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 - 진짜 눈치를 봐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
정은길 지음 / 청림Life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아나운서가 있었다. 남편과 함께 동반 퇴사를 하고, 1년 동안 세계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후에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지금은 아나운서 때 받았던 월급 이상의 돈을 벌고 있다. 


퇴사를 하고 싶어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솔깃한 이야기이다. 결과로 보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성공이 이어질지는 모른다. 그래도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내용이 그다지 깊이는 없다. 하지만,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그대로 썼기 때문에 가식적이지 않다.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굳이 다른 책이나 유명한 사람이 말하는 것을 꼭 전해줄 필요는 없다. 

책을 관통하는 내용은 역시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라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접하면, 항상 드는 의문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정말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안다고 해도 용기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물론, 이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도전하라는 내용의 많은 책이 나오는 것이겠지.


나는 이 책의 저자와 같이 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불필요한 사과를 습관처럼 하지 말고, 함부로 조언을 하지 말라는 등의 저자의 충고에 동의한다. 

가장 마음에 와닿은 것은 아래 글이다.


나를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하는 경계선은 내가 만들고 지키고 가꿔야 한다.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가을에 결실을 맺는 심정으로 끊임없이 손질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럴 때 나를 지켜주는 경계선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잊으면 안 된다. (P.146)

나를 지켜주는 경계선이 뭘까? 생각해 보니 막연하다.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를 지켜주는 경계선을 침입하는 일련의 모든 행위에 대해 과감하게 No라고 외칠 수 있는 그 경계선을 잘 규정하고, 지켜야 한다.


나는 정의와 보편적 상식을 지키는 행위를 정치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치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는가? 다만, 합리적 추론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정의와 상식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 그게 바로 나의 정치적 견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의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다면, 그 사람과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 취향과 성격에 맞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 마음이 편하듯이 합리적 추론, 정의, 보편적 상식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과 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은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러 가면 된다. 


항상 느끼지만, 누군가를 바꿀 수는 없다. 나를 바꿀 수 있을 뿐이다. 누군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할 시간에 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바꾸는 것, 어떻게 바꿀 것인가, 무엇을 바꿀 것인가는 내가 결정한다. 이건 변치 않는 나만의 진실이다.


2019.10.13 Ex. Libris. HJ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