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 및 추천의 말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트라우마 입은 사람들의 인격과 영혼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부회장, 전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센터장)
베셀 반 데어 콜크의 몸은 기억한다는 그야말로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트라우마 치료의 역사, 원리 그리고 충실한 사례와 트라우마를 다루는 사회의 철학과 방향까지 이 책에 모두 담겨 있다. - P5
한때 서양의 트라우마 접근이 우리 동양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치료적 효용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바 있지만 『몸이 기억한다』는 동양의 치유 문화를 존중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저항감이낮아지게 되는 것도 이 책의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 P6
베셀 반 데어 콜크의 몸은 기억한다는 바로 이런 우리의 아픔에 대한확실한 치유제 역할을 할 이정표가 될 책이다. 또한 트라우마로부터의 회복과 치유 없이 성장과 성과 속에서 줄달음쳐 왔던 우리 시민의 삶 속에 있는트라우마를 이해하고 치유하면서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하기 위한 출발점에 놓일 책이다. - P6
4장.
필사적인 도주:생존의 해부
뇌가 출현하기 이전, 이 세상에는 아무런 색깔도 소리도 없었으며, 아무 맛도 향기도 없이, 그저 아주 작은 감각만 있을 뿐 느낌이나 감정이 없었다. 그리고 뇌가 있기 이전, 이 세상은 고통과 불안에서 자유로웠다. - 로저 스페리Roger Sperry¹ - P97
4장 필사적인 도주: 생존의 해부
1. R. 스페리(R. Sperry), 「우선순위의 변화」, Nature Reviews Neuroscience10, no. 6(2009): 423~433. - P589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 다섯 살짜리 아이는 그림을 그리기 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수라장과 재난을 목격한 지 불과 24시간 정도 지난 뒤에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발휘해서 눈으로 본 일을 처리하고는 다시 삶을 이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놈은 운이 좋았다. 가족 중 누구도 해를 입지 않았고 아이는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목격한 그 비극은 이제 다 끝난 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 P98
놈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위협에 대처하는 두 가지 적응 반응의 핵심을 개략적으로 볼 수 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놈은 그 위협으로부터 달아나는 능동적인 행동을 취했고스스로 자신을 구해 낸 주체가 되었다. - P98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들은 놈과 달리 새로운 경험을 삶에 통합시키지 못하고 그 상황에 갇혀 버려 그때부터 성장이 멈춰 버린다. 패튼 장군 밑에서 복무했던 참전 군인들이 내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제작된 시계를 선물했을 때 나는 큰 감동을 받았지만, 그 물건은 그들의 인생이 사실상 멈춰버린 1944년을 기억하려는 것이란 점에서 아주 서글픈 기념품이었다. - P99
생존자는 내면에 발생한 혼돈을 억누르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그 노력 때문에 삶이 영향을 받더라도 감수한다. 견딜 수 없는 심리적 반응을 통제하려는 이 같은 시도는 온갖 신체 증상을 유발해 섬유근육통이나만성 피로, 기타 자가 면역 질환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트라우마 치료에 반드시 대상자의 모든 부분, 즉 몸, 마음, 뇌가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 P100
살아남기 위한 구조적 변화
(전략). 뇌 경고 시스템에 불이 들어오면, 뇌에서 가장 역사 깊은 부위에 미리 수립되어 있는 물리적 도피 계획이 자동으로 시작된다.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기본적인 뇌 구조를 구성하는 신경과 화학 물질들은 신체와 바로 연결되어 있다. - P101
