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 -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헤라클레스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의 4번째 책을 읽었습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헤라클레스 이야기를 흥미로운 고퀄리티의 사진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윤기님은 신화를 참 쉽고, 재미있게 쓰시네요. 


저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합니다. 난봉꾼이며,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자신이 한 일을 책임지지 않는 제우스를 보면서 과연 신이 맞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신들의 이런 인간다운 모습으로 인해 마치 다양한 삶을 대변하는 듯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헤라클레스는 암피트뤼온으로 변신한 제우스에 속아서 그와 동침한 알크메네에게 태어난 반신 반인 존재입니다. 제우스의 아들로 제우스와 여러 신들의 사랑과 도움을 많으면서도 제우스의 아내 헤라 여신의 미움을 받는 존재입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남편에게 죄를 물어야지 왜 남편은 놔두고, 남편이 바람 피운 여자 아니 그 여자의 자식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까요? 제우스가 변신을 해서 남의 여자를 탐한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헤라의 질투심은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합니다. 


헤라의 미움을 받은 헤라클레스는 결국 술을 마시고, 아내와 자식들을 모두 죽입니다. 헤라가 광기와 발광의 신녀들을 보내서 이렇게 되었지만, 헤라클레스는 이후에도 술을 마시고 많은 사고를 칩니다. 켄타우로스족이면서 의술, 활쏘기로 유명한 현자 케이론을 죽이고, 과거에 은혜을 입었던 이피토스를 죽이고, 술을 따르던 에우노모스를 죽입니다. 술 때문에 실수였다고 하지만, 계속 똑같은 실수를 한다면, 분명히 문제인거죠. 

헤라클레스는 신화에서 영웅으로 등장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부족함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글쎄요. 존경할 만한 영웅은 아니네요. 


헤라클레스가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행한 11가지 과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네메아의 사자 죽이기

2. 물뱀 휘드라 죽이기

3. 아르테미스의 암사슴 잡아오기

4. 에뢰만토스 산의 멧돼지 잡아오기

5.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 치우기

6. 스튐팔로스 세 떼 죽이기

7. 크레타섬의 황소 잡아오기

8. 디오메데스의 암말 잡아오기

9. 아마존 여왕의 허리띠 가져오기

10. 게뤼오네스의 붉은 소 떼 몰고 오기

11. 헤스페리데스의 황금사과 가져오기


과업 리스트를 보니 헐리우드 영화 소재로 충분한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허무맹랑하지도 않지만, 인간사의 여러 기쁨과 슬픔이 어울려져 꽤나 재미있는 스토리입니다. 


헤라클레스는 술 때문에 일으킨 사고가 원인이 되어 죽습니다. 아니 인간계를 떠납니다. 하지만, 천상으로 올라가서 다른 신들과 함께 지내게 됩니다. 그 이후 천상에서 어떻게 인간사에 관여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과 무서움을 동시에 받았지만, 헤라클레스 본인이 정말 행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떠돌아 다니면서 온갖 험한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헤라클레스 자신은 신들도 두려워해서 함부도 대하지 못하는 존재였지만, 결국 그도 운명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신화라는 하나의 큰 줄거리, 흐름에서 한 플롯을 담당했던 존재이지 않았을까요?


최재천 교수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강연 후 책에 싸인을 받았습니다. 최재천 교수님이 싸인 옆에 '알면 사랑한다'를 써 주셨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좋아합니다. 


유럽 문화의 진수를 품고 있는 프랑스의 루브르 미술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두어 시간 만에 훑고 지나가는 한국인 꾸러미 관광객들은 그래서 나를 슬프게 한다. 그 머나먼 하늘 길을 날아와서 문화의 속살을 그렇게 훑고 지나가는 수박의 겉을 핥고 마는 사람들 같아서 얼마나 안타까운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프랑스 파리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몇 시간 여유 시간이 있어서 파리 관광을 하자고 마음 먹고, 돌아다녔습니다. 유명한 장소 몇 군데를 가서 사진 찍고 이동을 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참 어리석게 느껴지네요. 유명한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고 오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루브르 미술관만 며칠동안 구경하는 여행. 멋있지 않을까요? 이 책에서 봤던 그 많은 조각상과 사진을 보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리며,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 꼭 해보고 싶습니다.


2019.01.2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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