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
신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야스시 스즈키 그림, 전경아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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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는 중세 유럽에 대한 백과사전 느낌의 책이다. 거기에 그림과 도표 등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중세 유럽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눈에 정보를 파악하기 좋다. 이 책은 중세 유럽의 역사와 문화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판타지 소설이나 웹툰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정보 수집이 필요한 작가들 등에게 유용하리라 본다. 

나는 원래 판타지 소설이나 웹툰을 좋아한다. 거기다 이번에 움베르트 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쓰기 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 소설  <캐드필 수사 시리즈>를 읽고 나서 중세 문화와 역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언젠가 멋진 판타지 소설을 써 보고 싶기도 하고, 겸사겸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의 저자는 일본인으로 중세 유럽이 일본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라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중세유럽은 역사적으로 '암흑 시대'라고 불린다. 책에서는 중세의 정의, 시대적 범위, 공간적 범위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본격적으로 주요 내용들을 다룬다.


중세란?

르네상스기인 1600년대에 확립된 명칭으로 고전문화 시대와 고전문화가 부활한 시대의 중간 시대란 의미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우수한 고전문화가 유실되었던 틈새 시대이다. 기독교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던 계몽사상에서는 기독교의 지배를 받던 중세를 빛을 비춰야 하는 암흑시대로 인식하였다.


중세의 시대적 범위 

고대와 근대 사이에 위치.  연대로 보면 4~5세기부터 15세기까지. 역사적 사건으로 보면 동서로 분열된 로마제국(395년)이나 서로마제국의 멸망(476)을 초기, 동로마 제국의 멸망(1453년)을 말기로 보는 견해가 많다.


중세 초기에는 게르만인의 대이동이라는 혼란과 전화 속에서 구원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침투하던 시대이며, 지배층이 된 게르만계 영주들은 더 강대한 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안전을 확보하고 봉건제도를 확립했다.

중세 전성기는 노르만인 등의 침입이 진정되고 삼포제농법과 무거운 쟁기의 도움으로 생산량이 증대하는 농업혁명을 맞이하던 시대이다. 이 무렵 십자군 정복 등으로 교황권은 최고 전성기를 맞이한다.

중세 후기는 부패한 교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동시에 봉건 영주들이 몰락하고 그와 반비례하듯이 왕권이 강화되며 절대 왕정이 대두되는 시대이다.


<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에는 중세 유럽의 연포와 함께 중세 유럽을 빛낸 영웅들, 중세 유럽의 신화와 전승, 농촌, 중세 유럽도시, 중세 기독교회, 중세 유럽의 국왕과 영주, 환상 속 동물과 괴물 등에 대해 설명한다. 모든 내용은 멋진 그림과 함께 하며 필요에 따라 도식, 지도, 유적과 유물 등의 자료가 첨부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유럽을 빛낸 영웅들로는 아서왕부터 시작하여 원탁의 기사, 카를 대제, 빌헬름 텔, 로빈 후드, 잔 다르크, 리처드1세 등 역사책과 역사 소설은 물론이고 판타지 소설, 웹툰, 애니메이션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설명한다. 아서왕 같은 경우 인물 관계도까지 예쁘게 나와 있어 한눈에 파악하기 좋다. 아서왕의 전설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한 가지 대상을 훌륭한 자료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좋은 아이디어의 산실이다. 중세 배경을 다루고자 한다면 이 책을 꼭 참고하는 것이 좋고, 배경이나 스토리 등을 구상하고자 하는 작가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적 인물 외에도 중세 유럽의 신화와 전승 내용도 재미있고,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세 유럽의 농촌 생활이나 도시 모습, 기독교회의 영향, 계급도 등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농민들의 생활에서는 농촌의 1년이 어떻게 흘러가고 사람들이 계절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중세의 농작물과 식재료, 중세 농민들의 현실적인 식사, 목축과 축제 등 다양한 정보들이 다 나와 있어 좀 더 구체적인 배경을 만들고자 할 때 참고하기 좋다. <캐드펠 수사>시리즈나 <장미의 이름>등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으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중세의 기독교회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 책을 참고하면 이해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는 중세 역사와 문화 등을 망라하여 다루는 책으로, 중세 배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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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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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책이 가득한 헌책방에 황금빛 햇살이 한가득 들어온다. 그 곳에서 책을 정리하며 편안한 표정으로 우리를 응시하는 여자, 이 책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은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출간이 된 적이 있었으나 해당 소설을 새롭게 옮긴 책이다. 출간한 지 13년이 지난 2023년 영미권에서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무려 2024년에는 올해의 영국 도서상의 '소설 데뷔작'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고 한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도 새단장을 하고 출간되었다. 소설의 실제 배경은 도쿄 진보초 고서점 거리인데,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을 읽고 '성지 순례'를 하는 외국인이 많다고 한다.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은 잔잔하게 힐링하는 느낌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얻은 소설이다. 작고 조그마한 서점에 대한 향수가 있는 사람들, 또는 현재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자극적인 내용은 거의 없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스물다섯 살의 젊은 여성 다카코, 첫 페이지에서 그녀는 여름이 시작된 때부터 다음 해 이른 봄까지 모리사키 서점 2층에 있는 빈방에서 책에 둘러싸여 지냈다고 회고한다. 단 한 번도 그곳에서 보낸 날들을 잊은 적 없으며 자신의 진정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이 곳에서의 날들이 없었다면 인생이 무채색의 단조롭고 쓸쓸한 나날일 뿐이었을 거라고 단언한다. 도대체 그녀는 이 서점에서 어떤 추억을 쌓은 것일까?


