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는 다양한 삶을 살았다. 나로서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 삶이다.

스톡홀름경제대학을 나오고, 다국적 기업 해외 지사에 근무하다가 숲속 승려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17년간의 승려 생활을 그만두고 다시 사회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며 성공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쉽지 않은 삶이었고,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번뇌와 고통을 극복하는 노력이 느껴졌다.

회사를 20년 넘게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쯤이면 충분한데 말이다. 

책을 읽다가 내가 처한 현실에서 힘이 되는 구절들을 발견한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 (중략) 

"자 다들 그 주문이 뭔지 궁금하시죠?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 (P.130)


스님은 온화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습니다. "나티코, 기적이 일어날 여지를 꼭 남겨두세요."

그 순간 제가 꼭 들어야 하는 말이었습니다. 스님의 말이 옳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모든 걸 통제하려 들고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삶은 외롭고 고달프며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법인데 말이지요. 삶을 좀 더 믿고 맡겨야 했습닏. 삶에서 가장 좋았던 일들은 거의 대부분이 제 계획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지시하고 예측하려 들수록 즐거움은 사라지고 더 괴로워집니다. 긴장할수록 지성의 일부가 사그라질 뿐이지요. (P.175)


스님은 저를 멈춰 세우더니 한 가지를 되새겨주었습니다. "나티코, 책무란 결국 현재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삶이 펼쳐지는 데 잘 대응할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미래의 계획과 통제와 조직에 덜 신경쓰고 현재에 더 충실하면 됩니다. 완전한 몰입에 빠졌을 때의 기분을 아실 겁니다. 기민하게 주의를 집중하게 되지요. 알아차림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순간에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은 닥치지도 않은 온갖 일에 대응할 방법을 궁리하면서, 혹시나 잘못될지도 모를 상황을 미리 숙고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갈지를 끊임없이 걱정하지도 않지요.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현재에 충실히 대응합니다. 더 현명한 방법이지요. (P.185)


실은 누구나 인간의 삶에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잘 알 것입니다. 이승에서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삶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점입니다. 나머지는 희망, 두려움, 가정, 소망, 예상, 의도 등입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저도 모르게 꾹 쥐었던 주먹이 스르르 풀리고, 펼친 손은 삶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P.187)


"존경하는 임금님, 우리 나라를 이토록 정의롭고 복되고 훌륭한 방식으로 다스리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임금은 황금 반지를 꺼내 방문객에게 내밀며 말했습니다. "이 반지 안쪽에 그 비밀이 숨어 있노라." 남자는 반지를 받아서 불빛에 대고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게 일시적이지요. 참 나쁜 소식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기도 합니다. (P. 217)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맺는 온갖 관계 중에서 단 하나만이 진정으로 평생 이어집니다. 바로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입니다. 그 관계가 연민과 온정으로 이루어진, 사소한 실수는 용서하고 또 털어버릴 수 있는 관계라면 어떨까요? 자기 자신을 다정하고 온화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제 단점에 대해 웃어버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과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을 거리낌 없이 보살핀다면 또 어떨까요? 그렇게만 된다면 세상 전체가 반드시 좀 더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안의 고귀한 마음가짐이 흘러넘칠 것입니다. (P.223)


2022.07.06. Ex. Libris. HJ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