 남자아니면 여자로 태어난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는 다른 결과를 말해 준다. 성적 특징이 불분명하고, 그래서 성적 규정조차 불분명한 사례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장 뚜렷이 확인해 주는 것이 해부학이다. 해부학적 보고에 따르면 생식기에 남성과 여성의특징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들(남녀추니)이 있다. 이때 두 생식기가 완전히 발달한 경우(완전 남녀추니)는 드물고, 대개 발육부진의 왜소한 상태로 발견된다고 한다.¹⁰

10 육체적 남녀 추니에 관한 다음의 최근 연구 자료를 참조하기 바란다. 타루피 P.
Taruff, 「남녀니와 생식 능력Hermaphroditismus und Zeugungsunfähigkeit」 「성적 중간단계에 대한 연감』에 실린 노이바우어Neugebauer의 논문들 - 원주 - P27

오래전부터 알려져 온 이런 해부학적 사실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결론은 이렇다. 인간은 원래 양성적인 신체 구조를 가졌지만 진화 과정에서 퇴화된 성의 미세한 흔적만 남긴 채 각각 하나의성으로 발달했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을 심리적 영역으로 확대해서 성도착의 다양한 사례들을 모두 심리적 남녀 추니의 표현으로 이해하고픈 생각이 불쑥 들었다. - P27

물론 성도착자들에게서는 성 충동의 전반적인 저하(해블록 엘리스)와 성기관의 가벼운 해부학적 퇴화 현상이 빈번하게 발견되었다. 하지만 빈번하기만 할 뿐 결코 규칙적이거나 일반적으로나타나지는 않았다. 따라서 성도착증과 신체적 남녀추니는 전반적으로 무관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P28

심리적 남녀니 이론은 만일 그 대상자에게 성적 대상의 성도착증과 함께 반대 성의 심리적 특성과 충동, 성격까지 나타난다면 그 실체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성격적 도착은 여자성도착자들에게서만 어느 정도 일정하게 관찰될 뿐이다. 남자들의 경우에는 가장 완벽한 정신적 남성다움이 성도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P28

양성 이론의 한 대표적 이론가는 남성 성도착자에 대해 <남자의 몸에 여자의 뇌>를 가진 사람이라고 아주 거칠게 표현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자의 뇌>의 특징을 잘 모른다. 또한 심리학적 문제를 해부학적 문제로 대체할 필요가 없고, 그럴 권리도 없다. - P28

크라프트-에빙은 말한다. 개인의 양성애적 소질은 신체적 성 기관과 더불어 남자의 뇌중추와 여자의 뇌 중추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친다고, 이 중추는소질 면에서는 이것과 독립된 생식샘의 영향을 받아 대개 사춘기무렵에 발달한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뇌에 해당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중추에도 똑같이 해당한다. 게다가 우리는 뇌에서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중추)이 따로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성기능만을 담당하는 영역이 따로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¹¹ - P29

11 성도착증에 대한 설명으로 양성적 소질을 제시한 최초의 학자는 외젠 글레Eugène Ciley로 보인다(『성적 중간 단계에 관한 연감』 제6권 문헌 목록 참조). 그는1884년 1월에 이미 『철학 잡지 Revue philosophique』 「성 충동의 일달Les abérrations deTinstinct sexuel」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 밖에 주목할 점은 성도착증의 원인을 양성소질로 보는 다수 학자들이 이 요인을 성도착자뿐 아니라 모든 정상인들에게도 적용하고, 이를 토대로 성도착증을 성장 과정에서 겪은 장애의 결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슈발리에(「성도착증 Inversion sexuelle893)와 크라프트에빔 반대 성의 성지 감성에 대한 설명 Zur Erklanung der kantrdren Sexualemplindung)은 말한다. <최소한 이 두 번제 중추(일등한 성의 중추)의 잠재적인 존속을 증명하는 관찰들은 상당히 많나고 또아르두인Arduin 박사여성 문제와 성적 중간 단계 Die Frauenfrage und die sexuellenZwischenstufen)라는 사람은 성적 중간 단계에 관한 연감 (100) 제2권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 모든 인간 속에는 남자의 인자와 여자의 인자가 함께 들어 있다(성적 중간단계에 관한 연감 1899 제1권. 히르시트 동성애의 객관적 진단Die abjektiveDiagnose der Homosexualit. 8~9 참조). 다만 성이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한쪽의 인자가 다른 폭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발달한다. 이성애자인 경우에한해서 말이다. 헤르만 G. Herman (기원, 생식의 법칙Genesis das Gesetz der Zeugung9권 리비도와 마니아 Libido und Mania 1903)도 모든 여자에게는 남성적인 인자와특성이 모든 남자에게는 여성적인 인자와 특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 플리W. Flie는 삶의 과정 Der Abiauf der Lebens (1906)에서 성의 이중성이라는 의미로양성소질에 대해 독특한 의견을 내놓았다. 비전문가들은 인간의 양성 소질에 대한 이런 가설이 요절한 철학자 바이닝거 Weininger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닝거별로 사려 깊지 못한 책 『성과 성격Geschlechi and Charakter』(1903)에서 그런 생각을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위에서 기술한 바에 따르면 이런 주장이 얼마나 근거없는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윈주 - P29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