모리사키 서점에서 지내기 전에, 다카코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는다. 하늘에서 개구리가 비처럼 내리는 것(일본 속담에 있는 내용인가 보다)보다 더 놀랄 만한 그 일은 바로 같은 직장에서 사귄 지 1년 된 연인 히데아키가 갑작스럽게 "나 결혼한다"라고 말을 꺼낸 것이다. "결혼하자"나 "결혼하고 싶어"가 아니라 "결혼한다". 그것도 길가에서 100엔 주웠다는 가벼운 말투. 다카코가 연인과 즐겨 갔던 신주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바로 그 말을 듣는다. 심지어 결혼 상대는 "그 사람"이라는데 다카코는 즉시 알아듣지 못한다. 그녀는 같은 직장의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여사원으로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심지어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다카코와도 가끔 만나줄 수 있다고 말하며 씨익 웃는 연인 히데아키. 


충격충격충격

진짜 일본은 이런 걸까? 아니면 소설이라 이렇게 시작하는 걸까?


다카코는 그 말을 듣고 너무 어지러워서 그 자리에서 히데아키에게 "그래? 잘됐네"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뺨을 때리든가 악담을 퍼붓는다든가 그런 걸 할 겨를도 없었다. 다카코는 연인의 고백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결국 도망치듯 직장을 그만두고 바보같은 자신을 원망하며 집에 칩거한다. 


현실을 도피하고 오직 잠에 빠져 방에만 틀어박힌 다카코, 한 달이 지났을 때 외삼촌 사토루에게 전화를 받는다. 증조할아버지가 열었던 진보초의 서점을 이어받은 삼촌은 다카코에게 고향으로 내려와 쉬면서 서점 일을 조금씩 봐 달라고 제안한다. 실수로 갑자기 집을 나가버린 모모코 외숙모 이야기를 꺼내고 거절의사도 표현하지 못한 다카코, 외삼촌은 그녀가 제안을 수락했다고 생각하고 일은 순식간에 진행된다. 연인과의 일도 그렇고 다카코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스타일이 분명하다. 스스로 눈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여자로서 자신감도 부족하고, 항상 다른 이들의 흐름에 떠밀려다니는 느낌으로 시작한다.


전화를 받은 지 2주 후, 진보초의 서점에 머물게 된 다카코. 여기서도 처음엔 히데아키의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어느 날은 늦잠을 자다가 부랴부랴 손님을 맞이하지만, 그 일 이후로 정시에 일어나 서점 일을 돕는다. 소소하게 삼촌, 손님과 이야기 하고 책에 둘러싸인 생활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점차 회복하는 다카코. 그러나 이렇게 잔잔한 곳에도 몇 가지 사건은 일어난다.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은 언제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힐링 소설이다. 누군가는 다카코의 행동이 답답해서 가슴을 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그녀의 성격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몰리게 되면, 자신감이 점점 쪼그라들게 되면 초반부의 다카코처럼 자신의 마음도 알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카코는 헌책방에서 책과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점차 스스로의 진짜 모습을 되찾게 된다. 나중에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도울만큼 성장한다.


자극적인 소설이나 티비 시리즈는 이제 그만, 착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읽고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면 한가한 카페에 앉아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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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자 반복 표현 - 영어에 네이티브의 색을 입히는
이호상 지음 / 다락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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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언어 공부, 그것도 외국어 공부는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것도 많지만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듣기, 말하기, 쓰기, 단어, 읽기 등이 모두 되어야 하고 여기서 빈 부분이 있다면 채워넣어야 한다. 거기다 언어는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영어 네이티브가 쓰는 표현과 문화적 특징도 함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것저것 공부할 것은 전보다 더 많고 초보는 벗어났고, 이제 어디서 영어 표현 쉽게 머릿속에 넣어주는 방법은 없나 하고 하이에나처럼 여기저기를 들쑤신다.