몸이 제압당하거나 갇히는 등 일반적인 반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거나 전쟁, 자동차사고, 가정 폭력, 성폭행처럼 스스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뇌는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화학 물질을 연이어 분비하고 뇌의 전기 회로도 계속 활성화되지만 아무 소용 없다.² 이로 인해 그 사건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뇌는 신체에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으로부터 달아나라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낼 수 있다. - P101
2. A. A. 리마(A. A. Lima) 연구진, 「긴장성 무운동 반응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예후에 끼치는 영향」, 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44, no. 4(2010년 3월) : 224~228. - P589
이번 장에서는 뇌가 트라우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신경과학 분야에서 뇌에 관한 사실이 더 많이 밝혀질수록 우리는 뇌가 각 부분이 서로 연결된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우리의생존과 번영을 도울 수 있도록 체계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더 명확히 확인할수 있다. - P102
뇌의 구조: 기저부터 피질까지
뇌가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우리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며, 이 기능은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지된다. - P103
이성적 사고와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은 뇌에서 가장 젊은 축에속하고 두개골 안쪽 면적의 고작 30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이 이성적인 뇌는 주로 외부 세계와 우리의 일을 처리한다. 즉 일이나 사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색하고, 시간을 관리하고, 행동 순서를 정한다. - P103
숨쉬기, 먹기, 잠자기, 대소변 보기는 너무나 기본적인 일이라서 마음과행동의 복잡한 특성을 생각하다 보면 무시하기 쉽다. 그러나 잠을 제대로 못자거나 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경우, 혹은 항상 허기를 느끼거나 누가건드리기만 해도 비명을 지르고 싶다면(정신적 외상을 입은 어린이와 성인들에게서 이러한 특성이 자주 나타난다) 유기체 전체가 불균형 상태에 빠진다. 깜짝놀랄 만큼 많은 심리적 문제들이 수면, 식욕, 접촉, 소화, 성적 흥분 문제와 관련 있다. - P104
파충류의 뇌 바로 위에는 변연계가 자리하고 있다. (중략). 감정의 중추이자 위험을 감지하는 모니터이고, 즐거운 일과 두려운 일을 구분하는 판사고, 생존에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을 결정하는 주체가 바로 변연계다. - P105
변연계는 아기의 경험이 유전자의 구성, 선천적 기질과 어우러지면서 형성된다(자녀를 한 명 이상 낳은 부모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아기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비슷한 상황에서 보이는 반응이 강도나 특성 면에서 제각기 다르다). 아기의 뇌에서는 세상에 대한 정서적 지도와 지각 지도가 발달하고, 아이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이 지도에 영향을 준다. 내 동료인 브루스 페리 Bruce Perry가 설명했듯이, 뇌는 ‘활용에 좌우되는 방식으로 형성된다.⁵ - P105
5. B. D. 페리(B. D. Perry) 연구진, 「아동기 트라우마, 적응의 신경생물학, 뇌의 사용 의존적 발달: 상태가 성향이 되는 과정」, Infant Mental HealthJournal 16, no.4(1995): 271~291. - P589
파충류의 뇌와 변연계가 합쳐져서 내가 이 책 전반에서 ‘정서적인 뇌‘라 부르는 시스템이 구성된다.⁶ 정서적인 뇌는 중추신경계 중심에 위치하며 행복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 P106
6. 최근 친구가 된 데이비드 서번슈라이버(David Servan-Schreiber)의 저서『치유의 본능(The Instinct to Heal)』 덕분에 나는 이 두 가지 뇌를 구분할수 있게 되었다. - P589
정서적 뇌의 세포 구성과 생화학적 특성은 이성적인 뇌에 해당하는 신피질보다 단순하다. 또한 정서적 뇌는 유입되는 정보를 더욱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정서적 뇌는 개략적인 유사성을 바탕으로 서둘러 결론을 내리는 반면(교과서에서는 그 예로 뱀을 보고 깜짝 놀라 펄쩍 뛰었지만, 알고 보니 그냥둘둘 말린 밧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기억을 떠올려 보라고 설명한다), 이성적인 뇌는 선택 가능한 복잡한 항목을 자세히 분석한다. - P106
