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루 - 후회 없는 인생 사용법
류랑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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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떤 일에 흠뻑 빠져본 적 있는가? 몸은 비록 완전히 탈진했지만 마음만은 만족감과 기쁨으로 가득 차올랐던 기억은? '무엇을 위해 오늘을 살 것인가?'에 대답할 수 없다면, 그런 순간을 맛볼 수 없다. 그저 닳도록 벽시계를 쳐다보며 퇴근시간을, 하교시간을 기다릴 뿐이다. 오늘 꼭 이루고 싶은 것, 기대하는 바가 없으니 과녁 없이 화살을 쏘는 것처럼 허무하다. 밀도가 아니라 부피, 목표가 아니라 시간표만 남은 하루다. - '프롤로그' 중에서

 

 

무엇을 위해 오늘을 살 것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하루를 보낸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고, 출근하기도 전에 벌써 퇴근하고 싶고, 일요일 오후부터 슬슬 신경질이 올라오고, 별일 없이 사는 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다가도, 가끔 미칠 것같이 지겹고 불안하다. 이런 무력감과 불안함을 애써 외면하며 시간을 견디다 보면, 어느덧 또다시 1주일이 가고 한 달이 가고 1년이 후딱 간다. 새해가 되면 밝고 희망차기보다는 '아, 해놓은 것도 없이 나이만 먹는구나' 하는 생각에 더 우울해진다.

 

하루하루를 정말 열심히, 그리고 바쁘게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왜 열심히 사는데 제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까? 왜 사는 게 즐겁지 않고, 아무런 보람이나 성취감도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버릴까? 이에 저자는 '어떻게 하면 인생을 의미 있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그 해답을 찾으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질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다. 어떤 일이든 '왜 하는지'를 알면 스스로 간절히 원하게 되고, 간절히 원해서 하는 일은 힘들고 어려워도 성취감과 보람, 성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기럭한 하루에서 벗어나 '완벽한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여기서 먼저 '완벽'이란 단어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자. 하루 동안 자신이 가장 원하는 '단 하나의' 목표만이라도 만족스럽게 마무리 짓고 밀도 있게 사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남과의 비교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이 결코 아니다.

 

하루는 바로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완벽한 하루를 만들고,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만들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하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달렸다. 즉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오늘 하루를 어?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완벽한 하루의 키워드: 단절, 방향, 목표, 시간, 지원군, 실행, 성장

 

 

과녁 없이 화살을 쏘다

 

'무적방시無的放矢'라는 말이 있다. '과녁 없이 화살을 쏜다'는 뜻이다. 과녁이 없는데 화살을 쏘아본들 무슨 소용일까? 처음부터 맞추고자 하는 과녁이 없었으니까. 몇 번 하다 보면 재미도 없고 힘만 빠진다. 우리의 하루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이뤄내고자 하는 정확한 과녁이 없으면 아무리 바쁘게 뛰어다녀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몰입할 수도 없고 열정을 발휘할 수도 없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무적방시'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저 열심히 돈을 번다.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하루하루가 점점 시들해지고 돈 버는 재미마저 없어진다면 문제가 있다. 이럴 경우 돈 버는 것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적, 즉 '과녁'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루목표가 없으면 이것도 중요해 보이고 저것도 중요해 보여서, 스스로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인다. 겉보기엔 마치 자신이 '멀티플레이어' 같지만, 그렇게 일이 많아지면 당연히 몸과 마음이 지친다.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물리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바쁘게 산다는 게 제대로 사는 게 아닌 것이다.

 

 

시간을 목적으로 착각하지 마라

 

빼곡한 하루 계획표를 짤 때, 어떤 사람은 오늘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시간과 취침시간, 단 두 개의 칸만 그렸다. 시계 모양의 계획표가 텅텅 비어 있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이 이를 봤다면, 엄청 꾸중할 만한 시간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시간표의 주인공은 바로 발명왕 에디슨이다.

 

그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연구에만 매진하는 바람에 조수조차 그를 만나기 어려웠다고 한다. 다른 일은 일절 하지 않은 채 연구에만 집중한 시간은 하루 평균 20시간,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로 '한 가지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능력'을 꼽았다. 우리들은 대개 하루 동안 일도 하고 TV도 보고 책도 보는 등 다양한 일을 하지만 그는 단 한 가지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그 일에만 매달렸다.


하루에 단 한 가지 일만 했다고 해서 이 사람이 하루를 잘못 사용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에디슨처럼 자신이 꼭 이루려는 한 가지 목표를 제대로 끝내는 것이야말로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자. 자신의 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시간을 어떻게 써도 좋다. 말하려는 핵심은 '시간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것이다.

 

 

과이불개 시위과야

過而不改 是爲過也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잘못이다.

- 논어

 

 

단절~ 변화는 과거와의 단절로부터 온다

 

술주정뱅이 아버지를 둔 두 아들이 있었다. 한 아들은 아버지처럼 술주정뱅이가 되었고, 다른 아들은 의사가 되었다. 다른 삶을 각각 살고 있는 두 아들에게 질문을 했다. 먼저 술수정뱅이 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는 "아버지한테 배운 게 술 말고 뭐 있겠소? 다 아버지 때문이오"라고 답했다. 반면에 의사 아들은 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자신은 결코 그리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술주정뱅이를 치료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기로 했다는 거다.

 

삶의 변화를 위해서 가장 ㅁ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변화를 두렵게 만드는 요인을 찾아내어 이를 수용한 다음, 이로부터 자신을 단절시켜야 한다. 의사가 된 아들은 아버지가 술주정뱅이라는 사실을 인정, 자신은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서 술로부터 자신을 단절시켰던 것이다. 이런 단절이 없다면 '하루는 또 다른 하루'일 뿐이다.

 

 

방향~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대학에 들어갈 때 그 대학, 그 학과에 반드시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는가? 회사에 입사할 때 그 회사에 꼭 입사해서 하고 싶은 일이 분명했는가? 아마 그런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왜'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으면 단기적인 목표를 이루어도 큰 의미가 없다. 성적에 맞춰서 들어간 대학생활이 그렇고, 조직에서 자신만의 가치가 없는 채로 어쩌다 임원으로 승진한 경우도 그렇다. '멋있어 보이니까' 또는 '돈과 명예가 보장되니까' 같은 1차원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취감을 준다.

 

목표가 생겼다면 '왜'를 질문해보자. 왜 그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가? 분명히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만약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그것은 자신의 목표가 아니다.


