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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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보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직접 간 것은 아니고,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크레타 섬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며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조르바, 카잔차키스와 함께 보낸 시간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들이 헤어질 때 저 또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저로서는 왜 꼭 헤어졌어야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르죠. 

해변에 있는 오두막 집, 크레타 섬의 마을, 광산, 수도원 등.. 그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을 같이 돌아다니면서 함께 생각하고, 고민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꼭 크레타 섬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조르바.. 소설 전반부에서는 그냥 망나니로 생각했습니다. 버릇이 없고, 여자를 무시하고, 무식하며, 말을 막하는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점차 빠져든 카잔차키스처럼 저도 그에 대한 반감이 어느덧 날아가 버렸습니다.

신앙이 있는척, 양심이 있는척, 착한 척하면서 사람을 죽이고,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면서 죽은 사람의 집을 털어가려는 마을 사람들보다 위선이 없고, 양심적이고, 솔직한 조르바가 어찌 보면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그토록 경시하던 여자를 위해 마지막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나이였습니다. 


조르바는 이 책의 저자인 카잔차키스가 실제로 만났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조르바와 헤어진 이후 그를 회상하면서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카잔차키스는 엄청난 여행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온갖 경험을 하며 여러 곳을 다녔던 사람인 조르바가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르바 어록이라고 할 만한 어찌 보면 경박해서 입에 담기 조차 힘든 그의 말들이 가슴에 와닿을 때가 많습니다. 

세상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직접 부딪히며 느껴야 하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젊었을 때 무작정 떠나서 여행을 많이 다녀볼 것을.. 지금에 와서 후회 해봐야 소용이 없겠죠. 이 세상에는 정말 경험해 볼만한 가치 있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득.. 해변에 누워서 콧노래를 부르며, 하늘을 쳐다 보며 잠이 들고 싶은 밤입니다.    


2015.02.1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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