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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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는 1년 동안의 일기를 쓰면서 매일 판매 금액을 적었다. 매일 다른 금액이지만 크지는 않다. 겨울에는 책방을 찾는 손님이 없어서 하루에 30파운드를 번 적도 있다고 한다. 5만 원이 안되는 돈이다. 


하지만 많이 벌지 못해도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 거 같다. 저자는 요트 여행, 자전거 하이킹, 바다 수영, 낚시 여행을 하면서 서점 일을 한다. 많이 돈을 못 벌어도 살만한 인생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이런 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는 동안 서점은 계속 돌아간다.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이렇게 있을 줄이야. 아울러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찰과 그들의 행동에 대한 단순한 묘사 또한 재미있다. 


저는 랜덤북 클럽 회원을 유치해서 연간 회원비를 받고 매달 책을 보내준다. 랜덤북 클럽 유지가 중요한 수익원이라고 한다. 역시 서점에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으로는 서점을 유지할 수 없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 보내서 책을 판매하고, 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한다.   북 패스티벌에 주최하고, 페이스북을 하면서 부업으로 영상 촬영 및 편집도 한다. 


이 서점은 1899년 포목점, 1950년 식료품 잡화점, 1992년 책방이었으니 100년이 넘은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이니 어울리는 골동품을 판매한다. 빅토리아 시대 때 만든 변기를 화분으로 판다고 하니 잘 상상이 안 된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많은 진상 손님들을 소개한다. 중고 서점 주인이란 아무나 못하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이런 진상 이야기에 대한 서술이 흥미롭다. 저자 스스로 판단을 별로 안 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적는다. 독자에게 알아서 판단하라는. 이 정도이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에 저자들도 공감할 것이라 믿는 듯 하다. 그의 의도는 성공했다. 


책방에 찾는 사람들이 모두 지성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손님도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 예의와 상식이 없는 손님들에 대한 저자의 반응에 공감이 간다. 누군가에게 대접을 받고 싶으면 대접받을 행동을 해야 하는 법이다. 


아마존과 전자책에 대한 불만을 킨들에 총을 쏘고 그 킨들을 서점 내 벽에 걸어 놓았다고 한다.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나도 전자책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역시 온라인 알라딘 서점과 오프라인 교보문고를 이용한다. 동네 서점은 내 주위에 없다. 도시에서 동네 서점이 점차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스코틀랜드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방문해서 몇 권의 책을 구매하고 싶다.   


2021.05.15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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