오늘 어떤 하루를 살 것인가? 오늘 자신만의 삶의 방향이 있는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오늘의 가치는 달라진다. 목적이 명확하다면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완벽한 하루가 될 수 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다가 하루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는 사람이 그저 쉬는 게 더 좋아서 휴식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반대로 아주 바쁘게 살았어도 완벽한 하루라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저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목적도 없이 바쁘게만 사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정신 없이 살까? 이처럼 목적 없는 바쁜 하루는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 남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스프링복은 무리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면 수십만 마리가 덩달아 뛴다. 이렇게 뛰다가 절벽을 만나면 무리의 약 90%는 추락사한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이 뛰면 덩달아 따라 뛰는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를 알아야 무엇이든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상사가 시킨 일도 그냥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떤 일과 연관이 있는지 질문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그 일 이상의 일도 해낼 수 있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왜를 질문하면서 공부하면 한 번 외우고 끝나버리는 학습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하는 지식이 된다.

 

한국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초청강연에 참석한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저서를 미리 읽어보고,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슈를 조사한다. 그리고 그 강연에 자신이 왜 참석해야 하는지, 무엇을 배워가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의 참석 목적을 결정한다. 그런 다음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의 관점과 비교해보고 궁금한 점을 직접 질문하기도 한다. 그 학생의 하루는 말콤 글래드웰을 만난 이후로 달라졌다고 한다. '오늘 강의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에 대한 준비를 그렇게 하지 않았었더라면, 그 학생 역시 '그저 그런 강의였어.' 하고 잊어버렸을 것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참여하는 사람과 사전에 무엇을 배울 것인지 목표를 확실하게 정한 사람이 있다면, 둘 중 누구에게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될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짧은 시간이라도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울지 고민한 사람에게만 더 깊은 내용이 보인다. 지금 이 순간이 곧 자신의 미래가 된다. 하루의 기회비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목표~ 과녁이 없으면 화살을 제대로 쏠 수 없다

 

농부와 아들이 밭에서 쟁기질을 한다. 밭고랑이 곧게 갈리지 않자 아들은 농부에게 묻는다. 농부는 아들에게 먼저 목표를 정하고 소를 몰라고 답했다. 이에 아들은 황소의 커다란 뿔을 보고 소를 몰았지만 여전히 밭고랑이 반듯하지 않았다. 이를 본 농부는 아들에게 움직이는 황소의 뿔은 목표가 되지 못하므로 언덕 위의 소나무를 목표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제사 밭고랑이 반듯하게 갈렸다. 

 

하루목표를 정하는 3가지 규칙

 

정신을 맑게 깨우고 아침을 시작한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선택한다

일상적인 일과 함께 일의 순서를 정리한다

 

"오늘은 오늘 일만 생각하고, 한 번에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말것. 이것이 현명한 사람의 방법이다"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의 저자

 

 

시간~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쓰느냐다

 

현대 신경과학자들은 어느 한 순간 일에 정신을 집중할 때 우리 뇌가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일에 몰입하여 집중할 때 뉴런의 새로운 연결이 많아지고 명확한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회백질이 증가해 뇌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몰입하면 뇌가 성장할 수 있는 긴 시간이 된다.

 

큰 돌과 모래를 이용해 항아리를 가득 채우려면 먼저 큰 돌을 넣은 다음, 사이사이의 빈 공간에 모래를 넣어야 빈틈 없이 꽉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이트는 큰 돌을 먼저 넣지 않았다면 나머지 것들은 영원히 집어넣지 못했을 거라는 점이다. 우리들이 하루 동안에 해야 하는 일은 다양하고 많다. 큰 돌처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도 있고, 모래처럼 쉽고 가벼운 일들도 있다.

 

몰입이 좋다는 것은 다 안다. 그렇다면 어?게 하면 쉽게 몰입할까? 그 비밀은 '마감법칙'에 잇다. '마감'은 작가나 기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에 쫓기면 자연스레 한정된 시간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는다. 따라서 무슨 일을 하든지 시작하기 전에 마감시간을 정해놓으면, 심신이 그 순간부터 긴장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만든다.

 

도요타 생산방식을 창시한 오노 다이이치는 120분이 걸리던 기존의 작업준비 시간을 단 3분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세웠다.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그는 이 목표를 위한 혁신적인 개선활동을 이뤄냈고, 결국 3분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인간의 뇌는 곤란을 느끼지 않는 한 지혜를 짜내지 않는다"

 

기한이 없는 목표는 목표가 아니다. 모든 목표는 언제까지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부이다. 예전에 한창 '아침형 인간'이 유행할 때, 수많은 직장인들이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회사에선 '집중업무 시간제'라는 명칭을 붙여 오전 9시부터 10시가지는 회의, 전화통화, 사적 용무 등 업무에 방해될 만한 행동을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억지춘향' 격으로 몸과 정신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도 '아침형 인간'을 따라했다.

 

하지만 이런 획일화된 방식은 모두에게 통할 수 없다. '올빼미형'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은 오후 늦게부터 일이 잘되기 시작한다. 오전도 9~11시에 집중이 잘 되는 사람이 있고, 오후도 2~4시에 일이 잘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다. 때문에 각자의 몰입 패턴을 찾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분석해보면 몰입도가 높고 생산성이 가장 뛰어난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간이 바로 '니만의 골든타임'이다. 분석해 본 결과, 나는 새벽 2~4시임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미운 털이 박혀 있다.

 

 

지원군~ 혼자 다 하지말고 지원군을 얻어라

 

<장자>의 '지략' 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옛날에 바닷새 한 마리가 노나라로 날아 들어왔다. 이에 임금은 귀한 새가 찾아왔다고 궁궐 안에 데려와 아름다운 음악에다 소, 돼지, 양 등 맛있는 음식들을 대접했다. 그러나 바닷새는 어리둥절했다. 먹을 수 없는 음식들과 술을 앞에 두고 3일 동안 슬퍼하다 결국 죽고 말았다.

 

임금은 자신에게 좋은 것은 남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대접했다. 하지만 바닷새를 진정 위했다면 숲 속에 둥지를 마련해주고, 자유롭게 먹이 사냥을 하도록 놔두어야 했던 것이다. 바닷새는 사람 소리를 싫어하는데 음악가지 들려주었으니 얼마나 괴로웠겠는가? 충분히 느껴진다.

 

목표 달성을 혼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 이런 때는 누군가의 조언이나 지원이 필요하다. 바닷새와 노나라 임금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목표를 상대방에게 명확히 말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협조를 받기 어렵다. 도움은커녕 잘 못되면 바닷새의 경우처럼 오히려 망칠 수도 있다.

