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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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처음으로 읽은 소설책이다. 
2017년 11월, 12월 두 달동안 책과 멀리하면서 읽은 책이 없었는데, 2018년에 다시 책과 같이 살아가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2018년 도서관에 처음으로 대여한 책이고, 처음으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서점에 대한 책에 관심이 생긴 것은 '비블리아의 고서당 사건 수첩'을 접한 이후이다. 총 7권이 출판되었는데, 6권을 소장 중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고서점 여주인과 그곳에서 책을 못 읽으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자이다. 책에 대한 수수께끼, 여주인과 아르바이트생 사이의 감정, 고서점에 얽힌 비밀 등을 소재로 재미있게 쓴 소설이다. 마지막 권을 사야 하는데, 아직까지 못 사고 있다. 

'섬에 있는 서점'의 주인공은 섬에 있는 딱 하나밖에 없는 서점의 주인이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함께 서점 운영을 하던 부인을 잃고, 의욕을 상실한 채로 하루를 덧없이 살아간다. 비싼 고서적을 도난당하고, 마음을 비우고, 서점 문을 잠기지 않고, 운동을 하던 어느 날 두 살짜리 아이가 친모의 쪽지와 함께 서점에서 발견되고, 이 아이를 맡아 키우기로 마음먹으면서 다른 인생을 산다.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는 중에 아이의 출생 비밀과 비싼 고서적 도난 사건의 비밀도 밝혀진다. 
행복한 결말을 새삼 기대했지만, 도입부에 나온 하나의 사실을 지나친 결과로 나의 기대가 무너지는 것을 후반부에 가서야 알았다. 더구나 <체호프의 총> 창작 이론을 책에서 소개까지 했는데, 놓치다니.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의 창작 이론인 <체호프의 총>은 일 막에서 총이 나왔으면, 삼 막쯤 가서 그 총을 쏘는 게 낫다는 이론이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책과 주인공들의 소개 중에 간혹 내가 읽은 책이 나오면 기뻤다. 내가 읽은 책을 누군가 언급하면, 왜 그렇게 동질감을 느끼는 걸까? 일상을 살면서 우연히 누군가 같은 책을 읽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 참 소중하게 생각되지만, 현실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우선 책도 많고, 점점 책을 안 읽는 사람도 많다. 

서점이나 북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간혹 한다. 물론, 주위에 이런 말을 하면, 망한다는 말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말린다. 나도 안다. 대규모 서점, 중고책, 전자책 등으로 인해 '섬에 있는 서점'에 등장하는 서점은 결국 망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 딱 하나뿐인 서점, 그리고 그 서점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얽힐 수 있으면 그 서점은 망하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동네 골목에서 한두 개의 조그만 서점이 지역 사회 주민들의 문화적 창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이유이다. 뭐, 그렇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성공하기는 만무할 것이고, 겨우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겠지만 말이다. 

은퇴를 하고, 조금만 서점(카페를 해야지 2차 수익이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 북 카페가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네에 딱 하나 있는 북 카페도 결국 사라져 버렸다.)이라도 조용한 곳에서 열고 싶지만, 성격상 사람들에게 잘 다가가지 못하니 잘 될 리가 없을 듯하다. 또한, 취미와 업이 바로 공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읽은 책도 얼마 없으면서 그냥 막연히 좋아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뭐 읽을까 하며 여러 책을 뒤적거리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2018.01.1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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