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5
에밀 졸라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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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책을 처음으로 접해 보았습니다. 

1840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한 작가로 '목로주점'이라는 책으로 유명합니다. 정치 체제와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진 행동하는 작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은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분노하며 살 것, 한줄이라도 쓰지 않으면 하루라도 살지 말것" 


분노를 많이 해서인지 평생 반대파에 의한 비난, 탄압 등과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견해가 어떤 것이든 그의 소설 자체는 참 재미있고, 다 읽고 나서 가슴 한 구석에 무언가를 고민하도록 심어 놓았다는 점에서 훌륭한 작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작가의 모든 면을 판단하기에는 어리석을 수 있겠죠. 그래서, 다음에는 '목로주점', '제르미날' 등을 구해서 읽어 볼 생각입니다. 

포르투갈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와 유사하게 계속 이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 짐승'은 1890년 루공마카르 총서 17권으로 출간됩니다. 에밀 졸라가 대단한 것이 1871년부터 1893년까지 거의 매년 한권씩 책을 썼다는 점입니다. 좌우명으로 삼은 분노가 어찌 보면, 이러한 힘의 원천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 짐승'은 분노, 증오, 아픔, 어리석음, 질투 등으로 표현되는 인간 군상들의 심리 묘사와 그에 따른 사건 전개가 주된 흐름입니다. 이들의 운명에 대한 충격적인 반전이 후반부에 머리를 때립니다. 여지없이 속았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인간 사회, 문명에 대한 비판과 끝도 없이 달려가야 하는 기차에 빗대어 프랑스 운명, 전쟁에 대한 염려와 비판을 잘 표현했습니다. 정말 마지막 페이지에서 작가의 생각을 이리 잘 표현하다니.. 놀라웠습니다. 


엄청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노인, 그 노인에 의해 상처받은 여자, 그 여자와 결혼한 후 비로소 사실을 알고 복수에 사로잡힌 남자, 여자를 살해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힌 또 다른 남자, 자신은 항상 바람피면서 자신의 여자들은 안 된다고 고집하는 남자, 좋아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겨서 엄청난 질투에 빠진 여자, 순수한 마음을 지녔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면서 항상 피해를 보는 남자.. 이들의 복잡한 관계를 흥미롭게 읽다 보면, 왜 작가가 '인간 짐승'이라고 책 제목을 적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비극적 결말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인간 심리에 대해서는 에밀 졸라에게 따끔하게 지적 당한거 같습니다. 인간이란 훨씬 복잡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는 것을 알려준 셈이죠. 그리고,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가 진화해도 인간 그 속에는 언제나 짐승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5.05.1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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