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윈터펠의 군주, 북부의 감시자인 스타크 가문은 왕좌의 게임 시즌 1의 주인공처럼 보인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고난을 겪는 한 가문을 지켜보며 안타깝게 생각했었다. 왕좌의 게임을 보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는데, 와차 플레이를 구독하면서 다시 시즌 1부터 정주행하고 있다. 아직 읽지 못한 영문판 소설책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 각 가문에 대한 인물과 소개를 하고 있어서 복잡한 이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라미스터 가문이 나쁜 놈들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 당시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가문을 지킨다는 점에서 스타크 가문과 많은 차이가 난다. 스타크 가문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분명 이런 생각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차피 소설이니 많은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이 가문의 비극은 둘째 아들 브랜든부터 시작한다. 툴리 가문에서 스타크 가문으로 시집을 온 캐틀린이 브랜든에게 벽을 타지 말라고 당부한다. 브랜든은 어머니의 눈을 쳐다보며 벽을 앞으로 안 타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브랜든은 어머니의 말을 무시하고, 벽을 계속 타고, 라미스터 쌍둥이 남매간의 불륜을 목격한다. 목격자를 없애기 위한 제이미의 공격으로 사고를 당하고, 하반신 불구가 된다.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기 멋대로 한 행동의 결과였다. 물론, 제이미 라미스터는 나쁜 놈이다. 


둘째 딸 아야는 검을 배우다가 한심한 왕자 조프리를 공격하고, 이로 인해 스타크 가문을 지키는 늑대 한 마리가 죽임을 당한다. 또한, 같이 검놀이를 하던 평민 친구도 죽음을 당한다. 이 시대에 살면서 왕자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멍청하게 생각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한순간에 자기 절제를 못함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준 철부지 어린애이다.


첫째 딸 산사는 한심한 왕자 조프리를 좋아하는데, 이는 사실 칠왕국의 왕비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조프리가 왕자가 아니었어도 좋아했을지 모르겠다. 칠왕국의 왕비가 되기 위해 가족도 버릴 수 있는 스타크 가문의 장녀이다. 이 가문이 왠지 한심하다고 느껴진다. 


에드 스타크의 와이프인 캐를린 역시 문제이다. 남편이 킹스랜드에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라미스터 가문의 임프, 드워프로 불리는 티리온을 포로로 잡는다. 브랜든을 죽이기 위해 잠입한 자객이 들고 있는 칼이 티리온이 소유한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 믿고 대책 없이 일을 저지른다. 누가 자기 칼임을 명백하게 알 수 있는 칼을 자객에게 주어서 내가 죽였다고 하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포로로 잡아서 남편을 위험에 빠뜨리고도 윈터펠로 안 가고, 동생에게 가서 무시당하다가 티리온을 풀어 주는 한심한 짓을 하니 참 우둔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스타크 가문의 장자인 롭의 어리석음도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북부인을 규합해서 라미스터와 한 판 싸움을 벌이는 시도는 좋았는데, 갑자기 웬 여인과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것을 망친다. 아니, 가문에 위기에 처해 있고, 아버지는 사형을 당했는데, 지금 연애할 때인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제 네드 스타크를 이야기할 차례이다. 왕이 죽은 후 네드 스타크에게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랜리 바라테온의 요구를 거절한 것은 잘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위원회 소속 리틀핑거, 바일리쉬의 이야기는 들었어야 했다. 멀리 있는 스타니스 바라테온을 왕좌에 올리기에는 오랫동안 킹스랜드에서 힘을 키운 라미스터 가문을 이길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인지했어야 한다. 돈도 없는데, 경비군이 자기처럼 명예를 선택한다고 생각하다니. 이런 순진한 생각으로 어떻게 가문을 이끌었는지 모르겠다. 바일리쉬의 제안처럼 일단 라미스터와 화해를 하고, 윈터펠로 돌아가서 스타니스, 랜리와 연합하여 한심한 조프리가 사실 라미스터 쌍둥이 남매의 불륜의 결과였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렸어야 한다. 명예를 지키기 보다 후일을 도모하는 현명한 처사가 있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나마 서자인 존 스노우가 가장 정상인거 같다. 


처음에 시즌 1을 볼 때 라미스터 가문을 악의 축으로 생각하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사람은 죽어도 가문은 남는다는 타이윈 라미스터의 말을 듣고, 먹고 먹히는 험난한 세상에서 라미스터는 가문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는 미드이고, 대체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미드인 왕좌의 게임은 잔혹한 세상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자신만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죽음을 택하는 것보다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타크 가문의 몰락을 통해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다. 


2019.12.2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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