그러다가 발견한 다락원의 신간 영어책 <영어에 네이티브의 색을 입히는 첫글자 반복 표현> 우선 '첫글자 반복 표현 영어'라는 말이 낯설었다. 한국에서야 시문학을 공부하면서 첫글자를 반복하여 얻는 효과에 대해 배우긴 한다. 그러나 영어에도 그런 게 있었다니. 영어권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라임을 중요시 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첫글자 반복 표현은 뭐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let loose 

a pretty penny

Veni, vidi, vici

Build back better Framework


이런 표현이 모두 첫글자 반복 영어 표현이라고 한다. 이렇게 두운 법칙을 사용하여 말하면 독창성과 개성을 더하여 영어 원어민과 유사한 패턴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영어에는 두운 표현이 만연하게 쓰이는데 한국에서 학습교재로 나온 것은 <영어에 네이티브의 색을 입히는 첫글자 반복 표현>이 처음이라고 한다. 


<영어에 네이티브의 색을 입히는 첫글자 반복 표현>에는 300여 개의 표현이 들어 있으며, 영어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어휘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하나의 표제어에 연관되는 다른 표현들까지 제공하여 연상법으로 쉽게 외울 수 있다. 책에 나온 영어 표현 내용이 흥미롭고 연결되어 있으니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저자가 열심히 작업했으나 책에 다 넣지 못한 부분은 다락원 웹사이트에서 '추가 학습 노트'를 다운받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영어에 네이티브의 색을 입히는 첫글자 반복 표현>의 목차는 알파벳 순서대로 되어 있는데 A에 관련된 표현은 없고 B부터 시작한다. 목차를 살펴보니 아는 영어 표현도 있고 대부분의 단어 각각을 알고 있지만, 두운법칙으로 함께 쓰여 특정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Blind as a bat 앞을 보지 못하는, 전혀 보이지 않는(박쥐처럼 시력이 너무 안 좋은)

have good/bad eyesight 시력이 (안)좋다

Baby bottom 살결 등이 매우 부드러운(갓난아기의 엉덩이에 비유)

Backbreaking 아주 힘든(허리가 부서질 정도로 고되고 힘들다)


책에는 이렇게 첫 글자가 반복되는 재미있는 표현이 한가득이다. 대체로 비유적 표현이 많은데 왜 이런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어원과 함게 주요 내용이 잘 설명되어 공부하는 것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예시 또한 실제 생활영어 위주로 실려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거기다 모든 표현을 QR코드를 찍어서 원어민 음석으로 들을 수 있다. 연상법으로 영어 표현을 외우고 다지기 하면서 재미있고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을 잔뜩 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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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 - 예술 취향 스타터팩
팀통조림 지음 / 팀통조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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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림, 귀가 행복해지는 클래식, 배우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연극, 우리네의 전통 음악 등 예술 감상에 입문하고 싶지만 첫 발걸음이 정~말 힘들다. 예술에 대해 까막눈, 문외한인 사람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물론 학교에서 배운 기초지식이 있긴 하지만 시험 보고 새까맣게 잊어버렸거나, 오히려 배운 내용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예술 자체를 멀리 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사람의 본능은 선사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슬금슬금 예쁘고 아름다운 것, 듣기 좋은 것 등을 찾아 즐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예술 감상 입문,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말이 간단하지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은 다시 학교에서 배웠던 그 재미없는 이론을 봐야 하는지 아니면 무작정 미술관, 음악회 등을 돌아다니며 실전부터 부딪혀 봐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은 일명 예술 취향 스타터팩으로, 예술 감상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술 이론을 배우고 연구하는 이들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쓴 책이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는 클래식, 미술, 희곡, 국악이다. 제목처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예술을 통조림처럼 맛있게 담아 언제 어디서든 뚜껑을 열고 까먹을 수 있다. 예술 통조림을 먹는 방법 쉽다. 어떻게 감상을 시작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을 보면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글을 읽으면 된다.

