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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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한 여자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직원 식당, 백화점 내 기차 전시 등을 묘사하는 내용이 흥미를 유발했습니다. 저는 회사의 직원 식당을 매일 이용합니다. 항상 보는 익숙한 풍경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인생에서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책 표지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누군가를 볼 때 강렬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지나칩니다. 계속 쳐다볼 수는 없으니깐요. 잠시 동안 어떤 사람일까 상상도 하지만, 이내 감정을 통제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면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은 순간의 감정일 뿐이고,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소리 높여 주장할 것입니다. 자신들이 용기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단 한 번의 순간이 지나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어갈 뿐이고, 소용돌이의 끝이 어디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단 한 번의 순간에 충실했던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습니다. 한순간의 꿈으로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파멸을 맞이할지 알기 위해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서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주인공이 부럽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보통 사람들의 길을 가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과감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자신의 감정에 한 번도 의심을 품지 않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정말 후회하지 않을까? 자신의 감정을 언제까지 믿을 수 있을까? 많은 의문을 주인공에게 계속 던졌습니다. 테레즈의 남자 친구인 리처드가 테레즈에게 계속 했던 말이 제 마음을 대변하는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은 후 테레즈를 응원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 칵테일 파티장에서 테레즈가 보여준 감정, 행동으로 확실해 졌습니다. 


3주, 4주 정도 여행을 떠나는 삶을 상상합니다. 어렸을 때 왜 용기를 내지 못했을까요? 매일같이 똑같이 반복되는 삶이 인생의 대부분인데, 그나마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 어제와 다른 오늘을 왜 살지 못했을까요?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요? 그 여행에서 인생의 단 한 번, 그 순간과 부딪힌다면 어떨까요?


2019.2.4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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