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세계 문학 4번째 권으로 고른 것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입니다. '유토피아'와 마찬가지로 팽귄클래식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를 선택한 것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표지 디자인이 이쁘다는 점, 또 하나는 전반적으로 읽기에 편한 시인성 때문입니다.


저자인 앙드레 지드는 1869년 프랑스에서 태어나서 1909년 '좁은문'을 집필하고, 1947년 11월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어릴 때는 청교도적인 엄격한 신앙 생활을 하다가 나중에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며 여러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좁은문은 마태복음 7장 13~14절에 나오는 아래 문장에서 언급된 내용입니다.


-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남자 주인공의 제롬과 그의 사촌 알리사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다 읽고 나서도 왜 이들이 그리 좁은문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면서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자신을 희생하면서 제롬을 위해 애쓰는 알리사나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알리사의 눈치만을 살피는 제롬.. 이 두명에게 있어서 대체 좁은문이 어떤 의미인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알고 나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고, 마지막에 알리사의 일기를 읽고 나서는 알리사를 비난하던 나의 마음도 눈이 녹듯이 사그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자는 뭐 하나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깁니다. 그러다 보니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의 내용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역자인 이혜원씨가 책의 말미에 본인 생각을 추가했는데,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지만, 이 책을 한 번 읽고는 분명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의 전모를 파악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이런 사랑을 이야기하면, 한심한 사람 취급을 받을거 같습니다. 바쁜 시대에 한사람만을 기다리며 이렇게 고민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겠죠. 고지식한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 그리고 또 하나의 사랑을 대변하는 쥘리에트의 사랑..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제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이 연민인지, 안타까움인지, 비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좀 더 시간이 흘러서 다시 이 책을 접할 때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014.09.06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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