대체로 이렇게 예술 입문을 위한 책들은 서양음악과 서양 미술 또는 현대 미술 정도의 소개만 하는데 희곡과 국악까지 다루고 있어서 반가웠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은 각 전공자들을 예술로 이끈 관찰과 분석의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나온 책, 진입장벽이 높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여기서는 클래식 파트의 경우 서양 음악 뿐 아니라 팝송, 재즈, 힙합까지 다룬다. 국악을 제외하고 현대 음악에서 서양 예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클래식 중심으로, 비교적 초급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6~19세기 서양 예술 음악에 한정해서 다루고 있지만 이 정도만으로 충분히 클래식 음악을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여기서 취향이 세분화되어 더 깊이 파고들고 싶다면, 그 분야를 콕 집어서 따로 공부하면 된다.

미술은 전시 감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전시관 안팎에서 미술을 즐기는 방법, 전시에 가기 전과 전시장, 그리고 나온 후 세 단계에서 생각해 보면 좋은 것들을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 다뤘다고 한다. 현대 미술 작품을 보고, '나도 저 정도는 하겠다', '너무 난해해서 하나도 모르겠어.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게 뭐야?' 라는 느낌만 받는 사람들은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를 통해 어렵지 않지만 재미있는 미술 감상법을 배워갈 수 있다.


희곡은 정말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클래식, 미술 등은 학교에서도 배우고 접하기 쉬운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희곡은 역사도 짧을 뿐더러 일부 작품 외에는 학교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다. 희곡에 관심이 있어 따로 극장에 찾아가고 자료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서 희곡에 대해 새로운 취향을 찾게 될 수도 있다. 어디서부터 연극을 알아가면 좋을지 고민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루는 분야는 국악! 한국에 살지만 국악에 대해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분야는 선택적으로 찾아서 읽으세요, 한다면 국악은 그냥 꼭 읽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국악을 알고는 있지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인 이유가, 국악을 위한 제대로 된 음향시설이 부족하고 현장에서와 음반에서 소리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보편화된 클래식, 대중음악에 비해 국악만을 위한 음향 시설과 녹음 방법 연구는 투자 대비 비효율적이다. 생각보다 현대인의 귀에 맞는 전통 악기 소리도 많고, 퓨전화된 멋진 음악들도 많다.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열심히 즐겨야 한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서는 국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국악을 즐기는 방법을 공유한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 나오는 설명은 쉽고 상세하다. 예를 들면 클래식에서는 클래식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한다. 클래식 음악을 교양 쌓는 방법으로 생각하길 권하지 않는다. 악보의 형태를 뜯어보고, 3분 대신 30분 길이의 음악을 들어보고 작곡가와 연주자와 나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내 귀가 어디까지 들을 수 있나 시험해 보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클래식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급 문화라는 페르소나를 주입해서 바라보지 않고, 클래식 또한 먼 나라 어느 곳의 하나의 역사였으며 하나의 문화라는 느낌으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외에 비싸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클래식 티켓 값 살펴보기, 클래식 음악 형식, 론도나 미뉴에트, 소나타 등의 용어 의미, 클래식 곡 제목을 이해하는 방법, 유명한 곡들과 그 이유, 공연장 매너, 간단한 곡 분석 방법 등 클래식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머릿속에 물음표만 떠올리게 만들었던 클래식의 기본 이론에 대해 쉽게 알려준다.


요새는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에 대해서도 친절한 감상법이 소개된다. 어떤 전시회가 좋은 것인지, 현대 미술의 의미와 미술 사조, 비엔날레의 의미와 열리는 곳, 전시 정보를 찾는 방법과 전시회 매너, 전시를 찍는 방법, 전시 전과 전시장, 전시 후에 알면 좋은 정보들 등이 나와 있어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쏙쏙 빼먹으면 된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도슨트와 연계 프로그램 이용방법과 현대미술 보기 연습이었다. 현대 미술에 입문하고 싶지만 도무지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라.

이 외에도 희곡, 전통음악에 대한 정보도 알차다. 뭐 하나 도움되지 않는 내용이 없고 다른 예술 책처럼 고압적인 느낌도 없다. 그냥 담백하게 이렇게 예술 입문 하면 좋다, 제안해 주는 느낌이다. 취미로 예술 감상을 시작하고 싶다면, 예술 감상법을 몰라 주저하고 있다면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의 도움부터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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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디자인의 비밀
요네쿠라 히데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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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ing with images makes symbols

"이미지를 통해 행동함으로써 상징을 창출한다."

-앨런 케이-


이제는 생활 속에서 너무나 익숙하여 특별한 것이라고 인식하지도 못하는 '아이콘', 컴퓨터는 물론이고 핸드폰, 태플릿, 각종 스마트 기기와 각종 신호들, 아날로그 노트나 종이책까지도! 현대사회에서는 아이콘이 쓰이지 않는 곳을 찾는 게 더 힘들다. 그만큼 아이콘은 간단한 모양으로 깔끔하면서도 '무엇'을 말하는지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좋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사용한다.


