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사건

3월 1일 오후 7시경. 고테자키 시 우에베 정 4초메의 한 공원에 아동 3명이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3명 모두 얼굴과 목에 자상을 입었으며 의식 불명 상태다. 우에베 정에서는 지난달에도 아동이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은 순찰을 강화한 상황이었다.

고테자키 신보 온라인(3/1 19:55) - P7

"겐이치 군은 고테자키 초등학교 5학년 3반 학생이지요?"
"네."
"오늘 학교는?"
"휴교예요."
"겐이치 군은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P9

"우리 반에는 명탐정이 있거든요." - P9

2011년 1월 10일, 북아프리카 라빌리 공화국의 항구도시 베르그지에서 경찰조직에 대한 항의 시위가 열렸다. (중략).
무장 경찰에 맞서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SNS에서 주목받으며 시위는 곧장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 P10

2월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서방 각국 주도로 시민에 대한 라빌리 정부의 무력행사를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정부 자산 동결, 정부 고위 관료의 비자 발급 중지 등의 제재도 가해졌다. - P11

1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전어가 소풍비를 도난당한 것이다.

지난 겨울방학, 나는 명탐정이 되기로 결심했다. - P12

마치 지옥 같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붓토비맨을 보는 동안 이 나라에서는 범죄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나는 고타쓰(일본의 난방 기구-옮긴이) 속으로 파고들었다.  - P13

아빠는 눈을 두 번 깜빡이더니 말했다.
"료타의 꿈이라면 웬만한 건 다 응원할 생각이지만, 경찰은 안 돼. 절대 허락 못 해."
한쪽 발로 서서 신발을 벗으며 아빠는 "세무서 직원도 마찬가지야"라고 덧붙였다. - P14

하지만 탐정의 길은 험난했다. 나는 곧장 벽에 부딪혔다.
아무리 기다려도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 요령이나 추리 팁은 어떤 책에 실려 있었지만, 사건을 만나는 방법은 적혀 있지 않았다. - P15

2월 사건은 발생했다.

"선생님, 이거 가져왔어요."
전어는 3단으로 접힌 납부 봉투를 펴더니 셀로판테이프를 떼면서 "소풍비예요"라고 말하며 교탁에 올려놓았다.
(중략).
"지금 장난치는 거냐?"
무뚝뚝하게 봉투를 집고는 안을 들여다본 다라야마 선생님이 봉투를 도로 내밀었다.
"(중략)
"저요?" 전어가 눈을 크게 떴다. "저는 장난 안 쳤는데요." - P16

이날의 버스비로 1월 중에 한 사람당 천 엔을 학교에 납부하기로 했다.
"내일까지 돈 안 가져오면 내년 수학여행 때 너만 교실에서 자습이다."
계속 돈을 가져오지 않는 전어를 보고 인내심이 바닥난다라야마 선생님이 어제 종례 시간에 그렇게 경고했다. - P17

내가 신경이 쓰인 것은 그 셀로판테이프였다.
(중략). 전어가 테이프를 뜯어낸 것은 거기에 진짜 돈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전어는 실제로 소풍비를봉투에 넣어두었다. - P18

"내가 소풍비를 훔친 범인을 찾아낼게."
나는 선언했다. 붓토비맨의 엔딩처럼 점퍼가 바람에 멋지게 나부꼈다. - P19

"그런데 오늘 아침에 지각하고 말았어. 원래는 조회 시간에 선생님께 내려고 했는데 늦어서 못 드렸지. 그래서 종례시간에 내게 된 거야."
조회 시간에 전어가 없었던 것은 나도 기억하고 있다. - P19

조회 시간을 알리는 음악이 끝난 후, 선생님이 야스의 책상에 지갑이 놓인 것을 보고 "딱히 필요도 없는데 학교에 돈가지고 오지 마" 하고 야스를 꾸짖었다. 야스는 불량 학생이다. - P20

"왜 지각했는데?"
"왜였지." 전어는 코 밑을 긁적이더니, "아, 맞다!" 하며 뒷주머니에 손을 넣고 2센티미터 길이의 유리 조각을 꺼냈다. "이거 하수구에 떨어져 있던 걸 발견하고 주워왔어." - P20

"오늘 소풍비 가져온 거, 누군가한테 말했어?"
전어는 "흐음" 하고 이마를 찌푸리더니 말했다.
"케첩한테만 말한 것 같아." - P21

추리할 재료는 갖춰졌다. 이제 남은 일은 그것을 어떻게조합하는지다.
아버지는 "뭐 하는 거냐?" 하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고, 다라야마 선생님은 "멍 때리지 마" 하고 머리를 두드렸지만,
나는 추리를 멈추지 않았다. - P22

숀이 목에 건 이어폰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누군가가 전어의 봉투에서 돈을 빼갔다고 해도 그게 우리반 학생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순 없잖아?"
숀은 전학생이다. - P23

나는 이때다 싶어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반 아이들은 그날 전어가 소풍비를 가지고 왔다는사실을 몰랐어. 하지만 우리 반은 달라. 전날 종례 시간에 선생님이 내일은 꼭 소풍비를 가져오라고 전어에게 신신당부했어. 범인은 그걸 들었기에 다음 날 전어의 돈을 훔칠 수있었던 거야." - P24

"그럼 범인은 언제 전어의 소풍비를 훔쳤을까? 봉투를 꺼내는 것뿐 아니라 그걸 반바지 주머니에 되돌려놓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해. 그런 절호의 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어."
나는 교단에서 내려와 칠판 옆에 걸린 시간표를 가리켰다.
"2교시 체육 시간 전의 쉬는 시간." - P26

"그날 아침 조회 시간을 떠올려봐. 다라야마 선생님이야스를 혼냈지. 용건도 없는데 학교에 돈을 가지고 오지 말라고 말이야. 그때 선생님은 야스의 지갑에서 5천 엔짜리 지폐를 꺼내서 모두에게 보여줬어. 범인도 그걸 봤을 거야. 여기서 의문이 생기지. 범인은 탈의실에 있는 모든 남학생의 옷에서 물건을 훔칠 수 있었는데, 왜 야스의 5천  엔이 아니라 전어의 천 엔을 가져갔을까?" - P27

"이 봉투에는 접힌 자국이 세 개 생겨 있어. 종이를 3단으로 접었을 때 생기는 자국은 두 개야. 그런데 왜 이 봉투에는 접힌 자국이 하나 더 있을까?"
봉투를 바라보았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았다. - P28

