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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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의 기본적인 중요성은 우리가 문명화의 단계를 분류할 때 쓰는 이름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그리고 철기시대는 인류가 새로운 재료에 의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났음을 의미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루미늄과 강철의 차이점에 주목할 수 있을까? 나무는 분명히 서로 다르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은 헷갈린다. 누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의 차이를 알까?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다음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누가 상관이나 할까? 나는 상관한다. 그래서 당신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싶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느 과학자의 사물 탐험

 

사물의 속을 들여다보고 구조나 성질을 상상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저자 마크 미오도닉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

 

그는 <타임스>가 선정한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100명 중 한 명으로, 현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기계공학과 교수이다. 디자이너, 과학자, 공학자, 건축가와 예술가의 연구 허브이자 지구에서 가장 놀라운 물질들을 보관하고 있는 재료 라이브러리인 UCL 공작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하다. BBC나 TED 등의 매체에서 다수의 강연을 진행한 강연자로,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 갤러리, 웰콤재단 등 여러 박물관과 협력해서 일하기도 했다.

 

재료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읽어내고 사물에서 호출하여 그 작은 존재들을 우리들에게 소개한다. 책은 강철, 종이, 콘크리트, 초콜릿, 거품, 플라스틱, 유리, 흑연, 자기, 생체재료 등 10가지 재료를 소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별적인 재료의 이름은 그리 생소하지 않지만 막상 이 재료들의 특징을 얘기하라면 우리들은 대체로 몇 마디밖에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재료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이미 집착에 가까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그는 자신의 집 지붕 위에서 찍은 사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사진에서 열 가지 재료를 골라 이들 재료의 존재 이유, 즉 재료과학을 밝혀낸다. 그리고 이 재료가 왜 중요한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해준다. 현미경이 없어도 인류의 조상들은 청동이나 강철 같은 새로운 재료를 발견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이제 저자의 개성 넘치는 과학 이야기에 빠져보자.

 

 

 

재료의 구조를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것 중의 하나는 원자다. 하지만 원자는 중요한 구조가 아니다. 보다 큰 규모로 눈을 돌려보면 전위, 결정, 섬유 구조체, 겔, 거품 등으로 이 책에 나오는 이름들이다. 각각의 구조가 뭔가를 함으로써 전체적인 큰 그림을 완성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숟가락에서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것은 결정 안에 있는 크롬 원자가 대기 중 산소와 결합해 보이지 않는 산화크롬 보호막을 표면에 형성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스테인리스 스틸 숟가락의 표면에 상처를 낸다면, 이 보호막은 더 빨리 사라져 녹이 생길 것이다.

 

재료를 이런 방식으로 보기 시작하면, 곧 재료가 내부에 공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금속이 플라스틱과 비슷한 점이 많고, 플라스틱은 우리의 피부와 초콜릿, 그리고 다른 재료들과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모든 재료 사이의 이런 연관 관계를 시각화하기 위해선 러시아 인형 같은 재료 구조 지도가 필요하다. 물질의 내부구조를 보여주는 지도 말이다.

 

 

강철

 

1913년, 유럽의 강대국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군사무기 준비에 한창이었다. 헨리 브리얼리는 총의 몸통 부분을 개선하고자 금속 합금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셰필드의 야금학 실험실에서 일하며, 강철에 다양한 원소를 섞어 합금을 만든 후 이를 주조해 강도를 실험했다. 그는 강철이 철과 탄소의 합금이라는 사실과 특성의 증감을 목적으로 다른 원소들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당시엔 왜 그렇게 되는지 그 이유를 몰랐기에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 효과를 알아냈다. 

 

그는 계속해서 세계 최초의 스테인리스 스틸 칼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곧 문제에 부딪혔다. 새로운 금속은 날카로운 날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지가 않았고, 금세 무뎌져 '자를 수 없는 칼'이 됐다. 단단한 성질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총에 사용할 수 없는 합금이라고 일찌감치 퇴짜를 놨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스틸은 복잡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었고, 덕분에 한 세기 뒤에는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조각품 중 하나가 됐다. 이 조각품은 지금 모든 집에 하나씩 있다. 바로 주방의 싱크대다. 

 

 

 저자가 지붕 위에서 찍은 사진, 그 속에 재료과학이 있다. 

