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결정의 조건 - 세상 모든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한 규칙
도널드 설.캐슬린 M. 아이젠하트 지음, 위대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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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규칙은 주의력을 집중시키고 정보 처리 방식을 단순하게 만들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지름길 전략이다. 단순한 규칙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규칙을 사용할 특정한 상황과 사용하려는 사람에게 맞춰 결정된다. 우리 모두는 의식하든 않든 매일 단순한 규칙을 사용한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단순한 규칙은 지름길 전략이다

 

복잡함과 복잡함이 만나면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혼란이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소득세 관련 정책은 2010년 기준으로 380만 단어 분량이다. 등장인물도, 에피소드도, 인간의 조건에 대한 통찰도 전혀 없는데 두께는 <전쟁과 평화>의 일곱 배인 책을 상상해보라. 그런 책이 바로 미국 세법이다. 그 정도로 두껍고 철두철미하게 만들었다면 그 어떤 위험도 남김없이 제거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세무 전문가 45명이 똑같은 자료에 근거를 두고 한 가정이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한 결과, 예상 세액은 최소 3만 6,332달러에서 최대 9만 4,438달러까지 45명이 모두 다르게 산출했다. 미국 세법은 그 정도로 혼란스럽다. 미국 국세청 직원도 세 번 중 한 번은 잘못된 권고를 할 정도다. 이 미궁미궁을 헤쳐 나가기 위해 미국인들이 고용하는 세무 관련 인력은 120만 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 경찰관과 소방대원 전부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숫자다. 

게다가 해결책이 복잡할수록 압박감을 느낀 사람들이 이를 따르지 않기로 결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45개국의 개인소득세 신고 문제를 다룬 연구 결과, 개인이 세금을 탈루할 것인지 납부할 것인지 가장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변수는 세법의 복잡도였다. 규정의 복잡도는 최고 한계 세율, 평균 교육·소득 수준, 세법 체계의 공정성, 당국의 세무조사 강도보다 영향력이 컸다.

 

단순한 규칙은 '현대 사회와 뗄수 없는 복잡성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책의 저자들은 연구 결과와 현실적 결과를 근거로 복잡성을 다루는 데는 복잡한 해결책보다 단순한 규칙이 낫다고 본다. 이 책은 단순한 규칙이 무엇이고, 어째서 이것이 좋은 성과를 내며, 폭넓은 영역에서 효과가 입증된 여섯 가지 규칙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1) 경계선 규칙: 수많은 대안 중에 유망한 대안을 신속하게 선택하는 기준

2) 우선순위 규칙: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지침

3) 중지 규칙: 어떤 일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멈출 것인지 한계를 정하는 기준

4) 방법 규칙: 작업에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자유재량을 부여하는 틀

5) 시기 선택 규칙: 무엇을 ‘언제’ 할지 알려주는 지침

6) 행동조율 규칙: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일하기 위한 조건 규칙

 

 

경계선 규칙

 

법원의 판사는 보석을 허가할지를 결정할 때 이 규칙을 이용한다. 의사는 이를 이용해 환자가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지  판정한다. 경찰은 이를 이용해 정말 자살자가 스스로 유서를 작성했는지 판단한다. 심지어 동물의 세계에서도 하이에나 암컷은 짝짓기 상대를 선택할 때 이를 적용한다.

 

이 규칙은 포함할 대상과 제외할 대상의 경계를 정의하기 때문에 십계명'~하지 말지어다'처럼 부정하고 금지하는 형태를 띠기도 한다. 예를 들어, 크라우드펀딘 웹사이트인 킥스타터는 프로젝트 후보를 모두 살펴본 후 영화, 예술, 도서 등 회사가 설정한 범주에 포함되지 않으면 기각한다는 규칙을 사용한다.

 

 

우선순위 규칙

 

이 규칙은 부족한 돈, 시간, 관심을 두고 경쟁하는 여러 대안의 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업은 고객, 목표시장, 협력 상대를 찾을 때 이 규칙을 이용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첨단기술 대기업은 완전한 자격을 갖춘 두 지원자를 놓고 ' 다른 조건이 같다면 현재 근무 중인 직원에게 추천서를 받는 사람을 채용한다'는 단순한 우선순위 규칙을 사용한다.

 

이 규칙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기업이 현금을 배분할 때 자주 쓰인다. 브라질의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브라질 남부를 운행하는 철도회사를 매수해 새로 신설한 철도회사 아메리카 라티나 로지스티카ALL의 CEO에 당시 31살의 알렉스 베링을 임명했다. 원할한 철도 운영을 이해선 열차와 철로를 확충해야 햇지만, 설비투자에 사용할 수 잇는 돈은 1,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때 베링은 다양한 부서에서 관리자를 선발해 팀을 만든 후, 설비투자 요건을 충족해 실행할 가치가 있다고 판명되는 제안의 순위를 매기는 단순한 규칙을 만들게 했다. 아래와 같다.

 

1. 매출 성장에 병목이 될 요소를 제거하는가?

2. 즉시 이익이 되는가?

3. 선지출비용이 최소화되는가?

4. 기존 자원을 재사용하는가?

 

 

중지 규칙

 

짝을 찾는 귀뚜라미 암컷의 관점에서 볼 때 천생연분을 찾으려면 시간과 힘이 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오래 찾아 헤매다 보면 최고의 선택을 날려버릴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더 좋은 짝을 만났을 텐데 지나치게 빨리 중단했다가 그보다 못한 짝에게 정착해버릴 가능성도 내포한다.

 

귀두라미 수컷이 구애하는 방식은 가능한 한 빠르게 우는 것이다. 빠르게 우는 수컷의 정액은 암컷의 번식력을 높여주고 수명까지 연장시켜주므로 암컷에겐 확실히 이익이 된다. 생물학자들이 연구한 끝에 짝을 고를 때 암컷이 따르는 단순한 규칙은 바로 '우는 속도가 초당 세 번을 넘어가면 짝을 짓는다'였다. 또한 매력적인 수컷을 찾지 못하면 그 기준을 낮춘다는 규칙을 따르는 증거도 찾아냈다.

