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을 말한다
김환영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모두 다 알 것이다. 
청개구리가 모든 일을 청개구리처럼 반대로만 하자, 
청개구리 엄마가 산이 아니라 개울가에 묻어달라고 하고,  
청개구리는 엄마가 죽자 반성을 하고 엄마의 유언대로 개울가에 묻는다. 

아무리 동화지만,누가 지었는지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다.
개울물이 불어날 때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는 개울물 흐르는 소리와 어울려 운치있게 느껴지지만,
산에서 청개구리가 운다고 생각하면 왠지 등골이 서늘해질 그런 일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제목과 겉표지와는 정반대의 얘기가 나온다.
다시말해,제목과 겉표지와는 정반대로 얘기하는 청개구리 한마리가 등장한다. 

별점을 네개 준것도 과하다.
출판사의 인지도와 책으로 만들어 낸 품,말도 안되는 얘기들을 지어내느라 고생하였을 저자,베어넘겨진 나무에 대한 경의 수준으로 별 네개이다.
한권 정도는 욕하면서 읽어줄 수 있다.
하지만,이런 책이 또 다시 나올까 두렵다. 

'4대강 사업을 무엇이 옳고 그른가 말한다'고 제목을 정했는데,
옳은 것에 대해 그토록 목청 높여 힘주어 얘기했으면,그른 것도 나와 주어야 하는데...한개도 없다.
그리곤 책 중반부로 넘어가서 자신의 본심을 말한다고 슬쩍 구렁이 담을 넘는다.
 
넋두리의 형태를 띄었지만,
넋두리로 할 수 있는 얘기도 넋두리로 들어줄 수 있는 얘기도 아니다.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왜 공학도라는 자가 데이터를 의미없는 일이라고 하고, 
어법에도 안맞는 부정에 부정을 사용한 모호한 말들을 내뱉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논법도 교묘히 어긋난다.
예를 들어,
A이면 B이다.B이면 C이다.고로,A이면 C이다.
이 명제가 참이라고 하여,
A가 아니면 C가 아니다.
이명제가 참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 

갑문을 설치하고 큰배를 오르내리게 할 수 없다면,작은 배라도 띄우게 하면 된다고 얘기(38쪽)하는데,이건 꼭 밥이 없다고 하자 빵을 먹으라고 한 마리 앙토와네트의 논리를 닮았다.
 
세계적인 수상도시 베니스는 그냥 되는 것인가?
환경오염과 자연,생태계 파괴는 왜 얘기하지 않는 것인가? 

오물의 퇴적작용을 막아 수질을 개선시키려고 만들자는 인공섬에 상가나 숙박시설을 설치하자는 의견은 또 어떤가? 

소석회,시멘트 사용을 권장하는 문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가?  

이렇게 청개구리처럼 반대로만 말하는 누군가에게 꼭 한마디만 하고 싶다.
얕은 꾀를 쓰려다가 개울가에 묻히게 되는 청개구리 엄마처럼,
죽어 개울가에 묻히고 나서야 개과천선해도 소용없다.
개울가에 묻힌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밝은 날 맨 정신으로는 쓸 수 없을 것 같다.
이것도 많이 둥글리고 순화시킨 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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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11 01:06   좋아요 0 | URL
나무에게 죽을 죄를 지었을 책이 됐군요.
청개구리 엄마처럼 개울가에 묻어 줄 인간들이 많습니다.ㅜㅜ

sslmo 2010-11-12 19:52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청개구리 엄마가 무슨 잘못이 있냐고들 하기도 하지만,
자식의 잘못을 수수방관한 잘못이 크죠~ㅜ_ㅜ


감은빛 2010-11-11 01:57   좋아요 0 | URL
허! 이 글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그런 책이었군요.
종이가 아깝고, 나무가 아깝고, 잉크가 아까운 책이었군요!
책 허비한 나무꾼님의 시간이 가장 아깝군요!
이 출판사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아야겠어요.

청개구리로 시작하는 이 글 참 멋집니다.
이런 형편없는 책도 이렇게 멋지게 소화해내다니!
역시 나무꾼님이세요! ^^

sslmo 2010-11-12 19:53   좋아요 0 | URL
아웅~출판사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아니다,아까운 나무 베어 낸 책임 정도는 물어야 겠죠~

turnleft 2010-11-11 03:22   좋아요 0 | URL
"전문가의 시대라고 하지만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만 위험을 인식할 뿐, 그 문제들이 모두 적용되는 훨씬 더 광범위한 상황은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한다." [침묵의 봄] p.45

소위 전문가라고 칭하는 헛똑똑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죠. 이 나라에 폭넓게 존경받을 수 있는 현인이 없다는데 절망을 느낍니다.

근데, 별 4개는 다른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

sslmo 2010-11-12 19:55   좋아요 0 | URL
책은 아주 잘 만들었어요.

적어도 '땡스 투'하고 이 책을 사보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없네요~^^

마녀고양이 2010-11-11 09:13   좋아요 0 | URL
ㅎㅎ, 이런 혹독한 리뷰를...
시니컬할 때는 진짜 대단하다니까. 덕분에
책 한권 제외해도 되겠군요.

흐음,,, 진솔한 리뷰 땡큐!

sslmo 2010-11-12 19:57   좋아요 0 | URL
이건 비밀인데...
내가 시니컬해지면 찬바람 쌩해서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대요.
아닌가?처녀귀신이 한을 품으면 인가???^^

애쉬 2010-11-11 10:31   좋아요 0 | URL
우리, 책도 같이 4대강 공사장에 함께 묻어버리죠!

sslmo 2010-11-12 19: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옛날 해우소에 갖다 걸어놓을 수도 없고 말이죠~^^

saint236 2010-11-11 11:12   좋아요 0 | URL
오호..그럼 기후 커넥션이나 지구 온난화에 속지마라와 같은 책인가 보군요.

sslmo 2010-11-12 20:01   좋아요 0 | URL
이건 그런 반어법의 향연도 아니고,
처음엔 교묘히 본심을 접고 들어가는 척 하다가,
4대강으로 모자라서,대운하를 다시 들먹여요~

stella.K 2010-11-11 13:53   좋아요 0 | URL
와, 별 4개가 이렇게도 쓰일 수가 있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sslmo 2010-11-12 20:04   좋아요 0 | URL
책 잘 만드는 출판산데,왜 이랬는지...원~ㅠ.ㅠ

같은하늘 2010-11-17 17:37   좋아요 0 | URL
저 끝자락의 연두색 문장을 보고 위로 올라가니 새벽에 쓰셨군요.ㅎㅎ
별을 한 개도 안주는 시스템은 없나? 그럼 딱이겠구만~~~

sslmo 2010-11-18 04:27   좋아요 0 | URL
음주 페이퍼 였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