 

 

종이

 

돈은 종이 형태로 있을 때 가장 매혹적이다. 더구나 충분한 양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세상 어디에서나 돈으로 뭐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폐는 세상에 만들어진 종이 중 가장 복잡하며, 또한 이래야만 그 존재가 성립한다. 단순하고 만들기 쉽다면 이 돈을 어떻게 믿고서 통용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위조를 방지할 목적으로 지폐는 그 안에 여러 가지 교묘한 장치를 감추고 있다. 우선 다른 종이와 달리 나무 셀룰로오스로 만들지 않고 면섬유로 만든다. 면 셀룰로오스는 지폐의 강도를 더 강하게 하고, 비를 맞거나 세탁기 안에 들어가도 잘 분해되지 않게 한다. 면섬유는 종이가 내는 특유의 소리도 바꿨는데, 덕분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지폐의 가장 잘 알려진 특성 중 하나가 됐다.

 

면섬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위조를 방지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무로 만든 종이로는 위조지폐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사용하는 위패감별기는 면 종이의 특수한 재질을 검사한다. 만약 위로 의심된다면 손쉬운 화학실험으로 판별할 수도 있다.

 

가게에서는 요오드 펜을 사용해 이런 검사를 한다. 셀룰로오스로 만든 종이에 요오드 펜을 쓰면, 요오드가 셀룰로오스 안의 전분과 반응해 색소를 형성하고 그 결과 검은 색으로 나타난다. 반면에 면 종이에 쓰면, 요오드와 반응할 전분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이런 실험을 통해 가게에서도 칼러복사기로 만든 위페의 사용을 막을 수 있다.

 

 

흑연

 

요즈음은 연필 사용이 과거에 비해 적은 듯하다. 아마도 미술 수업이 없다면 연필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연필의 심은 바로 흑연이다. 검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기능성이 뛰어난 흑연은 고대부터 고상하고 차가우며 단단하고 빤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서로 격렬하게 다퉈 왔다. 문화적 가치면에선 많은 여성들의 환호에 힘입어 장기간 다이아몬드가 압승이었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났다.

 

세계 최고의 탄소 전문가인 안드레 가임 교수는 흑연의 2차원 버전이자 재료계의 돌파구를 마련한 연구 공로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가임 교수의 연구팀이 그래핀이라는 신소재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열전도성은 지금껏 최고인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이다. 또한 빛을 대부분 통과시키기 때문에 투명하며 신축성도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활용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초고속 반도체, 휘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고효율 태양전지 등이다. 특히,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손목에 차는 컴퓨터, 전자 종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흑연의 구조는 '아프리카의 위대한 별'로 불리는 다이아몬드와는 많이 다르다. 탄소 원자가 육각형 모양으로 연결돼 평면을 구성한다. 각각의 평면은 매우 강하고 안정한 구조이며 탄소 원자 사이의 결합은 다이아몬드의 결합보다 강하다. 이건 놀라운 일인데, 흑연은 너무나 물러서 윤활제나 연필심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래핀은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강하며 가장 단단한 물질이다. 이제까지 알려진 다른 어떤 물질보다 열을 빨리 전달하고, 전기를 더 많이, 빨리 나르며 저항은 더 적게 받는다. 물질 속 전자가 마치 거기 없었던 것처럼 벽을 통과하는 이상한 양자 효과인 클라인 터널링 현상도 허용한다. 이 모든 특성은 그래핀이 계산과 통신의 심장부에 위치한 실리콘 칩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기기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핀에 탄소막을 추가하면 다시 흑연이 된다.

 

흑연의 결정구조, 다이아몬드의 결정구조, 그래핀의 분자구조(좌로부터) 

 

 

우리의 일상은 재료과학에 힘입고 있다

 

이 책은 우리들을 재료의 세계를 탐구하는 여정으로 인도한다. 집이나 옷을 만들기 위해, 초콜릿이나 영화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재료과학이 동원된다는 사실이다. 이 학문은 수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미술, 문학, 다른 과학보다 덜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인류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재료에 관한 우리의 문화도 복잡하다. 금속을 보고 감탄하는이가 있는가 하면 이에 대해 싫은 감정을 품을 수도 있다. 책의 저자는 재료 앞에다 다양한 형용사를 사용햇지만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재료의 세계와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재료과학은 인간의 요구와 갈망을 여러 스케일로 표현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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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길
서광원 지음 / 흐름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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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고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사장에게 중요한 게 뭘까? 사람을 쓰고 경쟁자를 이기는 법도 알아야겠지만,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고 멀리 갈 수 있다. 날이면 날마다 무엇이 나를 넘어뜨리는 돌부리인지 모르면서 하루하루 팍팍하게 사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게 또 있을까? - '서문' 중에서

 

 

사장의 길은 외롭고 험난하다

 

