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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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넬레 노이하우스 책을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가의 이름은 모른다고 해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국내에서 독일 추리 소설을 제대로 알린 책으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던 책으로 기억난다. 나도 재미있게 읽었고, 이 작가를 좋아해서 총 5권을 읽었다. 프랑크푸르트 근처의 타우누스 지역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강력반 형사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활약상을 그린 시리즈를 타우누스 시리즈라고 부른다. 이 시리즈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깊은 상처>, <사악한 늑대>, <너무 친한 친구들>이다. 넬레 노이하우스가 이 시리즈를 쓰기 전에 쓴 소설 중의 하나인 <상어의 도시>도 읽었는데, 타우누스 시리즈에 비하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타우누스 시리즈 특징 중의 하나가 사건이 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살인 동기를 쫓다 보면, 과거의 어떤 일 또는 과거부터 계속 지금까지 벌어진 일과 관련이 있다. 몇 년 또는 몇 십 년 전의 과거를 숨기고 사는 사람들의 민낯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강력반을 따라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물론, 이 과거를 밝혀내고 진실을 마주할 때 통쾌함보다는 분노, 좌절, 우울해짐을 느꼈다. 
항상 이럴 때 '아니 왜? 어떻게 저럴 수가..'이라는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서 처벌할 수 없거나 법의 처벌만으로는 도저히 용서 안되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가 타올랐다. 

<여우가 잠든 숲>은 이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총 2권 중에서 1권만 읽었기 때문에 아직 비밀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달리 수사가 진행되면서 보덴슈타인의 어린 시절과 주변 인물, 마을의 과거와도 관련이 있고, 이로 인한 보덴슈타인의 분노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으로 파악해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는데, 어떤 비밀이 더 숨어있을지 빨리 2권을 읽어야겠다.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에게 용서보다는 더욱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처벌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성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연령대가 점차 내려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미성년자로 취급할 것인가. 세상이 변해가는 것에 따라 우리의 책임의식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하지 않을까? 조선시대에는 15살에 결혼도 해서 한 가정을 책임졌다는데, 이렇게 세상이 발전해도 우리는 언제까지 미성년자라고 그들의 책임을 외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은 사회의 담론이 필요하겠지만, 요즘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살인, 폭력, 방조 등에 대한 다른 시선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사건을 끝으로 보덴슈타인은 1년 휴직을 낸다고 하기 때문에 타우누스 시리즈가 끝날지도 모르겠다.  아직 타우누스 시리즈를 모두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읽을 책이 남아 있다고 해도 만약 타우누스 시리즈가 끝나면 아쉬운 느낌이 들 거 같다. 


2017.09.1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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