"잠깐만. 전어의 주머니에 구멍이 있는 걸 숀이 어떻게 알아?"
라부카가 큰 목소리로 물었다. - P29

"전어, 너 혹시 선생님께 소풍비를 가지고 오라는 소리를듣고 그날 밤 봉투에 천 엔 지폐를 넣은 채로 현관에 놓아둔거 아니야?"
전어는 몸을 기울이다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 그렇긴한데." - P30

"전어가 잠든 후, 아버지는 현관에서 봉투를 발견했을 거야. 그날 아버지에게 천 엔은 무척이나 큰돈이었겠지. 아버지는 봉투에서 천 엔을 빼낸 후, 전어가 눈치채지 못하게 학년 소식지를 대신 넣어둔 거야." - P31

2011년 2월 25일, 아이오와 영장류 연구센터의 제4관찰실에서 침팬지 두 마리가 탈출했다. - P31

그날은 조지 워싱턴 초등학교 학생 154명이 센터를 견학하는 날이었다. 침팬지 두 마리는 송전탑에서 전시동 입구를 내려다보며 아이들을 위협하는 행동을 보였다. - P32

이 사고는 조지 워싱턴 초등학교 학부모들을 분노케 했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장류 연구자들을 경악시켰다. (중략).
침팬지 탈출 사고는 드문 일이 아니다. - P32

침팬지 탈출에 대한 대책을 세울 때는 다른 종의 그것과는 수준이 다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침팬지는 인간을관찰하고 출입 방법을 이해한 후 이를 실행에 옮기기 때문이다. - P33

 주임연구원 유성제가 리더를 맡은 안전관리팀이 설계,
개발한 것이 수치계산식 잠금 시스템CNL이었다.
직원은 방사장을 출입할 때 숫자 키패드로 비밀번호 다섯자리를 입력한다. 이 번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세 가지 변수-그날의 날씨W, 월M, 요일D-를 포함하는 2차 방정식으로 정해진다. - P34

유성제는 경악했다.
릴리는 단 한 번의 입력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마치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숫자의 개념조차 알지 못하는 릴리가 어떻게 자물쇠를 풀수 있었을까? - P35

2

내 비명소리에 잠에서 깼다.
(중략).
아주 이상한 꿈이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멈춘 걸까. 아니, 시간이 꽉응축된 것 같다. - P35

오늘은 2월 24일, 소풍비 도난사건으로부터 2주가 지났지만, 나는 아직 실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명탐정이 되기로 결심한 지 어언 1년. 드디어 첫 사건을만났는데, 나는 그만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점찍고 말았다. 그뿐 아니라 아마추어에게 잘못을 지적받고 사건 해결의 영광을 빼앗기기까지 했다. - P36

"선생님, 숀이 없어요!"
(중략). 다라야마 선생님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더니
"그 녀석은 결석이야"라며 출석부를 덮었다.
"도쿄로 돌아간 건 아니죠?"
라부카가 과장되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나는 순간 기분 좋은 상상을했다가 금세 그런 자신이 한심해졌다. - P37

틀림없다.
내 머리에 이상이 발생했다.
(중략).
머리를 부딪혀서 바보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걸까.
나는 30초 만에 모든 문제를 다시 검토하고 시험지를 교탁으로 가져갔다. - P38

종례 시간.
"숀은 어젯밤에 괴한에게 습격당했다."
급식 시간까지는 운동복 차림이던 다라야마 선생님이 의자에 걸쳐놓았던 재킷을 입고 말했다.
(중략).
"주, 주, 죽었나요?"
"시민병원에 입원했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모두가 선생님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 P39

전어는 요즘 신바람이 나 있었다. 반 친구들이 다들 갑자기 상냥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소풍비를 가져갔다는 사실을 알고는 역시나 불쌍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몽당연필이나 입지 않는 옷을 전어에게 선물하거나, 급식을 만화에서처럼 푸짐하게 퍼주거나, 공원에서 조금이나마 놀이에 끼워주곤 했다. - P40

"숀을 때린 범인을 잡을 거야."
전어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불가능해. 료타는 소풍비를 훔쳐 간 범인도 알아내지 못했잖아.‘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리라. - P41

3

(전략).
테이프를 넘어 공원에 들어서자 발밑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났다. 지면에 서리가 내려 있었다. 우리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연못 주변의 돌을 따라 풍뢰교로 향했다.
"명탐정의 철칙, 그 첫 번째, 추리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현장을 구석구석 조사해야 해. 숀을 공격한 범인도 분명 단서를 남겼을 거야." - P42

다리를 지탱하는 나무 중 하나에 전선 같은 것이 걸려 있었다.
(중략).
그것은 숀의 이어폰이었다. 얻어맞고 쓰러질 때 다리에서떨어진 것이리라. - P44

그 이어폰의 정확한 모양은 잊어버렸지만 숀의 이어폰이완전히 다른 구조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 P45

며칠 전 내가 공원에 왔을 때 저런 금은 없었다. 관리 창고앞에서 솔방울을 주운 덕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저 유리창을 깬 것은…………,
퐁당. 물에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중략). 아무래도 반짝이는 것을 발견한 듯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니, 연못 여기저기에 녹색 유리 조각이 가라앉아 있었다. - P46

명탐정의 철칙, 일곱 번째. 경찰은 적이 아니다. 친밀하고원만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일로 경찰관에게 미움받으면 안 된다.
"내일 보자!" - P47

다음 날, 2월 25일,
(중략).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졌나요?"
라부카가 둥글게 만 책받침을 움켜쥐었다.
"아니. 숀은 범인을 보지 못했다."
다라야마 선생님은 고개를 저었다. - P47

야스가 스마트폰을 치우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머지 두 명도 고개를 들고 희미하게 심술궂은 미소를 보였다.
"뭐야, 탐정맨."
"이거랑 같은 이어폰 가지고 있지?" 나는 주머니에서 숀의 이어폰을 꺼냈다. "어떻게 쓰는지 좀 알려줘." - P49

"경찰은 숀을 공격한 범인을 찾지 못했어!"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질렀다.
(중략).
"나만 할 수 있는 일이야."
야스가 돌아보았다. 분노와 어이없음이 반쯤 섞인 이상한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진짜 미쳤어?"
"숀을 위해서야.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 P50

4

방과 후.
나는 다시 교탁 앞에 섰다.
"숀을 공격한 범인을 알아냈어."
모두가 나를 보고는 곧장 눈을 돌렸다. ‘아직도 그런 말을하는 거야?‘, ‘쳐다보는 내가 다 부끄럽다. 대부분의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 P51