겉보기엔 매우 화려해보이지만, 사장이란 자리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아마존에 비싼 가격에 피인수된 신발 유통회사 자포스의 젊은 사장 토니 셰이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 자포스 이전에 그는 링크 익스체인지 라는 회사를 설립 2년 만에 2억 6,500만 달러를 받고 마이크로소프트 매각했는데,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시작할 때 직원은 5~10명밖에 안 돼 하루종일 일에 빠져 살면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직원이 100명 가까이 될 규모로 덩치가 커지면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무서워 알람시계를 끄고 , 또 끄고 잤습니다. 출근하는 게 겁이 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까? 저는 아니었어요"

 

창업을 해서 회사를 일정 규모 이상 키워본 사람들은 안다. 회사가 커지고 직원이 늘어나면 기쁨도 커져야 하는데, 회사가 성장할수록 정나미 떨어지는 일이 너무나도 자주 발생한다. 이때마다 겨우 버텨오던 마음이 무너지면서 흔들리게 된다. 마냥 앞이 암담해진다. 이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되면 다른 회사로 옮겨가기도 쉽지 않다. 앉은 자리가 편하겠는가, 잠이 오겠는가, 밥을 넘긴들 소화가 되겠는가? 소화가 된들 피와 살이 되겠는가. 남들 보기렌 어떨지 몰라도 파리 목숨이 따로 없다. 암담하다. 직원들에게 불확실성이란 강 건너 산일 수 있겠지만 리더들에게 그것은 일상생활이다.

 

 

 

'오늘도 외로웠다'

 

경남 거창의 부잣집 다섯째 딸에게 사업자 아버지는 언제나 멋지고 근사했다. 어린 딸은 그런 아버지의 사무실 책상 가운데 서랍이 늘 궁금했다. 항상 꽁공 잠가두는 데다 근처에 가지도 못하게금 '접근 금지' 엄포를 놓기에 더욱 그랬다. 소녀는 분명 돈다발이 가득할 거라고 믿었다. 하루는 그 서랍이 열린 채 아버지가 없었다. 기회였다. 소녀는 그 금기를 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돈다발은 커녕 돈은 한 푼도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 5권의 공책이 있었다. 그중 4권 가득 글이 빽빽했다. 아버지의 일기였다. 첫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오늘도 외로웠다', 충격이었다. 아버지의 겉모습이 저렇게 근사한데, 안에는 다른 모습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진실로 읽어야 할 존재임을 깨달았다. 이는 시인 신달자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

 

 

'왕이 된다는 것'

 

전 세계 신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에 의하면 영웅들은 주로 깊은 숲 속이나 큰 나무 아래, 그리고 험한 곳에서 자신의 소명을 받는다.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소명을 깨달은 그들은 그 소명을 성취하고자 먼 길을 떠난다. 익숙한 모든 것들을 떨쳐버리고 미지의 땅으로 혼자서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아프리카 동북부의 수단과 에티오피아 국경 접경지대에는 아누아크 족이 살고 있다. 총 7만여 명쯤 되는 토착민인데, 1990년대에 왕이 사망하면서 수많은 아들 중 아동고 아가다를 왕위 계승자로 지명했다. 지명된 아들은 무조건 왕위를 이어받아야 하는 게 이 부족의 전통인데, 공교롭게도 당시 아동고는 그곳에 거주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수단과 에디오피아는 자국의 영토를 넓힐 목적으로 아동고 체포령이 발동되었고, 독립을 지향하던 아동고는 캐나다로 망명했다.

 

막상 캐나다로 와보니 생활이 녹록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고민 끝에 현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부족들이 눈에 밟혀 고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체포되지 않은 그는 무사히 즉위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즉위식이 끝나자 부족의 원로들이 왕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제시했다. 납득할 수 없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있었다.

 

왕은 거처에서 혼자 지내고, 식사도 혼자, 부족민과 함부로 대화해도 안 된다.

아플 때도 아프다는 것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아내를 많이 얻어야 한다. 혈통이 끊기는 불행을 방지해야 한다.

 

초원의 제왕인 사자는 태어나서 2년쯤 지나면 그 무리를 떠난다. 짝짓기의 충동이 밀려오지만 그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친혼을 방지하는 사자들의 생존전략이므로 일찌감치 알아서 스스로 떠나게 된다. 충동을 못 이겨 무리의 사촌들에게 구애한다면 무조건 추방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혼자서 방랑하는 시간을 견뎌낸 사자는 힘을 축적한 다음 지켜본 무리의 보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이겨야만 제왕이 된다. 유라시아와 북미 대륙의 초원에는 늑개가 최강자이다. 이들도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와 동일한 과정을 밟는다. 

