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류 속의 섬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동훈 옮김 / 고유명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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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무미건조한 말 한마디에

깊은 감정이 배어 나올 때가 있다.



툭툭 내뱉는 말, 거친 행동에

진한 슬픔이 느껴진다.



『노인과 바다』의 출간 이후, 비행기 사고와 오랜 투병생활을 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쿠바와 여러 섬들을 떠돌며 보냈던 그의 마지막 삶의 흔적들은

고스란히 이 소설에 드러난다.



낚시와 사냥을 즐겼던 만큼이나

작가는 소설 속에서 눈앞에서 보는 듯 낚시와 총 쏘기 장면을 그려낸다.



1부에서는 마치 『노인과 바다』를 다시 보고 있는 듯한 묘사로

거대한 물고기와 소년의 치열한 전투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 속에서 인생의 고뇌와 상실을

특유의 절제된 문체로 표현한다.



그의 삶과 소설은

매우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냉소적이고 무정하며, 거칠고 마음의 동요가 없는 문체는

어쩌면 그의 가슴에 끓어오르는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실존, 패배와 극복 가운데서의 희망.

소설 속 삶의 통찰은 헤밍웨이를 읽는 또 다른 이유다.



*이 리뷰는 고유명사(@proper.book)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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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심장 : 누가복음 일상을 변화시키는 말씀 6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지음, 송동민 옮김 / 이레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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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의 일관된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에 초점을 맞춘다. 예수는 지금도 복음서를 통해 말씀하신다. 복음서를 통해 축복하시며, 설득하시며, 선포하신다. 우리는 어떤 복음서를 접하더라도 살아계신 예수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네 개의 복음서를 우리에게 허락하셨다. 성령 하나님의 감동으로 성경이 쓰였다. 더불어 인간 저자의 성향이 성경에는 반영되어 있다. 복음서나 편지를 받는 공동체의 상황에 따라 목적을 달리하며 성경은 쓰였다.



누가는 복음서 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자신의 신앙적인 고백을 전편과 후편으로 구상하였다. 전편은 누가복음으로, 이스라엘 땅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를 담고 있다. 후편은 사도행전으로 이스라엘 땅을 넘어서 전파되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기록하며 증거한다. 



누가는 왜 이 책을 기록할까?  베드로와 바울을 비롯한 여러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는 사이 예수님에 대한 왜곡된 보도가 뒤죽박죽 유포되고 있었다. 마가복음이 이미 있었지만, 누가는 조금 더 역사적으로 촘촘하게 복음서를 기록하길 원했다. 또한, 훨씬 더 광범위한 청중, 교양 있고 지적인 호기심이 있는 대중을 염두에 두고 있다.



누가복음을 하나의 주제만으로 묶는 것은 어렵다. 다양한 주제가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 죄인들을 회복시키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누가의 이야기를 통해 모두를 끌어안아주시는 예수의 모습을 우리는 보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인 크레이그 바르톨로뮤(Craig G. Bartholomew)는 누가복음을 새롭게 읽어낸다. 그는 『기도의 심장: 누가복음』을 통해 누가복음을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나는 복음이라고 강조한다. 예수의 구속 이야기는 기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다른 복음서와 다르게 누가복음이 어떻게 기도로 엮여 있는지를 섬세하게 살핀다. 예수의 생애와 사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도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대한 시점에서 기도하신 예수의 모습 중에 누가복음에서만 보이는 장면이 매우 많다.



온전하시고 죄가 없으셨던 예수였지만, 그의 삶과 사역의 중심은 기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연약하고 죄 많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힘겹고 고단한 세상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결국 하나님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렇다. 우리의 시작은 기도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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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
박영호 지음 / 복있는사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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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다단한 시대,

다양한 층위의 욕망들이 혼재한다.



변화 또한 매우 빨라,

어딘가에 초점을 맞추기가 힘들다.



안전한 곳에서 유유자적하고 싶다만,

우리 삶의 터전은 세상 속이다.



제자들을 향한 예수의 마지막 기도와 부탁은

'세상 속에서 거룩하라'라는 말씀이었다(요 17장).



하늘에 속했지만 땅에 거하는 존재로 부름받아

세상에 속하지 않지만, 세상 가운데 살아야 하는 우리들.



그렇기에 우리는 땅의 일을 분별하며 살아야 한다.

세상을 읽어내고, 시대의 필요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튼실한 학자로의 면모를 보이면서도,

섬세한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시는 박영호 목사.



저자는 시대의 문제에 함께 아파하는 것과 동시에

성경으로 깊이 들어가 대안을 모색하기를 원한다.



이를 통해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우리네 삶에서

균형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시대의 아픔은 곧 우리의 아픔이다.

그 신음에 응답하며, 함께 그 고통 가운데 들어가야 한다.



예수가 그리 사셨고, 믿음의 선진들이 그 길을 걸었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 시대를 분별하며 말씀대로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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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세상이 교회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본래 복음의 능력은 세상 사람들의 인정을 받느냐 안 받느냐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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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규칙 - 성 베네딕도 성인과 함께하는 자존감 수업
어거스틴 웨타 지음, 민제영 옮김 / 분도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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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생각이 들 때도,

자신을 내려놓기는 참 힘들다.



'철저하게 낮아져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주신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자신의 영향력을 끝끝내 행사하고 싶어 한다.



겸손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한다.

인간은 높아지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낮아진 인간을 높이신다.



성 베네딕도는 수도 생활 중에 자연스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수도 규칙』이라는 규칙서를 작성했고, 이후에 대부분의 수도원이 사용하기에 이른다.



세인트루이스 베네딕도 수도회 사제인 어거스틴 웨타(Augustine Wetta)는

『수도 규칙』의 제7장, '겸손'을 주제로 자기 존중을 길을 모색한다.



성 베데닉도는 자기 존중은 거룩함의 형태를 띤다고 생각했고,

거룩함은 자기애가 아니라 자기 버림이라 주장했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하나님은 은혜를 위한 지속적인 자기 비움의 과정이다.



성 베데딕도는 자신의 『수도 규칙』 제7장, '겸손에 대하여'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필연적으로 필요한 '겸손'을 12단계로 보여 준다.



이 단계들이 꼭 시간의 순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모든 단계는 겸손을 위해 필수적이며, 어느 정도 순차적이다.



예를 들어,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욕망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충실한 삶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자기 부정은 자신의 꿈을 좇지 않고 사명을 위해 살아가게 만들며,

이러한 삶에서 인내와 참회, 평정과 자기 겸허, 신중, 침묵, 품위는 매우 중요하다.



결국 겸손은 지혜로운 삶이며, 그러한 삶은 분별을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단계를 통해 우리는 경건할 수 있으며, 경건은 우리의 머리를 숙이게 한다.



너무도 가벼운 자존감에 관한 논의는

오히려 자기애로 귀결되기 쉽고,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만을 사랑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기를 존중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이웃을 사랑한다.



그렇기에 좀 더 무게감 있고 책임감 있는 사랑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참된 사랑은 어쩌면 인내와 고통의 시련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수도 규칙』과 함께 구비해두고 읽기에 유익하다.

한 번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체화될 때까지 읽고 또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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