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능 - 우리는 어떻게 자유의지를 갖도록 진화했는가
케네스 밀러 지음, 김성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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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간의 본능-진화론에 대한 해설서


 


진화론은 현재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으며 정규교육을 받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러한 반응은 진화론이 정립된 이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심지어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 재판에 회부된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인간이 원숭이(유인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보다 동물과 달리 특별한 인간의 위치에 대해 말하는 신화나 종교적인 해석이 훨씬 인간의 가치를 이해하기 쉽게 해 줬기 때문이다. 저자는 진화론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 그리고 진화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이 책을 썼다.

 


<인간의 본능>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나온 후 사람들의 반응과 현재에도 사람들이 진화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부터 시작하여 진화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 인간의 자아와 의식, 생식본능과 로봇까지 진화론을 향한 긴 여정을 떠난다. 진화론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을 경멸하지 않으며 이것이 어째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지 그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


찰스 다윈은 자신의 이론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예상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진화과정이 '지극히 단순한 형태에서 시작해 결국 아름답고 경이롭기 그지없는 무한한 형태로 진화해왔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인간의 자부심을 치켜세워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숭고함'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현대인들 중 일부도 그렇다. 진화론을 '우울하고 긴 퇴조의 포효소리'라고 표현했을만큼 당시 사람들의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20세기 초 버틀러 법은 학교에서'인간의 진화'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을 거부했으며 1967년까지 유효했다고 한다. 진화론은 인간이 살아 있는 생명체의 정점에 서 있지 않다고 말하며 우리가 신이나 특별하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생존과 우연, 그리고 번식이 지시하는 암울한 명령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진화론 전체를 열정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부터 진화론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여 이 책의 저자는 그들에게 최대한 논리적인 설명을 해 주기 위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였다. 왜 진화론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반박하고 싶어하는지, 그들이 진화론을 거부하는 사고방식을 사용하여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하기도 하고 진화론의 확실성에 대해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해 긴 설명을 하기도 한다. 특히 저자는 진화에 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는 인간의 2번 염색체에 대해서 설명하곤 한다. 인간의 염색체는 46개인데 유인원들의 염색체가 48개인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인데, 우리 염색체 중 하나가 다른 영장류 종에서는 아직도 분리되어 있는 두 개의 염색체가 융합되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 흔적이 바로 2번 염색체이다.


4장부터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유전에 근거를 두고 설명하는 이론에 대해서 다루는데 꽤 흥미롭다. 예를 들면 강간을 여성의 사회적 억압의 산물이라고 주장한 브라운 밀러를 반박한 내용이다. 강간이 진화의 산물이며 현대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강간이 종을 퍼뜨리기에 적합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 심리의 모든 측면을 진화에 바탕을 두고 설명하고 있지만 항상 이 방식의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진화심리학으로 인간 심리와 행동을 설명하면 대중의 관심을 얻기 때문에 항상 과장의 위험이 상존한다.


<인간의 본능>은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이후 사람들이 대응하는 방법을 모두 한데 모아놓은 것 같았다. 어째서 사람들이 진화론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지, 학자들은 이 진화론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진화에 바탕을 둔 이론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생물학적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까지, 아마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의문에 대한 답변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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