심리적 남녀니 이론은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이 일반인과정반대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성도착증 남자는 여자가 남자의 몸과 마음에 매료되는 것처럼 남성적 매력에 푹 빠진채 자신을 여자로 느끼며 남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 P30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

심리적 남녀 추니 이론은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이 일반인과 정반대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성도착증 남자는 여자가 남자의 몸과 마음에 매료되는 것처럼 남성적 매력에 푹 빠진채 자신을 여자로 느끼며 남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 P30

성도착증 남자의 대다수가 심리적으로 남성성을 유지하고,
반대 성의 2차적 성 특징을 별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성적대상에서는 여자의 심리적 특성을 찾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없다. 그렇지 않다면 성도착증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남자 매춘부들이 고대에도 그렇지만 오늘날에도 여자들의 의상과 태도를 모방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 P30

. 굉장히 남성적인 남자들이 성도착적 경향을 보였던 고대그리스에서는 이 남자들의 사랑에 불을 지핀 것은 소년의 남성적 성격이 아니라 여자에 가까운 육체를 비롯해 수줍음, 얌전함, 그리고 배움과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여성적 특성이었음이 분명하다. 소년은 성인이 되어야만 남자 어른들의 성적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어쩌면 그 자신도 나중에 <남자아이 성애자>가되었을지 모른다.  - P30

 물론 성적 대상의 육체가 남성 생식기를 가진 남자여야 한다는 기본 조건은 변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성도착자의 성적 대상은 자신의 양성적본성이 반영된 것이다.¹² - P31

