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 - 여자 혼자여도 괜찮은 느린 여행 같이 갈래 시리즈 2
유진아 지음 / 씽크스마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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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여유를 만끽하며 뉴질랜드에서 살아보기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그리고 사람들과 일에 정신없이 치여 살다 보면 그냥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아는 이가 없는 낯선 곳으로, 지금과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머리속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최근엔 바쁜 일정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 보다는 쉬고 싶을 때 쉬고, 경치 좋은 곳에 더 머물면서 쉬엄쉬엄 하는 힐링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의 작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가는 해외 여행지에서 처음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자신의 생일은 외국에서 혼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 다짐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중이다. 매년 3월 집을 떠나 여행을 가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일정을 길게 잡아 뉴질랜드에서 무려 3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곳곳에 펼쳐져 있고 치안이 좋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뉴질랜드는 그야말로 여자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저자는 뉴질랜드 여행 중에 스웨덴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뉴질랜드에 푹 빠져 있었다. 그에게 뉴질랜드를 왜 몇 차례나 방문하냐고 묻자 그는 "뉴질랜드에서는 모든 게 쉬워"라고 대답한다. 저자는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그의 말에 깊이 공감했고, 그래서 그 경험을 책으로 내면저 제목을 그대로 붙인 듯 하다.


하지만 실제로 현지에 살면서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고 살림살이를 꾸려가려면 어찌 모든 게 쉽기만 하랴. 타국에 정착하는 것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제목에 완전히 수긍하지는 않는다. 여행지로써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 없고 인구 밀도도 낮고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치안이 좋지 않은 곳을 가 보면 더욱 공감이 간다.) 

 


<뉴질랜드에선 모든 게 쉬워>는 여행 에세이에 가깝다. 내 작은 손 안에도 쏙 들어오는 포켓 사이즈에 가까운 크기에, 연핑크색 표지부터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여행지에서 어디어디는 꼭 보고 이런 맛있는 음식과 멋진 관광지는 즐겨야 한다고 거창하게 써 놓지 않아 부담감이 없다. 남들은 다 인증샷을 찍고 오는 곳인데, 일정이 빠듯하여 마음을 졸인다든가 원하는 쇼핑을 하지 못했다든가 그런 느낌도 전혀 없다. 말 그대로 뉴질랜드의 자연을 만끽하며 여유와 자유를 즐기고 온 것이 보인다.


저자의 여행 일정은 85일, 관광비자로 머물 수 있는 기간이 90일이므로 거의 꽉 채워 일정을 잡은 셈이다. 세 계절의 뉴질랜드를 모두 경험해 보고 싶어 북쪽 끝에서부터 남쪽 끝까지 여행했다고 한다. 여성 전용 호스텔, 호텔, 에어비앤비 등 그 때 그 때 편한 숙소를 이용하였고 뉴질랜드를 더 제대로 느껴 보고 싶다는 마음에 장기 렌트를 하여 '넬슨'이라는 도시에서 한 달 살기도 계획하였다.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부분이 바로 이 '한달 살기' 과정과 영화 촬영지에 나왔던 예쁜 풍경들이었다.


오클랜드부터 시작하여 레잉가, 로토루아, 통가리로 국립공원, 밀포드 사운드, 테카포까지 길게 여행을 한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중고가게와 도서관에 종종 들르기도 하고 지역 주민처럼 공원을 산책하고 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나도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때마다 중고가게나 도서관, 중고서적 판매점에 가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이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동네마다 있는 유서 깊은 양조장, 곳곳에서 마시는 커피, 교회 이야기 등 다른 여행 책에는 없을 법한 것들이 나와 있다.


꽉 채운 일정에 바쁘게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저자처럼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으 여행을 추구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딱 맞는 여행을 설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뉴질랜드 곳곳의 풍광 사진을 즐기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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