 

새로운 젊은 왕을 모신 아누아크 족은 왜 '왕은 혼자 지내야 하고 혼자 식사를 해야 한다'는 전통을 새로운 왕에게 내밀었을까? 누군가와 밥 먹는 걸 통해 공정함이 훼손되지 않아야 왕의 권위가 서고, 권위가 있어야 부족민들이 그의 지시를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고 아무하고나 대화하고 농담을 나누게 되면 권위가 훼손되듯이 밥 먹는 것도 마찬가지인 까닭이다. 당연히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 자신보다 부족민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고독은 나누는 게 아니다. 아니, 나눌 수 없다. 나눌 수 없는 고독을 나누려는 순간, 그러니까 고독하지 않으려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 고독을 뜻하는 영어 단어 solitude는 sole에서 시작된 단어다. sole은 태양을 의미한다. 하늘의 태양이 둘일 수 없듯 홀로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호랑이는 병든 듯이 걷는다

 

<채근담>에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이라는 말이 나온다.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이 든 듯이 걷는다'는 뜻이다. 존재감을 높이고 위세를 높일수록 주변의 경계심 또한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 위기가 임박했다는 징조를 느낀 사냥감들은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 적당한 거리에 사냥감이 있어야 쉽게 사냥을 할 수 있는데, 다들 사라져버리면 먹고사는 게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노련한 매는 조는 듯 앉아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쏜살같이 덮치고 경험 많은 호랑이는 병든 듯 걷다가 전광석화처럼 달려든다. 매섭게 앉아 있고 당당하게 걷는 게 힘든 게 아니라 조는 듯 앉아 있고 병든 듯 걷는 게 힘들다. 자연의 최강자들은 평소에는 져주고 또 져주다가 반드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허허실실 전략의 고수들이다.

 

 

고려 말기에는 대표적인 두 장수가 있었다. 최영과 이성계였다. 두 장수 모두 전쟁에 능했지만 시대는 이성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둘의 승패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부하들의 마음에서 갈렸던 것이다. 최영은 청렴하고 강직하고 엄하기만 했다. 사실 칼 같은 성격에 따뜻함이란 없다. 반면 이성계는 자신에게 엄했으나 부하들에겐 관용을 베풀었다. 최영의 부하들조차 이성계 휘하에서 싸워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미 게임은 끝난 셈이다.

 

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난 전 폴크스바겐그룹 CEO 마르틴 빈터코른은 카리스마를 내세워 혁혁한 실적을 올리며 세계 1위를 향해 거침없이 달렸지만 마침내 일이 터지고 말았다. 무리한 목표를 달성하라고 엔지니어들이 압박당하자 그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조작이었던 것이다. 실패가 용서되지 않는 마당에 이판사판 아니었을까 말이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정권에 상납금을 더 이상 바칠 수 없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단체로 택할 수 행동은 망명 뿐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먼저 받기를 원한다

 

회사에서 사장은 어떤 사람인가? 주는 사람이다. 월급을 주고 관심을 주고 마음을 주는 건 물론 수시로 '믿는 도끼'에 찍힐 걸 알면서 발등까지 내주어야 한다.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어디로 가야 할지 보여'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자신을 믿고 따르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먼저 자신을 따르라고 하기보다 자신이 그들에게 '먼저', 뭔가를 '줄'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의 존재와 능력을 믿어'주어'야 한다.

 

모든 종교는 이웃들에게 '먼저 주라'고 가르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신도들은 '먼저 받고자' 한다. 인간의 유전자 속엔 손해보는 일을 하지 말라고 각인되어 있다. 일을 제대로 시키려면 이런 본능을 이겨내야 한다. 먼저 주는 것으로 고마음을 느끼게 하고 열심히 일하는 태도를 이끌어내야 한다. 인사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이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주는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하라고 주는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란 싹을 제거해야 한다

 

'싹수가 노랗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보지 않아도 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방해가 되는 괴물 때문에 속 썩고 골머리를 앓지 않으려면 '노란 싹'을 잘 가려내어 미리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화단의 잡초들을 미리 제거하지 않으면 급속도로 성장한 일들 때문에 나중에 몇 십 배의 노력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에 중국의 안방安邦보험그룹이 국내의 알리안츠생명을 헐값에 독일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고 보도되었다. 알리안츠그룹이 인수하기 전 이 회사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제일생명이었다. 국내에선 차이나머니의 국내 금융계 공습이라는 표현가지 사용했지만, 나는 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알리안츠생명은 한마디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알리안츠그룹이 내부 컨설팅을 통해 구조조정을 시도하여 했지만 강성노조의 벽에 막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감내하다가 인수자가 나타났을 때 35억원에 매각했던 것이다. 참고로 이 회사의 2015년 실적은 약 8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리더가 가진 힘이란 나쁜 힘이 자라는 걸 억제하고 생산적인 힘이 생기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난초 같은 식물들이 그러는 것처럼 힘을 가져야 평화로운 공생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리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지금처럼 힘이 커져 '외나무다리 결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싹이 노랄 때 알아보고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게 노란 싹일까? 경험 많은 사장들이 말하는,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세 가지 노란 싹들이 있다. 이미 시효가 지났지만 맹목적으로 작동하는 본능처럼, 조직을 병들게 하는 좋지 않은 조직 본능들이다. 흔들릴 것인가, 흔들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세 가지 노란 싹은 다음과 같다.