 

 

실행~ 실행이 전부다

 

히말라야 설산에는 밤에만 우는 새가 산다. 야명조夜鳴鳥다. 이름처럼 이 새는 따뜻한 낮 동안에는 먹이를 배불리 먹고 즐겁게 논다. 마음껏 노래를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해가 떨어지고 매서운 한파가 밤에 찾아오면 무슨 일보다 먼저 내일엔 집부터 지어 따뜻한 밤을 보내야겠다고 결심한다. 이때 뿐이다. 또 해가 찾아오고 몸이 따뜻해지면 어젯밤의 추위와 결심은 눈녹듯 사라지고 만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야명조처럼 쉽게 유혹에 빠진다. 지금 당장 돈에 궁색하면 커피를 끊겠다, 담배를 끊겠다, 술을 끊겠다 등등 많은 약속과 다짐을 자신에게 한다. 그리고 처음 얼마간은 실천한다. 하지만 그런 곤경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그 일을 미루거나 금방 잊어버린다. 당장의 달콤함에 취해 지난 고통을 너무나도 쉽게 망각한다. 실행에 옮기지 않는 멋진 계획은 물거품이다. 실행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 자신의 나쁜 습관을 개선해야 허송세월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은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 에이브러햄 링컨

 

 

성장~ 돌아보고 내다보면 내일은 더 완벽하다

 

당신의 기억은 정확한가? 사람은 어느 누구도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왜냐하먼 사람의 기억 중 3분의 1은 허위 기억이 주입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기억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조작된 기억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그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가짜 기억의 사례를 보여준다. 맛보기 사례다. 24명의 실험대상에게 어린 시절에 경험한 진짜 기억 3가지와 쇼핑몰에서 길을 앓었다는 가짜 기억 1가지를 담은 책을 읽게 했다. 그런 후 피실험자들에게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적도록 햇다. 놀랍게도 절반 이상이 쇼핑몰에 대한 가짜 기억을 들추며 심지어 자신이 당시 입었던 옷이나 손에 들고 있던 물건까지 상세하게 묘사했다는 거다.

 

자신이 전혀 경험한 바가 없는 사실을 스스로 경험했다고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이처럼 스스로 확신하는 기억들 중 많은 것들이 사실은 스스로 조작한 가짜일 수가 있다. 왜 그럴까? 인간은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것만 기억하려는 성향이 있고, 모호한 기억을 자기 나름대로 편집, 각색하는 경향이 있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먼저 계획들을 제대로 실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했는지, 아니면 실행했지만 주변의 도움 탓인지 등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점검의 목적은 자신의 역량 수준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보완해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알아 이를 개발하자는데 있다.

 

"일일삼성一日三省"

- <논어>, '학이학이'편에서

 

비록 부족한 하루를 오늘 보냈다 할지라도 내일의 기회를 날려버릴 필요는 없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한 것처럼, 오늘에 대한 반성과 기록은 내일을 살아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오늘의 점수를 매기고 한 줄 평을 써라. 그리고 스스로에게 칭찬하라. 우리들의 하루는 점점 더 완벽해질 것이다.

 

 

즐거운 중독을 즐기자

 

약물에 의한 중독이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계획할 수 있는 중독은 오히여 삶에 큰 활력과 동력이 된다. 돈을 열심히 벌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이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든 간에 스스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중독에 빠져보자. 그러자면 자신에게 맞는 계획과 방법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펼쳐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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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치유력 셰익스피어 인문학 - 셰익스피어, 삶의 무대에서 치유의 깃발을 올리다
최용훈 지음 / 페르소나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그 가치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가 창조한 인문들이 삶의 단면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여주듯이 우리의 인생도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걸어온 발저국을 하나씩 반추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우리는 그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계 속에서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보태게 된다. - '머리말' 중에서

 

 

20편의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찾는 인간에 대한 고찰

 

문학, 연극평론가로서 활발한 연구와 강연활동을 펼치는 저자가 서양의 대표적 고전인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현대적 관점으로 분석하는데, 평이한 문체와 설명으로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뜻대로 하세요, 끝이 좋으면 다 좋아,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 등 20편의 작품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간결하게 다루면서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주제들을 제시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6편과 희극 14편 등 총 20편의 작품을 해석함에 있어서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인문학의 논점을 벗어나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들, 즉 우리의 생각과 행동들 하나하나를 얼마나 통찰력 있게 그려내고 있는가를 설명함으로써 작품 속에 나타난 셰익스피어의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을 현대적 상황과 대비시켜 인간의 본질과 삶의 방식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 최용훈은 가톨릭 관동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 연극평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영미어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KBS 국제방송 영문시사논평(1~7권)을 오랜 기간 집필하였고, 'EFL 수업에서의 연극활용 영어교수법', 해롤드 블룸의 '교양인의 책읽기', '이집트 신화', '페미니즘 희곡선', 인문학서 '생각의밥'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셰익스피어는 총 37편의 희곡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재현했다. 무한한 감정의 변화들, 인간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떨림들, 또 그 감정으로 겪게 되는 고통과 환희들. 이처럼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은 인간들 세상에 대한 만화경이다. 그 속에서 그는 인간의 욕망과 동경, 그리고 그리움을 방대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들은 셰이스피어를 읽는가? 이는 우리들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의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열쇠가 우리들의 손에 쥐어졌다. 해답이 담긴 상자를 열기만하면 된다.

 

 

 

영국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셰익스피어 다시 읽기>라는 책에서 16세기 사람들의 척박한 삶의 모습이 오늘의 시대와 다를 바가 없음을 지적한다. 다만 차이는 "착취당하고, 박탈당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고려되어야 할 역사적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이 착취와 박탈에서 벗어나 충분히 존중받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햄릿

 

이 작품에 대한 수많은 비평들 속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복수'에 대한 햄릿의 망설임이다. 그는 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 누구인지 알고 있으면서 이를 지체하고 있었을까에 관한 것이다. 영국 수필가 찰스 램(1775~1834년)은 <셰익스피어 이야기>에서 몇 가지 분명한 사항들을 언급하고 있다.