<아이콘 디자인의 비밀>에서는 아이콘과 픽토그램의 역사와 지식, 노하우, 실례, 디자인 방법의 요령까지 그야말로 '아이콘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오랜 세월동안 디자인 연구를 하였으며 잡지, 서적 등 다양한 매체의 아트 디렉션, 디자인을 담당한 베테랑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콘의 정의와 쓰임새, 장점 등에 대해 알아보고 동굴 벽화부터 시작하는 아이콘의 역사, 아이콘을 만드는 노하우와 변형 방법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아이콘이란?

아이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그림 기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이런 전자기기가 나오기 전부터 우리는 아이콘을 사용해 왔다. 하다못해 학생 때 열심히 쓰던 다이어리나 스터디 플래너에도 아이콘이 등장한다. 현재 아이콘은 '그림 기호'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1984년 Apple이 Macintosh를 발매했을 때부터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유명한 사과 브랜드가 아이콘 설명에서 나오다니, 하긴 아이폰은 상대적으로 알아보기 쉬운 아이콘으로 되어 있으며 온갖 혁신을 이끌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별로 이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이후 Windows 95 흥행을 거쳐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아이콘이라는 단어는 더욱 넓게 사용되었다.


과거 사인, 마크, 픽토그램 등으로 부르던 것이 현재는 '아이콘'이라는 단어로 통일된 것이다. 그래도 '그림 기호'를 분류하자면 사용하는 장소, 문맥에 따라 로고, 마크, 픽토그램, 아이콘, 심볼, 엠블럼 등이 있다. 아이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스마트폰에서는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조작 아이콘, 도큐먼트 아이콘, 프로필 아이콘으로 분류한다.


기호론에서는 기호가 가리키는 대상과의 관계에 따라 아이콘, 심볼, 인덱스 3가지로 분류한다. 아이콘은 유사 기호, 심볼은 상징 기호, 인덱스는 지시 또는 지표 기호이다. 픽토그램은 '의미하는 것의 형태를 사용하여 그 의미 개념을 전하는 것'으로 아이콘보다 전하는 의미에 더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 들어 거의 유사하게 사용된다.


현대사회에서는 아이콘이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아이콘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징 1. 스피드&직감적

사전 지식이 없어도 한눈에 알아보기 쉽다. 아이콘은 시각적으로 간결하여 직감적으로 빠르게 의미나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반대로 회화적이며, 복잡한 아이콘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언어보다 열등하다.


특징 2. 공간을 절약하며 눈에 띈다.

작은 공간 안에 많은 정보를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 안에 많은 아이콘을 나열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정보를 한 번에 표시하고 깔끔한 디자인에, 스크롤 부담도 준다.


특징 3. 기억에 쉽게 남는다.

그림+단어로 기억하기 쉽고 떠올리기 쉽다. 좋은 아이콘은 언어 정보와 비언어 정보가 합쳐져 있어 어느 한 쪽만 기억나더라도 쉽게 연상시킬 수 있다.


특징 4. 국제성을 지닌다.

어느 나라를 가도 교통 표지판을 보면 대충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가 간다. 태어나서 자란 지역에서 사용하는 말을 넘어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언어의 벽을 비주얼로 뛰어넘는 것이다.


이 책이 아이콘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찾는 것도 흥미롭다. 인류가 눈에 비친 모습을 그린 결과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라스코 동굴 벽화, 쇼베 동굴 벽화이다. 이 벽화들을 보면 실사 느낌의 표현이 강하다. 인간의 본능을 생각해 볼 때, 어쩌면 이 그림들이 아이콘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북부 발카모니카 계곡의 암각화, 남미 대륙의 나스카 지상화, 이집트 고대 문자 '히에로글리프(상형문자)' 등 아이콘과 유사한 다양한 그림과 문자들이 존재한다.


이 외에도 미디어의 변화에 따른 아이콘의 변천사, 아이콘을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아이콘을 디자인하는 진행 방식, 대상을 리서치하고 무엇을 그릴지 알아보는 방법, 그리드 방식으로 아이콘을 만들어보는 방식, 아이콘을 변형하여 원하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방법 등 직접 디자인을 하는 데에도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


아이콘의 역사를 알아보고 싶거나 나만의 아이콘을 처음부터 만들어 보고 싶다면 <아이콘 디자인의 비밀>을 참고하기 바란다. 기발하고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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