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018년 4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역사적인 4월이지만, 개인적으로 지독하게 독서 슬럼프에 빠진 달이기도 하다. 4월 한 달 동안 읽은 책이 겨우 1권이다. 2~3권의 책을 접했지만, 끝까지 읽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사놓은 책을 쳐다만 볼 뿐 나의 정신에 존재하는 이야기하는 자아는 계속 다른 핑계를 생산해 내고 있었다. 


그래도 4월이 가기 전에 한 권이라도 끝까지 읽자고 고른 책이 바로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이다. 독서 관련된 책은 끊임없이 나온다.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이런 책의 기획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비교적 가벼운 책이다. 일본에서 기획되는 책을 소재로 한 소설의 주요 배경인 동네 고서점이 나오고, 안경을 쓰고, 내성적이며 은둔자 역할을 수행하는 주인공이 나오고, 그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밝고, 쾌활한 여자친구가 나온다. 고서점에 혼자 남겨진 주인공에게 말하는 고양이가 나타나서 위험에 빠진 책을 구해달라고 하는데, 그 위기가 사실 현재 책과 관련된 4가지 생각할 만한 주제를 기반으로 연출된 배경이다. 

책을 많이 읽기 위해 한 번만 읽고, 읽은 책은 두 번 다시 꺼내지도 않고, 유리 진열장에 전시만 하는 사람이 있다. 역시 책을 많이 읽기 위해 속독법을 개발하고, 핵심 줄거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내용은 모두 잘라버리는 사람이 있다. 세상에 필요한 책이 아니고, 세상에 팔리는 책을 만들어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는 이유가 없어져서 사람들이 책을 안 찾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책의 존재를 아예 부정하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책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이 사람들도 책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책의 생명을 연장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인식시켜서 위험에 빠진 책을 구해준다는 내용이다. 

나는 베스트셀러를 경계하고, 속독법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읽은 책은 두 번 다시 안 읽는다는 점은 나도 똑같았다. 하지만, 다시 읽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자꾸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책은 한 번만 읽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출퇴근 시간이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거 같는데, 추천하기는 어렵다. 


2018.04.2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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