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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 - 예술 취향 스타터팩
팀통조림 지음 / 팀통조림 / 2024년 9월
평점 :
예쁜 그림, 귀가 행복해지는 클래식, 배우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연극, 우리네의 전통 음악 등 예술 감상에 입문하고 싶지만 첫 발걸음이 정~말 힘들다. 예술에 대해 까막눈, 문외한인 사람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물론 학교에서 배운 기초지식이 있긴 하지만 시험 보고 새까맣게 잊어버렸거나, 오히려 배운 내용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예술 자체를 멀리 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사람의 본능은 선사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슬금슬금 예쁘고 아름다운 것, 듣기 좋은 것 등을 찾아 즐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예술 감상 입문,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말이 간단하지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은 다시 학교에서 배웠던 그 재미없는 이론을 봐야 하는지 아니면 무작정 미술관, 음악회 등을 돌아다니며 실전부터 부딪혀 봐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은 일명 예술 취향 스타터팩으로, 예술 감상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술 이론을 배우고 연구하는 이들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쓴 책이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는 클래식, 미술, 희곡, 국악이다. 제목처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예술을 통조림처럼 맛있게 담아 언제 어디서든 뚜껑을 열고 까먹을 수 있다. 예술 통조림을 먹는 방법 쉽다. 어떻게 감상을 시작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을 보면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글을 읽으면 된다.
대체로 이렇게 예술 입문을 위한 책들은 서양음악과 서양 미술 또는 현대 미술 정도의 소개만 하는데 희곡과 국악까지 다루고 있어서 반가웠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은 각 전공자들을 예술로 이끈 관찰과 분석의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나온 책, 진입장벽이 높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여기서는 클래식 파트의 경우 서양 음악 뿐 아니라 팝송, 재즈, 힙합까지 다룬다. 국악을 제외하고 현대 음악에서 서양 예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클래식 중심으로, 비교적 초급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6~19세기 서양 예술 음악에 한정해서 다루고 있지만 이 정도만으로 충분히 클래식 음악을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여기서 취향이 세분화되어 더 깊이 파고들고 싶다면, 그 분야를 콕 집어서 따로 공부하면 된다.
미술은 전시 감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전시관 안팎에서 미술을 즐기는 방법, 전시에 가기 전과 전시장, 그리고 나온 후 세 단계에서 생각해 보면 좋은 것들을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 다뤘다고 한다. 현대 미술 작품을 보고, '나도 저 정도는 하겠다', '너무 난해해서 하나도 모르겠어.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게 뭐야?' 라는 느낌만 받는 사람들은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를 통해 어렵지 않지만 재미있는 미술 감상법을 배워갈 수 있다.
희곡은 정말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클래식, 미술 등은 학교에서도 배우고 접하기 쉬운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희곡은 역사도 짧을 뿐더러 일부 작품 외에는 학교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다. 희곡에 관심이 있어 따로 극장에 찾아가고 자료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서 희곡에 대해 새로운 취향을 찾게 될 수도 있다. 어디서부터 연극을 알아가면 좋을지 고민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루는 분야는 국악! 한국에 살지만 국악에 대해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분야는 선택적으로 찾아서 읽으세요, 한다면 국악은 그냥 꼭 읽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국악을 알고는 있지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인 이유가, 국악을 위한 제대로 된 음향시설이 부족하고 현장에서와 음반에서 소리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보편화된 클래식, 대중음악에 비해 국악만을 위한 음향 시설과 녹음 방법 연구는 투자 대비 비효율적이다. 생각보다 현대인의 귀에 맞는 전통 악기 소리도 많고, 퓨전화된 멋진 음악들도 많다.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열심히 즐겨야 한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서는 국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국악을 즐기는 방법을 공유한다.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에 나오는 설명은 쉽고 상세하다. 예를 들면 클래식에서는 클래식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한다. 클래식 음악을 교양 쌓는 방법으로 생각하길 권하지 않는다. 악보의 형태를 뜯어보고, 3분 대신 30분 길이의 음악을 들어보고 작곡가와 연주자와 나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내 귀가 어디까지 들을 수 있나 시험해 보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클래식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급 문화라는 페르소나를 주입해서 바라보지 않고, 클래식 또한 먼 나라 어느 곳의 하나의 역사였으며 하나의 문화라는 느낌으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외에 비싸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클래식 티켓 값 살펴보기, 클래식 음악 형식, 론도나 미뉴에트, 소나타 등의 용어 의미, 클래식 곡 제목을 이해하는 방법, 유명한 곡들과 그 이유, 공연장 매너, 간단한 곡 분석 방법 등 클래식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머릿속에 물음표만 떠올리게 만들었던 클래식의 기본 이론에 대해 쉽게 알려준다.
요새는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에 대해서도 친절한 감상법이 소개된다. 어떤 전시회가 좋은 것인지, 현대 미술의 의미와 미술 사조, 비엔날레의 의미와 열리는 곳, 전시 정보를 찾는 방법과 전시회 매너, 전시를 찍는 방법, 전시 전과 전시장, 전시 후에 알면 좋은 정보들 등이 나와 있어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쏙쏙 빼먹으면 된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도슨트와 연계 프로그램 이용방법과 현대미술 보기 연습이었다. 현대 미술에 입문하고 싶지만 도무지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라.
이 외에도 희곡, 전통음악에 대한 정보도 알차다. 뭐 하나 도움되지 않는 내용이 없고 다른 예술 책처럼 고압적인 느낌도 없다. 그냥 담백하게 이렇게 예술 입문 하면 좋다, 제안해 주는 느낌이다. 취미로 예술 감상을 시작하고 싶다면, 예술 감상법을 몰라 주저하고 있다면 <쉽고 간편한 예술통조림 101>의 도움부터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