 

첫째, 왕은 늘 호위무사에 둘러싸여 있어서 시해가 쉽지 않다

둘째, 부정한 어머니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혈육이라는 죄책감

셋째, 본디 천성이 착해서 살인에 대해 거부감

넷째, 정말로 삼촌이 부왕을 살해한 범인인가에 대한 확신의 결여

 

이를 종합해 볼 때 그는 좀 더 분명한 증거를 찾고 싶었고 부왕 살해의 유일한 근거가 부왕의 유령뿐이어서 자신의 맘 속에 뭔지 모를 의혹이 있었기에 곧바로 결행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많은 비평가들은 왕이 홀로 기도하는 순간을 목격하고도 복수의 칼을 들지 못한 햄릿의 태도를 셰익스피어가 적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삶에 대한 두 가지 태도, 즉 "사느냐 죽느냐"를 읊조리며 햄릿은 복수에 대한 그의 망설임과 고뇌를 드러낸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저 운명에 순응하며 고난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운명에 맞서 도전할 것인가? 등등. 우리들의 인생 또한 이처럼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는 햄릿의 독백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은 진정 변하지 않는 영원불변일까? 이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은 아마도 제각각일 것이다. 우선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해보자. 그 당시는 변화의 시대였다. 엘리베스 여왕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시대를 열었고,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깨부수고 유럽 최강의 해군력을 보유했다. 이에 해상무역을 통해 엄청난 국부를 축적함으로써 영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얻었으며 모험과 역동성이 가득 찬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도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에는 모든 것이 변해도 한 가지 변해서는 안 되는 절대적 가치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랑, 이는 그의 믿음이자 간절한 바람이었다. 물론 그는 이미 사랑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속성을 지녔음을 알고 있었다. 두 연인의 죽음으로 마무리를 한 셰익스피어의 사랑은 과연 아름답고 영원한 것인가?

 

차가운 키스와 함께 죽은 애인의 단검을 꺼내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여인의 심정은 어떤 것인가? 함께 죽으면 또 다른 세상에서 같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일까? 이처럼 절실한 죽음의 미학은 과연 현명한 행동일까? 애인이 죽고 없는 삶은 이미 죽음이라는 것을 우리들에게 말함으로써 변치 않는 사랑이야말로 숭고한 아름다움임을 강조하려는 것일까?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으로 들어가 보자. 남녀간의 사랑이 얼마나 오묘한지 알게 될 것이다. 아테네에 헤르미아라는 처녀가 살았는데 그녀는 라이샌더라는 청년과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생각이 다르다. 드미트리우스라는 청년에게 시집을 보내려 한다. 당시 국법에 의하면 부모의 뜻을 따르지 않는 자식은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성립할까?

 

헤르미아는 애인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사랑의 도피를 약속한다. 헤르미아에게는 헬레나라는 친구가 있었다. 헤르미아는 사랑의 도피를 헬레나에게 고백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헬레나는 드미트리우스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친구 헤르미아의 계획을 고자질한다. 이에 분노한 드미트리우스는 두 남녀를 추격한다. 물론 헬레나도 함께 간다. 이렇게 사랑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한편, 숲에는 요정들의 왕 오베론이 살고 있었다. 그는 팬지꽃의 즙으로 사랑의 묘약을 만든다. 잠든 사이에 이 즙을 눈에 발라두면 아침에 눈을 떠 처음 본 대상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마침 오베론은 숲까지 따라와 사랑을 고백하는 헬레나를 숲에 내팽개치고 홀로 떠나는 드리트리우스를 목격했다. 이에 동정을 느낀 그는 시종에게 명령해 사랑의 묘약을 발라주도록 했다. 하지만 시종은 착각해서 라이샌더에게 묘약을 뿌렸고 아침에 눈을 떠 처음 본 이가 바로 막 도착한 헬레나였다. 이후 두 커플 사이에 한바탕의 소동이 벌어지고 나중엔 결국 오베론 왕에 의해 원위치된다. 남녀간의 사랑은 이런 묘약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얻어지고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의 셰익스피어 작품

 

비극~ 햄릿(모성과 여성성), 맥베드(탐욕과 번민), 리어왕(자만 뒤의 몰락, 그리고 깨달음), 오델로(배신, 그리고 어리석은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사랑의 열정, 그리고 차가운 키스), 아테네의 타이몬(황금에 배신당한 저주받은 영혼)

 

희극~ 한여름 밤의 꿈(사랑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베니스의 상인(정의와 자비), 자에는 자로(법의 정신과 관용), 페리클레스(불안, 번민, 시련을 이기는 힘), 폭풍우(권력, 그리고 구롱과 저항), 겨울이야기(질투와 죄의 용서), 헛소동(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젊음), 뜻대로 하세요(버려서 얻어지는 삶), 베로나의 두 신사(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신), 심벌린(남자의 의심은 바보의 훈장, 떼기도 쉬운 법), 끝이 좋으면 다 좋아(과거는 과거로, 내일은 희망으로), 말괄량이 길들이기(여자는 남자하기 나름), 실수연발(실수 속에 생겨나는 오해, 그리고 진실), 십이야(내가 사랑한 여인, 날 사랑하는 여인) 

 

 

짝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십이야十二夜'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인간을 찾는다

 

'위대한 치유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책은 인간의 본질과 삶의 방식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셰익스피어 작품 속에는 고대의 규칙, 중세적 질서, 이성과 휴머니즘 등 다양한 규범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대의 부조리도 담겨 있어 삶의 이면을 가늠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를 통해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우리의 내면을 탐색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과 현대성에서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며, 인간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해석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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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읽는 가족의 시
김태훈 엮음 / arte(아르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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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금요일은 바빴던 한 주를 정리하고 휴일에 대한 기대로 마음 부자가 되는 날입니다.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이 날, 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에게 일주일 내내 바쁘다는 핑계로 전하지 못했던 사랑과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담은 시 한 편씩 읽어주면 어떨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시 한 편이 만들어내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틀 동안 이어지는 휴일 탓일까? 왠지 모르게 금요일 저녁은 모두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어 준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이 여유로운 저녁에 가족들을 위해 시 한 편을 읽어 주기를 권한다. 멋진 발상이다. 바쁜 일상에 치여 자신의 속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를 돌리기만 했던 터라 시 낭독 제안이 마치 권주가처럼 느껴진다.

 

이런저런 핑계로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시 한 편'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책은 '가족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가족에게 듣고 싶은 시'를 선별해서 담고 있다. 장석주, 김용택, 이성복, 김소월, 문정희, 마종기, 유안진, 정채봉, 정호승, 이해인, 서정주 등 한국 대표시인이 선사하는 50편의 감동적인 시가 가족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한 마음과 위로의 말을 전하게 한다.

 

25년간 문화부에서 문학 이야기를 취재해온 김태훈 기자가 가족을 소재로 한 한국 현대시 50편을 소개하고, 시에 얽힌 뒷이야기를 감상으로 풀어나간 에세이다. 그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기자 경력의 대부분을 문화부에서 출판과 문학 담당으로 근무했다. 기획한 책으로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등이 있다.

