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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2 ㅣ 펭귄클래식 47
브램 스토커 지음, 박종윤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2015년에 읽은 세계 문학 중에 가히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나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에밀 졸라의 '인간 짐승'도 재미있었지만, '드라큘라'만큼 몰입감을 주지는 못했던 거 같습니다.
2권에서는 런던에서 드라큘라를 제거하는 계획과 실행을 하면서, 몰랐던 사실과 피해를 입고, 런던에서 탈출한 드라큘라를 따라 트란실바니아까지 쫓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1권에서 드라큘라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면, 2권은 본격적인 드라큘라하고의 싸움입니다. 액션보다는 주로 두뇌 싸움으로 묘사됩니다. 드라큘라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인한 실수가 결국 파멸로 이끌고 맙니다.
몽환적이면서도 관능적인 분위기, 치밀한 감정 묘사, 시간순으로 펼쳐지는 쫓고 쫓기는 여정이 책장을 덮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번 연휴 기간에 다른 2권과 함께 이 책도 읽게 만든 힘이었습니다.
드라큘라에 대항하는 영웅(개인적으로 영웅이라 칭하고 싶네요. ^^)들의 중심점은 반 헬싱 박사입니다.
그의 지적 능력, 상황 판단 능력, 의지력, 남을 배려하는 모습 등이 바로 리더의 자격을 보여줍니다.
사이먼 시넥의 골든 서클라는 것이 있습니다. 뭔가 일을 시도하자고 할 때 항상 why -> How -> What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 헬싱 박사가 리더로서 팀을 이끌 때 유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할 때 왜 우리가 드라큘라에 대항해야 하는지, 우리의 목적이 뭔지, 드라큘라를 파괴함으로써 우리가 얻을 가치가 뭔지 등에 대해서 먼저 자세히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에 팀원들이 모두 동의하고, 신념을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열정으로 불타 오를 때 비로소 어떻게 드라큘라를 제거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뭘 할 건지를 차분히 설명합니다. 그후 우리의 영웅들은 어려움과 실망이 닥쳐도 극복을 합니다.
어찌 보면, 그 옛날부터 골든 서클 법칙이 존재했었고, 우리가 아는 모든 유명한 리더들은 그 법칙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름은 골든 서클이 아니었을지라도 말입니다.
출간 당시에는 그렇게 큰 인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20세기에 와서야 비로소 빛을 보게 된 작품입니다. 팽귄 클래식 판본에서는 책 마지막에 스토커와 '드라큘라' 소설에 대한 작품 해설이 있는데, 이 소설에 대한 당시의 사회 반응, 소설에서 나온 내용에 대한 분석이 있어서 나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분석이나 이해할 필요 없이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2015년에 읽을 세계 문학중에 어느 작품이 '드라큘라'를 넘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2014년에 제가 읽은 세계 문학 중에서 최고였던 '돈키호테'와 버금가는 재미를 준 작품인데, 이제까지 읽은 책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것처럼 재미난 세계 문학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니 행복하다는 생각조차 듭니다.
2015.05.25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