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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평점 :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는데 계집녀에 'ㄴ'이 붙은 욕을 섞는지라, 욕을 하지말라고 하였다.
그네 땜에 흥분하면 지는거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친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갈무리하여 보내줬다.
(관련기사 링크==>)
친구가 갈무리한 부분은,
◇ 김현정> ㆍㆍㆍㆍㆍㆍ힘들고 아프면 치유를 받아야 되는데 그렇다고 온 국민이 정신과 가서 지금 개인 상담 받을 수도 없고 어떻게 참고 견뎌야 되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곽금주> 일단은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되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빨리 되고 빨리 투명하게 밝혀지고 사람들은 이게 분명하지 않으면 자기 상상을 자꾸 하게 되거든요.
ㆍㆍㆍㆍㆍㆍ
◆ 곽금주> 이러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고요. 이러한 일이 있을 때 도리어 더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성장해보는 우리 개개인이 되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김현정> 순실증, 이거 긍정적인 분노로 한번 전환시켜보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였는데,
난 곽금주가 싫다면서,
이건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도 했다.
치열하지 않으면 말하기는 쉽다...고도 했다.
함세웅과 주진우의 <악마기자 정의사제>를 읽고 있는 중이었다.
'~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아'처럼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싶었지만,
그냥 '깨갱~ㅠ.ㅠ'하고 말을 말기로 하였다.
이 책은 그간의 몇번의 '현대사 콘서트'를 책으로 엮은 것인가 본데,
책으로 읽으니 현장감이 덜한 아쉬움은 있지만,
나처럼 국사,세계사가 구멍인 사람도 쉽네 이해되는 장점도 있다.
머리말은 주진우 기자가 썼고, 맺음말은 함세웅 신부님이 쓰셨는데,
이 둘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한권이 책이 되었고,
'누가 우리 시대 지도자인가'하는 부분에서 나의 갈증도 해소되었다.
주진우가 쓴 머리말을 일부만 옮겨보자.
신부님을 알아갈수록 경외감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신부님을 찾아온 분이 터무니없는 말을 늘어놓고 계셨습니다. 한참을 듣다가 말이 안 된다며 제가 말을 끊었습니다. 그러자 신부님은 저를 나무라면서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습니다. 대화가 끝나고 신부님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저 분이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나한테까지 왔다. 신부가 말은 들어줘야 할 것 아니냐." 집에 돌아오는 길에 부끄러웠습니다. 신부님의 삶과 말 그리고 고뇌와 결단은 항상 저를 되돌아보고 깨우치게 했습니다.
"신부님은 우리 곁에 오신 성인聖人이시구나!" 가끔 욕을 하실 때만 빼고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7쪽)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나의 '해우소'라고 할 정도로 내 하소연을 다 받아주니까,
친구가 욕을 할때만 빼고는 성인聖人으로 모셔야 하려나 보다~(,.)
암튼 곽금주가 하는 얘기에는 반발을 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을 한권한권을 멘붕에 빠진 사람들에게 치료서 내지는 지침서 쯤으로 권하고 싶어졌다.
ㆍㆍㆍㆍㆍㆍ제가 가톨릭 사제다 보니 기도 얘길 많이 합니다만, 기도는 곧 신념입니다. 기도라는 것 자체가 자기 신념의 확인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신념을 가지면 안 되는 게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원 가꾸는 분들도 말씀하시잖아요. 사랑을 준 꽃이 더 잘 핀다고요. 이 세상도 아름다워지게끔 우리가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ㆍㆍㆍㆍㆍㆍ
텔레비전에 박근혜가 나와도 그냥 이렇게 지켜봅니다. "음, 오늘은 옷을 저렇게 바꿔 입었구나."하면서요.(박장대소). 그것 때문에 흥분하면 내 건강만 나빠지잖아요. 그러니까 가만히 관찰하는 거예요. 대신 일기를 쓰세요. 이를테면 박근혜가 무리한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싶으면 집에 가서 일기를 쓰는 겁니다. '야, 참 이 사람이 이렇게 무리한 일을 하고 있다. 바보 같은 일을 하고 있다'라고요. 이게 나중에 역사가 됩니다.(56쪽)
함세웅은 이런 성인聖人이지만,
주진우가,
"신부님은 거짓말 안 하시죠? 저는 신부님을 믿습니다. 그래서 하나 묻겠습니다. 정말로 텔레비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오면 욕 안 하시나요?"
라고 묻자,
"아니, 저를 믿지 마시고 하느님을 믿으셔야죠.(청중 폭소). 저도요, 개인적으로는 욕 좀 해요. 그렇지만 뭐ㆍㆍㆍㆍㆍㆍ."라고 대답하고,
그런 함세웅을 향하여, 주진우는,
"그냥 문학적인 표현이다, 이 말씀이죠?(웃음)"
라고 하며 퉁친다.
이쯤 되면 하느님도 아니고 성인聖人도 아닌 내 친구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슬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앉아,
나를 일기장 삼아 맘 놓고 욕이라도 하라고 톡을 보내봐야겠다.
참으면 병 된다는데,
직업도 직업인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친구의 병을 키우면 좀 그렇지 않겠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