 

비록 요즈음은 시詩를 읽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거나 이해하기 쉽고 낭독하기에도 좋은 작품들을 골라 싣고 있다. 젊은 시절 풋풋한 연애 감성으로 연애 편지에 담을 멋진 글귀를 찾으려고 시집을 뒤적거렸던 그런 기억도 떠오를 법하다. 이젠 사랑하는 가족 모두에게 그런 정성을 기울인다면 가정은 행복이 넘칠 것이다. 자,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신달자 시인의 시 <여보! 비가 와요>에는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가족은 어떤 사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 시행으로 답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시시한 말들로 삶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만드는 사이가 바로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족은 평생 함께 살며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나눕니다. 그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수단이 바로 말이지요. 그것도 매일같이 반복하기 때문에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로 시간의 노를 저어 우리는 생의 바다를 건너갑니다. - '여러분에게 금요일은 어떤 날인가요?' 중에서

 

 

담요 한 장 속에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아빠와 아들은 나이가 먹어갈수록 말이 줄어드는 사이란다. 사실 말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 사이도 아니다. 권영상 시인의 이 동시는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강한 유대를 표현하고 있다. 아버지가 "자냐?"하고 묻고 아들이 속으로 "네"하고 대답하는 것만으로 부자 간의 끈은 강하게 묶여 있다. 

 

시를 읽어보자. 아버지는 아들이 잠드는 것을 본 뒤 잠들 생각이다. 그런데 아들도 같은 생각으로 버틴다. 아버지가 자냐고 묻지만 아들은 대답을 할 수 없다. 자는 척 해야 아버지가 주무실 테니까. 이 시의 재미가 이 아이러니에서 나온다. 아직 잠들지 않았으니 "아니요"라고 해야 맞는데 "네"라고 했다. "저도 잘 거니까 아버지도 빨리 주무세요"라는 긴 문장을 한 마디로 줄여 그냥 "네" 라고 한다. "네"라는 대답에는 아버지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흔히 동시는 아이들이 읽는 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동시는 어른이 되고 자식을 두어야 비로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네"라는 대답 속에 깃든 부자간의 사랑을 어찌 아이가 알 수 있겠는가? 사랑을 경험하는 것과 그 사랑을 깨닫는 것 사이에 긴 시차가 존재하는 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인 것 같다.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시인(1960~1989년)의 작품이다. 서울 종로3가의 한 심야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요절한 젊은 시인의 원고 뭉치 속에는 많은 시 작품이 있었다. 이 시의 현장은 경기도 시흥군 소하리 농촌이라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이곳에서 살았다. 말하자면 작품 속엔 애틋한 모자간의 정이 담겨 있다.

 

아버지가 병으로 쓰러진 후 가족의 생계는 어머니의 몫이었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나간 후 하루 종일 귀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 기형도는 마치 찬밥 신세처럼 방에 담겨진 상태이다. 소년의 맘 속엔 어머니에 대한 염려와 그런 어머니를 기다리는 자신의 연민이 함께 있다. 아랫목은 따뜻하지만 윗목은 차갑다. 그런 슬품을 시인은 윗목으로 표현했다.

 

시인의 모친은 지난 2014년 '성인 문자 해득' 교육과정을 졸업했다는 소식이다. 모친은 정작 아들의 시를 읽을 수 없었던 것이다. 사랑은 이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철학자 김형석 전 연세대 교수는 "어머니는 내가 하는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장바구니물가를 모른다"고 어느 책에 썼다. 그래도 모자가 서로 사랑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불주사

 

내 왼어깨에 있는 절이다

절벽에 지은 절이라서 탑도 불전도 없다

눈코 문드러진 아애물뿐이다

귀하지 않은 아들 어디 있겠느냐만

엄미는 줄 한번 더 섰단다

공짜라기에 예방주사를 두 번이나 맞혔단다

그게 덧나서 요 모양 요 꼴이 됐다고

등목해줄 때마다 혀를 차신다

 

이는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정록 시인의 작품이다. 그는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부모와 자식으로 맺어진 숭고한 인연을 노래하는 시를 써왔다. 이 작품에서도 시인은 ㅈ자신의 온어깨에 있는 상처가 비록 눈코 문드러진 마애불처럼 못생겼지만 어머니와 자신을 잇는 소중한 인연의 증표임을 강조한다.

 

저자 김태훈의 몸에도 어머니의 사랑이 만든 작은 상처가 있다고 한다. 그가 젖먹이였을 때, 어머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어루만지다가 실수로 이마와 머리카락 사이를 살짝 긁었단다. 손톱 끝에 피부가 아주 조금 벗겨졌는데 그게 아물면서 흉터로 남았다는 것이다. 경상도에선 이를 '험다리'라고 했다. 아이들치고 이런 험다리 한둘 없는 아이가 없다.  

 

머리카락 바로 아래에 있던 흉터는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 지금은 저자의 눈썹 위에 있다. 어머니는 가끔 이 흉터를 가리키시며 "이 상처는 왜 없어지지 않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신다. 마마 자국처럼 파인 그 상처를 어머니도 미안해하신 적이 있다. 하지만 그 흉터가 지워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것은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에 그와 어머니 사이에 있었던 작은 사건을 새겨놓은 인연의 불주사이기 때문이다.

 

 

너를 위하여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없을 만치의 측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슬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느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이는 김남조 시인의 작품이다. 받지 않고 오로지 주기만 하는 사랑을 일컬어 우리들은 거룩하다고 말한다. 죄지은 자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가난한 중생을 구원하신 부처님의 사랑이 바로 이런 경지이다.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야 감히 그런 사랑을 베풀지 못한다.

 

신은 어쩌면 그런 경지를 모르고 사는 우리를 측은히 여겨 가족을 만들어주었나 보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 같은 속된 사람도 베풀고 희생하는 거룩한 기쁨을 조금은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의 삶에 선물처럼 와준 가족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다.

 

그 사랑이 가족 밖으로도 넘쳐나 우리 이웃과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 더 밝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살기가 참으로 어렵고 용기가 나지 않아 부끄럽기만 하다. 그저, 내 가족을 위해 남을 짓밟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처럼 가족은 우리들에게 염치와 겸손을 가르치는 스승이기도 하다. 올해는 더욱 정성스레 섬겨야 하겠다.

