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쉽고 가까운 대상이 필요할 뿐이야. 인간에게만 있는 감정이지. 짐승들은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 약하지만 혐오를 느끼지는 않아. 하지만 인간은 강한 자에게 혐오를 느끼고 약한 자에게는 더욱 더 혐오를 느껴. 잔인함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자연과 다른 감정이야.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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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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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을 땐, 행복한 삶의 법칙이 있을 줄 알았다.

끊임없이 사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나와 너를 인정하는 것이 관계의 시작임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관계에 있어 해답은 없기에

그저 각자의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명진'과 베이시스트 '만수'의 이야기는

그래서 참 공감된다.



허황되고 추상적인 명제의 나열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에서의 어려움과 기쁨을 읊조린다.



너무도 다른 두 명의 삶은 어느새 하나로 버무려지고,

때로는 포기하고 양보하며 소리를 조율해간다.



이렇듯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함께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큰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은 것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누리며,

참 행복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정.



때로는 서툴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시도해 보는 것은

그것이 바로 '우리를 위한, 서로를 위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고유명사(@proper.book)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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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신학단상
카를 라너 지음, 장익 옮김 / 분도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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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대부분은 일상인데,

특별한 시간과 장소만 고대한 듯하다.



마치 우리의 일상은

특별한 날을 위해 허비되는 것은 아닌지.



20세기 위대한 신학자 카를 라너(Karl Rahner)는

우리의 일상이 일상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한다.



일상의 신학이라 하여 일상을 특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저자는 자신의 신학적 지식을 뽐내지 않는다.

그저 수수하고 덤덤하게 일상을 훑어본다.



하지만 그의 글은 시원하고 깨끗하다.

에둘러 가지 않고 핵심으로 바로 나아간다.



우리가 일하고 걷고, 앉고, 보는 것,

웃고, 먹고 자는 것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가?



아주 짧은 분량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명료하지만, 곱씹을 내용은 풍부하다.

참으로 인간다운 삶이란 더없이 진지한 자유 안에서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포착되는 영원한 하느님의 무게를 지닌 삶인 것이다. - P9

식사는 일상에 있어서의 축제이다. 그것은 모든 것과 모든 이의 염원인, 모든 이를 지켜 주고 고독에서 풀어 주는 저 일치를 알리기 때문이며, 일상에서 조용히, 그러면서도 뚜렷이, 영원한 삶의 잔치를 말해 주기 때문이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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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렌 키르케고르 입문 - 주관성, 아이러니, 현대성의 위기
존 스튜어트 지음, 이창우 외 옮김 / 카리스아카데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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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익명의 시대에 우리의 존재는 점점 흐물거린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사고와 생활 방식도 급격히 변화시킨다.

이러한 때에 19세기의 철학자와 그의 사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덴마크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쇠렌 키르케고르(S.Kierkegaard, 1813~1855).

그는 지식이란 추상적인 학문 자체가 아니라 삶과 연결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강조한다.



키르케고르가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시대에 맞게 변용한 것은,

그러한 그의 원칙을 자연스럽게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흔히 키르케고르의 삶과 사상을 설명할 때, 실존의 세 단계로 소개한다.

그러한 소개의 장점이 있겠지만, 한 사람의 사상과 삶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기에 어려움 또한 있다.



키르케고르와 헤겔의 전문가인 존 스튜어트(jon stewart)는

『쇠렌 키르케고르 입문』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독자들에게 키르케고르를 소개한다.



저자는 키르케고르가 줄곧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작품에 적용했던 소크라테스와의 관계를 통해

보다 통합적이고 풍성하게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설명한다.



키르케고르가 코펜하겐 대학에서 석사 논문으로 작성한 '아이러니의 개념'.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진정한 모습에 도달하고자 했다.



다양한 관점과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크라테스는 새롭고도 분명하게 파악된다.

키르케고르의 이후 작품에서는 '아이러니의 개념'에서 분석한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긴밀하게 연관된다.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묘사하는 소피스트들. 그들은 안락함을 누리는 달변가였지만, 참 진리를 추구하지 않았다.

이 시대의 소피스트들이 얼마나 많은가. 진리를 안다고 자부하지만, 자기만족에 빠져 자기 확신만 가득하다.



기본적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겸손할 수밖에 없다. 참 진리는 가까이 갈수록 잡을 수 없음을 알기에.

교만하며, 자기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타인 또한 거짓의 길로 인도한다.



소크라테스는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소피스트들을 무력화시켰다.

소피스트들의 불확실한 토대를 지적했다. 그들이 고수하는 그릇된 관점을 재고하도록 만들었다.



키르케고르는 당대의 사회에서 소피스트들을 보았다. 지금도 여전한 자기 확신에 가득 찬 사람들.

그는 소크라테스의 방법을 이용해 교만이 가득한 사람들의 원천을 약화시키기로 결심했다.



이렇듯 키르케고르는 소크라테스의 아이러니와 부정성, 산파술 등을 통해

당대의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도록 돕는다.



다시 한번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키르케고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키르케고르는 소크라테스와 헤겔과의 대화를 통해 당대의 시대 문제의 해답을 모색했다.



키르케고르의 작품은 그러하기에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 있고 적실하다.

존재를 두고 치열하게 분투한 그의 고민은 현재에도 동일하게 우리의 질문이기도 하기에.



*이 리뷰는 카리스아카데미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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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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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랄 때마다

그들의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혹여나 채워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아이들이 아플 때가 제일 속이 아프지만,

싸우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도 마음은 미어진다.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돌본 거 같은데,

그동안 제대로 못 키웠는지에 대한 의심이 올라온다.



싱글파파가 되어 아들과 함께 한 3000일의 기록.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첫 에세이다.



저자가 아들과 함께 한 기록들은

일상의 소소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행복은 무엇인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지만 소중한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때로는 반항하지만, 결국 서로가 사랑했음을..

그것으로 족한 하루하루가 아닐까.



*이 리뷰는 도서출판 성안당(@sungandang)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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