 

 

방법 규칙

 

텔레비전 중계를 개척한 영ㄱ국 BBC의 시모어 졸리 드 로트비니어(별명:로비)는 10년 동안 중계방송을 진행하고 타 아나운서들을 교육한 경험의 정수를 모아 작성한 보고서에 ㅈ자신의 통찰을 6가지 방법 규칙으로 명시했다. 그의 설명에 다르면 훌륭한 아나운서는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 한다.

 

1. 상황을 설명한다

2. 행동을 묘사한다

3. 점수나 결과를 일정 간격으로 간명하게 전달한다

4. 경기 중 벌어진 사건에 대해 관중이 보인 반응을 중계에 방해되지 않는 한도에서 설명한다

5. 과거에 이러난 일, 경기 기록, 선수 정보 등을 공유한다

6. 각 사건과 핵심적 순간의 중요성을 평가한다

 

 

행동 조율 규칙

 

과학자들은 찌르레기가 무리 지어 나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고심했다. 영국의 빅물학자 에드먼드 셀러스는 30년 동안 면밀히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수백, 수천 마리의 떼가 밀집대형을 이루고 바른 속도로 방향을 바꿔가며 비행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책을 집필했다. 그는 새들이 일종의 '텔레파시'인 사고전달을 통해 다른 새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행동을 일치시킨다고 생각했다.

 

찌르레기 떼가 어떻게 행동을 조율하느냐에 대한 해답은 50년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컴퓨터 연구실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가 이를 발견해냈다. 즉 새 같은 동물이 무리 지어 행동할 때 나타나는 '조율된 행동'을 시뮬레이션했다. 3가지 단순한 규칙을 따르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 충돌을 피한다

2. 가장 가까이 있는 동료가 향하는 방향으로 간다

3. 가장 가까이 있는 동료 근처로 위치를 유지한다

 

 

시기 선택 규칙

 

잠자리에 대한 연구는 시기 선택 기준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현재까지 알려진 잠자리의 종은 5천 가지가 넘는다. 이중 약 50종은 철새처럼 가을과 봄 동안 두 달에 걸쳐 600km 이상을 이동한다. 이동하는 잠자리가 하루동안 비행하는 거리는 매일 다르다. 과학자들은 잠자리가 이동하는 전반적인 패턴을 알고 있지만, 특정한 날에 이동할 거리를 결정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밝혀내지 못했다.

 

프린스턴대학 교수들이 이끄는 연구팀이 이를 연구했다. 그 결과, 잠자리들은 역풍을 피하고 부드러운 순풍을 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잠자리들의 시기 선택 규칙도 발견햇다. 이틀 연속 밤에 기온이 내려갈 때만 비행하고, 바람이 시간당 25km 이상인 날에는 비행을 멈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규칙은 다른 분야에도 널리 적용되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가 영화 개봉 시기를 결정할 때 이를 이용했다. 이들은 매년 새 영화를 출시하고, 성수기인 추수감사절에 맞춰 영화를 출시했다.

 

 

단순한 규칙 만들기                

 


규칙을 사용할 사람이 직접 만들게 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이들은 현장의 상황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경험을 바탕으로 쓸 만한 규칙으로 만들어내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규칙에 의거해 결정을 내릴 사람이 바로 자신이므로 이들은 지침과 재량 사이에서 적당히 균형을 잡고,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제약이 많은 규칙을 피할 수 있다. 또한 경영학 용어가 아니라 자기에게 적합한 말을 사용해 규칙을 표현할 수 있다. 사용할 사람이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최종 규칙에 동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동료에게 규칙과 그 근거를 설명하기도 쉽다.

 

 

규칙 바꾸기

 

보통은 새로운 규칙을 가능한 한 빠르게 도입하는 편이 낫다. 그러면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줄어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더욱 빠르고 완전하게 새로운 현실로 전환하게 된다. 반면 천천히 변화하면 과거와 미래가 뒤엉켜 서로 잘 맞지 않고 성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혼란이 대규모로 일어날 경우 규칙을 근본부터 바꿔야 하며, 이때는 모든 것을 단번에, 빠르게 바꾸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장벽을 넘어 단순함으로

 

연구자들은 세계 109개국의 사법 체계가 흔하게 벌어지는 두 가지 법적 분쟁, 즉 임차료를 연체한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사안과 미납 할부금을 회수하는 사안을 얼마나 잘 처리하는지 비교했다. 연구 결과, 판사의 재량권을 제한하는 규칙의 숫자와 규정이 가득한 법 체계를 이용해 사법조치를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일은 나라마다 굉장히 다양하게 나타났다.

 

집주인이 임차료를 연체한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데 미국에서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18개월이 걸렸다. 연구자들은 시민들이 자국의 사법 체계를 공평성, 부패, 소요 비용, 일관성 등 여러 차원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규칙의 수는 사법 체계의 척도 모두와 부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자들이 자료를 어떻게 가공하든 결과는 같았다. '규칙이 많으면 정의는 적다'

복잡한 규칙과 규정은 인간 본성을 불신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신뢰하지 못할 경우 상세한 규정을 갖춰 잘못된 행동을 막으려 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회사는 직원들이 재량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두꺼운 규정집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전체 직원 중 썩은 사과는 일부에 불과하다.

