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숲 블랙 캣(Black Cat) 23
타나 프렌치 지음, 조한나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살인의 숲
원제목명 ‘In the Woods’
추리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만을 모은 블랙 캣 시리즈 23번째 출판된 책이다.
이 작품은 에드거 상, 매커비티 상, 앤서니 상, 베라 상을 수상했다는데, 나 같은 사람이 알 수 있는 상은 에드거 상 하나뿐이다.

주택가와 인접한 숲에서 놀던 3명의 아이 중에 2명의 아이가 실종되고, 운동화에 피가 가득 찬 채 혼자서 발견된 주인공이 20년 후 동일한 숲에서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되고, 이 사건의 담당 형사로 사건을 맡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연히 주인공은 신경 쓰일 것이고, 20년 전 기억상실증에 걸려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사건이 미궁에 빠졌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주변의 기억들은 차츰 돌아오지만, 결정적인 기억이 돌아오지는 않고, 여자아이 살인 사건과 맞물리면서 뭔가 20년 전 사건과 연관성이 보일 듯한 조짐을 보이지만, 갑자기 허무하게 끝나 버린다. 뭔가 떡밥만 잔뜩 뿌려 놓고는 사실 전혀 아무 관계도 없다는 식으로 끝나니 이 작품의 평이 갈렸다는 역자의 글에 수긍을 할 수 밖에는 없다.
약 500페이지 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허무함은 작지 않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좋은 평은 내리기 어려울 듯하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저자의 의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뜻이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3’이라는 숫자가 이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 20년 전 같이 숲에서 아이 3명이 실종되었고, 그중 한 명만이 발견됨.
- 20년 전 동네 건달 3명이 나쁜 짓을 하고 다녔고, 그중 한 명만이 아직도 마을에 살고 있음.
- 20년 후 살해된 여자아이의 집에는 언니, 동생이 있고, 역시 3명의 자매 중에 한 명만 죽음. 살아남은 2명은 서로 의지함.
- 살해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3명(처음에는 2명이지만.)이지만, 역시 2명은 커플로 발전하고, 한 명만 외톨이가 됨.

3명이 무슨 관계를 형성하지만, 한 명만 다른 길을 겪게 되는 내용이 전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3명은 삼총사로 대변될 수 있는 관계 형성의 모범 같기는 하지만, 한 명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내포하고 있는 숫자이다. 2명은 아예 관계가 깨지거나 4명 이상은 혼자만 떨어져 남는 확률이 비교적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명은 2명이 지나치게 가까워지만, 한 명이 외로울 수 있는 형태를 가진 관계 구도이다. 이런 점이 이 소설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저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지나친 해석을 했을지도 모른다.
혹시, 주인공이 20년 전 2명의 아이들의 실종에 어떤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살해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의 관계에도 미묘한 변화를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한 것도 혹시? 
책을 읽고, 혼자만의 상상을 하라는 것이 저자의 뜻이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명백한 결말을 기대하고 달려온 나로서는 허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017.06.0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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