 

능력 부족을 욕심으로 메우는 사람들~ 영화 <노스페이스>의 윌리같은 인물

무능력자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 불평불만 분자

아프지만 내쳐야 할 사람들~ 끝까지 반대하는 사람

 

 

유능함의 두 가지 조건

 

리더십이란 두 가지 원초적인 능력에서 시작한다. 성과를 내는(먹을 걸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능력과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그래서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다. 조직이 리더를 따르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이유이다. 이 능력을 효과적으로 증명하는 순간 조직은 리더를 따르지 말라고 해도 따른다. 사람들 안에 있는 리더 희구 본능이 자동으로 작동하여 그들의 몸을 이끌어간다. 리더가 자격이 있다는 걸 능력으로 증명할 때 조직은 스스럼없이 따르고,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 목숨까지 바친다.

 

특히, 한국인은 탁월한 리더가 앞장서서 숙명처럼 느껴지는 비전이나 목표를 제시히면 이에 빠르게 응집한다. 왜 따라야 하는지, 명확하고도 강력한 이유를 제시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똑똑한 사람들이 회사를 위해 일하고 싶은 강력한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 리더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가시방석이 바로 꽃자리이다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구상, <꽃자리> 중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장일지라도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화살이 몇 개 남지 않았을 때 사냥꾼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나는 법이다. 사장이라는 자리와 역할은 바로 구상 시인의 시가 적절하게 답한 듯하다.

 

1939년, 런던은 거의 패닉 상태였다. 유럽을 휩쓴 나치 독일이 무차별 미사일 공습에 이어 조만간 영국에 상륙한다는 악성 루머가 돌면서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당시 국왕인 조지 6세와 윈스턴 처칠 수상은 국민들에게 힘으로 맞서야 하며, 용기와 기운은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므로 침착하게 하던 일을 계속하라고 부탁했다.

 

지금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맞서야 한다. 굳게 마음 먹고 이겨내야 한다. 가고자 했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장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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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차이나 리포트 - 중국을 통해 미래를 보다
성공경제연구소.SBS CNBC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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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경제는 올드 노멀 중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25%에 달하고, 대중국 직접투자도 다른 주요국과 달리 제조업 비중이 80%에 가깝다. 이는 우리 경제가 아직도 중국의 올드 노멀 시대 '세계의 공장' 모델에 더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문화 콘텐츠, 화장품, 식품, 유아용품, 패션 및 의류, 관광, 의료기기 및 서비스, 환경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뉴 노멀 중국 경제의 긍정적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서문' 중에서

 

 

뉴 노멀 중국 경제를 우리 경제의 기회로 잡자   

 

2016년 한국 경제인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이다. 연초부터 중국의 증시는 서킷 브레이크가 발동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위협적인 글로벌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최근의 경제성장률이 예전과 같은 고성장이 아니라 중성장 정도에 머물고 있음에 따라 이런 불안감이 증시에 반영되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발생한 현상이었다.

 

2014년 이후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창타이新常態'를 표방하고 나섰다. 본격화된 뉴 노멀 중국 경제는 한국 경제에 위기와 기회라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즉 잘만 하면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의 선진화를 더욱 앞당길 기회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잠재력을 지닌 소비 시장으로서의 기회를 한국이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이런 현실적 흐름에서 "대 중국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추진하느냐?"가 기업의 절박한 과제로 부상했다.

 

책은 성공경제연구소와 SBS CNBC가 2015년 9월부터 '중국을 딛고 미래를 보다'라는 주제로, 10회에 걸쳐 진행한 성공경제포럼의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너무나도 당양하고 어제와 오늘이 다른 나라이다. 즉 '중국 전문가는 없다'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정도로 다차원적이고 빠르게 변화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1부(중국 경제 굴기의 이해)에서는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어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2부(한국 기업,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 함정오 KOTRA 부사장 등의 방안을 제시한다. 3부(사례와 전략)에서는 실제로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두 기업가의 경험을 들려주며, 마지막으로 4부(토론)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통찰력을 정리하고 있다.