 

넷플릭스 경영진은 자사 인사 규정을 분석한 결과, 자사 직원 중 97퍼센트가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상세한 인사 규정을 만들고 관찰하며 강제하는데 드는 시간은 대부분 나머지 3퍼센트 때문에 쓰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넷플릭스 경영진은 더 이상 상세한 규정 묶음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문제를 일으킬 만한 사람을 채용하지 않고, 채용 절차에 실수가 있었다면 해당 인원을 빨리 제거하는 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단순한 규칙은 자유를 선사한다

 

단순한 규칙은 체계를 최소한으로 제공하면서 재량을 행사할 여지를 충분히 남기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낸다. 반면 복잡한 규칙은 모든 사태를 예측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지시하므로 사람들을 들은 대로만 행동하는 로봇으로 만든다. 인간의 재량은 제거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복잡성을 상대할 때 가장 큰 기대를 걸 만한 희망이다. 현장 상황과 밀접한 개인은 자신의 판단과 창의력에 의지해 위험을 관리하고 예상치 못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단순한 규칙은 재량을 행사할 자유를 주기 때문에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매력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매일 마주치는 상황에서 자신의 판단과 창의력을 적용할 기회가 생길 때 성장한다. 그리고 단순한 규칙을 통해 이익을 보고 나면, 그저 이를 사용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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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는 서른의 경제학 - 불황의 시대 2535 경제 생존전략
강지연.이지현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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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사상 첫 '연 1%대 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 더 이상 은행에 월급을 맡겨 돈을 불리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간 서민들의 주머니를 불려줬던 재테크 수단들이 제구실을 못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여기에 '무無재테크 시대'란 이름을 붙였고, 신인류가 당면한 무재테크 시대에 대해 취재했다. - '들어가면서' 중에서

 

 

2535 세대들의 생존전략

 

25살의 청년, 그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고등학교 3학년 여동생과 함께 살았다. 부모님 가게 옆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음에도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 이런 삼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가게는 폐업됐다. 아직 미상환된 초기 창업비용과 생활비 등으로 인해 집에 빚은 점점 쌓여만 갔다.

 

청년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토익 고득점, 대기업 인턴 경력 등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취업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집에 경제적 보탬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야간 편의점 알바뿐이었다. 집의 빚을 상환하기는커녕 학비를 모으기에도 벅찼다. 그는 신학기가 개강되기 전 대학 전공교수에게 고민을 토로했다.

 

"상속 포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님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은 고사하고 장남인 자신에게 빚이 대물림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인생 재테크는 바로 '상속 포기'였던 것이다. 이는 책의 공저자인 강지연, 이지현이 기자생활 중, 2015년 초 2535 청년들의 재테크 성향을 파악하려고 한 대학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들은 실제 상황이다.

 

유례없는 불황의 시대다. 누군가는 이를 정치 탓이라고 하지만, 누가 정치를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이미 더 영글기도 전에 복지라는 이슈에 치중하면서 나라의 경제는 엉망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악성노조들은 회사야 어찌 되든 월급 인상만을 관철시키려고 파업과 태업에 나서고, 회사는 불경기와 저성장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늘어나는 경제적 약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국가는 복지재정을 늘려야만 한다.

 

이와 같은 불황의 여파는 일차적으로 취업전선에 한파주의보를 내렸다. '청년 백수'와 '퇴직 백수'는 점점 늘어갈 뿐이다. 과거의 고성장 시대에는 취업은 물론이고 재테크도 상대적으로 수월했지만 지금은 둘 다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그러니 앞서 소개한 청년처럼 인생 최초의 재테크가 '상속 포기'라는 아이로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덟 살, 초등학교 입학식 날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공저자는 이후 단짝으로 지내다가 20년 뒤 같은 언론사, 같은 부서에서 일하게 되었다. 한경미디어그룹 신업, 증권, 금융부 기자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취재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알기 쉽게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청춘 경제학 프로젝트 '스물여덟, 명품백보다 명품통장'을 진행했는데, 당시 미처 하지 못햇던 많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우리는 결핍의 시대를 산다

 

왜 결핍의 시대를 살아야 할까? 그 주범은 바로 '저성장' 때문이다. 청년들이 못나서 '포기'를 선택하겠는가? 아니다. 이는 나라의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단시일에 회복되지 않는 여러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정치적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연애, 결혼, 출산,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을 포기하는 소위 '칠포 세대'는 과거 고성장을 구가하던 시대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현상이다.

 

잃어버린 10년이 계속 거듭되던 일본 경제는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선포했다. 금융기관에 저축을 해도 이자가 붙지 않고 오히려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그런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2015년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앉더니 사상 처음으로 우리도 0%대 예적금이 등장했다. 이는 이젠 과거처럼 돈을 불리기가 어렵고 저성장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우리도 마이너스 금리 시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씨티은행 프리스타일 정기예금 상품의 3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기존 연 1.1%에서 0.9%로 떨어졌다. 라이프플랜적금 등 ㅈ주요 6개월 만기 정기적금 상품 금리도 1.1%에서 0.8%로 낮아졌다.

 

 

 

국내의 자산가 10명 중 8명은 향후에는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6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 4백명을 대상으로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81.6%가 저성장, 저금리 추세를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사회에서의 술자리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친밀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지금 여전히 그런 목적으로 술자리를 가진다. 하지만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음주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단골 가게에서 음주하던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젠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잇는 추세이다.  

 

2015년 6월, 씁쓸한 조사가 또 하나 나왔다.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인이 정작 어려울 때는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대상으로 '2015 더 나은 삶 지수'를 조사했다. 한국은 '사회적 연계' 부문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척이나 친구 또는 이웃이 있냐고 물었는데, 한국인은 72%만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OECD 평균 88%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치다.                     

