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김수현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가 아니었다.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 책이 일본에서 엄청 인기를 얻고 있다는 내용을 유튜브에서 보았다. 


지금까지 일본 작가의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일본 출판시장은 한국보다 커서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이 나온다. 정말 형편없는 책도 있지만, 좋은 에세이 책들도 많다. 일단, 출판되는 책이 많고, 받쳐 주는 시장이 있으니 양질의 책이 나올 확률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김수현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푸근한 일러스트와 함께 본인의 생각을 깔끔하게 적었다. 


에세이를 읽는 목적은 무엇일까? 

삶의 위로를 받기 위해서? 읽는데 부담이 없어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편해서? 

책을 읽는 목적이 다양하듯이 에세이를 읽는 목적도 다양할 것이다. 


내가 에세이를 찾아서 읽는 이유는 어떤 감정, 상황, 현상을 설명하는 현실적 비유를 통해 나의 사고를 돌아보기 위함이다. 여기에서 현실적이란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한가한 오후에 소파나 바닥에 누워 가볍게 펼쳐서 읽다가 뜻하지 않게 발견하는 현실적 비유가 재미있다.


어떤 책은 객관적 실험, 구체적인 타당성,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어떤 감정, 상황, 현상을 설명한다.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에세이를 찾는 이유를 감정적 사고 때문이라면, 이런 책은 논리적 사고 때문에 읽는다. 


이 책에서 발견한 몇 가지 현실적 비유를 소개한다.


운전할 도로 위에 어떤 운전자를 만날지 없듯이, 삶에서 누구를 만날지 우리가 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로에서 막무가내인 운전자와 한동안 같은 길로 가야 한다면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사고를 막을 있다. (P.118)


저마다 배터리 용량이 다르듯, 우리의 체력도, 충전의 주기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고 배터리의 잔여량은 남과 비교해서 있는 아니다. (P.239)


샤워기의 온도를 조절할 '조금 차갑게' '조금 따뜻하게' 반복하다 내게 맞는 적당한 온도를 찾아내듯이, 관계의 적정선도 그렇게 맞추는 거다. 그렇기에 중요한 지금 관계의 온도를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지, 나의 마음을 아는 일이다. (P.271)


위의 인용 글들을 읽어보면, 정말 마음에 와닿는다. 많은 과학적 근거, 실험 데이터, 논증 체계가 필요 없다. 그냥 읽으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이 바로 에세이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관계를 이어가는 가장 확실한 비결은 "언제 보자" 말을 "이번 주에 보자" 바꾸면 된다. (P.252)


당장은 새로운 직업을 갖기 어렵지만 3 정도의 시간을 두고 준비하면 새롭게 있는 일은 많다. 당신의 시작을 위해 시간을 주자. 삶은 망설이기엔 너무 짧고, 조바심을 내기엔 너무 길다. (P.182)


'' 아니라 '' 중심으로 말해야 하는데, 이건 상대를 평가하는 피하고, 행위와 사실만으로 느낌과 욕구를 표현하는 말하기 기술이다. 예를 들어, "너는 나를 무시한다" 같은 상대를 판단하는 문장을 "내가 말할 네가 TV 보면서 대답하면(관찰) 나는 너한테 존중받고 싶었는데(나의 욕구) 그렇지 못한 같아서 서운해(나의 감정)"라는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P.219)


위의 인용 글들은 독자들이 따라 할 만한 행동을 바로 알려준다. 말하기 기술은 책 한 권으로 쓸 수도 있을 만한 주제이다. 하지만, 간단하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에피소드와 간단한 문장만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말하기 기술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이 또한 에세이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 

현실적 비유를 찾아내는 재미, 내 주변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접해보기 바란다.


2020.08.09 Ex. Libris HJK

 

사실 내게 인간관계는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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