 

 

뉴 노멀 중국 경제, 한국에겐 위기인가, 기회인가?

 

최근 일어나는 중국 경제 구조의 대전환은 대한민국에 우려의 상황으로 다가온다. 소위 신창타이新常態라는 정책에 의해 중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 경제 구조의 전환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기존 '초고속 성장' 정책에서 '중고속 성장' 정책으로의 변화이다. 둘째,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 시장'으로의 역할 변화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이제 세계의 주 소비 시장 역할을 하게 되었다. 셋째, '자본 수입국'에서 '자본 수출국'으로의 변화이다. 중국이 자본 수출국으로 변모하는 모습은 최근 국내 투자 시장에 진출한 중국 벤처캐피털의 사례로도 실감나게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경제 구조 전환은 이미 한국 경제에 위기 혹은 기회로 다가와 있다. 먼저 위기 측면을 살펴보자면 중국으로의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이 감소하고 잇으면서 이로 인해 제조업이 급속히 위축되었다. 반면 기회 측면으로는 첫째 소비재와 서비스 분야 수출 증가, 둘째 중국발 대규모 투자 유입 등이다. 참고로 2014년 한 해에 영화, 게임,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분야에 중국은 약 1조 원을 투자했었다.

 

 

중국의 대전환 

최근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이 연속 2년 감소하면서 중국 경제 위기라는 말이 난무한다. 하지만 이를 정확히 표현하자면 "중국 발 한국 경제 위기"다. 중국의 구조 변화에 한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생긴 어려움이다. 따라서 중국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이 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6.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과거처럼 경기 부양 정책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아이로니하게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중국 GDP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금융위기였던 2008년 7%에서 2015년 14%로 높아졌다.

 

시진핑의 꿈은 과거 몽고의 세계 제패에 주목한다. 그래서 2가지의 마스터플랜으로 중국의 변화가 설명된다. '실크로드 프로젝트''금융업의 외출'이다. 중국은 OEM 생산을 벗어나 기업을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2015년 11월 위안화를 IMF 긴급 인출권 통화에 편입시키면서 국제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경제의 3S

 

1. Seven, 즉 7% 경제성장률

2. Silk Road, 즉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3. Service, 즉 서비스 산업

 

 

G2 시대의 의미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었다. 대충 7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14년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대 미국 수출 비중은 12.3%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하여 대 중국 수출 비중은 미국의 두 배인 25.4%로 늘어났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고객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중국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G2다. 과거 1970년대의 G2는 미국과 일본이었다. 한국 항상 이 두나라 사이에 존재했다. 이젠 한반도에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국가는 한국에 서로 다른 것을 요구한다. 최근에 불협화음을 내는 '사드 배치' 문제가 좋은 예다.

 

 

신창타이 시대

 

신창타이新常態란 고도 성장기를 지나 새로운 상태인 안정 성장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뜻의 중국식 표현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세계 경제 시장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또한 세계 시장 수요 축소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즉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인 신창타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지만 최근 들어와서는 전 세계 수출입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이 지난 지금은 저성장, 고실업 등이 일상화되면서 세계 경제는 중국의 뉴 노멀New Normal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무역 형태의 변화

 

첫째, 외자 기업의 역할이 감소하고 

둘째, 소비재 산업의 비중이 증가

셋째, 가공무역의 감소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대응방안

 

중국과의 발전적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야한다. 중국이 부상하면 할수록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잘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중국 진출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한중 FTA 후속 협상에서 중국의 규제 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최근 <태양의 후예>라는 TV 드라마가 또다시 중국에서 한류 붐을 조성하고고 있다. 이 드라마는 사전에 제작되어 한국과 중국에 동시 방영하고 있는데, 제작 때부터 중국의 투자가 이루어진 종전과는 다른 형식의 문화 콘텐츠 수출이었다. 현재로선 콘텐츠 분야에서 한국이 앞서 있어서 이런 형태가 지속되겠지만 점점 중국의 자본이 이 시장도 잠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은 글로벌 혁신 선도 기업을 육성하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자

 

많은 한국 분들이 중국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중국 기업과 꽌시(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의 꽌시는 관계가 아니라 사실 돈이다. '어떻게 하면 중국 파트너에게 돈을 벌어줄 수 있을까?'를 첫 번째로 고민해야 한다. - '부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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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책고집
최준영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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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비난했지만 책은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글쓰기는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눈만 뜨면 도서관을 찾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읽은 뒤엔 꼼꼼하게 기록했다. 그렇게 읽고 쓰기를 수년 간 반복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희망을 떠올리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어느 인문학자가 유독 책을 고집하는 이유

 

저자 최준용은 '거리의 인문학자', '거지교수', 심지어 '노숙인 인문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인문학 실천가이다. 2005년 최초의 노숙인 인문학 강좌(성 프란시스 대학)에서 강의한 이래, 점차 대상을 넓혀 2014년에는 삼성그룹의 연구원과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강의하기도 했다.