 

슬프게도 경제상황은 사회적 관계를 흔들어 놓는다. 집에서 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과 7포 세대의 등장이 사회적 관계의 변화를 알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간다면 향후 경제상황이 더 악화됐을 때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하는 한국인의 비율은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의 삶이 더 외로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년들에게 일을 주지 않는 사회

 

광고 속 한 점원이 계산대 앞에 선 남성에게 질문을 쏟아낸다. "할인되는 카드 있으세요?, 마일리지 카드 있으세요?, 통신사 카드 있으세요?, 멤버십 카드 있으세요?, 엄마 카드 있으세요?, 아빠 카드 있으세요?" 이대 이 남성은 점원을 향해 멍한 표정을 짓고 마음속으로 독백한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니트족이란 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15~34세 취업인구 중 미혼이며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직업도 없는 이들을 뜻한다. 1999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일자리를 찾는 니트는 실업자로 분류된다. 한국의 경우, 청년 10명 중 1명 이상은 니트족이며, 또 니트족의 절반 이상은 구직활동을 않는 비구직 니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청년의 교육, 지적 수준은 세계 최고로 꼽힌다. OECD가 발표한 <OECD 직업역량 전망 2015>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및 직업 교육을 이수한 25~34세 청년 비율은 한국이 67.1%로 조사 대상국 중에서 1위였다. OECD 평균인 42.7%보다 25% 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2위인 일본과도 10%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입사 시험에서 계속 미끄러지는 많은 구직자들이 자신에게 문제점이 있는지 고민하면서 자괴감에 빠진다. 이는 자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경제 탓 때문이다.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인공 김삼순은 자신의 약한 경력을 핀잔하는 면접자에게 "그게 내 잘못이야? 경제 죽인 놈들 다 나오라 그래!"라고 말했다. 불황의 여파는 구직난으로 이어져 청년들에게는 취업 한파라는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기업은 투자를 줄였고, 덩달아 일자리도 감소했다. 

 

 

이제 한탕주의 재테크는 끝났다

 

최근 주식으로 대박 난 종목은 한미약품이다. 신약 수출 효과로 거액의 로얄티 수입이 발생했기 때문에 주가는 급상승했다. 30만원대 시세가 최고 86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과거 고성장 시대엔 이처럼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하는 종목들이 많았다. 종목에 잘 올라타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엇다. 그래서 너나나나 모두 재테크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부동산, 주식, 펀드로 '한 탕'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테크 투자서에는 언제나 주식, 펀드가 빠지지 않는다. 이런 도서들을 읽다보면 주식이나 펀드에 도전해서 자신도 쉽게 성공할 것같은 그런 환상에 빠진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주식식과 펀드에 대한 이미지는 10년 전 그대로다. 사실 이는 중대한 착각이다. 

 

그래서 사회 초년생들이 은행 적금 다음으로 가장 쉽게 떠올리는 재테크 상품이 주식과 펀드가 되어 버렸다. 포털사이트에 '펀드'를 검색하면 총 3,396건의 결과가 나올 정도다. 꽤나 만만한 재테크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2016년 지금의 흙수저 세대는 주식과 펀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펀드는 장기투자라는 생각을 버려라, 짧게 보는 게 낫다

주식으로 '한탕'을 꿈꾸지 말라

여윳돈으로 투자하고, 자신의 투자성향을 먼저 파악해라

저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잡아라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주식에 집중하라

 

 

청년들에게 빚 권하는 사회

 

취업포털 '사람인'이 2016년 1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대졸자 10명 중 7명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고, 대출액은 평균 1,471만 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은 대출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한 달 평균 24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한다. 더구나 학자금 대출로 인한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청년들이 2015년 천 명을 훌쩍 넘어섯다는 보도이다. 이들이 이 족쇄에서 풀려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3.5년이란다.

 

보통 금융전문가들은 빚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좋은 빚'과 '나쁜 빚'이 그것이다. 좋은 빚이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소위 교육, 부동산 등을 위한 대출이다. 반면에 나쁜 빚은 옷, 가방 등 단기적인 소비에 초점을 맞춘 대출을 가르킨다. 좋은 빚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높아지지만, 나쁜 빚은 추후 손실이 되어 자신에게 큰 짐이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빚이란 결코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30대 은행원의 말을 들어보자.

 

"말이 좋은 빚이죠. 다 부담이죠. 대학을 장기적인 가치가 높아지는 교육의 장으로 생각한 청년이 얼마나 있을까요. 또 청년들이 사는 월세방이 오늘 몸 누일 곳이지 무슨 투자입니까. 청년들에게 좋은 빚이란 없습니다. 하루 빨리 갚는 게 좋은 '빛'보는 길입니다"

 

 

노후준비도 만만하지 않다

 

2015년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중, 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최소 월 생활비는 부부 기준 159만 9,100원, 개인 기준 98만 8,700원으로 나타났다. 적정 노후생활비는 이보다 많다. 부부 기준 약 225만원, 개인 기준 약 142만원이다. 은퇴 후 수입이 없다면 이같은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노후를 위한 안전장치는 소위 3층 연금이다. 즉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말한다. 젊을 때부터 마치 공든 탑을 쌓듯 연금을 적립해나가야 한다. 직장생활을 유지하다 보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덩달아 불입이 된다. 하지만 개인연금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소득이 노후 준비에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미리 저축하는 케이스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프니까, 보험이다. 보험 시장에서 나이는 곧 돈이다. 젊고 건강할수록 유리한 것이 보험의 세계다. 나이가 많을수록 질병의 위험이 커지므로 보험료도 올라간다. 보험은 젊고 건강한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지만 이 손을 잡는 청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당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나이 들어 몸이 안 좋아서 보험을 찾게 되지만 그때는 젊은 시절 자신에게 내밀었던 손이 사라진 후다. 따라서, 노후에 찾아오는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 미리 보험에 가입하면 노년에 큰 힘을 발휘한다.