 

 

 

시와 함께 가족애를 되찾는다

 

가족을 주제로 다룬 50편의 시를 읽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책 장을 넘기면서 어릴 적 또는 젊은 시절의 옛 추억들이 되살아나는 듯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스민다. 또 슬픈 추억들을 떠올리는 그런 장면에선 어느새 눈시울이 촉촉해지곤 한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는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에게 시를 읽어주었으면 한다. 별다른 찬饌이 없어도 풍성한 만찬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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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희망이 있다면
김경희 지음 / 호이테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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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자인 김경희 원장이 쓴 이 책은 이 시대 여성들에게 나아갈 길을 안내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내, 엄마, 며느리, 그리고 딸로서 그녀가 풀어나간 진솔한 이야기들은 마치 들풀과 같은 향기를 느끼게 한다. 또한 여성들의 직업을 위한 도전이나 사회적 준비에는 앞서가는 선배의 자발적 지원과 배려가 각별히 요구되는데, 김경희 원장의 이 자전적 에세이는 자상하게 삶의 기술을 전해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책장을 열어보면 유명 방송인으로 이미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김경희 원장이 당당하고 행복한 삶 속으로 당신을 초대하는 힘찬 함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사(엄길청)' 중에서

 

 

어느 여성의 삶, 사랑, 그리고 성공 스토리

 

 

 

 

 

 

저자 김경희1987년 미스코리아 광주, 전남 '진' 출신으로 2011년 자랑스런 명강사 대상, 2014년 신창조인 대상, 2014년 대한민국 명강사 33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현재 교육기업 <희망교육개발원>와 <희망교육연수원>의 원장, 그리고 <소나무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KBS1 <아침마당>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으며, 행복한 가정 만들기, 현대 여성의 성공과 사랑, 매력 소통법, 사랑을 부르는 대화법 등의 주제로 지자체와 기업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20년차 강사이다. 이 책도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통해 많은 여성들에게 변화와 발전, 희망을 주려는 마음에서 집필했다.

 

 

 

 

 

이 책은 그녀가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서 지금까지 살아온 여성적 삶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열어 보인다. 누구나 겪을 법한 애환, 에피소드로 공감을 불러온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거울과 곁에 있는 친구의 등을 토닥이며 말하는 것처럼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겪고 나면 사회에 다시 진출하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미스코리아에서 전업주부로, 전업주부에서 명강사, 교육 사업가로 당당하게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간 그녀의 자서전은 마치 시원한 동치미 국물처럼 답답한 여심을 확 뚫어주면서 나아가 희망의 메세지로 다가온다. 

 

 

 

 

여성들의 결혼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저자는 스물네 살에 은행 출근 통보를 무시하고 덜컥 결혼을 했다. 미스코리아 때문에 이루어진 특채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없었다. 의상학을 전공한 대학 시절도 그녀는 왕따였기에 은행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솔직히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영어학원에서 만난 한 만성과 대학 졸업식 날 약혼을 하고 한 달 후 겁도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의 시댁은 3대가 모여 사는 집안이었다. 장손며느리가 된 그녀는 공부 중인 남편의 뒷바라지에 약간 치매기가 있는 시할아버지, 시부모 등을 모시고 시댁에서 함께 살았다. 남편의 공부가 길어지자 그녀는 돈벌이에 나섰다. 친구 소개로 직장인들 건강 검진 전문병원의 검진 출장 알바를 시작했다. 하루 종일 일하고 2만원을 받았다. 다음으로 예식장의 드레스실에서 일하는 도우미로 일했다.

 

대학교수가 되려고 7년을 공부하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남편이 공무원이 되었지만 워낙 박봉이라 그녀는 새로 아이들 학습지 선생을 시작했다. 열심히 일한 탓에 그녀의 지국이 1등을 했지만 돈벌이는 별로였다. 이렇게 직업에 대한 갈등에 빠졌을 무렵, 대학 시절 지도교수로부터 대학원이 새로 생겼다면서 1회 졸업생은 강의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말에 친정에서 돈을 빌려 등록했다. 하지만 졸업 무렵, 대학 사정이 어려워 시간 강사료가 1시간에 1만 5천원이라면서 차라리 친절 강사를 해보라고 권했다. 이에 그녀는 서울의 한 호텔 부설기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아카데미에 등록, 친절 강사의 길로 입문했다. 숯불 갈비집을 대상으로 첫 강의를 시작한 이래 16년 동안 이를 이어가고 있다.

 

 

신데렐라는 행복했을까?

 

 

왕자님에게로 시집간 신데렐라가 정말로 행복했을까? 동화는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신데렐라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어쩌면 신데렐라의 결혼생활은 눈물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른다. 왕실의 교육을 받은 왕자 남편과 얼마나 제대로 소통할 수 있었을까? 평범한 시부모님도 어려운데, 임금님과 왕비님을 시부모로 모셔야 하는 신데렐라의 심정은 어땠을까? 오히려 왕자를 만난 게 인생의 함정은 아니었을까?

 

초기 전업주부 시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참 힘든 시간이었다. 보람차게 할 만한 일을 찾지 못해 마음이 힘들었던 것이다. 처음엔 아침 드라마를 보고 잠시 누웠다가 11시 정도에 일어나 다른 집에 놀러 갔다. 오전에 한 집, 오후에 한 집에 들러서 놀다 보면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고 저녁을 지을 시간이 되었다. 5시쯤부터 청소기를 돌리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으면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왔다.

 
그러면 그녀는 가족들의 식사와 간식을 챙기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이 많았다. 낮잠을 많이 잔 날이면 심하게 뒤척이다가 혼자 거실에 나와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지곤 했다. 

가장 힘들고 무서웠던 것은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순환이 잘되는 체질이다. 식사 후에 바로 설거지를 하거나 집안일을 하며 움직이면 소화도 잘되고 기분도 좋아진다. 그런 날은 눈빛도 청명하고 혈색도 좋다. 반대로 게으름을  피우고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소화도 잘 안 되고 기력도 떨어졌다.

 

그래서 그녀는 하루 일과표를 짰다. 기상은 새벽 5시, 이후 1시간 동안 독서한 후 6시부터 1시간은 인근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땀을 흘렸다. 아침을 준비하고 식사를 마치면 가족들과 함께 8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10시부터 영어 학원 수업을 듣고 12시 30분에 귀가해서 점심을 먹고 그날 공부를 복습했다. 이렇게 2년을 배웠지만 소득은 별 없었다. 영어와 인연이 없음을 깨달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미스코리아에서 웨딩 드레스 도우미로

 

'한때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왕관을 쓰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던 내가 지금은 웨딩 도우미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친정어머니가 본다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그럴 때면 갑자기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친정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면 더욱 눈물이 솟구쳤다. 하도 많이 눈물을 흘려서 눈 밑이 따끔거릴 지경이었다. 신부들 뒤치다꺼리도 힘들었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이 기가 막혀 자꾸만 눈물이 났다.