"즉, 이런 뜻이야?" 겐이치가 콩가를 두드리듯 책가방을두드렸다. "숀이 거짓말한 거구나." - P53

"이렇게 된 거 아니야?" 마리코가 공기를 뒤섞는 듯한 제스처를 했다. "숀이 쓰러졌을 때, 이어폰은 강에 떨어졌어. 이윽고 경찰이 손을 발견했어. 경찰은 다리 주변을 살피다가 강에 떨어져 있던 이어폰을 찾았어. 그리고 그걸 주워서 나무에 걸어뒀어. 코드에 피가 묻어 있지 않은 건 한번 강에 떨어져서 피가 씻겨나갔기 때문이야."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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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칠판에 내 이름을 쓰고 계십니다. 끽끽 소리를 내면서, 내 이름은 어느새 선생님의 분필 아래서 짓밟히고 있습니다. - P9

5학년 3반의 새로운 친구입니다. 모토미야 안이랑 다들 사이좋게 지내요. 선생님은 나를 아이들에게 잘 봐달라고 부탁합니다. 실은 나에게 아이들을 잘 봐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 P10

나와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주 귀찮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것은 더 싫습니다. 학교생활이 원만하지 않으니까요. - P11

내가 새로운 학교 생활을 맞는 건 항상 봄이 아닌 다른 계절입니다. 학년이 시작되는 봄은 누구든 나하고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 P11

다행히 우리 아버지는 무척 전근이 잦은 일을 하고계셨기 때문에, (후략).
내가 새로운 학교로 옮기는 때는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1학기가 끝나고, 나는 교실의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 P12

여름방학 동안 나와 나의 가족은 다른 곳으로 이사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런저런 잡다한 일로 바쁘지만, 나까지 그런 일들을 해야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 P13

누가 하늘을 파랗다고 했을까요. 짙푸른 초목들이 나를 위협하는 숲 속에서 내 머리 위는 온통 붉은 빛입니다. - P13

(전략).
새 학기가 시작되기까지의 나는 그런 식으로 나날을보냅니다. 짧은 기간 동안 무구함을 즐기면서 고독을 한껏 맛봅니다. - P15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절대 사투리를 익히지 않았습니다. 무리해서라도 그 지방의 말을 쓰면 친구들이 쉽게 모인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 P16

이곳 아이들은 확실히 알아차릴 만한 사투리를 쓰는건 아닙니다. 다만 말에 억양이 없습니다. 그런 것이 명백히 시골 아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걸 결코 경멸하지는 않았습니다. - P17

"치마에 세로로 단추가 달렸네.
"어쩜, 멋있다."
"머리는 전부터 길렀니?"
"네가 땋았니?"
나는 매일 옷 생각만 하는 언니와 소녀 취향의 엄마가 해주는 대로 하고 다녔기 때문에, 언제나 예쁘게 꾸민 차림이었습니다. - P18

질투 같은 건 생각도 못 하는 그 애들의 순박함에 나는 감사했습니다.
"계집애 냄새 난다.‘
남자아이들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애들이 결코 그걸 싫어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게 어때서. 난 계집애인걸." - P1

(전략). 아무래도 이 젊은 선생님은 여자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남자아이들한테도 마치 친구처럼 대하는 이 선생님은 요시자와 선생님이라고 했습니다. 남자 - P20

"너, 이제 학교에는 익숙해졌니?"
언니가 나한테 물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 며칠 사이 반 아이들이 나를 받아들였다는 것을느꼈던 것입니다. - P21

학교 생활은 나를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잠들때처럼 기분 좋게 교실 한구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매일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급식 때 묽은 우유를 마셔야 되는 것 빼고 내가 싫어하는 시간은 없었습니다. - P21

선생님들은 나를 보기만 하면 미소를 지으면서 다른 아이들 앞에선 의식적으로 약간 엄한 태도를 취했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 P22

나는 인간을 어른과 어린애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물론 실제로 나이를 먹었는지 아닌지는상관이 없습니다. - P23

우리 반 아이들 중에는 어린애가 많아.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을 둘러보다. 가끔씩 어른을 발견하고 놀라곤 했습니다. 내 옆자리 뒤에 앉아 있는 남자아이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보통 악코라고 불렸지만, 그 애의 진짜 이름은 아쓰히코였던 것 같습니다. - P24

악코는 내가 보낸 메모를 남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필통 속에 감췄습니다. 그 애한테서 비슷한 쪽지가 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는 그 때문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P25

나는 그렇게 기분 좋은 인생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중략).
원인은 요시자와 선생님이었습니다. 그가 나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 P26

. 왜 자신의 호의를 나한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까지 알리고 싶어 하는 걸까요. 잔잔하던 내 인생이 서서히 파괴되는 걸 느낍니다. - P27

처음에 나선 건, 반장인 에미코라는 여자아이였습니다. 그 전부터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음습한 공기가 차올라 출구를 찾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 P27

"잘난 척하기는."
언제나처럼 남자아이가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을때, 에미코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 P27

에미코가 특히 요시자와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걸 나는 처음부터 눈치 챘습니다. 에미코는 선생님이 화내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말대꾸로 관심을 끌고, 선생님의 눈이 자신을 향하면 비로소 호의를 나타내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 P28

 나는 결코 그 애를 좋아하는 않았지만, 고마웠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아이가 한 사람 있으면 나같은 아이는 살아가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촌스러운 그 애를 우습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 P29

어느 날 한 아이가 결석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침통한 표정으로 그 아이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말했습니다. (중략). 에미코였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당황해하는 사이대성통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문득 악코를 떠올리고 슬쩍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중략). 나는 왠지 기뻐져서 쿡, 하고 웃었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뭐가 우습니? 모토미야 안!"
선생님이 이마의 힘줄을 푸르르 떨면서 나를 노려보지 않겠습니까. - P30

그래도 그렇지, 내가 우는 시늉 따위를 하게 만들다니. 나는 나도 모르게 선생님을 미워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나는 다들 왜 그렇게 슬퍼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 P31

. 아이들이 나를 외톨이로 만들기까지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잘난 척하기는. 그것이 그녀의 첫 ‘곡성‘이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가자, 주위 공기가 급격히 팽창해 내가 있을 자리를 좁히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 P31