 

 

급중하는 가계부채, 갚는 게 효자다

 

2015년 12월 기준 가계부채는 1,207조 원에 이르렀다. 국민 1인당 약 2,376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07조 원의 가계부채는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치이자, 전년도 대비 11.2% 증가한 것이다. 반면 가계 평균소득은 전년 대비 1.6%에 그쳤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이 0.9%였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왜 우리가 돈을 모으지 못한 채 빚을 질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이제 더 이상 빚 없이는 무언가를 이뤄내기가 힘들어졌을 정도로 우리가 모으는 돈의 속도가 세상에서 돈이 흐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소비항목으로 꼽는 것은 바로 '주택담보대출'이다. 가계부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2015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하자, 날이 갈수록 치솟기 시작하는 주거비 부담에 사람들은 은행을 찾기 시작했고 대출을 받자마자 시작된 상환금 납입과 1%대의 최저금리로 인해 일반 서민들의 통장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

 

워낙 저금리이다 보니 요즈음엔 '빚테크'란 신조어가지 탄생했다. 즉 빚으로 호화 혼수비용, 전세자금이나 주택구입자금을 마련하고 심지어 주식투자자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빚에는 자비가 없다. 불쌍하다고 깎아주지도 않을 뿐더러 상환시기도 늦춰주는 법이 없다. 사용하기 쉽다고 마이너스 대출을 습관적으로 이용하다 보면 빚에 대한 감각이 무뎌질 수도 있으므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 목돈을 모으기보다 먼저 빚을 상환하는 것이 진정한 재테크이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메세지를 던졌다. 실제로 많은 청춘들이 아프다. 하지만 저자들은 아프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 원인과 결과가 잘못되엇다고 말한다. 즉 이 시대의 2535세대는 청춘이라서 아픈 것이 아니라, 저성장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그늘이 청춘들을 우울하고 아프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됐는데, 각 장의 첫머리에 '탈출구'를 그려놓은 게 무척 인상적이다. 2535 청춘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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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정치적인 음식들 - 음식으로 들여다본 글로벌 정치경제
킴벌리 A. 위어 지음, 문직섭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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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 몇 년간 대학에서 '음식의 정치학'이라는 흥미로운 강의를 해온 저자는 세계의 음식공급시스템에 의해 공급되는 음식 재료의 숨겨진 진실과 그 안에 담긴 경제학적 의미를 해석해준다. 음식은 먹고사는 문제를 뛰어넘어 특정 국가의 권력적 수단이 되기도 하고 세계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는 위기의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며 국제 통화시스템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정 음식과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가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 경제적인 연관성, 정치적 이슈 등은 우리들을 재미 속으로 푹 빠지게 만든다.

 

 

음식 정치학의 세계로 초대하다

 

저자 킴벌리 A. 위어는 노던켄터키대학의 정치학 교수이다. 개인과 세계 음식공급시스템의 관계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 그는 음식 정치학 외에도 교육학, 성별 문제, 공정무역운동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음식 관련 이슈를 발굴해 연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됐는데, 1~2장은 음식정치학과 세계 정치경제학의 핵심 개념과 배경을 소개한다. 3~7장에서는 특정 음식을 중심으로 세계 정치경제학의 특정 부분을 살펴본다. 여기선 음식들에 대한 소개와 간략한 역사, 생산과 관련된 문제, 세계 공급시스템 내의 음식을 둘러싼 문제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8장에선 음식과 세계경제의 연관성을 요약하고 결론을 내린다.

 

모든 장에는 두 가지의 특별한 박스가 포함되어 있다. '생소한 음식'은 전 세계에서 음식 섭취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특이한 음식들을 살펴본다. 또 '레시피 박스'는 우리들이 먹는 음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음식과 관련된 일반적인 관습이나 가정에 대한 도전 과제를 설명한다.

 

 

 

 

식민지 건설, 모든 음식에 영향을 끼쳐

 

인류의 이주와 더불어 지구촌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초기의 이주자와 탐험가는 미지의 땅을 찾아 다니며 씨앗, 향신료, 가축, 요리법 등을 가져갔다. 유럽은 서로 앞다투어 머나먼 곳에 위치한 땅을 자신들의 영토라고 말뚝박고 소위 식민지를 건설해나갔다. 이는 바로 약탈이고 수탈이었다.

 

대부분의 유럽은 말린 후추 열매와 정향, 시나몬, 육두구 등 향신료를 찾으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탐험을 시작했다. 이미 자신들의 입맛에 향신료는 필수품이었고, 값비싼 수입품에 의존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많은 양을 확보하는 것은 당시 유럽 각국의 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유럽은 식민정책을 통해 미개인을 문명화시키는 순기능을 했다고 항변한다.

 

식민지를 건설하는 동안 역학관계가 생김으로써 경제적 세계분할의 발판이 되었다. 이후 이는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유럽은 착취를 통해 이득을 챙긴 것이다. 식민지는 유럽에 가공되지 않은 원료나 농산품을 공급할 목적으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젠 세계화로 세계인들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연관성이 더 커졌다. 이는 음식 레시피에도 영향을 미쳤다.

 

레시피 박스

 

맥도날드는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 빅맥에 소고기 패티 대신에 치킨을 이용한 치킨 마하라자맥을 판매한다. 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인을 위해선 슈림프 사우전드아일랜드 랩이나 슈림프 필레오가 판매된다. 미국인의 비만을 부추긴다고 비난받고 있지만 이집트에서는 더블 필레오피시로 크게 호평받고 있다. 이처럼 음식공급시스템은 상호의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스페인은 카카오 음료로 유럽을 지배하려 했다

 

스페인의 정복자가 멕시코 원주민 아즈텍족의 음료 초콜라틀을 통해 카카오를 처음 접했을 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곧 카카오가 원주민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주며 상품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카카오 콩 한 알로 토끼 두 마리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 결국 스페인은 카카오에 설탕을 더해 만든 코코아 음료로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카카오 거래를 지배하려 했다.

 

그들은 중앙아메리카를 정복하고 그 지역의 자원을 고갈시킨 후, 남미와 카리브 해 지역으로 옮겨 갔으나 그곳에서는 더 이상 카카오 공급을 독점하지 못했다. 현재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전 세계 카카오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유는 유럽이 카카오나무를 아프리카 식민지 국가에 전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재배작물을 향신료로 갈아타다

 

특정 수출품의 가치를 인식하고 나면 다른 국가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가능하다면 그들도 생산을 늘린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후추 열매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국제후추공동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문제로 2010년 생산량이 줄었지만 후추 열매 판매액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베트남은 커피보다 후추 열매를 수출하면 투자 대비 소득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재배 작물을 바꾸었다. 베트남이 재배하는 다른 수익작물과 달리 후추 열매를 둘러싼 세계적 경쟁은 훨씬 덜했다. 게다가 후추 열매 생산은 많은 농지와 투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비도 적게 들며 수익성이 아주 높은 사업이었다.