전두엽은 동물의 세계에서 인간을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특성을 만들어 낸다.⁷ 언어를 사용하고 추상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며, 방대한 정보를 흡수하고 통합하면서 의미를 덧붙일 수 있게 한다. - P107
7. E.골드버그 (E. Goldberg), ] 『내 안의 CEO 전두엽 (The Executive Brain:Frontal Lobes and the Civilized Min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 P589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기 : 대인 관계 신경생물학
전두엽은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핵심이면서 공감 능력, 즉 타인의 감정을 ‘깊이 느끼는‘ 능력의 중추이기도 하다. - P107
이탈리아의 한 연구진이 운 좋게도 피질에서 특수한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를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나중에 거울뉴런으로 알려진 세포들이었다.⁸ - P108
8. G.리졸라티 (G. Rizzolatti), L.크레게로 (L. Craighero), 「미러 뉴런 체계」,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27(2004): 169-192; M. 이아코보니(M. Iacoboni) 연구진, 인간의 모방 행동에 관한 피질의 기전 Science286, no. 549(1999); 2526-2528; C. 7(C. Keysers), V. 14(V. Grazzola), A, CurrentBiology 20, no. 8(2010): R353-354; J. EJ. Decety), P. L. P. L. Jackson), 「인간이 가진 공감 능력의 기능적 구조」, Behavioral andCognitive Neuroscience Reviews 3(2004): 71-100; M. B. (M. B. Schippers) 연구진, 「몸짓을 이용한 의사소통에서 뇌 사이에 오가는 정보 흐름의 지도화」,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ied States of America 107, no. 20 (2010): 9388-9393; A. N. EZ프(A. N. Meltzoff), J. 데세티, 「모방 행동에 반영된 사회적 인지 능력 : 발달심리학과 인지 신경과학의 관계 회복」,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Royal Society, London 358 (2003): 491-500. - P589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실험이 이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울뉴런이 공감, 모방, 동시성 등 기존에 설명이 불가능했던 특성을 비롯해 언어의 발달까지 설명해 준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밝혀졌다. 어떤 이는 거울뉴런을 ‘신경의 와이파이‘에 비유하기도 했다.⁹ - P108
9. D 골던.( D. Goleman), EQRandom House, 2006); V. S. (Emotional Intelligence):(V. S. Ramachandran), Toll화의 ‘대도약‘을 이룬 원동력이 된 거울뉴런과 모방 학습」, Edge (2000년 5월31), http://edge.org/conversation/mirror-neurons-and-imitation-learning-as-the-driving-force-behind-the-great-leap-forward-in-human-evolution (2013년 4월 13일 검색 기준). - P590
트라우마는 거의 공통적으로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 것, 타인에게 자신이 거울을 보듯 따라 하는 대상이 되지 않는 것, 타인이 고려하지 않는 대상이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책 뒷부분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할 예정이다. - P108
뇌가 손상된 사람들과 접하거나 이성을 잃은 부모를 돌본 힘든 경험을해 해 본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으려면 전두엽이 원활하게 기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것이다. - P109
전전두엽 피질은 우리가 부끄러운 기분이 들 만한 일이나 남을 해치는일을 하지 않도록 막는(항상 그런 건 아니고 때때로 역할도 담당한다. - P110
위험 감지 : 요리사와 화재경보기
위험은 삶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요소이고, 뇌는 이를 감지하고 반응을 준비하는 일을 담당한다. 외부 세계에 관한 감각 정보는 우리의 눈과 코, 귀, 피부를 통해 전달된다. 이 감각들은 변연계 내부에 자리한 시상으로 모인다. 뇌에서 ‘요리사‘ 역할을 맡고 있는 시상은 우리가 인지한 모든 정보를 휘휘 저어 골고루 잘 섞어서 자전적 수프를 만들고, 이 종합적이고 일관된 경험을 우리는 ‘이것이 내게 일어난 일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¹⁰ - P110