12 (참고로 이 마지막 문장은 1915년에, 각주는 1910년에 추가되었다.) 정신분석은 지금껏 성도착증의 기원을 완전히 해명하지 못했으나, 그 생성의 정신적 메커니금을 발견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고려해야 할 문제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혔다. 조사했던 모든 사례를 통해 우리는 훗날의 성도착자들이 소아기에 단기적으로 무척 강하게 여자(대개 어머니)에게 집착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스스로를 여자와 동일시하면서자기 자신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즉 나르시시즘에서 출발해서 어머니처럼자신을 사랑해줄 자신과 비슷한 젊은 남자를 찾는 것이다. 게다가 이른바 성도착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결코 여자들의 매력에 무감각한 것이 아니라 여자로 인해 유발되는 감정적 흥분을 남성적 대상에게 지속적으로 전이하는 것도 자주 확인할 수 있었다.
성도착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심리적 기제는 평생 반복된다. 그들의 남사들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갈망은 여자들로부터의 끊임없는 도피에서 생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1915년에 추가된 각주) 정신분석적 연구는 동성애자들을 변질된 특수 집단으로여기면서 남들과 분리하려는 시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정신분석은 명백한 성적 홍분 외에 다른 것들도 연구하면서 누구나 동성애적인 기질을 갖고 있고, 게다가 실제로한번쯤 무의식적으로 동성애를 실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성에 대한 리비도적애착은 일상적인 정신의 요소로서 그 역할이 길코 작지 않지만, 질병의 원인으로서는 반대 성에 해당되는 것보다 그 역할이 훨씬 크다. 정신분석적 입장에서는 대상선택이 성에 무관하다는 것, 즉 아동기나 원시시대, 또는 역사시대 초기에 관찰되는것처럼 남성이 여성이건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상을 선택하던 것이 이런저런 제한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유형과 성도착적 유행을 발현시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신분석에서는 여자에 대해 남자만 느끼는 성적 매력도 근본적으로 몸의 화학 작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해명이 필요한 문제로 본다.
개인의 최종적인 성적 취향은 사춘기가 지나서야 결정되는데, 그것은 우발적 인자나 기질을 포함해, 아직은 다 밝혀지지 않은 많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물론이 요인들 가운데 몇몇은 결과에 확고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비중이 아주 큰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여러 결정적인 계기들이 결과의 다양성을 통해 사람들의명확한 성적 태도에 반영된다. 성도착자의 경우 아주 어린 시절의 기질과 정신적 메커니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나르시시즘적인 대상선택과 에로틱한 부위로 항문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기질적 특성을 근거로 극단적인 형태의 성도착자들을 나머지 유형과 분리하는 것은 별무소득이다. 극단적 증상의 근거로 보기에 충분한 것들도 경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과도기 유형이나정상인의 기질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결과의 차이는 질적인 차이일 수 있지만, 정신분석은 결정 요인들 사이의 차이가 양적인 차원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대상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우발적 요인들 가운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좌절(이른 시기의 성적 위축감)이고, 거기다 부모의 존재 유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눈여겨볼필요가 있다. 일례로 어릴 때 엄한 아버지 없이 컸을 경우 성도착증에 빠지는 경우가드물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성적 대상과 관련한 성도착증은성적 특성의 혼합과 개념적으로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게다가 이 둘 사이의관계에도 상호무관성이 일정 정도 명확하게 존재한다.
(1920년에 추가된 각주 페렌치. Fareezi는 남성 동성애자(호모에로틱)의 질병분류학Zur Nosalogie dermanniehen Homosexualitit__(1914)이라는 논문에서 성도착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중요한 관점을 제시했다. 우선 그는 신체적·정신적 측면에서동등한 가치가 없는 매우 다른 상태들을 성도착 징후가공통적으로 드러난다는 이유만으로 동성애 (호모에로틱>이라는 명칭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로 한데묶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면서 동성애를 최소한 두 유형으로 엄밀하게 구분할 것을 요구한다. 즉 스스로 여자라고 느끼면서 여자처럼 행동하는 주관적 동성애자), 그리고전형적인 남성이면서 성적 대상만 여자에서 남자로 바꾼 객관적 동성애자>. 그는 것번째 유형을 마그누스 히르시트의 개념에 입각해서 진정한 성적 중간 단계로, 두번째 유형은 강박장애 환자로 부른다(이 두 번째 명칭은 첫 번째보다 좀 더 부적절하다). 여기서 성도착 성향에 반발하고 정신적 영향에 노출되는 경우는 객관적 동성애자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유형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경우주관적 동성애와 객관적 동성애가 어느정도씩 섞여 나타난다는 사실을 덧붙일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에 걸쳐 슈타이나흐E.Steimach 필두로 생물학 분야에서 동성애와 성적 특성의 신체적 조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우선 포유동물을 거세한뒤 반대되는 성의 생식샘을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다양한 층의 수컷을 암컷으로 암컷을 수컷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변화는 돈의 성적 특징뿐 아니라 성 심리적인 태도주관적 동성애자와 객관적 동성애자 공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섬을 결정하는 이 힘을 담당하는 곳은 성세포를 형성하는 생식샘이 아니라 이 기관의간질성 조직(성숙샘)이라고 한다.
한편 결핵으로 고환의 기능을 상실한 남자에게도 성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례가보고되었다. 그 사람은 성생활에서 수동적인 동성애자처럼 여성적인 태도를 보였고,
신체적으로도 명백한 여성의 2차 성적 특징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털이나 수염이 자라지 않는다든지 가슴과 엉덩이가 부풀어 오른다든지 하는 변화였다. 그런데 다른남성 환자로부터 건강한 고환을 이식받은 뒤로는 다시 남성적으로 행동하고 리비도도 정상적으로 여자들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신체적으로도 여성적인 특징이사라졌다(리프쉬츠A. Lipschutz, 「성숙샘과 그 영향 Pubertiltsdrilse und ihre Wirkungen_j1919).
이런 흥미로운 실험들이 성도착 이론에 새로운 근거를 제공했고, 이로써 동성애치료의 보편적 길이 열렸다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고도 온당치 못한 주장이다. 폴리스는 이런 실험적 발견들로 고등동물의 일반적 양성 소질 이론이 용도폐기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물론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오히려 그런 연구가 앞으로 더 나와야 양성 소질의 가정을 직접적으로 확증하는 결과가 나올 듯하다─원주