 

베트남은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갖추고 있어 정부가 직접 이 계획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당장 수익이 필요한 소규모 농민보다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데 더 유리한 입장에 있었다. 생산량이 세계 후추 열매 공급량의 10%에 불과했던 베트남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 세계 공급량의 거의 35%를 차지했으며 인도를 앞질러 세계 최대 공급 국가로 올라섰다.

 

 

 세계 20대 건강식품에 선정된 히카마(멕시코 감자)

 

 

토마토의 원산지는 유럽이 아니다

 

우리들은 대개 토마토를 보면 피자나 파스타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나는 토마토에 대해서  슬픈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 집마당에서 키워 열매를 따먹었으므로 당연히 과일로만 알고 있던 나는 학교를 대표해 라디오 방송국에서 주최하던 퀴즈대회에 출전했다가 탈락하고 말았다. 토마토는 과일이 아니라 채소다. 하지만 성인인 지금도 여전히 의심한다. 열매를 맺었는데, 어찌 과일이 아니란 말인가? 

 

또 이미지가 워낙 이탈리아와 연결되어 있어서 원산지를 유럽으로 착각하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토마토의 기원은 남미 안데스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00년대 유럽 탐험가들이 멕시코에서 이를 발견했을 때 아즈텍족이 토마틀이라고 불렀고, 이에 영향을 받은 스페인이 토마티라고 명명했다. 16세기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흔히 먹는 음식이었다.  

토마토산업을 둘러싸고 일어난 문제들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발단을 알아야 한다. 토마토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거의 모든 요리의 재료가 되는 흥미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의 거의 대부분은 국내 소비용이지만 토마토 거래, 특히 온실재배용 품종에 대한 거래는 예상하지 못했던 네덜란드를 토마토의 최대 수출국 자리에 올려놓았다. 통조림과 가공식품을 위한 토마토 생산을 통해 이탈리아와 중국의 관계처럼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토마토산업과 관련해서도 몇몇 핵심 문제가 드러나는데, 특히 가격 문제는 생산자를 압박한다. 토마토가 생산되는 과정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자아내는 뜨거운 주제는 이 음식과 관련된 몇몇 운동을 불러왔다. 그리고 토마토산업에서 가장 감추고 싶은 비밀은 아마 노동자 대우 문제일 것이다. 참고로 현재 세계에서 토마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세계는 점점 더 의존한다

 

지구촌은 점점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바뀌고 있다. 음식도 예외가 아니다. 카카오에 관한 문제는 커피와 바나나, 설탕이 모두 대규모 농장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비슷하다. 고래잡이와 참치 어업의 어획, 소비, 보존 노력에 관한 문제는 동일하며 콩의 수요와 소비방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옥수수산업에 관련된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지구촌 사람들에게 공급되는 음식과 세계경제의 기본적인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음식정치학에 궁금한 사람들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우리들이 모르는 음식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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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의 힘 - 모두가 따르는 틀에 답이 있다
미타 노리후사 지음, 강석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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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만든 개성에 대한 환상이 젊은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말하고 싶다.

'개성을 버리고 틀을 따라라'라고.
- '프롤로그' 중에서

 

 

평범한 룰인 '틀'을 따르라

 

책의 저자 미타 노리후사는 만화가이다. 메이지대학 정치경제학부 졸업 후 세이부백화점에 취직했지만 퇴사해서 가업을 이어받았지만 경영 부진으로 가게 문도 닫게 되었다. 아와 같은 회사원으로서의 생활과 경영 경험은 훗날 작품에 큰 영감을 주었다.

 
30세에, 고단샤(講談社) 신인만화가 상인 치바테츠야 상 일반부문에 입선하여 뒤늦게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초기에는 스포츠 만화, 특히 야구 만화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 후 2003년부터 '모닝'에서 연재한, 대학입시를 다룬 <꼴찌, 동경대 가다!(원제: 드래곤사쿠라)>가 크게 히트하면서, 2005년 고단샤만화상, 2006년에

 

 

 

 

성공의 지름길은 잘 닦인 포장도로다

성공의 지름길은 어떤 길일까? 저자는 단호하게 깨끗하게 포장된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름길은 우왕좌왕하며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 과감하게 개척해나가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미리 정비해둔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 것이다. 이보다 좋은 지름길은 없다.

 

저자의 대표작인 <골찌, 동경대 가다>는 평균점수 30점 대의 고둥학생이 1년 내 동경대 합격을 노린다는 꽤나 무모한 이야기이다. 공부도 못하고, 꿈도 근성도 없는 문제적 고교생이 명문인 동경대에 합격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에 의하면 그들에게 철저하게 '틀'을 주입시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범함이 더 어려운 일이다

 

'평범'이란 단어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평범한 키, 평범한 외모, 평범한 월급 등은 마치 무능하고 나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미혼이라면 과연 이런 사람이 결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틀렸다. 결혼에 골인하는 대다수의 선남선녀는 바로 '평범함'이 무기이다.

 

월드컵 축구에 출전하는 여러 나라의 선수들은 모두 기량이 뛰어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선수들이 '평범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페널티킥의 호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럴까? 이처럼 '평범한' 정도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의외로 어렵고도 대단한 일임을 입증해준다.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일을 함에 있어 '평범한'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우리가 일을 하던 중 실수를 했을 때, 그것은 90퍼센트 이상이 '평범한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이다. 결국 '평범한' 수준을 지켜 일을 하면, 그 업무는 무난히 성공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어떤 일에 관련해 '평범'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이다.