 
하지만 인생이란 내리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길도 있는 법이다. '이렇게 주저앉을 김경희가 아니지. 나는 내 인생의 더 찬란한 순간을 반드시 맞이하겠노라' 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처럼 때로는 오기가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지렛대가 되기도 한다.

 

 

세상에 나를 외치다

 

전업주부 10년 만에 간신히 사업을 시작했다. 그녀에게는 전진만이 있을 뿐 후퇴란 없었다. 더불어 고객들에게 절대 "No!"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의 마케팅 철칙이었다. 고객이 상담을 요청하면 20분 안에 고객 앞으로 달려갔다. 너무 빨리 나타나서 놀라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원장님은 헬기를 타고 다니십니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몇 마디 이야기만 나눠 보면 그녀가 어리숙하다는 것을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석같이 믿어 주는 고객들을 위해 그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이러한 그녀의 뜨거운 열정과 성실함 때문에 그녀의 회사를 믿고 맡기는 충성고객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충성고객들은 주위 분들에게 그녀의 회사를 적극적으로 소개해 주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많이 놀랐다. 마케팅을 할 때는 맹렬한 마케팅 전사가 되었고, 교육장에서는 여성미를 어필하는 매력적인 강사가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남의 편'인 줄 아는 남자들

 

 

 

부부들의 유형을 보면 A형과 H형으로 나눌 수 있다. A형 부부의 경우는 함께 살면서 자꾸 서로에게 의지하려는 유형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려고 한다. 내 안에 자신은 없고 온통 남편으로만 가득 찬 아내들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이들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남편이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며 끝까지 기다린다. 이 유형의 부부들은 사랑을 받기 위해 아이들처럼 떼를 쓰며 산다.

 

반대로 H형 부부는 서로 간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들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려고 애쓴다. 그녀는 아직까지 완전한 H형은 못 된다. 혼합형 정도나 될까. 무심한 남편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남편에게 고맙다. 틈만 나면 남편의 처마 밑에 기어들어 가려는 나약한 그녀를 홀로 서게 한 사람이 남편이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그녀를 챙기고 받아 주는 남편이었다면, 그녀는 지금도 홀로 서지 못했을 것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황금보다 지금이 더 좋다

 

바다처럼 큰 행복 속에 빠져 살면서도 마음의 그릇이 작으면 그만큼 행복도 작아진다.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은 작은 행복도 크게 만든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의 그릇이 작았던 것이다. 내 안에는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늘 주변 사람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하려고 했다. 어디를 가나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나야 마음이 편했다. 이 모든 게 내가 욕심이 많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나처럼 욕심이 많은 사람을 못 봤다. 정작 그 욕심 때문에 스스로를 힘들게 하면서도 쉽게 내려놓지를 못한다.

 


세상에는 중요한 금이 세 개 있다. 황금, 소금, 지금이 그것이다. 젊을 때는 그중에서 '황금'이 가장 좋은 줄 알았는데, 인생의 절반을 살아 보니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이었다. 그나마 인생의 절반이 남아 있는 지금이라도 그 귀한 깨달음을 얻었으니 다행이다.

 

 

여자의 슬픈 갱년기

 

스물네 살에 부푼 꿈을 안고 시집을 와서 아이 둘을 낳고 키우던 25년의 결혼생활 동안 발을 동동거리며 살아왔다, 장남 역할을 해야 했던 남편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야속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간 살면서 누구에게 가장 섭섭했느냐고 그녀에게 물어본다면 물론 남편이다. 갱년기 아내들의 분노의 원흉은 대개 남편이다. 남편을 사랑하고 믿었던 만큼 원한도 클 수밖에 없다.


아내가 유달리 갱년기를 심하게 앓으면 남편은 '저 사람이 그동안 참고 사느라 죽을 만큼 힘들었구나. 맺힌 게 많았구나.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라며 아내를 잘 헤아려 줘야 한다. 아내는 갱년기 환자다. 지금 많이 아픈 것이다. 아내가 마구잡이로 쏟아 내는 말에 예민해지면 안 된다. 아내의 과격한 말과 표현에 꼬투리를 잡지 말고 그냥 묵묵히 받아 주어야 한다.

 
아내는 시집와서 지금껏 줄곧 남편이나 시댁 식구 혹은 여타 힘들고 억울한 상황에서 인고의 세월을 버텨 왔다. 이제 남편 차례다. 남편이 아내를 위해 인고해야 하는 시간은 아내가 버텨 온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남편들이여, 갱년기 아내를 잘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아내의 막힌 마음이 풀리면서 전쟁 같았던 갱년기가 막을 내릴 것이다.

 

 

괜찮아, 그만 하면 살아

 

"경희야, 나는 네가 하는 말 중에 그 말이 제일 좋더라"

 

요즘 들어 친구들이 그녀에게 하는 말이다. 남편과 못 사는 명백한 이유가 있을지라도 "살지 마, 어?게 그런 남자랑 살아"라는 말보다 "괜찮아, 그만 하면 살아"라는 그녀의 말에 친구들은 오히려 위로가 많이 되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정말 못 살겠어, 너무 힘들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설사 그렇다할지라도 희망이 담긴 말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 한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말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세상의 엄마들은 숨이 턱턱 막히고 손이 떨덜 떨리는 순간에도 "괜찮해야, 괜찮해, 모두 잘 될 거야"라고 주문을 걸며 고비들은 넘은 분들이다.

 

 

자, 이제 주문을 걸자.

 "괜찮해야, 괜찮해, 모두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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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 - 완벽하지 않은 스무 살을 위한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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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개인의 의견이나 확신 없이 정해진 답만을 외우고 찾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클릭 몇 번, 검색 몇 번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지만, 그 지식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 아니다. 이 수업을 마치면 스스로의 손과 생각으로 정답이 없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여러분 나름의 답을 발견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수업을 시작하며' 중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여러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가?

 

많은 지식을 쌓고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20대를 위해 일본의 교육혁신가인 저자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 역량 5가지를 다양한 상황에 대입해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습관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의 제목에서 언급하는 '진짜 공부'는 정답이 있는 공부법이 아니다. 일과 성공, 삶과 행복이라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는 인생 수업인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생각한다'는 것의 정체를 추구하는 특별한 수업이기도 하다.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해답을 암기하는 게 아니다. 또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답을 찾아내는 작업도 아니다. 생각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들은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것이다.