성도착자들의 성 목표

명심해야 할 것은 성도착자들의 성 목표는 결코 통일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남자들의 경우 항문 성교는 성도착증과 결코 일치하지 않기에 자위가 그들의 유일한 성 목표가 될 때가 많고, 단순한 감정 발산을 비롯해 성 목표의 제한도 이성애자들보다 훨씬 더 자주 나타난다. - P33

결론

지금껏 서술한 내용으로 성도착증의 기원을 만족스럽게 설명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그래도 이 연구로 상기 과제의 해결보다더 중요한 인식을 얻은 것 같기는 하다. 즉 우리는 지금까지 성 충동과 성적 대상 사이의 관계를 실제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로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P33

결론

(전략). 즉 우리는 지금까지 성충동과 성적 대상 사이의 관계를 실제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로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례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의 경우 성 충동과 성 대상 사이에 하나의 땜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33

(2) 성 대상으로서 성적으로 미성숙한 사람과 동물들

정상적이지 않은 성 대상을 지향하는 사람들, 즉 성도착자라고하더라도 일반인의 눈에는 다른 면에선 아주 건전한 개인들의 집단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성적으로 미숙한 사람(아동)을 성대상으로 택하는 사람은 곧장 개별적 정신이상으로 간주된다. 오직아동만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예외적이다. - P34

우리는 심미적 근거에서 이런 사람들을 성 충동의 다른 심각한일탈처럼 정신병으로 판정하고 싶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경험에 따르면, 이들 두 성도착자에게서 나타나는 성 충동 장애는건강한 사람들을 비롯해 그 어떤 인종과 신분에서도 일어날 수있기 때문이다.  - P34

정신병자는 그 일탈의 정도가 심하거나, 아니면 나중에는 오직 아동만 성적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아동이 정상적인 성적 만족을대신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 P35

 내 경험에비추어 볼 때 사회적으로건 윤리적으로건 정신적으로 비정상적인 사람은 항상 예외 없이 성생활에서도 비정상적이었다. 그런데 성생활에서는 비정상적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사람도 많다. 성욕이 약점일 수밖에 없는 인간 문화가 자기 속에각인된 사람들이다. - P35

이 모든 논구의 가장 일반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아주 다양한 조건에서, 그리고 놀랄 정도로 많은 개인들에게서 성 대상의 종류와 가치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성 충동에서 본질적인 상수는다른 무엇이라는 사실이다.¹¾

13 (1910년에 추가된 각주) 고대인의 성생활과 우리의 성생활 사이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아마 고대인들은 본능 그 자체를 중시한 반면 우리는 그 대상으로 강조점을옮겼다는 사실일 것이다. 고대인들은 본능을 찬양했고, 그 본능을 위해서라면 열등한대상까지도 그 가치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본능적인 행위 그 자체는 경멸하고, 그 대상에 납득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만 본능을 인정한다 - 원주 - P35

2. 성 목표와 관련한 일탈

정상적인 성 목표는 성교라는 행위를 통해 성적 긴장을 완화하고성 충동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생식기끼리의 결합을 의미한다(이는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준다). - P35

왜냐하면 만지거나 보는 행위처럼 성교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 대상과의 중간 단계적 행위들도 일시적인 성 목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위들은한편으론 그 자체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다른 한편으론 최종적인성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지속되어야 할 흥분을 고조시킨다. - P36

즉 성도착은 1) 성적 결합을 위한 것으로 정해진 신체 부위들의 해부학적 확장이거나, 2) 정상적으로 최종 성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신속하게 지나가야 할성 대상과의 중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지체다. - P36

(1) 해부학적 확장
성 대상에 대한 과대평가

성 충동의 이상적 목표로서 성 대상에 대한 심리적 평가는 그 대상의 생식기로 한정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대개는 몸 전체로 확장될 뿐 아니라 성 대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갖 감정적 작용까지 포함하는 경향이 있다. - P36

(전략), 아니면 상대방의 판단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맹목적인사랑은 권위의 가장 근원적인 형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가지 중요한 원천이 된다.¹⁴ - P36