한 남자아이가 내 옆을 지나가면서, 아이구 냄새야.
하고 말했습니다. (중략).
"계집애 냄새가 풀풀 나네."
(중략).
참다 못한 나는 지치지도 않고 또다시 다가온 한 남자아이한테 말했습니다.
"네가 훨씬 냄새 나!"
남자아이는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순간 멈칫했습니다. (중략). 그 애 네 집은 생선 가게였던 것입니다. 나는 단순한 악의로시작한 장난이 험악하게 바뀌어 가는 걸 느꼈습니다. - P32

그런데 오늘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중략). 여자란 정말 나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가 중년 여자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 P34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두세 명의 남자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중략).
"너, 남자 꾀는 속옷 입는다며?"
"남자 밝힌다고 여자애들이 그러더라."
"어떻게 그러고도 부끄럽지 않니?" - P34

차별이야, 차별, 하고 나한테만 들리도록 옆의 아이들이 속삭입니다. 나는 요시자와 선생님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귀여움을 받아 괴로워하는 겁니다. - P35

집으로 돌아오자 나는 언니한테 우선 속옷 이야기를했습니다. 언니는 저녁 식사 전에 와인을 마시면서 깔깔 웃었습니다.
"남자를 꾀다니, 최상의 칭찬 아니니? 나도 네 나이때 그런 소리 들은 적은 없었는데. 너, 소질이 있나 보다." - P36

언니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습니다.
"그 에미코라는 아이는 어떤 팬티 입니?"
"그냥 보통."
"그래 봐야 무명으로 된 커다란 팬티겠지, 뭐. 그런 애한테 지지 마. 촌스러운 속옷을 입은 여자는 구제 불능이야. 넌 이미 이긴 거나 마찬가지야."
"얘!"
엄마가 더 이상 못 들어 주겠다는 듯 언니를 야단니다. - P37

나는 내가 제물이 되어 가고 있단 걸 느꼈습니다. 이것은 내가 제일 걱정하던 일입니다. 물처럼 잔잔한 인생. 나는 그것만을 바랐는데, 교실에선 언제나 제물을 필요로 하는 종교가 판을 칩니다.  - P38

어쨌든 같이 화장실에 갈 친구가 없다는 건 견디기힘든 일이었습니다. - P38

혼자서 화장실까지 가는 길은 굉장히 멉니다. 지나치는남자아이가, 아, 오줌을 누러 가는구나, 하고 쳐다보는 느낌이 듭니다. 오줌 누러 가는데 같이 갈 친구가 없느냐고 다른 반 아이들이 생각할 것 같습니다. - P39

(전략). 그러면 그 종기를 제일 처음 할퀸 에미코의 말일까요. (중략). 처음 한두 번은 정말로 가려워서 긁지만, 그 후부터 가렵다는 생각이 드는 건 망상입니다. - P40

하지만 세상 아이들의 부모들이 생각하는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경우에 따라 마음대로 모습을 바꾸는 미덥잖은 존재라는 건 아무도 모르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역할, 그 역할은 도대체 누가 부여한 것일까요.  - P41

우리 담임선생님은 여자입니다. 가끔 히스테리를 일으켜 소리를 지르는 게 단점이지만, 그다지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싫어하지 사람도 딱히 없는 타입이었습니다. - P42

그런데 곤란하게도 이 선생님이 교실에서의 내 처지를 서서히 눈치 채 버렸습니다. (중략). 즉 무슨 일만 생기면 나를야단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나쁜 일을 한 나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나한테 잔소리를 하는 걸 습관화하려는 의도였습니다. - P42

. 그런 행위는 교실에서의 그녀의 입장을 쾌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습니다. 내가 물처럼 잔잔한 인생을 바란 것처럼, 그녀도 파도에 저항하지 않는 편안한 생활을 바란 것이니까요. - P43

한순간의 안심도 잠깐, 선생님이 내 쪽으로 성큼성큼걸어왔습니다. (중략). 선생님은 내 손에서 칠판 지우개를 빼앗더니 말했습니다.
"얘처럼 가정교육이 엉망인 애는 처음 봤어!" - P44

나뿐 아니라, 우리 아빠, 엄마, 그리고 언니까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부정당한 것입니다. 나는 따돌림을 겪기 시작한 후로 처음으로 눈물이 났습니다. - P45

나는 새삼스럽게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펑퍼짐한 얼굴의 주근깨, 쌍꺼풀 없는 작은 눈에서 올챙이처럼 움직이는 눈동자. 그것조차 덮어 버리는 뿌연 안경. 그녀의 얼굴은 보잘것없습니다. - P45

초조해진 선생님은 어떻게 했을까요. 그녀는 들고 있던 지우개로 내 머리를 서너 번 때렸습니다. 아프지는않았습니다. 방금 막 칠판을 닦은 지우개는 분필 가루를 잔뜩 머금고 있었으니까요. - P46

유일한 위안은 악코가 오늘 결석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교실에서 그와 걸맞은 이는 나뿐이라고 자부하는 이상 이런 모습은 죽어도 보일 수 없습니다. - P47

가정교육이 엉망이다. 이 말은 신조어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아이들은 새롭게 배운 그 형용사를 나를 향해쓰는 법을 익혔습니다. 특히 에미코는 그 말이 마음에들었는지 즐겨 쓰곤 했습니다. - P47

게 합니다. 더럽혀진 생리대를 등교 전 내 책상에 놔두어 내 몸에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합니다.
처음에 그걸 보았을 때의 기분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중략). 나는 아직 초경을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습키다. - P48

나는 한동안 책상 앞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습니다. 도대체 누구 피일까. 희미한 의식 속에서 생각했습니다. 그때 남자아이들은 나를 놀리지 않았습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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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상 분류 명칭일 뿐입니다. 이 용어가 다른 데서도 남용되면서 터무니없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히스테리와는 다릅니다." - P128

슈헤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가나미가 해리성 장애라면, 견디기 힘든 마음의 상처는 역시 중절 문제일까요?" - P128

어려운 질문을 받은 이소가이는 마음을 다잡았다.
"우선은 해리성 빙의 장애라는 진단을 확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병을 일으킨 심인을 중절 수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답은 ‘예‘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제가 가타부타할 수가 없습니다. 임신 21주까지의 인공 임신 중절은 법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니까요." - P129

"가능하다면 아이를 낳고 싶지만, 도저히 무리예요. 타이밍이 너무 나빴던 거죠."
"그렇습니까?"
이소가이는 뒷말을 재촉했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정신적인 부담을 덜어 주는 것도 정신과 의사의 임무였다.
슈헤이는 굉장히 상세한 금액을 거론하면서 가계 상황을 설명했다. 중절이라는 결론에 이소가이가 동의해 주길 바라는 듯했다. - P130

