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색깔이 틀리네.
어제까지는 바람이 살갗에 소름을 돋게 하지만, 그래도 어루만져 주는 느낌이 들었다면...
오늘 부는 바람은 쌀쌀해서 추워.
이 모두를 이 곳 알라딘 서재에 자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억지일까? 

이쁘고 의사표현 분명하고 똑똑한 자기야,
자기가 어떤 선택을 했건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믿지만,
나 또한 쿨하게 자기를 보내줄 수는 없어. 

내가 쿨하게 자기를 보내주기엔 내 자신에게 너무 많은 것들이 미련으로 남아있고 그래서 미안해.
자기 혼자 모진 바람을 다 맞도록 내버려 둔게 아닌가,
내가 입었던 바람막이 자켓을 벗어줄 수는 없었을까,
놀러가서...또 월욜이라서...바쁘다는 핑계 대지말고 댓글이라도 따뜻하게 남겨주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들로 좀 혼란스럽기도 해. 

실은 난 자기의 입장도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알라딘이 이익기업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고,
기업에 이익을 발생시키도록 하는 게 기업의 목표이자 생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번 일은 좀 아쉽고 씁쓸해.
서재의 글들을 모아서, 서재뉴스레터를 발행해서, 책을 간접 광고하는 걸 두고 얘기하는 게 아냐.
문제가 된 '서재뉴스레터'의 글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고,
그걸 한쪽으로 치우친 글들만을 묶어서 헤드라인에 올렸다는 거야.

그렇게 되어버리면, 알라딘 서재 뉴스 레터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그걸 알라딘 서재의 기본 방침 내지는,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쓴 사람의 견해 정도로 생각하는 건 당연지사인데...
알라딘이 대표하거나 지지하는 여론이 아니라고 해버리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자기가 맞아야 하는거잖아.

   
  저희로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유의하면서 뉴스레터를 꾸렸습니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전하고자 한 것은 '이번주에 곽노현 사건으로 인해 이러이러한 페이퍼로 올라왔다'는 것을 평소에 서재를 이용하셨으나 최근에는 서재를 방문하지 못하셔서 못 보셨던 분들께 메일로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뉴스레터 편집적인 문제로 맨 위에,크게 면적을 차지하는 글이 서재/알라딘 사이트의 여론을 대표하거나 알라딘이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오해를 하실지에 대해서 미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
알라딘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를 지켜보기도 해야 하고,
알라딘 서재가 서재인들의 것이라면,
서재인들이 마음을 모아 바꾸려는 노력도 해야 하잖아. 

하나씩 하나씩 차근 차근...
난 자기에게 그런 힘이 있다고 믿어.
그리고 자기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옆에서 도와줄거고...
나도 물론 옆에서 도울거야.
나에게 자기를 옆에서 응원하고 도울 수 있는 시간을 한번만 줘. 

알라딘과는 이해관계를 나누고, 나랑은 마음을 나누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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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구의 친구에게...
    from 글샘의 샘터 2011-09-07 12:14 
    신경 날카롭던 일로마음이 상하셨군요.날선 면도날 위도 스리슬쩍 넘어가는 달팽이처럼,우리 마음에도 미끈끈적한 로션이 필요한 날이 있는 법이죠.지난 번엔 '오은'의 시로 웃겨드렸으니,오늘은 정철연의 만화로 웃겨드리겠습니다.더 보고 싶어 지셨죠?http://intelpc.shopping.naver.com/catoon/list.do은근 중독성 있습니다.사람 맘이 좁아지면 '입추의 여지가 없다'고 하잖아요.'설 립, 송곳 추'... 한자는 음... 찾아 보셈(귀
 
 
sslmo 2011-09-07 11:42   좋아요 0 | URL

쉽싸리 2011-09-07 14:24   좋아요 0 | URL
두분다 홧팅!! 헤헤...

비로그인 2011-09-07 14:41   좋아요 0 | URL
제 몫의 위로와 응원도 전해주세요...

2011-09-07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09-08 00:58   좋아요 0 | URL
두 분의 우정, 참으로 보기 좋아요. 마고님에 대한 각별하고 진심어린 편지, 잘 읽었습니다. ^^

yamoo 2011-09-08 01:01   좋아요 0 | URL
저두 양철님의 글에 마음을 담아서!

머큐리 2011-09-08 18:14   좋아요 0 | URL
이러니 양철님이 좋아지는게지요...^^ ㅎㅎ

꿈꾸는섬 2011-09-08 23:49   좋아요 0 | URL
저도 함께 할게요.^^

마녀고양이 2011-09-09 10:0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요즘 너무 바쁜데 내 호소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함께 해결해주려고 나서주고
너무 감사하고 있어, 내 평생의 우정으로 보답할게,
우린 아~ 하고 이야기해도 어~를 잘못 말했군 하고 (가끔) 이해해주는 독특한 사이잖아.

오늘 서재지기님의 내 문의에 댓글 달아준거 보고,
끝까지 함께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구나 하고 다시 한번 고마왔어. 눈물 터지더라.
나 피곤한 만큼 자기두 많이 피곤하지... 우리 좀 쉬구, (즐겁고도 지랄맞은 추석 잘 지내고) 얼굴 보자.


2011-09-09 21:10   좋아요 0 | URL
두 분, 그런 사이셨군요. 아~하고 얘기해도 어~를 잘못 말했군 하고 이해해주는 (독특한) 사이.
두 분의 우정이 너무 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