2015년 현재, 전국 지자체의 인재개발원과 평생 학습관, 각 대학, 의 특수대학원, 도서관, 기업 등에서 초청 1순위로 꼽는 대중 강연가이다.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시나리오 부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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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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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의 앞날을 스스로 개척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자신감을 가져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라. 당신 앞에 감히 모든 것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라. 용기를 내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이미 수립된 질서라 해도 다시 한 번 흔들어보라. 당신의 삶을 세상에 서 가장 아름다운 모험이라고 간주하며 살아라.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자기 자신이 되어라

 

우리는 이미 끔찍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머지 않아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든 곳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 각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 국가에 사회보장제도나 수당을 요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일상과 습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

 

세상 어디에 있든, 남자든 여자든, 사회적 위치가 어떻든 상관 없다. 이제 권력자들에게 더 이상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라. 불가능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말이다. 절대 체념하지 마라. 그저 비난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지 마라. 격분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배하는 쪽, 즉 '자기 자신 되기'에 내기 거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체념한 채 일생동안 남들이 정해준 모습대로 사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태어났을 때 남이 제시해주었거나 우연히 정해진 삶을 그대로 살아간다. 두렵고, 개으르고, 수동적이기 때문이다.

 

분노를 느끼는 것만으로 자신이 수동적인 삶을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비판하고 시위하고 저항한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하는 데 그칠 뿐, 실질적으로 행동을 취하는 일은 결코 없다. 결국 그들은 어디에 있건 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멋진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일만 할 뿐이다.

 

타인에게서 벗어나 각자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면, 창의적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활동을 하는 그런 사람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것이며, 자기 자신과 나머지 인류를 위해 창조적인 작업을 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 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악惡의 부상, 그리고 세상의 체념

 

세상 어디를 보아도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느껴져 개인의 성공에 대해서는 일말의 기대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곳곳에 만연하는 폭력은 가히 충격적이다.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고가엔 예상치도 못했던 폭력이 난무한다. 그러면서 점점 많은 민간인과 여성, 아동들이 폭력의 희의생양이 되고 있다.

 

전세계 곳곳에서 실업이 증가하고 있다. 인류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는 빈곤 상태에 처해 있으며 빈부격차는 엄청 심각함에도 여기에서 벗어날 희망은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감소가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인보다 나이지리아인의 수가 많아질 것이다.  

 

아시아 일부 국가에선 아직도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해, 과학 기술의 발달을 이용해 사전에 태아의 성별을 감식해서 선택적 낙태가 가능하므로 남아와 여아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 이런 심각성을 감안해 추세를 되돌려 여아의 출생률을 늘려 남아와의 균형을 맞추는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오늘날 그 어떤 국가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막지 못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할지라도 이것만으로 인류의 삶이 수십 년 안에 두드러지게 향상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으로 인한 증기기관차, 내연기관, 전기 등도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들어 기술 발전은 사회적,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로봇이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하고,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는 공권력과 세력가들이 쉽게 개인의 삶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기술 발전은 지구온난화를 부추겨 해수면의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 뉴욕을 비롯해 해안에 위치한 거대도시와 강 유역처럼 인구가 밀집도니 삼삭주 지역은 침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앞으로 자연재해의 발생은 더욱 증가할 것이며 지구상의 동물종의 30퍼센트 이상은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노령화로 인해 노년층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에 대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지도 못할 것이다. 또 각종 재난이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구가의 기능은 점점 약화됨에 따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능력도 점차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온갖 재난이 우리들 코 앞에 있어도 국가의 무능함은 갈수록 심해진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모든 해결이 자신들의 손에 달렷다고 우리들은 속인다. 갖가지 선거 공약을 남발하지만 진정 실현가능한 그래서 실천가능한 약속이 얼마나 있었던가? 그들은 당선되고 나면 소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식이다. 무상 복지와 세금 감면 등이 겉으론 달콤하지만 속으론 쓰디 쓴 사약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구멍 뚫린 재원은 모두 우리들의 세금 아니면 온 국민이 부담해야 할 빚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곧 치르게 될 4월 총선에선 얼마나 현명한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선진적인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특히 풍요의 부스러기를 요구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 선택하는 주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더 이상 인기 없는 개혁을 실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키지도 못할 공약에 새로운 공약을 덧붙이기를 일삼으면서 비굴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이념적으로 포퓰리즘이 세계를 장악하게 된 이유다. 항상 공공의 안전을 더 우선시하고 점차 폐쇄적인 경향을 보이는 포퓰리즘 안에서 개인들은 헛된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 즉, 외국인 혐오와 치안을 명분으로 내세운 통제적 전체주의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의 기대에 부응한다. 미국 공화당 소속 유력 대통령 후보 트럼프가 주장하는 궤변론적 선동처럼 말이다.

