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우연히 소파에 있는 <아몬드>를 발견했다. 내가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도 아니고, 구매한 책도 아니었다. <아몬드>는 아내가 지인들과 함께 독서 모임을 하고 있는데, 같이 책을 읽기 위해 선정한 책이었다. 

독서 모임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단순한 친목 모임이다. 친목 모임의 성격이 강하다는 증거는 선정되는 책들이 비교적 얇고, 아내가 그다지 책을 많이 읽지 않고, 모임을 갔다 와서 주로 하는 이야기에 책은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나도 끼어 달라고 부탁할까 생각했지만, 무리라고 생각해서 포기했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잠시 읽었던 책을 침대 옆에 놓고, 3일 정도 나누어서 읽었다. 만약, 다른 책과 함께 읽지 않았다면, 회사에 휴가를 냈다면, 아마 하루에 다 읽었을 것이다. 

이 책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의 성장 소설인데, 생각보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재미있다. 가끔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장면도 있고, 약간의 눈물이 나오는 장면도 있고, 감정 몰입을 해서 단순에 읽어간 장면도 있었다.


저자인 손원평은 영화평론가이며,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아몬드>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몬드>를 다 읽고 나니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괜찮을 거 같다. 한국 드라마 <싸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형으로 등장한 자폐아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아몬드>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본 최고의 한국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이다. 이 드라마를 뛰어넘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점점 들어서일까? 요즘 한국 역사,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한국 음악을 많이 접하고, 좋아한다. 젊었을 때 서양 역사, 미드, 영화, 팝 등을 즐기는 것이 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하여 글로벌 인기를 누린 지도 몇 년이 되었는데도 내가 변한 것은 얼마 안 되었다. 

이제 방탄, 블랙핑크 음악을 듣고, <징비록>을 읽으며 임진왜란 역사를 공부하고, 넷플릭스에 있는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아몬드> 같은 한국 소설을 읽는다. 


한국 문화, 문학, 콘텐츠는 강하다. 


2020.09.1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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