이소가이의 머릿속에 성가신 문제가 떠올랐다. 임신부에게 항불안제를 투여하면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그 보고를 부정하는 연구 결과도 있어 약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 P131

지금 가나미의 몸안에 태아가 자라고 있는 이상 임신 초기에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의사의 윤리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 P131

완전히 납득한 것은 아닌 듯한 말투로 슈헤이가 말했다.
"그건 그렇고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마시고 이름으로 불러 주셨사으면 좋겠는데요."
슈헤이는 멀거니 이소가이를 봤다.
"친구가 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소가이가 말했다. 의사 가운을 입고 있지 않은 지금, 자신이 의사라는 갑옷을 입는다는 데 반감이 들어서였다. - P132

"그럼 진료비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요? 국민건강보험에가입되어 있으니 30퍼센트만 부담하면 되긴 한데."
이소가이는 또 다시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나쓰키 슈헤이는 휴직 중인 자신을 찾아왔다.  - P132

 결국 이소가이는 정신 요법만큼은 개인적으로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약물 요법의 경우 월 5000엔에서 1만 엔 정도 들지만 정신 질환은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나오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당장은 정신 요법만 할 테니 의료비는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P133

"실은, 인터폰 너머로 목소리가 들려왔을 때 이름을 물어봤었거든요."
(중략).
‘상대방은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묻기만 했습니다. 어제 발작을 일으켰을 때도 가나미는 똑같이 말했어요."
가나미는 인격의 정체가 밝혀지는 게 두려운 걸까? - P134

슈헤이가 뭔가 생각해 낸 듯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대화를 나누실 때 가나미의 말에 비웃는 뉘앙스가 배어 있었다는 점을 혹시 눈치 채셨나요?"
"네." - P134

"가나미 씨의 지인 중에 그런 어투를 사용하는 사람이 혹시 있나요? 단서는 임신부란 것밖에 없습니다만.
슈헤이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말했다.
"잘 모르겠는데요." - P133

2

슈헤이네 맨션에서 나온 이소가이는 의대로 돌아가 도서관에서빙의 현상에 관련된 전문 서적과 논문을 산더미처럼 빌렸다. 나쓰키 가나미의 증세는 다루기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 P136

막 스물아홉 살이 된 여동생은 주부 생활을 3년이나 했는데도 전혀 그런 티가 나지 않았다. (중략). 이혼 사유는 남편이 다른 간호사에게 손을 댔기 때문이라는 듯했다. 의학계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었다. - P137

"먼저 먹어."
내뱉듯 대답한 이소가이는 나쓰키 가나미의 증상에 대해 생각했다. 빙의 망상은 여러 가지 정신 장애로 일어날 수 있어 우선은 감별 진단을 제대로 해 둘 필요가 있었다. - P140

이소가이는 감별 기준을 참조하기 위해 책상 안쪽에 세워 둔 두권의 책자를 꺼냈다. 미국정신의학협회가 저술한 『정신 질환 진단및 통계 편람(DSM-IV)』과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하는 『국제 질병 및사인분류(ICD-10)』였다. 오늘날 일본 정신 의학계에서는 이 두 개에 더해 종래의 전통적 진단 기준까지 세 가지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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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드홀의 <백조의 호수> 공연이 끝나고 화장실에 간 요시노를 현관 앞에서 기다리면서 미오는 꺼두었던 휴대폰에 전원을 넣었다. (중략).
잠시 망설이다 새로이 온 메일을 확인했다. (중략). 복도를 걸어 나오는 요시노의 모습이 보인 것과 ‘새로운 메일 없음‘ 이란 메시지가 뜬 것은 거의 동시였다.  - P121

가방 안에서 휴대폰이 울린 건 식사를 마치고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였다.  - P124

멍하게 그 문장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돌아온 요시노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중략).
"그 남자지?"
미오는 아무 대답도 없이 컵 바닥에 조금 남아 있는 에스프레소를 깨끗이 비웠다. - P125

미오는 주변에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낮춘 다음 얼굴을 요시노의 얼굴 가까이 바짝 들이댔다.
"......뭐랄까, 아, 이 사람 몸만 있으면 좋을 텐데,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 - P128

2주일 정도, 일에 파묻혀 지내야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대기업 석유회사 홍보부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6년, 자기가 없으면 곤란해질 업무도 늘어나 체력적으로 힘이 부칠 때도 있지만 매일 뭔가를 이뤄낸다는 충족감이 느껴지긴 했다. - P132

료스케가 보낸 메일에 거의 답장을 보내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현저하게 횟수가 줄어들어 사흘에 한 번, 짧은 메일이 오는 정도다. - P132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빌딩 밖으로 나서자, 요시노가 불쑥 "있잖아,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까 ‘소바신‘ 말고 모래사장 쪽으로 나가보지 않을래"라고 말했다.
"모래사장? 춥잖아." - P135

"아하, 그러고 보니 학생들은 벌써 봄방학이겠구나."
요시노는 샘이 난다는 듯 중얼거렸다.
"역시, 오다이바라는 곳은 놀러오는 장소인가 봐. 우리들처럼 이런 데서 일하면 안 되는 건데." - P135

해안 거리를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에서 테이크아웃 크랩샌드위치를 사들고 햇볕이 내리쬐는 모래사장으로 나가자 나무그늘 아래 시트를 펼쳐놓은 요시노가 "여기, 여기!"라며 손을흔들었다.
"그 시트 어디서 난거야?"
"편의점에 캔맥주 사러 갔더니 500엔에 팔더라." - P136

미오가 손을 내밀자 "잠깐! 내가 먼저 읽을 거야!"라며 요시노가 미오의 손을 팔꿈치로 밀어냈다.
요시노의 무릎 위에 펼쳐진 것은 여성 패션잡지 《LUGO》였다. - P137

요시노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잡지 페이지를 넘겼다. 어느새 그 손가락은 특집으로 다룬 여름용 샌들 페이지를 지나, 여름 메이크업을 지나, 아오야마 호타루의 연재소설 《동경만경》페이지에서 멈췄다. - P137

요시노는 과장되게 몸을 비틀거리며말했다.
"저기,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료스케한테 여자친구가 있는 것 같아." - P139

"작년 여름, 메일로 만나 하네다공항에서 데이트를 했던 여자도 나와 그 여자 이름은 ‘리코‘ 고 하마마쓰초 기요스쿠에서일한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나와 있어." - P139