 

 

새로운 르네상스

 

중세 암흑의 시대 한가운데서 삶을 재창조했던 르네상스인들처럼 '유럽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책의 저자 자크 아탈리는 우리들에게 종교나 정치 지도자들의 순종 강요, 가식적인 민주주의나 사회적 프레임를 따르는 것을 거부하고 종교, 국적, 사랑, 직업, 성별, 사회적 지위를 스스로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조국이나 가족을 떠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자기 자신 되기'를 실천한 아래의 예술가, 기업가, 활동가 등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우리들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과연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우리들에게 '자기 자신 되기'를 위한 실천적 5단계를 제시한다.

 

예술가
빌리 팁톤, 마리프랑스 가르시아, 안토니오 비발디, 블레즈 파스칼, 파블로 피카소, 어빙 벌린, 다카시 무라카미, 카라바조, 빈센트 반 고흐, 아르튀르 랭보, 앙리 마티스, 카미유 클로델, 프리다 칼로, 찰스 부코스키, 레이 찰스, 데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아이 웨이웨이 등

기업가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조지 소로스, 스티브 잡스, 인드라 누이, 마크 시몬시니, 아리아나 허핑턴, 오프라 윈프리, 키란 마줌다르 쇼, 사사키 타카오, 살만 칸, 존 홀트, 벙커 로이, 미셸 콜루슈 등

활동가
마티유 리카르, 모한디스 간디,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 바츨라프 하벨, 류샤오보, 제프리 위건드, 첼시 매닝, 에드워드 스노든, 에이브러햄 링컨, 샤를 드골, 마거릿 대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조코 위도도 등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성공한 소설가 스티븐 킹, 종교적 결정론을 거스르고 사랑을 선택한 인도 프로 테니스 선수 사니아 미르자와 파키스탄 크리켓 선수 쇼아이브 말리크, 뒤늦게 성 정체성을 찾고 참모습대로 살아가기를 결심한 영화감독 라나 워쇼스키, 자살로 생을 마감한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등 다양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자기 자신 되기'를 위한 실천적 5 단계

 

자기 소외에 눈떠라~ 매 순간 삶이 모래시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모래 알갱이와 같다고 상상하라. 음식, 술, 마약, 이념, 정치 등 자신이 집착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답해보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아라~ 번영, 우아함, 정직, 예의, 친절과 같은 단어에 담겨 있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자존감을 높여라. 자존감이 있으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지 않으며, 자신에 대한 증오와 경멸이 사라지고, 결국 타인을 존중하면서 상호 존중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자신의 고독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 특히 기업과 국가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이런 지원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는 오지 않으며, 만약 온다 하더라도 우연히 딸려올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사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라~ 자신의 삶은 타인들의 삶과 필연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라. 따라서 인생의 목표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가 되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고유한 가치와 열망에 따라 정의한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 스스로 선택하라~ 나이나 경제적 여건 등 그 어떤 제약을 받지 않고 자신의 신체적, 예술적, 지적 재능과 열정에 따라 행동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당장 내 인생의 주인이 되자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 미리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 행동을 취하자. 만약 실업자라면 구인 광고를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창업하자. 따분한 월급쟁이라면 일을 더 재미있게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있는 방법을 궁리해보고, 그래도 아니면 자신의 회사를 창업하자. 

 

 

 

 

 

 

재산도 최대한 타인에게 종속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의지가 아닌 외적인 요인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주식에서는 가능한 한 손을 떼도록 한다. 또한 상속에 대한 기대에 너무 매달리지 마라. 상속은 자기 인생의 주인 되기를 부정하는 일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만약 통치를 받고 있다면 이젠 스스로 자신이 통치하도록 하자.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정치인들이 그 일을 맡아서 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지금 당장 자신의 인생을 챙기고, 미래 세대, 국가, 가족, 기업주에게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자. 정당과 조합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신뢰하지 말자. 소신껏 행동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이 등장하게 만들자. 더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잡는다면 민주주의의 뿌리는 더 깊어질 것이다. 언제나 자기 자신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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