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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SF 소설이면서 뭔가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이 책은 요즘 베스트셀러가 된 <지구 끝의 온실>을 쓴 김초엽 작가가 쓴 7편의 중단편 소설집이다.
SF 소설을 읽기 위해서 기본적인 과학 지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앤디 위어의 <마션>, <아르테미스>를 읽으면서 기본적인 과학 지식을 좀 더 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다르다. 과학보다는 사람의 마음이 중심이고, 배경이 되는 공상 과학은 그저 양념에 불과하다 일까,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접했던 SF 소설과 다르게 다가왔다. 사실 SF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저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다.
멸망한 도시에서 끝까지 버티고 있는 오퍼레이터 로봇, 자신에게 3번째 팔이 있다는 감각을 느끼면서 살다가 결국 기계 팔을 어깨에 연결한 사람, 지하 세계에 살면서 공기중의 입자를 통해 후각만으로 소통을 하는 세상 등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7편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현재의 세계에 살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호기심, 좌절 등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인정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세계를 지키려는 자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의 갈등을 단순하게 안정과 변화의 대립 구도로 취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진실과 지식 너머에 무엇인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막상 그 무엇인가를 접했을 때 냉정함을 유지하고 마음을 열 수 있을까? 영화 <컨택트>가 생각난다.
우주 평화, 기이한 괴생물체, 우주 문명 간의 충돌 등을 접하던 나에게 이런 부류의 소설은 신선하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SF 소설 분야를 좀 더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다.
2021.01.02 Ex. Libris HJK
나는 혼자 이곳에 왔고, 그게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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