14 이와 관련해서 나는 최면에 걸린 사람이 최면술사에게 맹목적으로 따르는 장면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그 장면들을 보면서 나는 최면의 본질이 최면술사라는 인물에게 환자의 리비도를 무의식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성 충동의 마조히즘적 요소를 이용해서 말이다ㅡ 원주. - P37

성적 과대평가라는 요소의 중요성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쉽게 인지된다. 우리는 남자들의 성생활에만 접근할 수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들의 성생활은 한편으론 문화적 영향때문에, 다른 한편으론 여자들의 전통적인 침묵과 솔직하지 못한면 때문에 아직도 꿰뚫어볼 수 없는 어둠에 덮여 있다.¹⁶

16 (1920년에 추가된 각주) 전형적으로 볼 때 여자들은 남자들과 같은 성적과대평가>가 없다. 다만 자기가 낳은 아이에 대해서는 그런 과대평가를 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원주, - P37

입술과 입 점막의 성적인 사용

입을 성적 기관으로 사용할 경우 한 사람의 입술 또는 혀가 다른 사람의 생식기와 접촉할 때는 성도착으로 간주되지만, 두 사람의 입술 점막이 접촉할 때는 성도착이 아니다. 즉 이 두 번째 예외적인 경우는 정상적인 성생활의 범위에 드는 것이다.  - P37

그런 혐오감의 경계는 인습적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뜨겁게 키스할 수 있는 남자도 어쩌면 그 여자와 칫솔을 같이 쓰는 것은 역겨워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는 역겹지 않은 자신의 구강이 여자의 구강보다 청결하다고 생각할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말이다. - P38

 이 힘들은 대체로 생식기 자체에서멈춘다. 이성의 생식기도 그 자체로 역겨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 태도는 히스테리 환자(특히 여자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 P38

항문의 성적인 사용

(전략). 즉 이 신체 기관이 배설을 담당하고 그 자체로역겨운 배설물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역겨움의 근거로 대는 사람들은 남성 생식기가 오줌을 누는 데 사용된다는 이유로 역겹다고하는 히스테리컬한 여자들보다 크게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P38

. 오히려 반대로, 남성들의 항문 성교는 여성과의 행위를흉내 내는 것에 그 역할의 뿌리가 있는 듯하다. 반면에 상호 간의수음은 성도착자들의 행위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성 목표다. - P39

다른 신체 부위의 의미

(전략). 그런데 이런 해부학적 확장에는 성적 과대평가 외에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두 번째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니까 실제 행위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입과항문 점막 같은 신체 부위는 사실상 그 자체로 하나의 생식기로 여겨지고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P39

성 대상의 부적절한 대체물로서 페티시즘

정상적인 성 대상이 그것(정상적인 성 대상)과 관련이 있기는하지만 정상적인 성 목표에 이용되기에는 극히 부적절한 다른 대상으로 대체되는 사례들이 특히 주목을 끈다. 분류의 관점에서보자면 성 충동의 일탈 면에서 몹시 흥미로운 이 집단은 성 대상과 관련한 성 일탈로 언급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 P39

성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 대상에서 페티시즘적인 조건(예를들면 특정한 머리카락 색깔, 옷, 심지어 신체적 결함)이 하나라도 필요한 경우, 정상적이건 도착적이건 성 목표를 포기한 페티시즘으로 넘어간다. 병리학적 증상을 드러내는 성 충동의 다른 어떤 변형도 페티시즘만큼 우리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 P40

(전략), 즉 성 대상을 연상시키는 모든 것으로 불가피하게 확장된 과대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페티시즘은 정상적인 사랑에서도 일반적으로 존재한다.  - P40

비네 A. Binet가 최초로 주장했고 나중에 수많은 연구들로 증명되었듯이, 페티시한 물건의 선택에는 대개 아주 어린 시절에 받은 성적 느낌의 지속적인 영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사람은 항상 첫사랑으로 되돌아간다>라는 속담처럼 정상적인 첫사랑의 끈질긴 힘에 비견될 만하다. 이런 사실은 페티시즘이 단순히 성 대상에 한정되는 경우에 특히 명백하다. 어린 시절의 성적 느낌에 대한 의미는 나중에 다른 자리에서 접하게 될 것이다.¹⁸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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