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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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홈페이지, 교보문고 강남점 매장, 잡지나 책에 있는 책 소개란에서 많이 보았던 마스다 미리의 산문집이다. 미혼, 44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그녀는 만화, 산문집 등을 통해 많은 여성들의 공감과 함께 그녀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가라고 한다. 아직 만화책은 보지 못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마스다 미리 님의 작품을 접했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잔잔한 일상의 풍경이 주된 내용이다. 따뜻한 오후 햇살 속에서 소파에 누워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다. 40대 중반의 미혼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재미있게 사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끊임없이 뭔가 할 일을 생각하며 하나씩 하는 모습이 씩씩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걱정이나 소소한 그분의 생각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옷을 고를 때 나에게 어울릴까 고민하는 부분에서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구나 생각했다.
마스다 미리 님은 친구들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축제 구경하고, 쇼핑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 같았다. 시간 여유만 된다면, 모든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로서는 음.. 좀 그렇다. 

왜 40대 중반 남자가 잔잔한 일상의 풍경을 다룬 산문집은 없을까? 내가 아직 찾지 못한 것일까?
내가 읽은 에세이는 하나같이 무겁다. 정치, 경제, 사회 고민도 많고,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간 느낌이다. 남자는 뭔가 고상하고, 무거운 주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김중혁 님의 <뭐라도 되겠지>가 그나마 잔잔한 일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나의 관점이니 틀릴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각종 상황에 대한 소소한 내용에 본인이 생각한 발명품(어처구니 없는 것이 많다.)을 소개하는 것을 보니 역시 남자는 나이 들어도 장난감이 필요하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을 한다. 뭐, 이렇게 말하는 나도 마찬가지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레스토랑을 찾아서 메뉴를 심사숙고하면서 고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어떨까 한다. 전시회도 가보고, 서점도 가고, 커피 전문점에서 잡담을 하며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집으로 귀가하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걸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주변이 있을지 모르겠다. 쩝 


2017.09.2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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