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레라스 선장의 모험 - 17세기 스페인 전쟁왕의 파란만장한 생애 걸작 논픽션 3
알론소 데 콘트레라스 지음, 정진국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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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선택할 때 콘트레라스 주인공에 대한 모험담, 가치관 등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콘트레라스에 대한 일말의 매력을 못 느낀다. 그리스도를 위한 인생이라고 본인은 이야기하지만, 잘 모르겠다. 무슨 면에서 그런 인생을 살았는지.. 뭐 조그만 수도원을 잘 만들고, 가꾼정도.. 

그냥 인생 자체가 되는대로 산다는 식이었다. 돈을 버는 족족 다 써버리니 한 곳에 정착할 수 없고, 급료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돈이 될 만한 것을 모으다 보니 해적질도 하게 되고, 한 곳에 정착할 만하면 다시 팽개치고, 떠나 버리니 당최 모험이라기 보다는 '꼴통'의 모습이랄까. 하긴 떠나지 않으면, 모험 자체가 안되니 모험왕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일찍감치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렇게 글을 남겨서 후대의 사람들이 그나마 그 당시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점에서 나름 좋은 인생이었다고 할 수 있을거 같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을 만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당시의 스페인이 지배하던 지방의 모습, 당시의 용병 생활 모습, 스페인의 영역권, 당시의 시대 배경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점이다. 정말 주인공은 많이 돌아다녔다.

마드리드-시칠리아-몰타-지중해 곳곳- 플랑도르-서인도-로마-나폴리.. 기억나는 것만 이정도이고, 저곳들을 가기 위해 지나다녔던 장소까지 포함시키면, 인생을 살면서 과연 이 정도로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전에 30년 전쟁을 읽으면서 그 복잡한 세력 관계에 난색을 표했는데, 이 책에서도 30년 전쟁만큼은 아니지만,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스페인의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기사단, 왕국, 백작, 총독, 추기경, 교황 등 여러 지배 세력이 각 영토를 분할하고 있고, 무어인, 터키인 등도 등장하니 이 시대에 살기 위해서는 정말 신경을 많이 썼어야 할거 같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안전한 건지 누구에게 친절해야 하는지, 누가 내 편인지 등을 계속 신경쓰고 살아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전에 30년 전쟁을 중고로 매각했는데, 왠지 후회가 몰려온다. 지중해 역사에 치중하다 보니 한때 무지한 생각에 매각을 하고 말았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다시 구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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