 

 

완벽주의에 빠지지 마라

 

아무리 잘 그린 그림일지라도, 고상한 테마의 작품일지라도, 게재되지 못하는 만화라면 프로로서의 의미가 없다. 즉 만화로 먹고살 수 없다는 얘기다. 저자의 만화 그림은 프로 만화가라고 하기엔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부족한 그림 실력을 탄탄한 스토리아 매력적인 캐릭터로 승부를 보았기 때문에 게재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다.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 영업직 업무를 수행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낯가림을 개선하려고 자기계발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스피치학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과연 개선이 될까? 이는 성격과 자질의 문제이므로 훈련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이 사실상 어렵다.

 

대신에 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마케팅 능력으로 승부보는 게 훨씬 능률적이다. 달변의 영업맨은 아닐지라도 성실하고 상품 지식이 풍부한 영업맨은 가능한 것이다. 100점을 노리는 것, 잘못된 완벽주의에 빠지는 것은 거꾸로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해버릴지도 모른다.

 

 

거물의 '틀'을 훔쳐라

 

만화가는 처음 '프로로서 먹고살 것', 즉 '만화잡지에 연재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히트를 치고 아니고는 그 다음의 일이다. 그리고 프로로서 최소한의 일을 하기 위한 '틀'이 있다. 엄청난 천재하면 몰라도 보통의 인간들은 '틀'을 익히지 않으면 제1단계조차 헤쳐나갈 수 없다. 제1단계를 해결한 후 그 다음의 새로운 '틀'을 익혀야 한다.

 

보통 배팅 폼을 마스터하고 배팅의 기초를 체득한 후에 이치로진자 타법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초를 익힌 다음에는 이렇게 '거물의 틀'을 흉내 내보자. 거물의 틀은 어디에 있을까? 일상의 소소한 장면에서 이를 볼 수 있다. 예컨대 방송국의 수신료를 생각해보자. 방송사에 불만이 있다고 거물들이 수신료를 납부하지 않을까? 궁상맞은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 것이다. 습관도 하나의 '틀'이다. 거물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물의 틀을 따라 해라.

 

 

수직사회는 소속감을 높인다

 

전통이 계승되어왔다는 것은 '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틀'을 가르치는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절로 생기며 헌신적인 협력을 하게 된다. 얼림픽에서 국기가 올라가고 국가가 울려퍼지면 아무리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다같이 감동한다. 소속감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독자적인 규칙'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은 수직사회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만약 당신이 지금의 회사에 긍지를 가지지 못하거나 일할 의욕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상사가 쓰레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강한 리더십을 가진 상사가 있고 회사 전체에 '독자적인 규칙'이 많이 있다면 필시 소속감도 자긍심도 생겨날 것이다.

 

 

개성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누군가에에 도움이 되고, 누군가가 원하고, 누군가로부터 감사를 받는 것이 그 사람의 존재가치이며 또한 개성이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까 '나는 평범한 샐러리맨입니다'라든지 '나는 그저 평범한 주부입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떤 일이건 예를 들어 서류에 도장을 찍는 단순한 일이라도 거기에는 '당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 일은 '당신'이 있기 때문에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해답은 '평범함'에 있다

 

포맷 즉 '틀'이 있으면 미리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이 명확해진다. 소리를 낼 수 없다든지, 움직일 수 없다든지, 색을 칠할 수 없다든지, 다양한 '가능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하면 그냥 '가능한 것'만 노력하면 되니까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책장을 덮는 이 순간, 약간 혼란스럽다. 아직 정해져 있지 않는 것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든 창조적인 일들이 쓸데없는 일일까? 평범함은 기초이다. 이를 무시하고선 창조가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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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청소 - 고민과 불안을 씻는 88개의 마음테라피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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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생의 궤도를 수정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행복해도 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괜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이제 이런 생각은 그만두자'라고 스스로 결심하고 '행복한 내가 되자!'고 선언하세요. 되고 싶은 자신이 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 첫걸음으로 추천하는 것이 '마음속의 필요없는 것들을 버리는 것'입니다. 즉 마음의 청소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비우고, 치우고, 버리고 깨닫는 것들

 

저자 우에니시 아키라는 일본의 저명한 심리 카운슬러이자 저술가로, 가쿠슈인 대학 졸업 후, 시세이도에 근무했다. 심리학, 동양철학, 불교사상, 성공철학을 바탕으로 한 인생론을 연구한 끝에 20년에 걸친 연구 성과를 체계화한 '성심학成心學' 이론을 확립해 1986년부터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 중 자신이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극히 드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마음을 청소하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당당하게 선언한다. 쓰레기 분리 청소일에 집안의 쓰레기를 죄다 내버리고 청소기를 돌리고 어질러진 물건을 정리정돈하고 나면 기분이 후련해지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마음속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면 '행복한 나'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 없는 것을 버림으로써 새로운 것을 받아들임으로 연결된다. 불행한 생각이 들 때 그냥 내달리기보다 일단 멈추어 서서 마음속을 한 번 청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마음에 쌓인 오랜 먼지를 털어내고 그곳에 새로운 감정,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채워 넣으라고 말하고 있다.