유리카모메의 종점 신바시역에서 야마노테선으로 갈아탄 미오가 시나가와역 홈에 내려선 것은 9시가 조금 지난 무렵이다. 원래는 야마노테선으로 시부야까지 가고 거기에서 덴엔토시(田園都市) 선으로 갈아타 사쿠라신마치(櫻新町)역으로 향한다. - P142

길을 건넌 미오는 조금 망설여져 도에이 단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직선으로 뻗은 차도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중략).
신호는 어김없이 규칙적으로 변하지만 차는 한 대도 보이지않는 넓은 도로이다.  - P143

도로 맞은편으로 셔터를 열어둔 창고가 보였다. 셔터 안을 들여다보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어둠이 너무 짙어서 어느 정도의 공간인지조차 짐작할 수 없었다.  - P144

달려가던 스쿠터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10미터 정도 앞에서 스쿠터를 세운 남자가 헬멧을 벗었다. 미오는 일단 내딛기 시작한 걸음을 또 한번 멈칫했다.
"료, 료코" - P145

"뭐긴, 아오야마 호타루가 연재소설을 싣는 잡지지. 어? 나오는 거 몰랐어?"
"몰라."
료스케는 헬멧과 잡지를 능숙하게 한 손에 쥐며 고개를 흔들었다.
"오, 오늘이 발매일이긴 한데." - P146

미오는 다시 한번 《LUGO》를 들어 보였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여전히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오려면 전화라도 하지 그랬어."
"그, 그게 아니야. 료스케를 찾아온 게 아니라......."
"어?"
"아이, 아니...... 정말이지 잠깐만 이 주변을 걸어보고 싶었을 뿐이야." - P147

료스케가 핸들에 걸어둔 헬멧을 집어 미오에게 내밀었다. 미오는 순순히 헬멧을 받아들었다.
"우리 집에 가자고 하고 싶지만... 오늘은 좀 곤란하거든." - P148

료스케 손을 잡고 스쿠터 뒤에 올라타려는 순간, 문득 아오야마 호타루 소설에 나왔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저어, 혹시 방에 여자친구 있어?" - P149

금방이라도 스쿠터가 앞으로 달려 나갈 듯한 순간, 미오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뭐?"
"다른 게 아니라, 나 이쪽에서 오다이바를 한번 보고 싶어."
미오의 말을 듣고 료스케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 P149

스쿠터가 보통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리는지는 잘 모르지만, 처음으로 타본 미오에게는 상당한 속도감이 느껴졌다. - P150

료스케는 안벽 끝에 스쿠터를 세웠다. 앞바퀴 수십 센티 전방이 바다였다. 미오는 멍하니 맞은편에 보이는 오다이바로 시선을 빼앗겼다. 마치 검푸른 바다 위에 뜬 조각배에 올라 오다이바에 밀집한 빌딩 숲의 광휘를 온몸에 내려 받는 느낌이었다. - P151

미오는 흥분된 어조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실은 저기서 일해."
미오는 똑바로 맞은편 대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중략).
옆에 서 있는 료스케의 옆얼굴이 달빛을 받아 빛났다.
"기요스쿠는 거짓말이었지만 이번엔 진짜야." - P152

"내가 들어올리는 컨테이너가 그쪽에서도 보이는구나." - P152

료스케가 입을 다물자 파도소리만 남았다. 분명 여기저기서부딪치고 있을 파도소리인데도 왠지 하나로 모여 귓전을 울렸다. 하나하나의 파도는 가까울 텐데, 합쳐지니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 P155

료스케가 스쿠터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안 갈래"
처음에는 나지막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엔진소리에 그 소리가 묻혀버렸다.
"응?" 이라고 료스케가 다시 물었다. "안 간다구!"라며 이번에는 큰 소리로 외쳤다. - P156

파도소리는 시나가와 부두에 늘어선 창고 안에까지 또렷이들려왔다. 마치 닫힌 셔터에 부딪치는 듯한 거친 소리였다. - P157

료스케는 미오의 손을 뿌리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철 계단을성큼성큼 올라갔다. 쾅, 쾅, 쾅 울리는 그의 발소리가 창고 안에 가득 울려 퍼졌다. - P158

물건들 뒤에 누군가 숨어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마치 모두 사라져버린 도쿄에 자기 혼자만 달랑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들기도 했다. - P158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등에 뭔가가 스치는 기분이 들었다. 등뼈를 따라 쓱 밑으로 내려가는 감촉은 곧바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료, 료스케, 어디야? 거기 있는 거지?"
누군가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손을뻗어 봐도 주위에는 짙은 어둠만 펼쳐져 있을 뿐, 손에 닿는 건없었다. - P159

(전략). 비로소 미오는 자신이 눈을 감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있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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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 나온 대부분의 국가는 꽤 안전한 곳이다. 미 국무부도 거리마다 게이머들이 우글거리는 도쿄나 런던 방문에 대해 경고한 적이 없다. 워싱턴에 소재한 인텔센터 IntelCenter는 피해야 할 여행지로 이라크,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예멘 등을 지목하는데, 이들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장소에 해당한다.¹¹² - P103

112. IntelCenter (2015). "Top 10 Most Dangerous Countries: Country Threat Index (CIT) Basedon Terrorist and Rebel Activity Over Past 30 Days as of 8 Mar. 2015." IntelCenter. Retrieved from http://intelcenter.com/reports/charts/cti/ - P259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단순화한 결론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정치적 불안정이나 군사적 극단주의 같은 요인들이 너무나 강력한 나머지 폭력적 비디오게임의 부정적인 효과를 덮어버린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04

조사 대상의 국가들이 모두 선진국에 해당하긴 하지만, 이 국가들에 폭력 행위에 대한 비디오게임의 영향이 상쇄될 수 있는 나름의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 다시말해, "열 효과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처럼, 여기서도 다른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P105

비디오게임은 어디에나 있다!

비디오게임 산업의 시작은 1971년 <컴퓨터 스페이스>라는 최초의 동전투입식 게임기였지만, 널리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7년 아타리 2600 콘솔이 출시되면서였다. - P105

한편 아래의 표는 1978년에서 2011년 사이 비디오게임에 소비한 금액의 규모(각 수치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여 조정되었다)와 동일 기간 폭행 및 살인사건 발생 추이를 보여준다. - P106

그러나 속단하기에 앞서, 일단 미국인들이 <모탈 컴뱃>의 페이탈리티나 <콜 오브 듀티>에서 적을 절단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이 폭력성이 가파르게 감소한 주요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폭력성의 전반적인 감소는 거리에 경찰이 더 많이 배치되고 마약의 유행이 종결된 것, 그리고 낙태의 합법화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¹¹⁶ - P107

116. Donohue III, J. J. & Levitt, S. D. (2001). "The Impact of legalized abortion on crim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379-420. - P259

살인을 위한 전략 가이드?