 

책의 저자 후지하라 가즈히로는 세상에 넘쳐나는 정답주의, 전례주의, 안일주의를 부수고 정체된 교육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하는 교육혁신자이자 저술가다. 자신이 직접 고안한 '세상 수업'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한 '진짜 공부'를 가르치면서 일본 전역에 교육 개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도쿄 첫 민간인 출신 교장으로 부임해 폐교 위기의 와다중학교를 5년 동안 일본 최고의 학교로 바꿔놓았다.


 

도쿄대학교를 졸업한 뒤 리쿠르트에서 도쿄 영업총괄 부장, 신규 사업 부장, 펠로우(fellow,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VIP급 특별 사원) 등을 역임하며 25년 동안 승승장구하다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교육

 

 

 

 

 

 

 

이제 물건은 더 이상 욕구 충족의 대상이 되지 못할 것이다. 기술이 더욱 발달해서 텔레비전이 1센티미터로 얇아진다고 해도, 일반 자동차가 시속 400킬로미터를 달리게 된다 해도 그것은 우리가 찾는 '행복'과는 상관없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물건으로는 채울 수 없게 된 행복을 우리는 '마음의 풍요로움'에서 찾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의 양상을 저자는 '성숙사회'라고 부른다. 물건의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 성장사회라면, 그에 비해 마음의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 성숙사회다.

 

성장사회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1초라도 빨리 '정답'에 도달하기 위한 '정보처리능력'이었다. 이는 마치 퍼즐의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처음부터 정답이 주어져 잇는 셈이다. 그러나 성숙사회에는 이런 정답이 없다. 여기선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것과 같은 능력이 요구된다. 이를 '정보편집능력'이라고 부른다. 손과 다리, 그리고 머리를 써서 자신만의 답을 '편집'해가는 능력인 것이다.

 

세상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그 정답을 가르쳐주는 선생이 없다는 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국어나 수학, 영어 등 특정 과목을 가르쳐주는 선생은 언제나 존재한다. 부모가 세상의 상식을 알려주거나 회사 상사가 비즈니스 매너를 가르쳐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식 레벨의 정답을 넘어선 삶의 방식이나 일 하는 방식의 정답을 가르쳐주는 선생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들은 선생이 없는 수업 속에서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1교시(손발을 써서 생각하라~시뮬레이션)

 

블록을 관찰하고 손에 들고 이리저리 비교해보자. 머릿속으로 움직이면서 조합을 생각해보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들은 설계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만들어진 설계도는 바로 '가설'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정답이 없는 성숙사회에서는 우리가 도출하는 모든 것이 어디까지나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뉴턴의 사과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과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기초로 수십 단계의 생각을 거듭하고 많은 패턴을 검토한 결과로써 만유인력이라는 가설에 도달한 것이다. 물론 여기엔 '정답'이 없다. 자유로운 발상으로 수많은 생각을 굴리고 굴려서 점점 더 크게 만들어나간 끝에 자신만의 가설을 도출했다. 관찰에서 가설 성립까지의 작업을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2교시(모두의 힘을 빌려라~커뮤니케이션)

 

이제부터 자신이 세운 가설이 어느 정도 타당한 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선 수정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설을 보다 더 단단하게 다듬는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여러 사람의 생각이 모이면 지혜가 나온다.

 

혼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유연한 사고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독단적인 생각에 빠지거나 시야가 좁아질 수 있고, 같은 패턴의 이야기가 반복되는 등 설정에 모순이 생길 수도 있다.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자유로운 토론 방식이 있다. 여기엔 정답을 추구하지 않거나 타인의 의견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룰이 있다. 따라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를 뒤섞고 토론을 통해 문제점을 도출하는 것이다.

 

타이어에 부가가치를 붙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 컬러를 입힌 타이어를 제안했다고 가정해보자. 현재의 타이어는 모두 검정색이다. 색을 입힌다면 거리의 풍경도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현재는 검은 색 타이어 일색일지를 검토해야 한다. 여기엔 과학의 비밀이 숨어 있다. 즉 '카본블랙'이라는 흑색의 미세한 탄소 가루가 섞여 있다. 이는 고무의 강도를 높여주므로 우리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패션에 주목하는 것도 참신한 발상이므로 이런 유연한 발상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낼 때의 포인트는 상식을 의심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보통의 상식 앞에 멈춰 서서 일부러 의심의 잣대를 들이대어보자. 좋은 아이디어란 그런 '능숙한 의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3교시(자신의 답을 의심하라~로지컬싱킹)

 

대개 어른들이 그렇다. 변화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과거의 상식에 매달려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못 본 척한다. 그런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향해서 의심하는 눈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자신에게 질문 공세를 펼치자. 특히 중요한 것은 본질적인 '원래'를 파고드는 것이다. 

 

 

4교시(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라~롤플레잉)

 

세상에는 자기 맘대로 안 되는 게 너무 많다. 이는 우리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만나는 '현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롤플레이의 힘이다. 실연을 하고 혼자 침대에 누워 울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그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자신'이 없다면 인생은 너무나도 괴로운 것이 된다. 그러면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괴로울 때, 힘들 때, 이제 끝났다고 도망치고 싶을 때 마음속 어딘가에서 '하지만 괜찮아', '이 정도 힘들 때는 그냥 웃는 수밖에 없지', '그냥 잊자. 내일이 되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하고 위로해주는 자신이 있느냐, 또는 시원하게 화내고 툭툭 털어버릴 자신이 있느냐 하는 것도 역시 롤플레이의 능력이다. 

 

 

5교시(답을 모두와 공유하라~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이나 스피치가 약한 사람일수록 매뉴얼에 의지하기 마련이다. 결국 모범답안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빌린 인사말로 그 자리를 메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하고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프레젠테이션에 없어서는 안 될 마지막 요소는 바로 '스토리'다. 아무리 세세하게 시뮬레이션을 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논리 정연한 로지컬씽킹을 가지고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연기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매력적인 스토리가 없으면 사람들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의 해답을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정해진 답은 없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연인에게 고백하기 위한 로맨틱한 장소를 찾을 때든 간에 이 모든 일이 '정답'이 없는 문제들의 연속인 셈이다. 여태껏 모범답안을 배우고 외웠지만, 이젠 자신의 생각으로 정답을 만들어가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야말로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단단한 무기이자, 남과 다른 차이를 만드는 축이다. 인생의 주체가 되어 마음껏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실행하면서,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보자. 남의 정답만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갈 것인가, 선택은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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