 

책에는 88가지의 마음청소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어디서 많이 들었거나 자신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88가지를 다 실천하는 일은 만만한 게 아니다. 이에 이 방법들을 단숨에 다 철저하게 따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가능한 것을 천천히 조금씩 따라 하면 편안한 마음을 지닌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마음청소 실천 수칙

1. 오늘의 초조함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는다
2. '하지 않을 일'을 결정하고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한다
3. 일단 21일 동안만 힘을 내서 나쁜 습관을 바꿔본다
4,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5. 상대에게 '변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6. 스스로 마음을 열면 인간관계가 넓어진다
7. 해피엔드 이미지를 그린다
8. 밝고 통풍이 잘되는 방을 만든다
9. 고민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은 고민하지 않는다
10. 어제까지와는 다른 일을 해본다
11. 망설여질 때는 마감을 정해놓고 고민한다
12. 타인의 평가보다 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을 우선시 한다
13. 분발하기보다는 긴장을 푼다
14.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면 내 마음도 기쁘다
15. 혼자 지내는 시간을 확보한다

 

 

지금, 삶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회사의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강인함이 필요해', '상냥한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하고 싶어', '어쨌든 지금보다는 행복해지고 싶어!'라고 빌고 있다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과거의 자신을 성장시켜 행복한 자아가 되도록 진심으로 결심하는 일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자신을 바꾸는 일이 어디 쉬우랴?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현재의 위치에서 다른 어딘가로 가려면 지금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 해답은 마음속에 있다. 불필요한 것들, 즉 잡념들을 머리속에서 버리는 일이다. 필요 없는 것을 버린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이어진다.

 

 

마이너스 감정으로 가득 찼다면

 

마이너스 감정이란 '슬프다', '초조하다', '괴롭다'. '싫다', '무섭다', '고통스럽다', '피곤하다', '귀찮다', '지루하다', '억울하다', '난 안 된다' 등과 같은 것들을 말한다. 즉 마음이 무겁고 어두워지는 감정이다. 예를 들어, '일에 보람이 없어서 회사 가는 게 고통이야', '헤어진 연인을 잊을 수가 없어서 때때로 너무 슬퍼' 등이 그런 감정의 표현이다.

 

매일 웃으며 살자고 생각해도 이런 마음을 갖게 되면 마이너스 감정이 쌓이게 된다. '스트레스가 줄지 않아', '왠지 행복한 마음이 들지 않아' 등과 같은 경우에는 기운을 내보려고 애쓰거나 죽으라도 앞만 보고 내달리기보다는 자시의 마음 속을 한 번 '청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깨끗한 음질을 위해서 음악테이프를 클리너로 먼저 청소하는 것처럼 말이다.

 

집 안이 어지럽혀지면 누구나 '치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청소기를 돌리고 어질러진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후련하고 방도 깨끗해진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도 그렇게 해보는 거다. 이와 같이 사람에게는 마음을 청소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성질이 급한 당신에게

 

어렵게 시작한 청소이지만 이것저것 정신 없이 한참 치우는데도 불구하고 별 효과가 없어 보이면 청소를 때려치우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청소 자체가 짜증이 나고, 귀찮고, 피곤하고, 해도 표가 안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청소도 마찬다지다.

 

'단숨에 마이너스 감정을 없애자', '빨리 인생의 흐름을 좋은 쪽으로 바꾸자'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늘부터 마음의 청소를 시작해 조금씩 멋진 내가 되어가자'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게 딱 좋다. 마음을 청소해 쌓여 있던 마이너스 감정을 플러스 감정으로 바꾸는 데는 무리 없이 조금씩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착각

 

인간관계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주위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돼' 정도의 마음을 가지는 편이 편안한 기분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마음의 청소를 진행하는 데 열쇠가 된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속담처럼, 모든 사람은 각자의 개성이 있게 마련이다.

 

 

부담감이 강할 때

 

스포츠 경기에선 가끔 이변이 일어난다. 내노라는 명선수와 루키와의 대결에서 루키가 이기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는 루키의 마음 상태가 져도 좋다는 정도로 편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무슨 일을 할 때 '어느 정도만 되면 된다'는 기분으로 임하는 게 좋다.

 

'어느 정도만 되면 좋다'라는 말은 '대충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잘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80% 정도만 되면 괜찮다'라는 마음으로 어깨의 힘을 뺀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하면 '80%는 괜찮게 했으니 다음에 더 분발하자'라고 긍정적인 마음이 된다. 어떤 일에든 완벽을 추구하려고 하지 않으면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 마이너스 에너지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다.

 

 

생각에 집중하고 싶다면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잘 모른다.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이나 불만을 들을 기회는 많아도 자기의 마음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점점 더 자신을 알 수 없게 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런 생각을 신중하게 하는 것은 역시 혼자 있을 때다.

 

매일 조금이라도 좋으니 혼자 지내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좋다. 이 시간만큼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모든 정보를 차단해야 한다. 어던 여성은 수면에 들기 전 30분 동안 스마트폰 전원을 끄고 침대에서 내면의 마음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더니 다음 날 아침에 상쾌한 마음으로 눈이 떠졌다고한다. 그렇다. 혼자만의 시간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다.

 

 

너무 바빠 우울한 사람에게

 

매일 해야만 하는 일이 수없이 많다. 그런 가운데 자신의 시간을 확보해 원래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데는 '하지 않을 일'을 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어떤 여성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보자는 행동파였다. 영어 회화, 요리 교실, 예절 교실, 스포츠 클럽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움직였다. 그래서 그녀의 수첩은 늘 약속으로 빼곡했다.

 

어느 날, 그녀는 독감으로 몸져 눕게 됐다. 꼬박 사흘을 시달리다 일어난 그녀는 배우는 일을 그만두고 결혼 상대를 찾기로 결심했다. 뭔가 그렇게 많이 배웠던 것은 홀로 있는 외로움을 잊기 위한 행동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파트너가 있어야겠다는 내면의 본심을 알아챘던 것이다. 그녀는 반년 후 운명의 작을 만나 결혼했다. 이처럼 '하지 않을 일'을 정하고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법이다.

 

 

21일 동안 계속하면 바꿀 수 있다

 

그저 가능한 것들을 천천히 조금씩 따라 하면 본래의 자신과 대면할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의 마음에 먼지를 가득 채워둔 채 살았을 지도 모른다. 햇빛과 바람이 통하게 창문을 열고, 옷장 정리를 해보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지만 우리들이 놓치고 살았던 생활습관들을 지적하는 것과 같다. 88가지의 목록을 순서대로 할 필요도 없다. 현재의 자신과 닮은 내용이 있다면 읽고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라. 이런 시작이 계속되면 습관이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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