대부분의 비디오게임이 어떤 형태로든 폭력성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방금 언급한 매출 추이가 극히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의 플레이 시기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P107

안타깝게도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이 사람들의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실제로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순간을 정확히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 P108

다음의 그래프는 구글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월별로 인기있는 폭력적 비디오게임 (예를 들어 <콜 오브 듀티>, <그랜드 테프트 오토>, <기어즈 오브 워 Gearsof War>, <헤일로> 등)의 워크스루를 검색한 사람들의 수와 살인 및 폭행사건의 발생 횟수를 확인한 결과다. 아마도 이 표에서 가장 분명히 보이는 부분은 폭력적인 게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들의 수가 갑자기 치솟을 때, 거의 항상 폭력 범죄의 발생이 유사한 정도로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 P109

출시일

비디오게임의 출시는 영화와 비슷하다. 영화가 그렇듯이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구매하기 때문이다. 폭력적인 FPS(1인칭 슈팅게임)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는 출시 첫날 3억 6천만 달러의 판매 수익을 올렸고, 이후 4일간 6억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출시 41일 만에 10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¹¹⁷ - P110

117. Associated Press (2010). "Call of Duty breaks sales record." Retrieved from https://www.
cbc.ca/news/technology/call-of-duty-breaks-sales-record-1.949952 - P259

이 두려움이 바로 <그랜드 테프트 오토4> 같은 게임을 "살인 시뮬레이터¹¹⁸라고 부르면서 ‘이 게임의 출시가 "소아마비 이래 이 나라의 아이들에게 가해질 가장 심각한 폭력"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¹¹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미국에서 소아마비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했던 시기는 1952년으로, 당시 57,628명이 감염되어 21,269명이 후유증을 겪고 3,145명이 사망했다). - P111

118. Leung, R. (2005). "Can a Video Game Lead to Murder?" CBS: 60 Minutes. Retrieved fromhttps://www.cbsnews.com/news/can-a-video-game-lead-to-murder-17-06-2005/

119. Hern, A. (2013). "Grand Theft Auto 5 under fire for graphic torture scene." The Guardian.
Retrieved from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3/sep/18/grand-theft-auto-5-under-fire-for-graphic-torture-scene - P259

과학자들은 이 방법을 활용해서 인기 폭력 게임의 출시 이후 폭력범죄 발생률 차이를 확인했다. 그리고 비디오게임 비판자들에게는 놀랍게도 게임이 출시되자 실제 살인 사건의 발생이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P112

"살인의 감소"라는 명백한 장점에 더해, 폭력적 비디오게임이 폭력 범죄를 방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 - P113

 매번 발생할 때마다 자동차 강도는 10,722달러, 방화는 21,103달러, 폭행은 107,020달러, 강간은 240,776달러, 살인사건은 8,982,907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¹²² 이는 <그랜드 테프트 오토: 산안드레아스>, <그랜드 테프트 오토 4>, <콜 오브 듀티:블랙옵스>가 616명의 생명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55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도 아꼈음을 의미한다. - P113

122. McCollister, K. E., French, M. T. & Fang, H. (2010). "The cost of crime to society: New crime-specific estimates for policy and program evaluation." Drug and alcohol dependence, 108, 98-109. - P259

가상의 폭력이 당신을 안전하게 해주는 이유

(전략). 다른 형태의 폭력적인 미디어 또한 폭력 범죄의 감소와 상관관계를 보인다. 폭력적인 텔레비전이 우리 사회를 위협할 것이라는 공포와는 반대로, 사람들이 폭력 수위가 높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폭행, 강간, 살인 모두 감소했던 것이다.¹²³ - P114

123. Messner, S. F. (1986). "Television violence and violent crime: An aggregate analysis." Social Problems, 33, 218-235. - P259

화가 나거나 흥분했을 때 안정을 찾는 최선의 방법이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개념은 표면상 일반상식처럼 보인다. 짜증나세요? 베개를 마구 때리세요. 직장에서 힘들었나요? 헬스장에 가서 펀치백을 두들기세요. 배우자랑 싸웠어요? 최신 FPS 게임에서 헤드샷 좀날려보시죠. - P115

이 논리에 깔린 개념은 수백 년 간 존재해왔지만, 이를 대중화시킨 것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였다. - P115

내면의 분노를 표현하는 유익한 효과에 대한 믿음은 세계 곳곳에서 확인된다. 세계 최대의 쇼핑 사이트 아마존에서 "스트레스볼stress ball"을 검색하면 화날 때마다 있는 힘껏 쥐어짤 수 있는 말랑말랑한 공들이 수없이 올라온다.  - P116

인간본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의문처럼 그 답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후 여덟번째 판에서도 살펴보겠지만, 폭력적인 게임을 포함한 비디오게임의 플레이가 실제로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확실하다. - P116

(전략). 미디어의 폭력성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의연구에서는 카타르시스를 찾을 수 없었던¹³² ¹³³ 반면, 그에 대해 회의적인 연구자들의 연구에서는 카타르시스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었다¹³⁴ ¹³⁵ ¹³⁶ ¹³⁷!  - P119

132. Bushman, B. J. (2002). "Does venting anger feed or extinguish the flame? Catharsis,
rumination, distraction, anger, and aggressive responding."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8, 724-731.

133. Busnman, B. J., Baumeister, R. F. & Stack, A. D. (1999). "Catharsis, aggression, andpersuasive influence: Self-fulfilling or self-defeating propheci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6, 367.

134. Feshbach, S. & Tangney, J. (2008). "Television viewing and aggression: Some alternative perspectives."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3, 387-389.

135. Manning, S. A. & Taylor, D. A. (1975). "Effects of viewed violence and aggression:Stimulation and catharsi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1, 180-188.

136. Doob, A. N. & Wood, L. E. (1972). "Catharsis and aggression: Effects of annoyance andretaliation on aggressive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2, 156-162.