10. G. M. 테델람(G. M. Edelman), J. A. 캘리 (J. A. Gally), 「대징입:뇌 기능 통합의 ㅎ개심 기전」, , Frontiers in Integrative Neuroscience 7(2013). - P590
편도체가 위험 신호를 보내면 코르티솔, 아드레날린을 포함한 강력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고, 그 결과 심장 박동수, 혈압, 호흡수가 증가하면서 신체는 맞서 싸우거나 도망갈 채비를 한다. 위험이 지나가고 나면 신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온다. - P112
원래 뇌의 화재경보기는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단서를 집어내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트라우마에 시달리면 특정 상황이 위험한지 안전한지 잘못 해석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잘 지내려면, 상대방의 의도가 순수한지 위험한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 P112
스트레스 반응의 통제 : 감시탑
편도체가 뇌의 화재경보기라면 전두엽, 특히 눈 바로 위쪽에 자리한 내측 전전두엽 피질은¹² 높은 곳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는 감시탑이라 할 수 있다. 어딘가에서 연기가 솔솔 날 때, 집에 불이 났으니 얼른 집 밖으로 나가야하는 신호인지 아니면 뜨거운 불에 스테이크를 익히느라 연기가 나는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까? 편도체는 이러한 판단을 하지 못한다. - P113
12. 내측 전전두엽 피질은 뇌의 중앙에 위치한다(신경과학자들은 ‘중선 구조체‘ 로 칭한다). 뇌에서 이 영역에는 안와 전전두엽 피질과 하내측,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 전측 대상으로 불리는 큰 구조 등 서로 관련된 요소들이 집합되어 있다. 모두 생물체의 내적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반응을 선별하는기능에 관여한다. D. 디오리오(D. Diorio), V, 비오(V, Viau), M. J. 미니(M.J. Meaney), 내측 전전두엽 피질(대상회)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반응 조절에서 하는 역할」 Journal of Neuroscience 13, no, 9(1993년 9월): 3839-3847; J. P. 미첼(J. P. Mitchell), M. R. 바나지(M. R. Banaji), C. N. 맥레이(C. N. Macrae), 「내측 전전두엽 피질에서 사회적 인지와 자기 지시적 사고의 연계,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17, no. 8(2005): 1306-1315; 다젬보(D‘Argembeau) 연구진, 자신의 자기에 대한 가치 평가: 인식적 감성적 자기관 형성에 관여하는 내측 전전두엽 피질Cerebral Cortex 22(2012년 3월): 659-667, M. A. 모건(M. A. Morgan), L. M. 로만스키 (L. M. Romanski), J. E. 르두(J. E. LeDoux), 정서적 학습의 멸종: 내측 전전두엽 피질의 영향」, Neuroscience Letters 163(1993):109-113. L. M. 신(L. M. Shin), S. L. 라우치(S. L. Rauch), R. K. 피트먼(R. K. Pitman), 「PTSD와 편도체, 내측 전전두엽 피질, 해마의 기능 Annals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071, no, 1(2006): 67~79, L. M. 윌리엄스(L, M. Williams) 연구진, 「트라우마로 인한 의식적으로 수반된공포에 대한 내측 전전두엽 반응의 변화, NeuroImage 29, no, 2(2006):347-357: M. 쾨니히(M. Koenig). J. 그래프먼(J. Grafman),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전두엽 피질과 편도체의 역할」 Neuroscientist 15, no.5(2009): 540-548; M. R. (M. R. Milad), I. (I. Vidal-Gonzalez), G. J. 쿼크(G. J. Quirk), 「내측 전전두엽 피질의 전기적 자극 시 특정 조건FREE, Behavioral Neuroscience 118, no. 2(2004): 389. - P590
