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16년 시작할 때 책을 많이 읽자고 마음속으로 외치고, 계획도 세웠지만, 한달에 책 2권도 못 읽었다.

어디서부터 잘 못 되었을까? 내가 책을 좋아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독서보다 다른 것에 더 빠져서 지내왔으니.. 


'프로이트의 의자'는 다시 이렇게 책을 읽고, 글도 쓸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다.

중요하면서 긴급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니 마음은 망가지고, 스트레스는 높아지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도 마시고, 비디오 게임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마음의 안정은 찾을 수 없었다. 짜증도 나고, 욕도 나오고, 사람도 싫어지고.. 

 

어느날 퇴근 후 울적한 마음에 멍하니 쇼파에 앉아 있다가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정신분석학, 프로이트 많이 들어보기는 했다. 그런데, 이 책이 왜 내 책장에 꽂혀 있는지 기억이 안났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슬쩍 펼쳐본 이 책이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자아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남이 한 말과 나에게 한 행동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내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의 초자아가 너무 많은걸 요구하기 때문에 자아가 힘든 것은 아닌지 자문도 해 보았다.

나의 상황을 노트에 써 내려갔고, 군데 군데 왜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했는지를 이드와 초자아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했다. 모범 답안을 찾기 보다는 나의 자아를 보살펴 줄 수 있는 보완책이 뭔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기적인 생각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방어기제가 작동되는 것을 주의했다. 

결국,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랬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내가 잘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꿈을 너무 많이 꾸기 때문에 아침에 눈 깨자마자 꿈 내용을 막 써 놓고, 저녁에 퇴근해서 다시 보니 도통 모르겠다. 뭔가 무의식 속의 생각이 표출되어 꿈으로 표현된다는데, 내 머리의 한계만 느낄 뿐이다.


'국부론'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가 쓴 '도덕 감정론'에 나오는 공정한 관찰자가 어찌 보면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초자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한발짝 떨어져서 조용히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자꾸 토를 달고 싶겠지만, 그저 지켜보는, 뭐가 잘못된 것을 찾기 보다는, 그냥 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지금의 나에게는 참으로 소중했다.


2016.10.0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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