137. Bresin, K. & Gordon, K. H. (2013). "Aggression affects regulation: Extending catharsis theory to evaluate aggression and experiential anger in the laboratory and daily life." Journal of Social and Clinical Psychology, 32, 400-423. - P260

 일반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유발한다고 여겨지는 일련의 행동들(베개를 때리거나 장난감 총을 쏘거나 배트맨을 시청하는 등)을 일률적으로 주는것이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전제다. 만약 사람들을 짜증나게 한 다음, 그들에게 또짜증나는 행동을 할당한다면, 이는 정말로 공격성을 증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 P119

그렇다면,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스트레스가 경감된다고 느끼는 것은 괜찮을까? 아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활동이 공격성을 줄이는 것일까? 그 대답은 좀 복잡하다.  - P120

말썽쟁이들의 거리 활보를 방지하는 비디오 게임


주중 오후 3시는 젊은이들이 폭력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시간대다.¹³⁸ 반대로 3시 이전은 불한당 같은 십대들에 의해 살해되거나 폭행을 당할 가능성이 낮은 가장 안전한 시간대다. - P120

138. US Department of Justice (1996). "Juvenile Offenders and Victims: 1996 Update on Violence." Office of Juvenile Justice and Delinquency Prevention. Retrieved from https://www.ncjrs.gov/pdffiles/90995.pdf - P260

학교가 감옥 같다고 불평하는 학생들은 뭔가 아는 것이다. (중략). 한 명이 투옥될 때마다 매년 15건의 범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¹³⁹. - P121

139. Levitt, S. D. (1995). "The effect of prison population size on crime rates: Evidence fromprison overcrowding litigation."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1, 319-351. - P260

평균적인 게이머의 월간 게임 플레이 시간은 24시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난다¹⁴¹. 게임에 이만큼 시간을 쏟는다는 사실이 가상의 외계인을 날려버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 부모와 여타의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것이다.  - P122

141. Snider, M. (2014). "Nielsen: People spending more time playing video games." USA Today.
Retrieved from https://www.usatoday.com/story/tech/gaming/2014/05/27/nielsen-tablet-mobile-video-games/9618025/ - P260

미국 내 게임 시장이 대상으로 하는 연령대의 남성 게이머들은 매달 게임 플레이에 총 4억 6800만 시간을 쓰는 것으로나타난다. 어떤 면에서 비디오게임은 폭력을 저지르거나 그 희생자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궁극적인 범죄 감소 프로그램이라고 할수 있다. 심지어 세금은 한 푼도 쓰지 않는다. - P123

(전략),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폭력적 비디오게임이 특히 한 유형의 폭력 범죄의 주요 원인이라고 믿는다. 바로 학교 총기 난사사건이다. - P123

다섯 번째 판: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관한
엄청난 거짓말

(전략).

샌디훅 총기 난사 사건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중략).

사건이 발생한 후 각종 언론매체는 애덤 랜자가 FPS 게임 <콜 오브 듀티>에 푹빠져 있었고, (중략). 심지어 사건 수사에 전혀 개입하지도 않은 어느 퇴역군인 출신 법집행관은애덤 랜자가 비디오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싶은 욕망을 현실의 총기 난사로전이해 많은 ‘점수(피해자 수)‘를 얻고자 한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 (후략).¹⁴⁶ - P126

다섯번째 판


146. Lupica, M. (March, 2013). "Morbid find suggests murder-obsessed gunman Adam Lanzaplotted Newton, Conn,‘s Sandy Hook massacre for years." New York Daily News, Retrievedfrom https://www.nydailynews.com/news/national/lupica-lanza-plotted-massacre-years-article-1.1291408 - P261

샌디훅 초등학교의 비극에 대한 대응으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JoeBiden 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에 대한 회의를 소집했다. 여기에는 저자 중 한 명인퍼거슨을 포함한 여러 학자들과 비디오게임 업계의 중역들이 참석했다.  - P126

백악관의 속셈이 무엇이었는지와 무관하게, 오바마의 기자회견은 폭력적 비디오게임을 샌디훅 총기 난사 사건과 영구적으로 연관 지어버렸다.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곧 이 우려의 합창에 동참했다.  - P127

경고 사인의 문제점

우리는 어린이가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되면
초기 단계에서 개입합니다.
청소년이 적응문제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할 때도 그렇게 합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폭력을 저지를 것 같을 때에도
초기에 개입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 죠셉 시라수올로 교육감, 코네티컷주 월링포드(1999)¹⁵²

위의 인용문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지만,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잠재적 위험을 식별하고자 한 학교의 장들은 나름 최선의 의도로 그렇게 한 것이다. - P130

152. BBC News (September, 1999). Education: "School check for classroom killers." BBC News.
Retrieved from http://www.bbc.cco.uk/2/hi/uk_news/education/440803.stm - P261

임상 심리학자 피터 랭만 박사Dr. Peter Langman 는 총기 난사의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연구한 전문가로, (후략). 잠재적 가해자를 식별하는데 사용된 체크리스트와는 반대로, 랭만 박사는 학교 총기난사범을 경고하는 유효한 신호는 대부분 꽤 노골적으로 나타난다고 얘기한다.¹⁵⁴ - P131

154. Langman, P. (2012). "School Shootings: The Warning Signs." Forensic Digest, Winter-Spring. Retrieved from www.schoolshooters.info/PL/Prevention_files/Warning%20Signs%201.2pdf - P261

이처럼 폭력적 비디오게임과 연관지어졌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총기난사 사건은 샌디훅 사건만이 아니다. 2007년에 발생했던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에서도 수없이 많은 언론에서 범인 조승희가 FPS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Counter-Strike>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의 사건조사단 수사 결과 그는 <카운터스트라이크>를 비롯해서 소위 폭력적 비디오게임이라 불린 게임들을 플레이하지도, 심지어 소유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¹⁵⁷ - P132

157. Virginia Tech Review Panel (2007). "Mass Shootings at Virginia Tech, April 16, 2007."
Retrieved from https://www.washingtonpost.com/wp-srv/metro/documents/vatechreport.pdf - P262

비디오게임 절제와 폭력

아동을 끔찍한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체크리스트들은 잠재적 범인을 제대로 찾아낸 적도,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한 번이라도 막은 적도 없다.  - P133

 사실 미국 비밀경호국United StatesSecret Service의 자료에 따르면 오히려 그 반대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폭력적 비디오게임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되려 미래의 학교 폭력범을 식별하는 지표라는 것이다.

비밀경호국이 학교 폭력 방지에 관여한다는 점이 이상해 보일 수 있다.  - P133

현실의 암살범은 고위직 인물을 공격하기 전까지 돼지루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었고 암살을 자신의 삶을 개선하거나 유명세를 얻을 수단으로 여겼다.¹⁵⁹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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