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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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후미오가 쓴 책인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에서 사사키 후미오는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 책을 읽고, 미니멀 라이프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 책은 2012년 초판이 나오고, 2016년 개정판이 나오고, 2019년 7쇄까지 찍은 스테디셀러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 중에 고전이 아닐까 싶다. 


책 표지가 너무 인상적이다. 나무 위의 종지 한 개, 나머지는 흰 여백으로 처리하고, 검은색 폰트로 제목을 써 놓은 표지는 너무 예쁘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간결하게 썼다. 너무 심플하다 보니 무미건조한 면도 있고, 딱딱한 면도 있다. 미니멀 라이프의 위기가 닥쳐 올 때 2~3번 정도 다시 읽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물건, 몸, 마음의 3가지 카테고리로 심플하게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 요즘 최대 관심사는 당연히 물건 줄이기이다. 매일 내가 가진 물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가장 집중해서 읽은 카테고리는 물건이다. 아마 물건, 몸, 마음이 미니멀 라이프를 진행하는 순서가 아닐까? 일단, 물건을 줄이고, 몸을 건강하게 하고, 최종적으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최종 목표로 가는 긴 여정이 미니멀 라이프가 아닐까? 


우리 문화는 심플한 삶을 선택한 이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소비사회에는 그런 사람들이 해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플하게 사는 사람들을 주변인 내지는 불안한 개체로 취급한다. 스스로 소박한 삶을 선택해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험담하거나 아예 험담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 사회는 구두쇠, 위선자, 비사교적인 인물로 규정한다. (P.015)


유튜브를 보다가 악플을 본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일상을 찍은 동영상에 "엄청 가난하네, 불쌍하다"라는 댓글을 남긴 것이다. 이런 댓글을 남긴 사람이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르지만, 정신은 피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인터넷에 댓글을 남기면서 남을 욕하는 사람이 현실에서 잘 사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자신의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이렇게 남을 공격하면서 풀고 싶은 것이다. 


옷을 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대충 걸칠 것'과 '그나마 덜 이상한 것'으로 가득 찬 옷장 앞에서 뭘 입을지 망설이는 일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을 고달프게 만드는 문제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마음에 꼭 드는 옷이 생기면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스트레스가 없어진다. 아침에 출근할 때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분 좋게 집을 나서게 된다. 버릴 건 버리고 남길 것만 남기면 정리하기도 더 쉽다. 싫어하는 옷을 걸어 놓고 매일 불평하느니 큰맘 먹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편이 정신 건강에는 더 좋다. (P.057)


미니멀 라이프 효과를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옷 버리기이다. 옷장에서 버릴 옷을 선택하고, 버린 후에 정말 속이 시원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옷을 버리는 것은 아니고, 아파트에 있는 헌 옷 수거함에 넣는다.


백화점에서 비싼 니트를 산 적이 있다. 패턴도 들어가고, 고급스럽게 보였지만, 목까지 덮는 폴라 형태였다. 백화점 점원이 슈트에 어울리는 니트라고 해서 날씨도 추워서 사기는 했지만, 목까지 덮는 것이 너무 답답해서 거의 입지 않았다. 하지만, 돈이 아까워 언제인가 입을 생각으로 계속 걸어 두었는데, 볼 때마다 스트레스였다. 과감히 정리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주말에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입을 옷을 미리 정해서 순서에 맞추어 걸어둔다. 옷이 많지 않아서 매주 반복되는 옷이 많다. 요일을 바꾸어서 걸어 놓기도 한다. 출근 전 여유를 찾는 방법이다. 그리고, 아직 새 옷을 사지 않았지만, 앞으로 새 옷을 사면, 헌 옷을 하나 버릴 생각이다. 암튼, 미니멀 라이프를 시도해 보고 싶은 분들은 옷장 정리부터 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옷걸이는 나무로 되어 있는 것으로 구입해서 일관성을 맞추고, 세탁소 옷걸이나 옷을 살 때 주는 옷걸이는 모두 버리라고 한다. 옷장을 열어 보니 정말 뒤죽박죽 옷걸이가 보였다. 뭔가 정리되고, 깔끔하면서 옷장을 열 때 기분이 좋기 위해서 얼마의 돈을 지출하는 것을 아끼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이케아에서 옷걸이를 구매했다.


교육과 도덕이 타락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소유욕을 조장하고 파렴치한 위선을 종용한다. 우리는 입고 먹고 즐기는 각종 유행에 휩쓸려 판단력을 잃은 채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돈의 가치를 이해하고 돈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돈은 아무 생각 없이 쓰면 안 된다. 돈은 무엇보다도 인생의 톱니바퀴들이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한 윤활유로 사용되어야 한다. 돈에 휘둘리지 않고 무분별한 소비를 경계한다면 소비사회가 야기하는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P.081)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나서 첫 한 달 신용카드 이용 내역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무엇인가를 사겠다고 장바구니에 넣은 것만 5번 정도 되는데, 끝내 결재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삼성 페이를 쓰면 지문으로 정말 엄청 빨리 구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참았다. 그런데, 한순간만 잘 넘기면, 나중에 사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 빨리 구매를 하면 고민할 시간이 줄어서 좋겠지만, 물건 받고, 며칠 안 지나서 물건에 대한 애착은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것이 그렇지 않다. 하지만, 잠시 자신의 패턴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싫증 나는 일상적인 일을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 일을 의식을 치르듯이 하는 것이다. 의식이라고 생각하면 하기 싫고 귀찮은 일도 아름답게 해낼 수 있다. 청소나 설거지, 산책, 목욕, 운동처럼 혼자서 하는 일을 의식으로 만들자. 그 일을 끝낼 때까지 그것에만 완전히 집중해 열심히 하자. 서두르지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그 순간과 그 장소에서는 오로지 그 일을 하는 것에만 만족하자. 그 일을 처음 하는 것처럼 새롭고 흥미롭게 여기고 그 일이 지닌 가치를 재발견하자. (P.134)


양치질을 하면서 휴대폰 보기, 여러 개의 대화방을 펼쳐놓고 동시다발적으로 대화하기, 산책하면서 휴대폰 보기 등 하나의 일에 집중을 못 하고, 여러 개의 일을 동시에 할 때가 많다. 회사에서 테이크 아웃한 음식을 먹으면서 이메일 쓰면서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 집중하기보다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자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할 때 의도적으로 제동을 건다. 그래도 습관은 무섭다. 아무 생각 없이 여전히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가 있다.


집에 와서 소파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있는다. 갑자기 잠이 들 때도 있지만, 오래 잘 수는 없기 때문에 금방 깬다. 12시가 되면, 책상을 정리하고, 모든 전원을 끈 후 방문을 닫고, 침실로 간다. 이것이 나에게 있어서 하루를 마감하는 의식이다.

 

심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품고 있는 책, 바로 '심플하게 산다' 이다.


2020.3.10. Ex. Libris. HJK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심플하게 사는 법을 모른다. - P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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