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니시리즈 중 하나인 'YOU'의 모든 에피소드를 보았습니다. 한국에는 '너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더군요. 총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피소드 10에서 시즌 2를 암시하면서 끝이 났지만, 시즌 2가 나올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서점 매니저인 '조'라는 남자가 '벅'이라는 한 여자를 좋아하면서 스토킹을 시작하고, '조'의 노력으로 '조'와 '벅'은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조'의 비밀이 밝혀지고, 두 명의 관계는 점차 악화됩니다.


지적이면서 따뜻한 성격을 가졌지만,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집착을 무섭게 보여주는 남자 주인공인 펜 베즐리를 처음 보았습니다. '가십걸'에 출연을 했었다고 하네요.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독백을 들려주면서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온갖 일이든 하는 무서운 남자 연기를 참 잘 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어디까지 나쁜 짓을 해야 할까요? 나쁜 짓을 해서 사랑하는 연인이 행복할 수 있다면 또는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여러 사람을 죽일 만큼 가치가 있는 걸까요? 사람을 죽이는 것은 분명하게 나쁜 짓이고, 범죄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조'의 노력으로 힘든 삶을 살던 '벅'은 안정을 찾고, 본인의 꿈을 이루어 나갑니다. 외형적으로 훨씬 나아진 듯합니다. 하지만, 자기를 보살폈던 '조'의 노력이 자신을 스토킹하고, 살인을 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라면,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벅'에게 일어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다면, 나는 모든 진실을 알면서 '조' 같은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요?

단지 '벅'은 서점에서 '조'와 처음 만나서 약간의 호기심을 표현한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 '벅'에 대해 알고, 스토킹을 시작하면서 '조'는 '벅'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벅'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조'에게 도움을 처한 적이 없고, 만약 '조'가 도와주지 않았다고 해서 '벅'의 인생이 불행하게 끝났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조'의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이 '벅'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드라마는 계속 끊임없이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해질 위기에 처해 있어. 어떻게 할 거야? 어떤 사람만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와 함께 행복해질 거야."

에피소드를 보면서 점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쁜 일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고, 그 결과로 행복한 삶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서운 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조'의 연기가 이런 생각을 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웃집 소년 '파코'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고, '파코'가 새롭게 새 출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의 나쁜 사람으로부터 약자를 구하기 위해 살인을 하는 것이 결과론 측면에서 더 나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듭니다. 이건 '벅'의 경우와는 다른 성질입니다. 좀 더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약자를 괴롭히는 못된 사람을 벌하는 히어로의 모습입니다.


'벅'에 대한 '조'의 무서운 독백을 지켜보면서, 행복하게 새 출발을 하는 '파코'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느낍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사랑이 집착과 중독으로 변질되는 순간 이 세상 어느 것보다 무섭다는 사실입니다.


'But, i know you would be so happy.'


2019.01.1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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