보통은 전전두엽 피질의 실행 기능 덕분에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고 자신이 특정한 행동을 취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면서의식적인 선택을 한다. 생각과 느낌, 감정을 침착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본다음(이 책에도 자주 등장하는 ‘마음챙김mindfulness‘ 능력이 이에 해당한다) 시간을 충분히 들인 후 반응하면, 실행하는 뇌는 정서적 뇌에 미리 설정되어 자동으로 나타나는 반응을 저해하고, 체계화하고, 조정할 수 있다. - P11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면 편도체(화재경보기)와 내측 전전두엽피질(감시탑)의 균형이 급격히 깨지면서 감정과 충동 조절이 훨씬 힘들어진다 - P113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하향식, 상향식 조절의 차이점을 꼭 알아야 한다. 하향식 조절이란 신체의 감각을 점검하는 감시탑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과 요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상향식 조절은 자율신경계의 기능앞서 살펴보았듯이 뇌간에서 시작된다)을 보정하는 것이다. 호흡과 움직임, 촉각을 통해 자율신경계에 접근할 수 있고, 특히 호흡은의식과 자율적 조절이 모두 관여하는 몇 안 되는 신체 기능 중 하나에 속한다. 하향식, 상향식 조절 기능을 키울 수 있는 상세한 방법은 5장에서 알아보자. - P115
말과 말에 올라탄 사람
지금부터는 감정이 이성의 반대 개념이 아님을 강조하려고 한다. 우리의 감정은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 가치는 이성의 토대가 된다. 자기 경험은이성적 뇌와 정서적 뇌의 균형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 P115
앞서 소개했던, 뇌를 세 부분으로 나누는 방식을 처음 제시한 신경과학자 폴 매클린 Paul MacLean은 이성적인 뇌와 정서적인 뇌의 관계가 승마에 능숙한 사람과 다루기 힘든 말의 관계와 거의 흡사하다고 설명했다.¹⁴ - P115
14. P. D. 매클린(P. D. MacLean), 삼위일체 뇌의 진화: 옛 소뇌 기능의 역할(TheTriune Brain in Evolution: Role in Paleocerebral Functions)(Springer, 1990). - P591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통찰력과 이해력을 활용해 자신의 행동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보면, 이해력에 결함이 생겨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은 인지와 주의력을 좌우하는 뇌의 더 깊숙한 영역이 압박을 받을때 발생한다. - P116
정서적 뇌와 이성적 뇌가 서로 갈등을 겪으면(사랑하는 사람에게 분노를느끼거나, 평소 의지하던 사람에게 놀라 겁먹는 경우, 혹은 부적절한 대상에게 성욕을 느끼는 경우처럼), 둘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벌어진다. 이 전쟁은 대부분 본능적인 경험, 즉위, 장과 심장, 폐의 경험을 전장으로 삼아 치러지고, 신체적 불편함과 정신적 고통이 모두 발생한다. - P116
이어서 트라우마 스트레스의 주요 특성에 속하는 이미지, 소리, 감정의끝없는 재현과 재경험, 심리적 해리 반응을 잘 보여 주는 뇌 스캔 결과를 두가지 더 살펴보고 이번 장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P116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뇌
1999년 9월 어느 화창한 아침, 40대 직장인이던 스탠 로런스와 우트로런스 부부는 디트로이트에서 예정된 업무 회의에 참석하려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 있는 집을 나섰다. (중략). 18륜 트럭이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차 트렁크 쪽으로 쓰러지고, 이어 승합차 여러 대가 두 대의 차량과 부딪치며 충돌했다. - P117
스탠과 우트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차량이 불길에 휩싸여 결국 죽어 가는 그 여성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다음에 기억나는 장면은 한 트럭 운전기사가 소화기를 들고 두 사람의 차 후드 위에 올라선 모습이었다. - P117
그로부터 몇 년 전 트라우마 센터에서 내 제자로 공부했던 라니우스 박사는 스탠과 우트에게 치료를 시작하기 전 fMRI로 두 사람의 신경 영상을 촬영하고 뇌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략). 라니우스 박사는 우리 연구진이 하버드에서 했던 연구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 사고 상황을 묘사한 대본을 마련하여 당시의 영상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하고 스탠과 우트가 차 안에 갇혀 있는 동안 경험한 이미지와 소리냄새와 다른 감각들이 재현되도록 했다. 스탠이 먼저 스캔을 받았다. (중략).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스탠에게 그날의 사고는 3개월 전에 일어난 일로기억되지 않았다. 뇌 스캔을 받으면서 그는 사고를 다시 체험한 것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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